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인천 폐기물 관련시설 ‘화재 취약'
[현장] 인천 폐기물 관련시설 ‘화재 취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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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화기도 없이 폐기물만 쌓여 ‘화재 취약’…관리 감독규정 없어 대책 시급
31일 인천 부평구 십정동 주택가의 한 폐기물 수거업체 내부에 화재에 취약한 종이류등의 페기물들이 쌓여 있다. 김보람기자
31일 인천 부평구 십정동 주택가의 한 폐기물 수거업체 내부에 화재에 취약한 종이류등의 페기물들이 쌓여 있다. 김보람기자

31일 오후 3시께 인천 부평구 십정동 주택가에 있는 한 고물상. 입구부터 종이 상자들, 나무 빗자루, 비닐 등이 폐기물이 쌓여 산을 이루고 있다. 폐기물 더미는 불이라도 나면 담장 하나를 사이에 둔 주택가로 옮겨 붙을 것처럼 바짝 말라 있다.

하지만 고물상 곳곳을 살펴봐도 불을 끌 수 있는 소화기는 보이지 않는다. 물을 뿌릴 수 있는 수도시설조차 없다. 주인 A씨는 “예전에 (컨테이너) 사무실 안에 소화기를 뒀는데, 지금은 모르겠다”고 했다.

앞서 이날 오전 10시께 계양구 서운동의 한 폐기물 수거 업체도 상황은 마찬가지. 1천300m² 규모의 마당엔 각종 고철, 폐목재, 거대한 천, 종이 상자 등으로 가득 차 있다. 발 디딜 틈 없이 쌓인 폐기물 사이에서 소화기 1개를 발견했지만, 이마저도 권장 사용기간 10년이 훌쩍 지난 2002년에 생산한 낡은 소화기다.

인천지역 폐기물 수집·처리 시설 곳곳이 화재에 무방비다. 불에 잘 타는 종이류 폐기물은 잔뜩 쌓여 있지만, 소화기 등 화재를 초기 진압할 수 있는 장비는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들 시설은 야외에 있다 보니 화재 예방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의 적용을 받지 않아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인천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인천지역 폐기물 관련 시설의 화재는 11건으로, 지난 2019년 6건이었던 데 비해 큰 폭으로 증가했다. 특히 폐기물 설비·저장 장소에서 난 화재가 4건으로 가장 많다.

폐기물 관련 시설 대부분이 종이류 등이 많은데다 주택가에 자리잡고 있어 자칫 불이 나면 인근으로 확산 우려가 있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폐기물이 쌓이면 습기가 차고, 내부에 열이 높아져 자연발화 가능성이 크고 진압도 어렵다”며 “이런 화재 위험성이 높은 곳들에 관한 규정을 따로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소방본부 관계자는 “폐기물 업체의 화재가 증가해 안전관리 강화 계획을 세우고 실태조사를 할 예정”이라며 “대형 소화기 비치는 물론 직원 대상 화재 예방 교육도 할 것이다”라고 했다.

김보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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