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자가 약속 지킬 차례다
당선자가 약속 지킬 차례다
  • 김창학 지역사회부장 chkim@ekgib.com
  • 입력   2010. 06. 10   오후 9 : 33
  • 1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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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은 깨지라고 있는 것이다”. 대부분 약속을 지키지 못했거나 지키지 않았을 때 쑥스러움과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하는 말이지만 사실 변명에 불과하다.

국민은 지난 6월2일 치러진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헌정 사상 처음으로 1인 8표제를 통해 최대 규모인 선출직 3천991명을 뽑았다. 경기도에서는 515명이 선출됐으며 인천은 144명이 선택받았다(비례대표 제외).

유권자는 이번 선거에서 54.5%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지방선거 15년 만(1995년 68.4%)에 가장 높은 투표율을 보여 국민들의 관심이 그만큼 높았다는 것을 방증했다.

이번 선거는 한나라당의 완승으로 점쳐졌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한나라당의 완패다. 선거전 각종 여론조사에서 우위를 차지했던 한나라당이였기에 그 충격은 가히 패닉상태라 할 수 있겠다. 결과를 놓고 트위터와 문자메시지를 통한 젊은 층의 결집, 천안함 사태로 불거진 ‘북풍’에 대한 역풍, 야권 후보 단일화, 세종시 수정안, 4대강 사업 강행 등 여러가지 분석이 나왔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현 정권의 견제 없는 일방독주에 국민이 경고장을 내밀었다는 점이다.

힘없이 끌려다니는 야당에 대한 신뢰보다 현 정권의 정책추진에 있어 국민의 마음을 보듬지 않은 오만함과 독선에 대한 실망, 분노감이 그대로 표출된 것이다. 더욱이 천암함 사태에 따른 “전쟁도 불사하겠다” “다행히 천안함사태가 일어나서” 등 여권 핵심인사들의 거침없는 말과 모 케이블 방송의 김제동쇼 불방소식도 정권의 오만함으로 비춰져 젊은이의 마음을 격분시켰을 것이다.

이번 선거를 통해 여권은 민심 이반에 대한 철저한 자아성찰이 필요하고 야권은 민심의 신뢰를 배신해서는 안된다.

한나라당은 선거 패배 후 당·정·청 전면 쇄신 논란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지만 계파 간, 그룹 간 정치적 이해관계의 한계를 넘어설지는 미지수다. 반면 민주당은 국정운영에 대한 쇄신과 내각 총사퇴, 4대강 공사 중단 및 세종시 수정안 철회를 요구하며 대여 공세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그러나 선거 승리에 도취해 긴장을 풀거나 반대를 위한 반대, 대안 없는 여당에 대한 공세는 결국 국민에게 실망감와 배신감을 줄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선거운동기간 후보들은 새벽부터 밤늦은 시간까지 거리를 누볐으며 투표전날 자정까지 “나를 선택해 달라”고 유권자에게 호소했다. 어떤 이는 공군 복장으로, 어떤 이는 머슴을 자처하며 패랭이를 썼고 유행가를 개사한 로고송도 유권자의 눈과 귀를 즐겁게 했다.

이처럼 전국을 축제의 장으로 떠들썩하게 한 지방선거가 끝나고 내달 1일이면 민선 5기가 출범한다. 유권자들은 표로 말했고 이젠 당선자가 약속을 지킬 차례이다. 당선자는 선거를 통해 자신을 선택해 준 이들의 마음을 겸허히 받아들여 민생정치에 힘써야 한다. 선거로 어수선했던 공직사회의 기강을 세우고 주민 소통과 화합을 통한 풀뿌리 민주주의를 실천하는 것도 당선자의 몫이다.

논어에 ‘군군신신부부자자(君君臣臣父父子子)’라는 말이 나온다.

제경공의 정치에 대한 물음에 공자가 “임금은 임금다워야 하고 신하는 신하다워야 하고 아비는 아비다워야 하고 자식은 자식다워야 한다”고 답했다. 자신의 본질에 충실하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군군(君君)을 현대사회에서 바라본다면 단체장은 단체장다워야 한다는 말로 대신할 수 있다. 이번 선거를 통해 여야는 민심의 무서움을 뼈저리게 느꼈을 것이다. 4년후 지금의 당선자가 패자의 자리에 앉지 않으려면 자신의 공약이 무엇인지 꼼꼼히 따지고 실천해야 한다.

이번 지방선거는 6·25전쟁 60주년에 맞이한 호국의 달 6월에 치러져 그 의미가 더 깊다. 당선자들은 순국 선열들의 고귀한 나라사랑을 기억하며 국민을 위해 자신이 내세운 공약을 지켜야 한다. 

/김창학 지역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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