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 뚫린 거리두기 2.5단계] 식당 문 닫자 모텔서 술파티 ‘방역 구멍’
[구멍 뚫린 거리두기 2.5단계] 식당 문 닫자 모텔서 술파티 ‘방역 구멍’
  • 장희준 기자 junh@kyeonggi.com
  • 입력   2021. 01. 03   오후 4 : 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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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카페, 음식 하나 시켜놓고 다닥다닥

코로나19의 거센 확산세로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수준이 2.5단계로 격상됐지만 허술한 방역 지침을 틈타 사각지대로 인파가 몰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국내 신규 확진자가 연일 600명대에 육박하는 데다 경기지역 누적 확진자도 연내 1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우려되는 만큼 강력한 방역 통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월8일 0시를 기해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되자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의 번화가는 마치 영화 속‘고담시티’처럼 삭막해졌다.

반면 바로 옆 모텔 골목은 화려한 조명을 켜둔 채 성업 중이었고 차량이 가득한 주차장 앞엔 두꺼운 패딩으로 무장한 대리기사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었다.

사라진 인파가 모텔로 파고들었기 때문이다. 한 대리기사는 오후 9시에 가게들이 문을 닫으면 손님들이 술을 사들고 모텔로 모여든다고 귀띔했다.

새벽 1시께 권선구 구운동에 위치한 이마트 서수원점 뒷편 모텔촌 역시 평일 밤이라는 사실이 무색하게 주차장마다 만차 상태였다.

P 모텔에 대실이 가능한지 묻자 직원은 “술 마실 거에요? 절대 안 걸리니까 들어와요”라며 술안주가 빼곡히 담긴 배달 전단지를 건넸다. 50여m 떨어진 F 모텔에선 노래방 기계가 있는 방의 인기가 상당하다고 설명했는데, 2.5단계 시행으로 노래방 영업이 전면 중단된 것을 염두에 둔 홍보였다.

대낮에도 방역체계에 구멍이 뚫린 건 마찬가지였다.

낮 12시께 용인시 기흥구 보정동에 자리 잡은 카페 거리에선 영업에 타격을 입은 일반 카페와 때아닌 호황을 맞이한 브런치카페의 모습이 대조적이었다.

포장·배달만 가능해진 카페들은 대부분 매장이 텅 비어 있었고 한 카페는‘거리두기로 인해 휴업합니다. 건강하세요!’라고 적힌 종이를 붙인 채 아예 문을 닫아버렸다. 반면 일반음식점으로 등록돼‘ 식사 대용음식류’를 주문하면 매장 이용이 가능한 브런치카페에선 손님을 끌기 위해 온갖 편법이 난무했다.

4인용 테이블 8개 중 절반이 채워진 T 브런치카페에 들어서자 주문을 하기도 전에 “가장 저렴한 메뉴인 샐러드는 6천원”이라는 직원의 안내가 들렸다.

잠시 후 나타난 일행 6명은‘ 자릿세’로 샐러드 하나를 시켜놓고 다닥다닥 붙어 앉아 음료를 즐겼다.

낮에는 카페, 밤에는 펍(주점)으로 운영되는 P 음식점에선 2~3만원대의 메뉴 가격이 부담스러우면 4천500원짜리 맥주 한 잔을 결제하라고 권유했다. 현행 지침상 음료만 매장 취식이 금지되고 주류는 가능하다는 점을 노린 편법이었다.

이처럼 곳곳에 구멍이 뚫린 방역조치에 대해 전문가들은 과감한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풍선효과를 막지 못하는 2.5단계로는 지금의 확산세를 꺾을 수 없다”며 “3단계 격상으로 일제히 움직임을 멈추는 선택을 하지 않으면 새로운 대유행으로 최악의 겨울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 관계자는 “자영업자가 받게 될 경제적 타격을 고려하면 무작정 모든 행위를 규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이번 거리두기 상향 지침은 상황에 따라 연장되거나 조정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격상으로 오는 28일까지 수도권에선 50명 이상의 모임과 행사가 금지되고 노래연습장, 실내체육시설, 학원 등 다중이용시설의 운영이 전면 중단된다.

글_장희준기자 사진_조주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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