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과천시민의 분노 충분히 알지만... 시장 쫓아낸다고 달라질 건 없다
[사설] 과천시민의 분노 충분히 알지만... 시장 쫓아낸다고 달라질 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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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천시에는 시장주민소환 투표의 예가 있다. 2011년 11월 당시 여인국 시장 주민 소환 투표였다. 주민 소환 청구의 직접 이유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 수용이다. 지식 정보 타운에 보금자리주택 지정을 수용했다며 투표에 부쳤다. 투표율이 청구인 3분의 1에 못 미쳤다. 개표 없이 끝났다. 그 과정에서 지역에 큰 상처가 남았다. 현실적으로는 수억원의 시 예산이 날아갔다. 돌아보면 하지 말았어야 했던 주민 투표다.

그때의 경험이 주민 소환의 정당성을 부정하는 건 아니다. 경험이 있는 지역이라도 필요하면 해야 한다. 같은 부동산 정책이라도 그 피해의 내용은 다르다. 투표율이 개표 제한에 못 미칠 것이라고 예단할 수도 없다. 현재 7억여원으로 예상되는 예산도 근본 이유일 수는 없다. 이 모든 요소를 감안하더라도 주민소환제도는 그 자체로 가치 있다. 주민이 갖는 당당한 권리다. 보장돼야 할 절차이기도 하다.

다만, 그 적정성을 토론할 필요는 있다. 주민 소환의 요건이 충분한지 따져야 한다. 우리가 보기에 아닌 것 같다. 더 정확히 말하면 안 하는 게 나을 듯하다. 주민 소환을 추진하는 출발과 공개적인 사유는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다. 정부가 수도권 주택공급 한다며 과천청사 주변 유휴부지에 4천 가구 아파트를 짓겠다고 했다. 지난해 8월4일 발표했는데, 당연히 과천시 의견은 반영하지 않은 일방적 발표다.

과천시장이 지난달 몇 가지 대안을 정부에 제시했다. 청사 부지 아닌 다른 곳을 제안하는 내용이다. 이 과정에 ‘시민 뜻이 간과됐다’는 것이 소환 이유 중 하나다. 청사 부지는 공원, 운동장, 주차장으로 쓰이고 있다. 이걸 없애겠다는 정부 계획이다. 시민이 반발했고, 그래서 시장이 다른 곳을 제시한 것이다. 물론 ‘과천에 한 채도 짓지 말라’고 하면 더 좋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요구는 정부에 씨도 안 먹힌다.

그래서 대안이라도 던져야 할 상황이었다. 그 내용은 논쟁일 수 있다. 지역마다 다를 수 있다. 하지만, 대안 제시 자체가 시장에서 쫓겨날 일은 아니다. 몇 가지 사유가 더 있긴 하다. 보은성 인사, 하수처리장 설치 추진 등이 들린다. 본류와 무관한 곁가지 얘기다. 이번 소환 추진은 김종천 시장의 행정 전반에 대한 불신임 투표를 하자는 게 아니다. 그런데 이런 투표를 위해 반년 가까이 혼란을 겪어야 하나.

지난해 8월, 우리는 과천시민과 함께 분노했다. ‘정부가 과천을 쌈짓땅 다루듯 한다’며 정부 정책을 강력히 규탄했다. 다시 한번 과천을 이 지경으로 몬 정부를 개탄한다. 과천시민 전체가 피해를 보고 있음이 여전히 안타깝다. 하지만, 그 해결책이 현직 시장을 쫓아내는 것이라는 점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시장(市長)의 책임이 딱히 안 보이고, 시장 쫓아낸다고 해결될 것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다른 길은 없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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