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만 고집하는 ‘공개수배 제도’, 실효성 부족?…전문가 “다양한 경로 활용해야”
오프라인만 고집하는 ‘공개수배 제도’, 실효성 부족?…전문가 “다양한 경로 활용해야”
  • 김해령 기자 mer@kyeonggi.com
  • 입력   2021. 01. 11   오후 6 : 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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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간 도주 중인 범인 검거를 위해 6개월마다 만들어지는 공개수배 제도가 수십년째 ‘오프라인’ 벽보 형태로 이뤄지면서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11일 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청은 매년 2회에 걸쳐 종합공개수배자 20인의 벽보를 작성한다. 한 번 만들 때마다 약 2만부씩 생산되며 이 벽보는 전국 경찰서와 지구대, 파출소 등에 부착된다. 지하철역이나 여인숙, 찜질방 등 수배자가 들를 만한 장소에 붙이기도 하지만 민간과의 협의가 필요한 탓에 지역마다 게시 현황은 제각각이다. 종합공개수배자 명단은 지명수배 대상자 중 각 지방청 추천을 받아 경찰청이 결정한다. 주로 강력범이나 피해 규모가 큰 경제사범이 대상이다.

그러나 공개수배 제도가 실제 범인 검거에 도움이 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선 벽보 외 일반 인터넷이나 방송에서는 공개수배자 명단을 확인하기 어렵다. 경찰청 애플리케이션 ‘스마트 국민제보’로 확인이 가능하지만, 캡처가 제한돼 있고 일반 사람들의 접근성이 떨어진다.

많은 시민으로부터 장기 도피 피의자 등에 대한 제보를 받는 것이 목적인데, 사실상 제한된 장소에만 게시되는 탓에 시민들이 일상에서 수배명단을 확인할 방법은 적다는 얘기다. 이는 학교나 지자체 등에서 안내 및 공지사항을 모두 SNS나 커뮤니티 등 온라인으로 유통되는 시대에 더 빠르고 넓은 유통이 요구되는 범인 수배가 오프라인에만 한정된 셈이다.

TV 방송을 통해 수배자가 공개되는 일도 옛말이다. 간혹 별도 내부 논의를 거쳐 공개수배자가 방송에서 안내되기도 하지만 매우 드물다.

경찰이 공개수배 제도를 오프라인 벽보에만 의존하는 이유는 피의사실 공표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피의사실 공표 문제와 더불어 인터넷에 공개수배자의 얼굴과 신상 등이 게재되면, 순식간에 널리 퍼지게 돼 사건이 해결되도 ‘수배 해제’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런 우려에도 전문가들은 실효성 있는 공개수배를 위해선 오프라인뿐만 아니라 다양한 경로를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부 교수는 “오프라인에서는 수배자들이 자주 찾을만한 곳에 부착하는 게 효과적이다. 이를 위해선 지자체의 관심과 도움이 필요하다”며 “또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에 온라인이나 방송 등 다양한 방법으로 알리는 게 중요하다. 특히 공영방송이 시간적 여유가 된다면 공익광고 측면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해령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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