적발돼도 영업하는 학교 주변 퇴폐업소… 지자체 손 놓고 ‘나몰라라’
적발돼도 영업하는 학교 주변 퇴폐업소… 지자체 손 놓고 ‘나몰라라’
  • 장희준 기자 junh@kyeonggi.com
  • 입력   2020. 11. 12   오후 4 : 56
  •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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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환경법에 따라 학교 경계 200m 내에선 청소년 유해업소의 운영이 제한되지만, 수원 서평초등학교 인근에서 퇴폐업소가 여전히 운영되고 있다. 조주현기자
교육환경법에 따라 학교 경계 200m 내에선 청소년 유해업소의 운영이 제한되지만, 수원 서평초등학교 인근에서 퇴폐업소가 여전히 운영되고 있다. 조주현기자

불법이 적발된 후에도 영업을 계속하는 학교 주변 신변종업소(경기일보 10일자 7면)에 대해 후속조치 의무를 지닌 각 지방자치단체가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12일 교육부와 경기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경기지역 교육환경보호구역 내 신변종업소는 27곳으로 집계됐다. 이들 업소는 학교 경계 200m 내에서 허가되지 않은 청소년 유해업소를 운영하거나 정상적인 업소를 가장한 채 성매매 또는 유사성행위를 제공하다 경찰에 적발된 곳이다.

특히 이 가운데 9곳(30%)은 2017년 교육환경 보호에 관한 법률 시행 당시 적발됐지만 4년에 가까운 시간이 지나도록 영업을 계속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역별로는 수원이 3곳으로 가장 많았고 광명ㆍ부천 각 2곳, 양주ㆍ고양 각 1곳 순으로 나타났다.

교육환경법 제10조에 따르면 각 지자체장은 교육환경보호구역 내 금지행위가 적발된 업소에 대해 영업 정지, 등록ㆍ신고 취소 등의 조치를 해야 한다. 필요한 경우 해당 시설물의 철거를 명할 수 있고 행정대집행도 가능하다. 이를 어기는 업주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법적 의무와 집행 근거가 마련됐음에도 도내 상당수 지자체는 제대로 된 후속조치에 나서지 않고 있다.

앞서 경기일보 취재를 통해 영업 사실이 확인된 수원시 권선구 서평초등학교 인근 S 이발소 역시 교육환경법 시행 이후 첫 단속에 적발된 업소다. 수원교육지원청은 지난 6월 시청과 관할 구청에 유해업소의 이전ㆍ폐쇄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지만 팔달구청은 5개월째 현장 확인조차 하지 않았다. 적발 이후 추가 민원이 발생하지 않았다는 이유다.

부천시 상동의 초록나무유치원 주변에서는 성매매 또는 유사성행위 제공이 적발된 마사지업소 2곳이 영업을 계속하고 있다. 광명ㆍ양주ㆍ고양 등 지역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각 교육지원청은 관할 지자체에 지속적으로 협조를 요청하고 있지만 4년간 이렇다 할 조치는 이뤄지지 않았다.

경기도교육청 교육환경개선과 관계자는 “교육 당국은 시설의 영업 금지나 폐쇄를 직접 할 권한이 없어 관할 지자체가 협조해줘야 하는데 사실상 제자리걸음 수준”이라며 “답변조차 오지 않는 경우가 대다수인 데다 전담 부서가 없다며 공문을 반송하는 일도 다반사”라고 토로했다.

도내 한 지자체 관계자는 “이용업이나 마사지업 등을 가장한 신변종업소는 인허가를 받는 게 아니라 세무서 영업 신고로 문을 여는 탓에 현실적으로 파악이 쉽지 않다”며 “건축과는 인허가를 받는 업소, 위생과는 위생 관련 영업에 대해 단속하다 보니 전담 부서를 명확히 지정하기 어려운 면도 있다”고 해명했다.

교육부 학생건강정책과 관계자는 “과거 지자체에서 행정대집행 권한이 없다고 해서 이를 뒷받침하는 조항까지 신설한 것인 만큼 후속조치는 각 지자체의 의지에 달렸다”며 “향후 행정안전부와 협의할 때 각 시ㆍ도지사의 적극적인 조치 이행에 대해 재차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장희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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