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이슈] 의정부 입석마을 ‘새로운 선돌 발견’ 놓고 시민단체와 충돌
[경기이슈] 의정부 입석마을 ‘새로운 선돌 발견’ 놓고 시민단체와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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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가 발견한 학계에 보고되지 않은 선돌이라고 주장하는 돌

의정부시 녹양동 입석마을은 의정부 종합운동장에서 흥복산 방향에 있는 자연부락이다. 이곳이 요즘 마을이름 유래가 된 선돌로 시끄럽다. 한 시민단체가 녹양동 선돌이 행방불명됐다고 민원을 내고 이 돌을 찾던 중 학계에 보고되지 않은 새로운 선돌을 발견했다고 주장하고 나서면서다. 시장과 문화원이 이를 부정하는 등 논란의 중심이 되고 고소로 이어지면서 주민들은 혼란스럽다. 주민 대표는 지난해말 문화재청 최종 검증결과가 나올 때까지 불필요한 논쟁으로 주민들의 혼란을 가중시키지 말라는 성명까지 냈다.
 

▲ 바위 곳곳이 충격에 의해 파인 비슷한 흔적이 나있다. 시민단체는 성혈이라고 주장
바위 곳곳이 충격에 의해 파인 비슷한 흔적이 나있다. 시민단체는 성혈이라고 주장

■ 새로운 선돌 발견 놓고 시민단체와 의정부시 충돌

문화재 제자리찾기(이하 시민단체)는 지난해 11월20일 국민 신문고에 ’녹양동 선돌 행방불명’ 민원을 제기했다. 의정부시가 기록 등을 근거로 찾아 나섰으나 확인하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시민단체가 녹양동 선돌을 찾던 중 학계에 보고되지 않은 새로운 선돌을 발견했다고 알렸다. 지난해 12월3일이었다. 경기북 과학고교 뒤편 홍복산 들머리 약 400m 위쪽이다. 높이 약 4m로 성혈 100여개가 있어 청동기문화 흔적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자 의정부시는 시 지명 유래집 등에 기록된 마을 유래가 된 돌로 오래 전부터 있었다고 반박했다. 안병용 시장은 시정현안 설명회를 통해 “알고 했다면 사기고 모르고 했다면 엄청난 해프닝”이라고 일축했다. 시민단체는 이 발언 등을 문제 삼아 고소했다. 이어 의정부문화원이 “지명유래집 등 기존 기록에 있는 윗선돌과 아랫선돌 등은 시민단체가 주장하는 새로운 선돌과 관련된 지명일 뿐 별도의 선돌이 있었던 건 아니다”라고 발표했다. 시민단체는 이를 문제 삼아 문화원장을 고소했다. 시민단체 측은 “ 경기도박물관 학술조사보고서 등에 녹양동(아랫)선돌은 존재하고 사진까지 있다. 좌표까지 있다. 우리가 발견한 큰 돌은 녹양동과 가능동 선돌 등과 다른 문화재적 가치가 있는 새로운 선돌”이라고 주장했다.

▲ 안종장씨 재실과 묘와 시민단체가 새로 발견했다는 선돌이 있는 뒷산 고
안종장씨 재실과 묘와 시민단체가 새로 발견했다는 선돌이 있는 뒷산 고

■ 행방불명된 녹양동(아랫)선돌의 존재는?

의정부 선돌은 지난 1961년 발간된 김무룡 저(著) 한국입석 발견지명표에 처음 소개됐다. 당시 입석이 있는 곳으로 양주군 의정부리 입석동이 나온다. 경기도 박물관이 이 자료를 근거로 지난 2007년 도내 모든 고인돌을 학술 조사한 결과, 경기도 고인돌이란 보고서를 냈다. 보고서에 녹양동 선돌은 폐허가 된 선돌가든 마당에 있고 삼각형에 가깝고, 크기는 180㎝X120㎝X45㎝라고 기록됐다. 호명산 남동사면 계곡이 시작되는 해발 160m 지점에 위치한다고 적었다. 사진까지 실었다. 경기문화유적지도3에는 가능동 선돌(윗선돌)과 관련해 아랫선돌로 소개하고 있다. 가능동 선돌은 경기문화유적지도3에 선돌마을 뒷산에 있는 큰 바위로 일대가 지뢰유실지대에 해당해 당시 확인할 수 없었다고 기록됐다. A교수도 지난 2008년 경기지역 선돌 관련 논문에서 안동 장씨 재실 부근에 있던 돌이 선돌 또는 고인돌 같다고 언급했다. 지난 2014년 발행한 50주년 의정부시사에도 경기도 고인돌 조사보고서에 실린 녹양동 선돌사진을 싣고 마을 주민들은 이 선돌을 아랫선돌로 부른다고 기록했다. 혜문 시민단체 대표는 “기록으로 볼 때 녹양동 선돌은 당시 폐허가 된 선돌가든에 있던 돌이 맞다”며 녹양동 선돌이 행방불명됐다고 주장했다.

▲ 경기도 고인돌보고서에 녹양동 선돌이 있었다는 선돌가든 터
경기도 고인돌보고서에 녹양동 선돌이 있었다는 선돌가든 터

■ 웃선돌, 아랫선돌은 선돌 자체일까? 마을 이름일까

경기도가 지난 1987년 발행한 지명유래집에는 가능1동 선돌(입석)을 마을 뒷산에 돌이 서 있다는 뜻으로 선돌, 또는 입석 등으로 불린다며 마을 이름으로 소개했다. 지금도 이곳을 웃선돌이라고 부르고 녹양동 입석부락을 아랫선돌이라고 부른다는 것이다. 의정부시가 지난 1990년 발간한 의정부지리지 동의 연혁과 지명유래 등도 경기도가 지난 1987년에 발행한 지명유래집 내용과 거의 같다. 지난 1997년 발행한 의정부지명 유래집에는 “선돌은 아랫선돌에서 노고봉까지 일직선을 이루는 6부 능선 약간 좌측 계곡에 있다.
 

▲ 입석마을 입구와 뒷산
입석마을 입구와 뒷산

선돌은 아랫선돌과 윗선돌 등으로 나뉘는데 아랫선돌은 녹양동에 속하고 윗선돌은 가능동에 속한다”고 기록됐다. 지난 2007년 발행한 의정부지명 유래집의 가능동 지명유래편 내용도 지나 1997년 의정부지명 유래집과 비슷하다. 지난 1994년 발간한 시정30년사, 지난 2004년 발간한 시정40년사 등에도 비슷한 내용이 수록됐다. 마을 뒷산에 큰돌이 서 있다는 의미로 선돌, 또는 입석이라고 부르고 가능동 입석마을을 웃선돌, 녹양동 입석마을은 아랫선돌이라는 설명이다. 의정부 문화원 관계자는 “아랫선돌과 윗선돌 등은 마을 이름이다. 마을 이름 유래인 선돌은 1개다, 기록물 오류를 바로잡으려고 자료를 수집 중”이라고 밝혔다.

▲ 경기도 박물관이 공개한 녹양동 선돌사진
경기도 박물관이 공개한 녹양동 선돌사진

■ 주민과 안동 장씨 후손 등의 증언

시민단체가 발견한 큰 돌은 안동장씨 재실 뒤편 안동 장씨 묘 위 뒷산(흥복산 들머리) 중턱에 있다. 도보로 10여분 거리지만 나무가 우거져 찾기가 쉽지 않다. 바위 앞에 참나무가 있고 밑에서 올려다본 정면 좌측 암면에 비슷한 형태의 흔적이 여러 개가 있다. 안동 장씨 종중 재실 옆에서 84년 동안 살아온 장모씨는 “마을 지명 유래가 된 돌은 안동 장씨 재실 뒤편 산 중턱에 있는 큰 바위가 맞다”고 말했다. 고인돌 조사보고서 등에 사진이 실린 녹양동 선돌이 있던 선돌가든 마당은 지금은 한 요양원 주차장이다.

 

▲ 혜문대표등이 새로 찾은 '선돌'을 확인하고 있다.(사진제공 =문화재제자리 찾기))
혜문대표등이 새로 찾은 '선돌'을 확인하고 있다.(사진제공 =문화재제자리 찾기))

의정부시 관계자는 “주민들에 따르면 선돌가든이 있던 곳은 당시 논이었다. 선돌가든 돌은 조경을 위해 가져왔다고 한다”고 말했다. 혜문 시민단체 대표는 “경기도 박물관이 분실된 녹양동 선돌이 청동기유적 선돌이 맞다는 공식입장을 내놨다”며 녹양동 선돌을 부정하는 의정부시 입장을 반박했다. 경기도 박물관측은 “고인돌 보고서에 나온 선돌가든 돌이 녹양동 선돌이다. 녹양동 선돌은 지난 1961년 김무룡 선생의 최초 보고 이후 관련 자료에 꾸준히 기록된 유적”이라고 밝혔다.

▲ 경기도고인돌 보고서에 기록된 녹양동 선돌과 사진
경기도고인돌 보고서에 기록된 녹양동 선돌과 사진

■ 선돌 관련 기록물에 대한 전문가들의 정확한 검증 필요

의정부 선돌 관련 기록물로는 아랫선돌과 윗선돌 등이 선돌 자체인지 마을 이름인지 명확하게 정리되지 않았다. 선돌 개수도 헷갈린다. 전문가들의 현장답사, 마을 주민 증언 등을 통한 사실관계 확인, 기록물에 대한 정확한 검증 필요성 등이 대두하는 이유다. 의정부시 관계자는 “아랫선돌 마을 일대에는 한국전쟁 때 중국군이 주둔했다는 주민 증언이 있다. 시민단체가 주장하는 성혈에 대해 과학적으로 검증할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선돌가든이 있었던 옆 부지
선돌가든이 있었던 옆 부지

의정부=김동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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