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009, MB는 공권력으로 공장 돌렸다/2021, 정부는 뭐로 쌍용차 살릴 건가
[사설] 2009, MB는 공권력으로 공장 돌렸다/2021, 정부는 뭐로 쌍용차 살릴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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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에 직원은 4천920명, 파견업체 직원이 1천254명이다. 1차 협력업체가 247곳이고, 2차 협력업체는 1천90여곳이다. 여기에 판매대리점이 205곳, 서비스 네트워크가 275곳, 부품 대리점이 207곳이다. 이렇게 계산된 쌍용차 관련 전체 고용 인원은 20만명 이상이다. 전체 산업에서 이만한 고용 점유율을 가진 단일 기업은 몇 안 된다. 쌍용차 회생과 파국이 기업만의 일이 아닌 이유다. 국가가 맡아야 할 일이다. 방향을 정하고 관여해야 할 일이다.

2009년 옥쇄 파업이 생생하다. 잘나가던 쌍용차가 벼랑 끝에 놓였다. 중국 자본이 발을 빼면서 시작된 위기였다. 노동자들이 집단 파업에 들어갔다. 정리 해고 철회를 외쳤고 파업은 77일간 계속됐다. 이 기간 평택 공장은 외부와 차단됐다. 업계에 전례가 없는 장기 파업으로 위기는 극한에 달했다. 그런 때 국가가 개입했다. 대규모 공권력 투입이었다. 파업은 하루 만에 진압됐다. 공장이 정상화됐다. 이게 이명박 정부가 선택한 국가의 역할이었다.

당장 시장에 준 시그널이 컸다. 쌍용차 주식은 연일 상한가를 기록했다. 외국 자본의 관심이 커졌고 임자가 나타났다. 지금 대주주인 인도의 마힌드라다. 정부 역할에 신뢰를 보냈고 결국 투자를 끌어냈다. 2009년 쌍용차 사태 때 국가 권력의 모습이었다. 공장을 돌린 긍정적인 측면이 있었다. 다만, 사용자 측 우선 정책이 두고두고 기업의 발목을 잡았다. 대량 실직자 문제를 남겼다. 사측의 천문학적 손해배상 청구도 잠재적 갈등의 원인이 됐다.

문재인 정부의 쌍용차 생각은 어떨까. 일관된 입장은 해고자 복직 지지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기도 했다. 2018년 인도 마힌드라 그룹 회장에도 요구했다. 효과는 즉각적이었다. 대상자 119명이 전원 복직됐다. 이것도 국가의 역할임에 틀림없다. 2009년 파업 이후 수많은 노동자가 해고됐다. 생활고와 사측 압박에 극단적 선택을 한 노동자도 많다. 그런 노동자들에 이보다 더한 국가 역할은 없었다. 문제는 그 한 켠에서 파국으로 내달린 경영이다.

법원에서 회생 절차 개시 결정이 났다. 2018년 642억원 손실, 2020년 3분기 현재 3천89억원 손실이었다. 코로나19로 해명 안 될 추락이었다. 예상된 길로 온 것이다. 문재인 정부도 모르고 있지 않았을 것이다. 다시 온 국가의 시간이다. 쌍용차를 살릴 것인가. 죽일 것인가. 살릴 것이면 어떻게 살릴 것인가. 이를 결정해야 할 시간이다. 12년 전, MB 정부는 공권력 투입과 강제 정상화를 택했다. 정의라곤 할 수 없다. 하지만, 외면하는 국가보다는 나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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