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아동학대 전담팀 신설 2개월 만에 업무분장 조정…현장서 불만 속출
경찰, 아동학대 전담팀 신설 2개월 만에 업무분장 조정…현장서 불만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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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시·도 경찰청에 13세 미만 아동학대 사건 전담수사팀을 만든지 2개월 만에 일부 사건을 경찰서로 내려보내자 일선 경찰서에서는 혼란스럽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5일 경찰청에 따르면 수사권 조정 이후 경찰은 지난 2월 8일 ‘정인이 사건’과 관련해 각 시·도 경찰청에 13세 미만을 대상으로 하는 아동학대 사건 전담팀을 설치했다. 인천에선 인천시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대를 만들어 관련 사건을 전담토록 했다.

그러나 국가수사본부(국수본) 아동청소년수사계는 전담팀 신설 2개월여만인 지난달 26일, 가정폭력을 수반한 아동의 정서학대 사건은 다시 일선 경찰서에서 처리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인천경찰청은 지역 내 각 경찰서에 지난달 30일께 국수본의 ‘아동학대 사건 수사 사무 세부사항 조정’ 지침을 전달했다.

불과 2개월여만에 국수본의 전담 수사 정책이 바뀐 건 가정폭력에 따른 정서학대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혼선이 생겨서다. 가정폭력 현장에서 정서학대를 당한 아동을 발견하면 가정폭력 사건은 일선서에서, 아동학대는 지역청에서 수사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는 등 국수본의 전문성과 인력 상황 등을 고려하지 않고 급하게 추진한 정책이 현장에서 차질을 빚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일선 경찰서에선 이 같은 오락가락 지침에 혼란을 겪는 모습이다.

인천지역 A경찰서의 여청수사팀 경찰은 “처음부터 수사관 10명으로 인천의 아동학대 사건을 모두 수사하겠다는 것 자체가 대책이 없었던 것 아니냐”고 했다. 이어 “전담팀의 업무가 많아 감당하기 어려워지니까 다시 경찰서에 맡기는 꼴”이라며 “경찰서도 인력이 부족한 건 마찬가진데 지침을 계속 바꾸니 혼란만 가중된다”고 했다.

B경찰서의 한 경찰은 “큰 사건이 생기니 ‘여청 강력팀’과 ‘전담팀’을 만들어놓고 관심이 떨어지니 다시 경찰서에 사건을 보내려는 것”이라며 “보여주기식에 불과하다”고 했다.

이봉주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전담팀의 인력·전문성 등이 부족했기 때문에 예견된 일이었다”며 “무작정 전담팀을 만들 게 아니라, 구성과 업무 배분 등을 신중히 해 시행착오를 줄여야 한다”고 했다.

국수본 관계자는 “경찰서에서 처리할 수 있는 사건도 모두 전담팀으로 보내면서 시간·투입인력이 많아 비효율적이었다”고 했다. 이어 “가정폭력 사건과 그로 인해 빚어진 정서학대 사건은 따로 떼어서 수사하기도 어렵기 때문에 업무를 조정한 것”이라며 “경찰서에서 나오는 불만의 목소리도 수용해 업무가 자리를 잡도록 조정해가겠다”고 했다.

김보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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