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도전/'살신성인' 부천 김행균씨
아름다운 도전/'살신성인' 부천 김행균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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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일어선…‘아름다운 철도원’


이름 모를 아이 생명 구하고…대신 다리 잃어
7차례 대수술→재활 강행군→내달 복귀 의지

2001년 1월26일 일본 도쿄역…이수현. 2003년 7월25일 서울 영등포역…김행균.
살신성인의 대명사 ‘아름다운 철도원’ 김행균씨(43·부천시 중동)가 드디어 재기의 걸음마를 힘차게 내디뎠다. 병원신세를 진지 7개월여만에 하루 6~7시간씩 강행군을 계속하고 있다. 영등포역 열차운용팀장으로 근무하던 김씨는 지난해 7월 열차가 막 들어오는 승강장의 안전선 바깥에서 놀던 아이를 구하다 50㎝ 아래 선로로 떨어져 기차에 치여 왼쪽 다리를 잃고 오른쪽 발에도 중상을 입었다.

철도원으로서 당연히 해야할 일이라고 생각하면서도 평생을 장애로서 살아가야한다는 것은 김씨에게는 고통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각계의 격려와 동료들의 따뜻한 지원에 힘입어 철도원 복귀를 위해 경사진 곳을 끊임없이 오르내린다.
비록 의족의 힘을 빌긴 했지만 다리를 잃은 절망을 딛고 이뤄낸 값진 승리다.
지난해 11월 왼쪽 다리를 절단했을 당시만해도 꿈같은 일이었다.
김씨는 사고 당시 접합수술로 간신히 살렸던 왼쪽다리가 오른쪽 다리보다 10여㎝나 짧아 걷는 데 소용이 없게 되자 무릎 아래 10㎝ 정도를 남겨놓고 다시 절단하는 아픔을 감내해야 했다.
김씨가 침대를 박차고 일어선 것은 지난 1월19일 의족을 차면서부터다. 하지만 종아리 살을 이식한 오른발을 온전히 쓸 수 없어 걷기는커녕 서는 것 조차 쉬운 일이 아니었다. 몇번을 일어서보려고 발버둥치다 침대에 쓰러지기 일쑤였다.
“땀이 비오듯 하더라구요. 이러다가 영영 못 걷는 것이 아닌가하는 두려움이 엄습해올때가 한두번이 아니었어요”
하지만 그는 해냈다.
지난달 28일 오후 11시40분께 부천시 순천향병원 622호 병실에서 만난 김씨는 7차례나 대수술을 받았다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환한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마침 사복으로 갈아입고 외출을 준비하고 있던 김씨는 복직할 생각에 가슴이 설렌다.
다만 복직 후 동료들에게 혹시라도 폐를 끼칠지 않을까 하는 우려로 한시도 재활운동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매일 아침 6시30분이면 일어나 치료받는 시간을 빼곤 모조리 재활운동에 쏟아붓고 있을 정도.
김씨가 이처럼 빠른 쾌유를 보이는데는 하루빨리 회사에 복직하겠다는 강한 신념 못지 않게 ‘아름다운 아내’ 배해순씨(40)의 힘이 컸다.
“저라도 그렇게 했겠지만 그래도 차마 잘했다는 말은 지금도 나오지 않는다”고 솔직한 심경을 털어놓는 배씨는 이제는 조금씩 웃음을 찾아가고 있다.
남편이 왼쪽 다리를 절단할 당시 하염없이 울었던 얼굴에는 이제 제2의 인생에 대한 의지로 미소가 번지고 있는 것.
“의지가 남달리 강해 재활훈련을 시작하면 열심히 할 줄 알았는데 못마땅한 부분이 많더라구요. 얼마나 고통스러우면 그럴까싶어 이해를 하면서도 독한 맘 먹고 막 나무랐죠. 당신 그 정도밖에 안되냐고. 그랬더니 의족을 찬 곳에 물집이 생길 정도로 운동을 하더라구요”
지난 1979년 국립철도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부산진역 수송원으로 철도공무원 생활을 시작한 김씨는 이제 회사에 복직할 날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담당 의사는 아직 이르다고 만류하지만 김씨는 “이달 말쯤 퇴원해 조금 쉬었다 4월부턴 일할 수 있다”며 강한 자신감을 보인다.
열차운행을 통제하는 ‘사령실’격인 서울 영등포역 열차운용팀 동료들도 김씨의 빈자리를 말없이 지키며 그의 ‘화려한 복귀’를 고대하고 있다./우승오기자 bison88@kgib.co.kr
사진/원지영기자 jywon@kgib.co.kr

■“빠른 쾌유 기원합니다”
카페(cafe.daum.net//beautifulrailman)에선…2천436명 네티즌들 사랑 줄이어

‘희망을 꽃 피우는 역무원, 김행균 ’
네티즌들은 김씨가 보여준 ‘살신성인 ’의 희생정신을 여전히 기억하며 그의 뜻을 기리고 있다.
사고 당일인 지난해 7월25일 만들어진 ‘아름다운 철도원 ’ 커뮤니티(cafe.daum.net//beautifulrailman)에는 지금까지 2천 436명의 회원이 가입해 김씨의 빠른 쾌유를 빌고 있다.
지난 1월 병문안을 다녀왔다는 네티즌 ‘재승이 친구 ’는 “김행균님의 얼굴을 뵈니 무척 밝은 모습이었다 ”며 “성한 다리보다 아름다운 의족으로 하루 빨리 퇴원하길 바란다 ”고격려했다.
ID ‘daeun0217 ’은 “아저씨의 정신력과 의지는 감동 그 자체 ”라며 “우리사회를 지탱하는 힘이 여기에 있는 것 같다 ”빠른 쾌유를 기원했다.
영등포역에서 공익요원으로 근무했다는 한 네티즌은 예전처럼 열차운용팀장으로 일하는 것이 힘들다면 영업과나 관리과에서 사무직으로 근무하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라고 밝히는 등 아름다운 철도원 김행균씨에 대한 네티즌들의 사랑은 계속되고 있다.
/우승오기자 bison88@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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