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먼시티 수원] 어려울수록 이웃과 함께… 수원의 겨울은 따뜻합니다
[휴먼시티 수원] 어려울수록 이웃과 함께… 수원의 겨울은 따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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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영남씨, 힘들 때 받았던 지원 이웃돕기로 보답
흥진캐노피, 공장이전 축하 쌀화환 주민에 환원
세탁소 운영 우상만·노정미 부부 이불세탁 봉사
필요할 때마다 생필품 등 기부한 키다리아저씨
시민들 온정의 손길 잇따라… 지역사회 ‘훈훈’

24일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시행되면서 지난 8월에 이어 코로나 통금이 또다시 부활했다. 연말 특수를 노리던 식당 등 자영업자들은 기약 없는 시름에 빠지게 됐고 거리를 물들이던 환한 가게 조명들은 생기를 잃게 됐다. 하지만 이같이 어려운 시기에 주변 이웃을 돌보고 나눔을 실천하는 이들이 있어 지역사회에 큰 감동을 주고 있다. 코로나19로 더욱 혹독하게 느껴지는 이번 겨울 이들의 훈훈한 선행을 조명해본다.

■ “나눔이 또 다른 나눔을 낳다”

“제가 만든 김치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누군가에게 힘이 되길 바랍니다.”

지난 19일 수원시 율천동 행정복지센터에 각별한 의미가 더해진 김장김치가 전달됐다. 어려운 이웃 주민들에게 나눠줄 김치 50박스(10㎏)를 직접 만들어 보낸 사람은 율전동에서 ‘홍셰프 성대반찬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홍영남씨였다. 김장철을 맞아 배추를 보내준다는 동생의 연락에 홍씨의 머리에 번뜩 떠오른 것은 ‘김장김치 기부’였다. 불과 수년 전만 해도 건설현장에서 큰 함바식당을 운영하며 경제적 여유를 누리던 그는 여러 부침을 겪으면서 ‘숟가락 하나’도 남지 않는 극단적 상황에 처했다.

막막하기만 했던 2017년, 율전동 행정복지센터는 절망 속 그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김치와 라면, 쌀, 이부자리, 전기장판 등 당장의 생필품은 물론 생계비 긴급지원과 주거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한 것이다. 공공기관의 도움으로 다시 세상에 나설 준비를 한 홍씨는 결국 반찬가게를 꾸릴 수 있게 됐고, 올해 처음으로 김치를 담가 나누는 일도 시작할 수 있었다.

홍씨는 “가장 힘들 때 행정복지센터를 통해 나눔을 받았던 이웃의 김장김치가 큰 힘이 됐다”며 “작은 것이라도 나누며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도와주고 싶다”고 말했다.
 

■ 흥진캐노피의 지역주민과 따뜻한 겨울나기

영업활동의 기반이 되는 지역의 주민들을 위해 환원하는 중소기업도 있다. 수원시 권선구 고색동에 위치한 (주)흥진캐노피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흥진캐노피는 지난 16일 권선구 평동 행정복지센터에 쌀 500㎏과 기탁금 50만원을 전달했다. 같은 날, 입북동 행정복지센터에도 쌀 600㎏과 기탁금 50만 원이 전달됐다. 또 지역 노인회를 통해서도 쌀을 기부했다.

흥진캐노피가 기부한 1t이 넘는 쌀은 화성시에 있던 제2공장을 수원으로 확장 이전한 것을 축하하며 인근 기업과 지인들이 보낸 것이다. 확장 이전 기념식을 앞두고 김화석 대표는 축하화환 대신 쌀 화환을 받아 이를 이웃들과 나누기로 마음먹었다. 20여명의 직원들도 흔쾌히 기부에 찬성했다. 지난 2007년부터 10년 넘게 수원에서 기업활동을 하면서 기업의 환원 및 주민과의 화합을 고민해 온 김화석 대표는 인근 상점 등에도 헌혈과 기부 등을 전파하는 노력도 활발하게 기울이며 봉사하는 삶에 다가가겠다는 의지다.

김화석 흥진캐노피 대표는 “기부한 쌀이 홀몸노인이나 소년소녀가장, 코로나19로 인해 직장을 잃은 분들 등 어려운 이웃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기부활동사회공헌에 더욱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 평범한 부부의 이불 세탁 ‘재능기부’

수원시 장안구 정자1동에서 30년 넘게 세탁소를 운영하고 있는 우상만ㆍ노정미 부부는 지난달 말 동네 홀몸노인과 중증장애인 등의 겨울 이불을 세탁했다. 스스로 이불을 세탁하기 어려운 이들에게 정자1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가 이불 빨래와 집안 소독을 진행하는데, 재능기부로 힘을 보탠 것이다. 수십년간 정자동에서 생업을 이어가며 자녀를 키워낸 이들은 말로는 전하지 못하는 고마운 마음을 이불 빨래 봉사로 대신하기로 했다. 2~3일간 다른 손님들의 이불 세탁은 받을 수 없었지만 봉사가 주는 기쁨은 더욱 컸다.

지난 봄 처음으로 받았던 40장에 가까운 이불들은 모두 낡고 숨이 죽어 있어 차라리 새것을 사드리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였다. 그래도 정성을 다해 빨아 보낸 이불이 지난달에는 조금이나마 더 나은 상태로 돌아온 것을 보며 보람도 느꼈다.

부인 노정미씨는 “여건이 되는 한 세탁봉사를 이어가고, 나중에도 자원봉사를 하며 이웃과 함께하며 살아가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 파장동 행복복지센터의 ‘키다리아저씨’

수원시 장안구 파장동 행정복지센터에서는 이름 모를 ‘키다리아저씨’가 유명하다. 지난 12일 오후 행정복지센터로 들어선 차량이 백미(10㎏) 30포를 내려두고는 인사도 없이 사라졌다. 올해 파장동 행정복지센터에 도착한 7번째 익명 기부였다.

앞서 추석 명절을 앞뒀던 지난 9월25일에는 익명의 기부자가 식용유와 비누, 샴푸 등이 포함된 생필품 선물세트 89상자를 내려두고 떠났다. 당직 중이던 직원이 노크 소리를 듣고 밖으로 나갔을 때 이미 차량은 출발한 뒤였다. 생필품 세트를 지원받은 주민들은 꼭 필요한 물품이 생겼다며 기뻐했다. 익명의 기부자는 마스크 수급이 어렵던 지난 4월28일에는 마스크 500매를 두고 가기도 했으며, 설날을 며칠 앞둔 어느 날에는 라면과 사과를 배달하기도 했다.

파장동에 근무 중인 직원들은 필요한 물품을 적기에 지원해주는 이름 모를 지역 독지가의 선행에 감사를 표시할 방법이 없어 안타까워하고 있다.

남기민 파장동장은 “어려운 시기가 되면 어김없이 필요한 물품을 지원하며 이웃사랑을 실천해주신 익명의 기부자께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 수원시 전역에서 이어지는 훈훈한 손길

김치와 쌀, 각종 생필품, 봉사 등으로 나눔을 실천하는 수원시민은 이들뿐만이 아니다. 날씨가 쌀쌀해진 이달 들어 시민들의 나눔 행렬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수원시새마을부녀회는 지난달 말 2회에 걸쳐 총 1천687박스(6㎏)를 전달했고, ㈔우리농업지키기운동본부 60박스(10㎏), 수원시약사회 70박스(10㎏) 등 각 기관ㆍ단체들이 마련한 김장김치가 곳곳의 취약계층에게 전달됐다.

구별로도 장안구에서는 송죽동에 거주하는 89세 용영노 어르신이 지난 12일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해 달라며 사랑의 쌀 300㎏을 전달했다. 어르신은 9년째 직접 농사를 지은 쌀을 지역주민을 위해 기탁하고 있다. 또 장안문거북시장상인회도 지난 18일 영화동에 김장김치 100상자를 전달했다.

권선구에서도 이달 들어 지역 내 기업인 (주)피앤이이노텍이 연탄을 기부하고, 권선구가정어린이집연합회, 향토음식연구회 등에서 쌀과 김치, 밑반찬 등을 직접 후원하는 등 지역의 어려운 이웃을 함께 보듬기 위해 나서고 있다.

김갑선 수원시민자치대학 5기 동문회장 등 동문 20명은 지난 10일 “저소득층 주민에게 전달해 달라”며 쌀(10㎏) 40포를 평동행정복지센터에 기탁하기도 했다.

팔달구에서 역시 우만2동 ‘행복나무 어린이집’과 ‘봄빛 어린이집’에서 지난 5일 홀몸노인 등 어려운 이웃들에게 따뜻한 온기와 삶의 희망과 기쁨을 드리고자 라면 30박스를 우만2동 행정복지센터에 전달했다.

영통구에서도 이마트 트레이더스, 수원남부경찰서, 천성교회, 보배로운교회, 삼성전기 등 기업체와 공공기관 및 종교단체 등에서 김치와 쌀, 장학금 등의 기부가 이어졌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우리는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더불어 사는 공동체’의 소중함을 경험했다”며 “위기일수록 어려움에 처한 시민들의 삶을 보듬고 지역경제까지 살릴 수 있도록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양휘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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