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전시] 항산 임항택 명장 조선진사백자전
[이달의전시] 항산 임항택 명장 조선진사백자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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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장이 꽃피운 탐스러운 붉은꽃 ‘진사백자’


탐스러운 홍시와 흐드러진 매화의 선혈이 하얀 바탕 위에 더욱 돋보이는 도자기가 있다.

붉은색 그림을 새겨넣는 진사(辰砂) 백자로, 항산 임항택 명장은 30년 이상 전통방식만을 고집해온 진사백자계의 일인자다.

구리에서 색을 추출하는 진사는 명도와 채도에 따라 가치가 달라지지만 임 명장은 발색이 불리한 전통 장작가마 방식을 지켜왔다. 전통자기 특유의 질박한 느낌은 장작가마로밖에 낼 수 없기 때문이다.

물레질에서부터 장작가마에서 도자기를 꺼내는 일까지 40여 공정을 거친 임 명장의 진사는 화려함과 담박함을 동시에 뽐낸다.


가을이 깊어가는 11월, 백자 위에 피어난 붓꽃과 모란, 연꽃 등을 통해 한국 전통가마의 결정체를 접할 수 있는 전시 ‘항산 임항택 명장 조선진사백자전’이 수원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특히 수익금 일부가 청소년들의 장학기금으로 사용될 예정이어서 그 의미를 더하고 있다.
지난 2004년 노동부가 지정하는 명장으로 선정된 임 명장은 1883년 관요(官窯)가 폐지되면서 맥이 끊겼던 진사백자를 이천의 도자 공방에 들어가 밤낮없는 작업을 해낸 끝에 되살려냈다.

11월 1일~10일까지 수원 애경백화점서
진사·청화·철화백자 등 105점 전시
본보·수원지검·경기법무사회 등 후원

성공률 2%대에 불과했던 진사백자를 수십 년의 연구 끝에 25%로 끌어올리고 장석, 재, 산화구리가 혼합된 유약을 만들어 안정적인 붉은색을 내게 된 것으로 2005년 특허를 내기에 이르렀다.

홍시·매화·붓꽃·모란·국화·연꽃·장미로 멋을 낸 진사에는 화려하면서도 깊은 멋이 서려 있다.

11월 1일부터 10일까지 10일간 수원애경백화점 6층 갤러리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는 진사백자를 주축으로 청화백자와 철화백자 등 105점을 선보인다.

항산도예연구소에서 주최하고 재단법인 효원선도재단에서 주관하며 수익금 일부는 후원재단을 통해 장학기금으로 전달될 예정으로 뜻 깊은 행사에 경기일보와 수원지방검찰청, 경기중앙지방법무사회, 법무부 범죄예방위원회 수원지역협의회, 수원지역범죄피해자지원센터, 수원지방검찰청 의료자문위원회가 후원했다.

문의 항산도예연구소 (031)632-7173

글 _ 이명관·성보경 기자 mklee@kyeonggi.com 사진 _ 추상철 기자 scchoo@kyeonggi.com



[INTERVIEW] 항산(恒山) 임항택 명장
“끊임없는 연구만이 진정한 도자기 잉태”

“도자기를 만드는 것은 완성체를 추구하는 것이 아닙니다. 도자기의 완성은 어디까지나 과정에서 나온 결실로, 노력한만큼의 작품이 나올 뿐입니다.”

‘전통의 고수와 백자 진사의 표현’이라는 세평을 받으며, 2004년 정부에서 대한민국 명장으로 선정된 항산(恒山) 임항택 명장(67)은 도자기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이같이 밝혔다.

임 명장은 “도자기공예의 명장은 대한민국에 9명으로 민간용 잡기를 생산하는 민요(民窯)는 5명의 명장이 있고, 왕실용 등의 도자기를 생산하는 관요(官窯)의 명장은 4명(백자 2명, 청자 2명)”이라고 설명했다.
이 중 백자로 명장의 반열에 올라있는 그는 “흔히들 도자기를 굽다 보면 우연하게 세상에 다시 나올 수 없는 작품이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는 매우 잘못된 상식”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이 작업은 도자기를 불 속에 넣고 불의 신에게 기원하기만 하는 단순한 요행을 바라는 것이 아니다”라며 “어떻게 불을 때야 하는 지 등에 대한 계속된 실험과 연구로 수많은 시행착오라는 과정을 통해 어떤 작품이 나올 것인지 정확한 예측을 할 수 있어야 진정한 작품이 나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임 명장은 진사백자의 대가로 통한다.

그는 “진사백자는 유약을 사용하기 전 안료로 장식하며 붉은색으로 발현되는 자기로, 붉은색은 상서로운 기운을 말하며 최고 상류층의 전유물로 통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1970년대 중등학교 미술교사를 그만두고 1977년부터 도예계에 입문했다”며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전통가마에서 사용할 수 있는 진사안료를 수율 좋게 생산할 수 있도록 예전부터 구전돼 온 자료를 기반으로 연구를 해왔고, 마침내 진사안료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고 회고했다.

임 명장은 “2004년 명장으로 선정된 이후 2005년에는 조선백사진사안료의 제조방법 및 그 안료를 특허등록했고, 2007년부터는 순도 높은 금(24k)을 이용해 붉은 색을 내는 황금진사 안료를 명지대학교와 함께 연구해 성과를 냈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임 명장은 “30년 넘게 업에 종사하면서 천재적인 재능을 가진 사람이 중간에 무너지는 것을 많이 봐왔다”며 “결국은 내가 무엇을 해야할 것이라는 목표를 분명히 하고, 포기하지 않는 끈기와 일에 대한 자긍심까지 더해졌을 때 비로소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글 _ 이명관 기자 mklee@kyeonggi.com 사진 _ 추상철 기자 scchoo@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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