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원 아끼려고 ‘갓길 대기’···인천 터널 아찔한 ‘꼼수 운전’ [현장, 그곳&]

16일 오전 6시45분께 인천 만월산터널 요금소. 무료 통행시간(오전 7~9시)을 기다리며 차량 여러 대가 비상등을 켠 채 요금소 양방향 갓길에 정차 중이었다. 갓길 뿐 아니라 게이트 앞에도 일부 차량들은 비상등을 켠 채 무료 통행 시간을 기다리고 있었다. 더욱이 요금소로 진입했다가 아직 무료 통행시간 이전임을 알고 후진을 해 차를 빼는 아찔한 상황도 벌어졌다. 같은 날 오전 6시55분께 인천 원적산터널 앞 요금소도 상황은 마찬가지. 요금소 직원들이 나와 갓길 정차를 하지 못하도록 계도활동을 벌였지만 운전자들은 300m 앞에서부터 길가에 차를 세워놓고 7시 무료 통행시간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오전 6시59분께 무료 통행시간이 가까워지자 갓길에 주차해 있던 차량들이 일제히 요금소로 몰리면서 본선 차량들과 뒤섞여 혼선이 빚어졌다. 원적산터널 관계자는 “평소에도 무료 시간까지 대기하는 차들이 많아 교통이 혼잡하다”며 “계도를 하면 차를 빼는가 싶다가도 더 앞으로 이동해 정차해 있거나 갓길 등에서 대기하다가 오는 차들이 많다. 권한이 없어 따로 할 수 있는 것도 없다”고 토로했다. 인천시가 출퇴근 시간 인천 민자 터널 2곳의 통행료를 무료화한 이후 일부 운전자들의 무료 통행을 위한 ‘꼼수 운전’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 때문에 차량 흐름이 엉키거나 사고 위험을 키워 적극적인 단속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날 시에 따르면 민자 터널인 원적산터널과 만월산터널은 경차 400원, 소형차 800원, 대형차 1천100원의 요금을 받는다. 시는 ‘인천시 원적산터널 및 만월산 터널 통행료 지원 조례’에 따라 2024년 7월부터 평일 출근 시간(오전 7~9시)과 퇴근 시간(오후 6~8시)에 두개 터널의 통행료를 무료로 정했다. 하지만 일부 운전자들이 요금을 아끼려 요금소 인근 갓길에 차를 세워두고 기다리거나 비상등을 켠 채 의도적으로 속도를 늦추는 꼼수 운전을 하고 있다. 이 때문에 갓길에 주차하는 차량이 무리하게 합류하거나 갑자기 속도를 줄이는 등으로 사고 위험도 크다. 박현배 한국도로교통공단 인천지부 교수는 “터널 앞 불법주정차와 고의적 감속은 교통체증 유발과 교통사고 위험도를 높일 가능성이 큰 명백한 불법행위”라면서 “시민들의 성숙한 교통의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자체와 경찰 등 관계기관에서 계도와 법률적 조치를 병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 지자체 관계자는 “불법 주정차가 심한 아침 시간에는 인력이 없어 단속이 어렵고 터널 부지에 사유지도 섞여 있어 단속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인천 서구 원창동 공장 밀집 지역서 불…건물 25채 소실 [현장, 그곳&]

“오랫동안 일해온 곳인데 한순간에 사라지다니…너무 허탈합니다.” 16일 오전 9시30분께 인천 서구 원창동 한 공장밀집지역. 나무, 플라스틱, 금속 등 다양한 재료를 가공하던 공장들이 뼈대만 남긴 채 아슬히 서있다. 공장 내부에는 아직 잡지 못한 불이 매캐한 연기를 일으키고, 길거리에는 떨어져나온 건물 잔해들이 나뒹군다. 소방관들이 불을 끄는 가운데, 옆에서는 업체직원들도 납품해야하는 거래처에 사고소식을 전하느라 분주하다. 몇몇 근로자들은 건너편 건물 벽에 기대 앉아 이를 멍하니 지켜본다. 이곳 금속가공업체서 일하는 A씨는 “오전 2시께 연락을 받고 왔을 때만 해도 불이 크지 않았는데 불과 1~2시간 사이 커져 다 타버렸다”며 “이곳에서 7~8년간 일해왔는데 한순간에 일터가 사라지니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고 했다. 인천 서구 원창동 공장밀집지역에서 불이 나 건물 수십채가 소실됐다. 16일 인천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49분께 인천 서구 원창동 511-8 일대에서 불이 났다는 신고를 접수했다. 공장건물들이 늘어선 거리 동측에서 시작한 불이 이내 서쪽까지 번지자 소방당국은 오전 3시59분께 인근 소방서 5~6곳까지 동원하는 ‘대응 2단계’ 경보령마저 발령했다. 이 불로 지금까지 확인된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업체 17곳, 건물 25채가 소실됐다. 소방당국은 인력 465명과 장비 153대를 투입하는 한편, 지자체·산림청·한국전력공사 등 관계기관과 협력해 불이 난 지 11시간 28분이 지난 오후 1시17분께가 돼서야 큰 불을 잡았다. 오후 4시 기준, 아직 곳곳에 잔불이 남아 연기가 나고 있어 진화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소방당국은 이들 건물 다수가 불에 취약한 샌드위치 패널로 이뤄진 데다 안에 목재 등 가연물도 있어 불이 커지기 쉬웠다고 설명했다. 또 건물들 간 거리가 좁은데다 바람마저 불어 불이 번지기 쉬운 상황이었다고 덧붙였다. 전재인 인천서부소방서 119재난대응과장은 “진압과 동시에 인명 검색도 했지만 지금까지 확인된 인명피해는 없었다”며 “화재 규모가 큰 데다 공장 안에 물건도 많아 정확한 화재원인 및 재산피해 규모는 완전 진화가 끝난 뒤에야 파악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인천 다중이용건물 비상구 적치 여전… 불나면 앞이 ‘캄캄’ [현장, 그곳&]

14일 오전 10시께 인천 남동구 구월동 한 대형 아울렛. 이 건물 비상구로 향하는 방화문에는 ‘어떠한 물건도 적재하지 말라’는 안내문을 붙여져 있었다. 그러나 5층과 6층 비상구로 이어진 복도에는 입점 업체가 내놓은 물건들이 길을 막고 있는 상황이었다. 같은 날 오전 11시께 연수구 송도동 한 상가 건물도 상황은 비슷했다. 엘리베이터 앞과 복도에는 입점 업체들이 내놓은 대형 냉장고와 가구, 식자재 등이 방치돼 있었다. 적치물 방치를 금지한다는 안내문이 무색하게 오랫동안 쌓아 놓은 듯 물건들 위로는 먼지가 뽀얗게 쌓여 있었다. 옥상으로 향하는 계단 역시 잡다한 가구와 물건들로 막혀 통행은 물론, 긴급 상황 시 대피마저 쉽지 않은 상태였다. 인근 상인 A씨는 “복도에 물건을 쌓아두는 업체가 꽤 있지만, 딱히 단속도 없어 신경 쓰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인천 지역 일부 상가 건물에서 복도나 계단, 출입구에 물건을 쌓거나 비상문을 폐쇄하는 불법 행위가 반복되면서, 화재 시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질 것이 우려되고 있다. 이날 인천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2022년부터 올해까지 적발된 비상구 적치물 등 소방시설법 위반은 1천606건에 이른다. 이에 대한 과태료 부과도 10억여원이다. 현행 소방시설법 제16조(피난시설, 방화구획 및 방화시설의 관리)는 피난시설 주위에 물건을 쌓아두거나 장애물을 설치하는 행위를 엄격히 금지한다. 이를 위반하면 최대 300만원 이하 과태료를 부과한다. 비상 상황에서 대피 동선이 막히면 사고가 더 커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불법 적치 관행은 여전하다. 단속 인력이 부족한 데다, 적발되더라도 솜방망이 과태료 처분에 그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행정 당국의 주기적인 단속과 함께 제도적 실효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김상식 우석대 소방행정학과 교수는 “비상구 주변 적치물은 화재 시 대피 인원의 이동을 막고 소방대원의 진입을 지연시키는 명백한 위법 행위”라며 “안내문을 부착해도 개선되지 않는 것은 건물 관계자들의 안전 의식이 현저히 낮다는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단속이 뜸하고 과태료도 적다 보니 적발 이후에도 다시 길을 막는 행태가 반복되고 있다”며 “건물주와 관리 주체, 입점 업체의 공동 책임을 강화하고 소방 당국의 상시적인 단속이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인천소방본부 관계자는 “현실적인 인력 문제로 인해 상가 내 적치물을 상시 점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다만 민원이나 신고가 접수되면 즉시 현장에 나가 단속과 계도 조치를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인천 곳곳 선거 현수막 여전, 자진철거 ‘뭉그적’… 민원 빗발 [현장, 그곳&]

“정치를 하겠다는 사람들이 선거가 끝난 지 일주일이 다 돼 가는데도 현수막을 방치하는게 옳은 자세인가요?” 지난 9일 오전 9시께 인천 남동구 작은구월사거리.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끝난지 6일이 지났지만 여전히 후보자 현수막 10여개가 도로를 에워싸고 있다. 선거가 끝난 뒤 철거해야 할 현수막이지만, 다수의 후보자들은 여전히 방치하고 있다. 선거운동 기간 1표를 호소하며 게시한 후보자들의 현수막이 도시 미관을 헤치는 쓰레기로 전락했다. 거리에서 만난 한 시민은 “정당과 당·낙선을 떠나, 자기 홍보를 위해 얼굴이 담긴 현수막을 걸었으면 선거가 끝난 뒤 곧바로 치우는 게 유권자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에도 부정선거다 뭐다 해서 정치 이야기로 골치가 아픈데 하루 빨리 쓸데없는 현수막은 철거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같은 날 오전 10시 미추홀구 주안역 앞 도로도 마찬가지. 철 지난 현수막들이 그대로 걸려 있다. 한 당선인은 ‘성원에 보답하겠다’는 당선 인사 현수막을 걸었지만, 그 옆에는 선거운동 당시 사용한 현수막이 방치해 있다. 김미수씨(60·여)는 “선거운동 기간 유세 방송 소음과 황색선 위 유세 차량 등으로 불편한 점이 많았지만, 인천을 이끌어갈 일꾼을 뽑는 일이니 그러려니 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선 인사 현수막을 걸 때 후보자 시절 현수막은 떼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선거 이후 철거해야 할 현수막이 후보자들의 방치로 도시 곳곳에 남아 있어 시민들이 피로감과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 나아가 애꿎은 관할 기초단체 공무원들만 민원에 시달리고 있다. 10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공직선거법 제276조는 ‘선거운동을 위해 현수막을 게시 또는 설치한 자는 선거일 후 지체 없이 이를 철거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같은 법 제261조에 따라 1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처분 받는다. 한 구청 직원은 “선거가 끝난 뒤 ‘후보 현수막이 왜 아직도 걸려 있냐’는 민원을 매일 수 건씩 받고 있다”며 “민원 처리를 위해 선관위에 해당 내용을 전달하거나 안전사고 우려가 있는 경우 현장 조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준한 인천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인천과 주민을 대표하려는 자가 법을 어기는 것은 무책임한 행동이고 공해를 일으키는 행위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후보자들은 공직선거법을 따르고 시민을 위해 내걸었던 현수막을 철거해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남동구의 한 당선인은 “현수막 설치 업체와의 계약 내용에 철거까지 포함돼 있다 보니 확인을 못하고 놓친 부분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남아있는 현수막을 파악하고 곧바로 원상 복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시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선거 이후 각 후보 측에 현수막 철거 공문을 보냈다”며 “철거하지 않은 현수막을 발견하는 대로 후보자에게 연락해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인천공항 누비는 ‘네 발의 경찰’…폭발물 탐지견의 하루 [현장, 그곳&]

“탐지견이 오가는 모습만 봐도 공항이 안전하다고 느껴요.” 7일 오전 10시께 인천 영종도구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T1) 3층. 정성범 인천공항경찰단 경위는 폭발물 탐지견 토비(4)와 함께 순찰을 돌고 있다. 캐리어를 끄는 승객들이 출국장으로 향하는 사이 정 경위는 토비의 걸음과 시선을 살피며 터미널 곳곳을 훑고 있다. 토비는 마구잡이로 승객들이 끌고 가는 캐리어 냄새를 맡는가 하면, 승객들은 토비가 대견한 듯, 일을 마칠 때까지 잠시 서서 대기하기도 한다. 이날 토비는 특별한 위험물을 발견하지는 않았지만, 맡은 일과를 충실히 수행했다. 인천공항경찰단 대테러기동대 탐지팀은 토비를 비롯한 탐지견과 함께 터미널 위력 순찰을 하고, 폭발물 협박 신고와 의심 물체 발견 등 대테러 상황에 대비한 초동조치 업무를 맡는다. 핸들러는 폭발물 탐지견이 실제 폭약 냄새를 익히고, 향수와 화장품, 치약, 샴푸 등 생활용품 냄새와 구분하도록 훈련을 시킨다. 특히 폭발물 탐지견은 냄새를 찾았다고 짖거나 긁지 않도록 훈련 받는다. 탐지견을 실제 임무에 투입하기까지는 보통 1년 가량 걸린다. 폭약 냄새를 인지시키고, 실내와 차량, 야외 등 다양한 환경에서 응용훈련을 거친다. 이후 최종 테스트를 통과해야 현장에 나설 수 있다. 인천공항에서 핸들러와 탐지견이 긴급 투입하는 상황은 폭발물 협박 신고와 의심 물체 발견 등이다. 주인이 없는 캐리어가 공항 입구나 내부에 놓여 있는 경우도 출동 대상이다. 대부분 확인 뒤 상황이 끝나지만, 공항 특성상 작은 의심도 그냥 넘길 수 없다. 상시 순찰도 매일 이뤄진다. 핸들러들은 오전과 오후로 나눠 터미널을 돌고, 화물터미널과 우편집중국 등에서도 안전 검식을 한다. 항공사 수출 물품이 놓인 공간에서도 탐지견과 함께 이상 여부를 살핀다. 순찰 뒤에도 핸들러 업무는 이어진다. 탐지견 훈련은 물론 식사와 위생관리, 배변, 청소까지 모두 맡는다. 실제 현장에 나서는 주력견 관리와 새로 투입할 탐지견 양성도 함께 해야 한다. 정 경위는 “밖에서 보면 강아지를 데리고 왔다 갔다 하는 모습만 보일 수 있다”며 “그 모습을 만들기까지 물리기도 하고 시행착오도 많이 겪는다”고 말했다. 이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하는 핸들러들은 항상 인력난에 힘들지만 그래도 자부심을 가지고 근무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아이들 볼까 민망”…도심 한복판 성인용품점 '눈살' [현장, 그곳&]

“아이들이 오가는 거리에서 이런 물건을 봐야 한다는 게 불쾌하고 민망합니다.” 31일 오후 4시께 인천 부평구 한 번화가. 유동인구가 많은 이곳 중심부 한 건물 3층에는 성인용품 매장이 들어서 있었다. 매장 유리창 너머로 진열해 놓은 각종 성인용품들이 보이고 있었으며, 심지어 일부 상품들은 포장도 없이 형태가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었다. 이 일대는 음식점과 카페, 의류매장 등이 밀집한 번화가 초입으로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곳이다. 성인용품 매장 내부 진열대가 유리창을 통해 그대로 보이면서 시민들은 원치 않는 노출에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 정혜민씨(25)는 “이곳을 지날 때마다 매장 안이 그대로 보여 두 눈을 의심하게 된다”며 “민망한 형태의 상품도 있어 보고 싶지 않은 것에 억지로 노출된 기분”이라고 불쾌감을 표시했다. 같은 날 인천 연수구 한 성인용품 매장도 마찬가지다. 청소년들도 자주 오가는 상가지만 복도 유리창 너머로 성인용품 진열대와 상품들이 쉽게 눈에 띄었다. 이 건물을 찾은 홍지민씨(40)는 “초등학생 딸과 지나가면서 ‘저게 뭐냐’ 물어볼까 봐 걱정”이라며 “성인용품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성인용품점이 입점하는 장소는 제재가 필요해 보인다”고 토로했다. 인천지역 일부 성인용품 매장이 미성년자들이 드나드는 공공장소에 이렇다 할 제재 없이 무분별하게 입점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매장 내부에 진열돼 있는 성인용품들이 투명유리를 통해 인근을 지나가는 미성년자들에게까지 적나라하게 노출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날 시에 따르면 현행 옥외광고물법은 간판, 디지털광고물, 입간판, 현수막, 전단 등을 옥외광고물로 규정하고 음란·퇴폐적인 내용으로 미풍양속을 해칠 우려가 있거나 또는 청소년 보호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광고물은 설치하지 못하도록 제한한다. 그러나 매장 안 진열상품이 외부에서 보이는 경우 이를 옥외광고물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해선 명확한 규정이 없다. 이 때문에 단속은 물론 지도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역 안팎에선 불특정 다수가 오가는 거리에서 선정적인 성인용품 상품이 그대로 노출되는 문제를 막기 위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상품 판매를 위해 바깥에서 보이는 구조로 성인용품을 진열하는 것은 광고 목적이라고 볼 수 있는데, 이는 미풍양속을 해칠 우려가 있다”며 “광고 목적으로 매장 밖에서도 보이도록 한 성인용품 진열은 옥외광고물 관리 범위에 포함하는 등 시민과 청소년을 보호할 수 있는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에 대해 한 구청 관계자는 “현장을 확인해 관련 실태를 파악하겠다”며 “필요할 경우 업소 측에 상품 진열 위치 조정이나 가림막 설치 등 개선 조치를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광명 도심 ‘시야 장벽’ 된 선거 현수막…보행자·운전자 안전 ‘비상’ [현장, 그곳&]

“시민을 위해 일하겠다는 사람들이 정작 시민들의 안전은 뒷전으로 여겨 화가 치밉니다.” 31일 오전 광명시 철산역 인근에서 만난 30대 시민 이모씨는 선거 현수막을 보며 분통을 터뜨렸다. 사방에 난립한 현수막 때문에 횡단보도를 건너기도 힘들 뿐더러 시야가 가려진 차량 운전자의 사고까지 우려되기 때문이다. 6·3 전국동시지방선거를 3일 앞둔 광명 시내 교차로가 후보자들의 현수막과 유세 차량으로 인해 거대한 ‘시야 장벽’이 세워지면서 표심을 잡으려는 후보들의 과열 경쟁이 오히려 유권자인 시민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찾은 하안사거리의 한 우회전 구간은 횡단보도 신호등 높이보다 낮게 설치된 현수막들로 인해 운전자와 보행자들이 앞을 보기 힘들어지면서 사고 위험에 노출됐다. 특히 우회전 차로에 세워진 채로 선거운동을 벌이는 대형 유세 차량은 더욱 사고 위협을 키웠다. 우회전하려는 차량들이 유세 차량에 시야가 막히다보니 횡단보도에 대기중인 보행자를 뒤늦게 발견하고 가까스로 멈추는 아찔한 상황이 반복적으로 벌어졌다. 다가오는 차량에 놀란 보행자들은 보행 신호가 떨어지자마자 불안한 듯 좌우를 힐끔거리며 빠른 걸음으로 횡단보도를 건넜다. 현장에서 만난 운전자 김모씨(53)는 “현수막과 유세차 때문에 보행자가 전혀 보이지 않아 우회전할 때마다 가슴이 철렁한다”며 불안을 토로했다. 철산역 앞 삼거리 역시 상황은 비슷했다. 교차로 신호등 주변에 여러 후보의 현수막이 겹겹이 걸려 있다 보니 신호등 불빛과 현수막의 색깔이 뒤섞여 운전자와 보행자에게 시각적 혼란을 일으켰다. 특히 성인 어깨 높이까지 내려와 있는 현수막은 시민들의 보행을 위협했다. 실제로 지난달 25일 포천에서는 길을 걷던 초등학생이 낮게 설치된 현수막 고정 끈에 목이 걸려 넘어지면서 사고를 당하는 아찔한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처럼 광명 도심 곳곳이 선거철마다 현수막과 유세 차량으로 몸살을 앓고 있지만, 행정 당국과 경찰은 선거법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직접적인 단속에 나서기 어려운 실정이다. 일반 광고물과 달리 지방선거 후보자의 현수막은 공직선거법의 적용을 받아 설치 높이나 규격에 대한 명확한 제재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시민들 사이에서는 ‘선거운동의 자유’라는 명분이 시민의 기본적인 ‘안전권’보다 우선시된다는 불만이 나온다. 경찰 관계자는 “보행 불편이 생길 것 같으면 현장에서 후보자 측에 협조를 구하고 차량 이동 조치를 하는 등 시민 안전을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표만 받으면 그만?”…선거철 유세차량에 시민 안전은 ‘뒷전’ [현장, 그곳&]

“선거철엔 도로 안전을 무시해도 되는 겁니까” 29일 오전 8시께 수원 장안구 성균관대역 사거리에서 만난 직장인 임지혁씨(가명·43)는 “출근길에 도로를 점령한 유세차량 때문에 우회전하다 사고가 날 뻔했다”며 불만을 터트렸다. 당시 도로 갓길에는 유세차량이 정차해 있었고, 그 앞을 선거운동원들이 가득 메우면서 시야가 가려진 상태였다. 이를 미처 발견하지 못한 임씨는 급히 핸들을 꺾으며 추돌 사고를 피했다고 설명했다. 또 횡단보도와 맞닿은 자전거도로 바로 뒤편, 유세차량은 노란색 빗금이 쳐진 안전지대를 침범하면서 보행자들의 통행 공간은 자연스럽게 좁아질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 장갑을 낀 채 피켓을 든 선거운동원들이 횡단보도 진입로 주변까지 촘촘하게 서 있다 보니 신호를 기다리는 시민들과 자전거 이용자들이 좁은 틈새에 아슬아슬하게 서면서 도로 쪽으로 밀려나기 일보 직전이었다. 이튿날인 30일 같은 시간에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횡단보도 옆 노란색 안전지대 인근에는 유세차량이 정차해 있었고, 선거운동원들은 보행로 주변까지 늘어서 있었다. 출근길 시민들은 좁아진 통행 공간 사이를 피해 움직여야만 했다. 임씨는 “선거철이면 이곳이 무슨 성지라도 되는 것처럼 유세차량이 밀려든다”며 “길이 좁아지고 차량까지 몰리다 보니 클락션 소리도 늘고 혼잡이 심해진다”고 토로했다. 이번 6·3 지방선거에서도 어김없이 유세차량 등 선거운동으로 인해 불법행위가 벌어지고 있다. 수원역과 성남 미금역, 용인 수지구청역, 안산 상록수역 등 인파가 몰리는 곳마다 유세차량으로 교통 흐름이 막히고 보행자 안전마저 위협하면서 표를 구하려는 행위가 오히려 유권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국민권익위원회에 따르면 2024년부터 현재까지 접수된 ‘선거유세’ 관련 민원은 총 1만2천546건으로 집계됐다. 특히 5월 1일~30일까지 접수된 선거유세 관련 민원은 1천118건으로, 4월(321건)보다 248.3% 증가했다. 중앙선관위 관계자는 “관련 민원이 지속적으로 접수되고 있으며, 이 경우 후보자 측에 내용을 전달해 교통 불편이나 안전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협조를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후보자들의 유세차량은 도로교통법 적용 대상임에도 불구하고, 경찰과 지자체는 현장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공직선거법은 선거운동 기간 중 도로변 등에서 연설과 차량을 이용한 유세를 허용하고 있지만 도로교통법상 안전지대의 경우, 보행자와 차량 통행 안전을 위해 차량 진입이나 정차가 금지된다. 유세차량 역시 예외가 아니며 교차로와 횡단보도, 건널목 등에서도 주정차할 수 없다. 유세차량의 불법 주정차에 대해선 지자체와 경찰이 단속을 맡고 있다. 다만, 선거운동 특성상 차량이 계속 이동하는 데다 공식 선거운동 기간도 13일로 짧아 현장에서는 계도와 이동 요청 위주의 대응이 이뤄지고 있다. 더욱이 극도의 정치적 공방이 벌어지는 선거 기간 중 유세차량 단속의 경우, 정치적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강력한 단속이 쉽지 않은 실정이다. 이렇다 보니, 선거운동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불만은 증가할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선거운동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최소한의 교통질서 관리는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홍성걸 국민대 행정학과 교수는 “선거 유세는 후보자가 유권자를 만나 정책과 공약을 알리는 민주주의의 중요한 과정”이라며 “다만 현행 제도 아래에서는 교통 불편이나 안전 문제가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만큼, 선거운동의 자유를 보장하면서도 시민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구체적인 가이드라인과 관리 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카드 말고 계좌이체로”… 전통시장 현금 결제의 ‘늪’ [현장, 그곳&]

“우리는 카드는 안 받아. 계좌이체 해줘.” 28일 오전 찾은 수원시 팔달구 수원팔달문시장과 영동시장 일대. 좁은 통로를 따라 셔츠와 정장, 티셔츠 등이 빼곡하게 걸린 의류 상가 곳곳에는 손글씨로 적은 ‘현금가’, ‘카드X’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일부 매장에는 ‘카드·현금영수증 No’ 문구까지 내걸려 있었다. 한 건어물 가게에서는 계산대 앞에 계좌번호 안내문을 붙여두고 “카드보단 계좌이체 하면 된다”며 현금이나 이체 결제를 먼저 권했고, 일부 떡·꽈배기 등 먹거리 점포에서는 카드 결제 시 가격을 500원 더 받는 방식으로 사실상 현금 결제를 유도하고 있었다. 남편 옷을 고르러 시장을 찾은 김미선씨(55)는 “요즘은 전통시장도 대부분 카드 결제가 되는 분위기라 현금을 안 들고 다니는데, 상인이 ‘우린 카드 안 받아요’라고 해 순간 당황했다”고 말했다. 같은 날 찾은 용인시 처인구 용인중앙시장도 상황은 비슷했다. 야채가게와 건어물점, 의류 매장 곳곳에는 계좌번호 안내문과 ‘현금가’ 가격표가 붙어 있었고, 일부 상인들은 카드 대신 계좌이체를 먼저 권유했다. 야채를 판매하던 상인 A씨는 “카드 단말기가 없어 계좌이체만 가능하다”고 말했고, 한 의류점 상인도 “카드 결제하면 부가세 10%가 붙는다”며 현금 결제를 유도했다. 광명시 광명동 광명전통시장과 평택시 평택동 통복시장에서도 일부 점포를 중심으로 현금 결제 할인 안내문이나 계좌이체 유도 문구가 붙어 있는 등 현금 사용을 권하는 모습이 확인됐다. 경기지역 일부 전통시장에서 카드 결제를 기피하거나 현금·계좌이체를 유도하는 관행이 이어지면서 소비자 불편과 거래 투명성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경기지역 내 전통시장은 310개, 점포 수는 4만7천792개에 달한다. 그러나 행정당국의 관리·감독은 카드 결제 거부나 현금 결제 유도 행위에 대해 사실상 민원 신고와 계도 중심에 머물고 있다. 지자체들은 시설 현대화와 환경 개선 등 지원 업무를 담당할 뿐 카드 결제 거부 행위를 직접 단속할 권한은 없다. 단속 권한이 있는 국세청 역시 현장 점검 인력 한계 등으로 모든 전통시장 점포를 상시 단속하기 어려워 신고·제보와 포상금 제도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현금 결제 유도는 소비자 불편뿐 아니라 거래 투명성 문제로도 이어질 수 있다”며 “민원 신고에만 의존하기보다 지자체와 국세청, 상인회가 함께 참여하는 정기 점검과 전통시장 대상 카드 결제 계도 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신고·제보가 접수되면 현장 확인과 계도 조치를 진행하고 있으며, 카드결제 거부로 소비자 불편이 발생하지 않도록 지속 관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지역종합

단속 떠도 옮기면 그만...인천 아라천·공촌천, 불법 낚시 ‘무법지대’ [현장, 그곳&]

“낚시금지구역인 것은 알지만, 걸리면 자리 옮기면 그만이죠.” 25일 오후 2시께 인천 계양구 아라천 인근 수변. 40~50대로 보이는 남성 5명이 접이식 의자를 나란히 펼쳐 놓고 물가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의자 옆에는 보냉백 등이 놓여 있었고, 물가 쪽으로는 낚싯대 수십 대가 길게 드리워져 있었다. 주변 바닥에는 담배꽁초와 먹다 남은 음료병 등이 널부러져 있는 상태였고 뒤쪽 산책로에는 ‘낚시 금지’ 안내판이 세워져 있지만 이들은 아랑곳 하지 않고 낚시를 이어갔다. 이곳에서 만난 낚시꾼 A씨는 “낚시금지구역인 것을 알고 있다”며 “단속이 오더라도 자리만 옮기면 별다른 문제가 없다”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앞서 24일 오전 11시께 찾은 인천 서구 공촌천교 인근도 상황은 마찬가지. 낚시꾼 3명이 수십대의 낚싯대를 펴놓고 낚시를 즐기고 있었고 이 곳 주변에도 비닐봉지와 담배꽁초, 페트병 등이 한가득 버려져 있었다. 주민 B씨는 “간혹 단속이 나와 경고하고 내쫓기도 하지만 다음 날이면 또 낚시를 하고 있다”며 “인근에는 항상 쓰레기가 널려있어 눈살이 찌푸려진다”고 불편을 호소했다. 낚시금지구역인 인천 도심 하천 곳곳이 불법 낚시꾼들로 인해 ‘무법지대’로 전락했다. 하지만 각 군·구 등은 사실상 손을 놓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날 인천시에 따르면 인천의 낚시금지구역은 아라천·굴포천·공촌천·심곡천 등 모두 12곳이다. 지난 2014년 수질 오염과 쓰레기 투기, 시민 불편 등을 막기 위해 지정됐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불법 낚시가 끊이지 않고 있다. 관리·단속 권한이 나뉘어 있는 데다 인력 부족으로 사실상 단속이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서구는 올해 1억1천만원을 들여 민간 업체에 단속·계도 업무를 맡기고 있다. 그러나 올해 3~4월 공촌천 일대에서 24건의 계도만 있었을 뿐 인천경제청 소관의 과태료 부과는 한 건도 없다. 계양구는 관리·단속 권한을 두고 수자원공사와 서로 책임을 미루며 손을 놓고 있다. 하천법 등은 낚시금지구역 낚시 행위에 대해 1차 100만원, 2차 200만원, 3차 300만원 이내의 과태료 부과를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낚시꾼들은 단속이 나올 때만 잠깐 자리를 뜨곤 해 낚시금지구역이 있으나 마나 하다는 지적이다. 박주희 인천녹색연합 사무처장은 “낚시금지구역은 상시 관리와 단속이 뒤따르지 않으면 유명무실해진다”며 “반복되면 시민들도 금지 제도에 둔감해질 수 있는 만큼 현장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서구 관계자는 “권한이 나뉘어 있어 과태료 부과까지 이어지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면서도 “현장 계도와 홍보를 이어가겠다”고 해명했다. 계양구 관계자는 “아라천 해당 구간은 수자원공사 관리 구간으로 알고 있지만, 관리·처분 권한은 다시 확인해보겠다”고 말했다.

인천서 번지는 스벅·SSG 불매… 매장 곳곳 ‘텅텅’ [현장, 그곳&]

“민족적 자존심도 걸린 문제예요. 이제 다른 카페 이용할 겁니다.” 20일 오전 8시30분께 인천 연수구 송도동 한 스타벅스 매장. 평소 출근길 직장인들로 붐비는 80석 규모 매장 안에는 단 2명의 손님만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이 매장 드라이브 스루(DT) 역시 평소 출근 시간대에는 차량 행렬이 수십m까지 이어질 정도로 이용객이 많지만, 이날은 1시간 동안 10여대 정도에 그쳤다. DT를 이용한 직장인 A씨는 “5·18에 탱크니 책상 탁이니 같은 문구를 사용한 건 의도적이라 볼 수밖에 없다”며 “전용 카드 잔액 환불 기준인 60%에 못 미쳐 오늘 이용하긴 했지만, 기준을 넘으면 환불 받고 다시는 이용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오께 찾은 인천 계양구 한 스타벅스 매장 역시 하루 중 이용객이 가장 많은 점심시간인데도 좌석 점유율은 10% 안팎 수준에 머물렀다. 스타벅스 매장 관계자는 “어제부터 손님이 줄더니, 오늘은 절반 이상 줄었다”고 난색을 표했다. 스타벅스코리아의 ‘5·18 탱크데이’ 논란 이후 인천지역에서도 불매 움직임이 확산하되 있다. 특히 불매 대상이 스타벅스를 넘어 신세계그룹 계열로 번지는가 하면, 프로야구 SSG랜더스의 인천 퇴출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앞서 스타벅스코리아는 18일 ‘탱크 시리즈’ 텀블러 판매 행사를 하면서 ‘탱크데이’라는 문구를 사용했다. 홍보물에는 ‘5/18’ 날짜와 함께 ‘책상에 탁!’이라는 표현도 있었다. 이를 두고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의 탱크 투입과 고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 당시 권위주의 정권의 해명을 연상시킨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논란이 커지자 스타벅스코리아는 관련 문구를 수정한 뒤 행사를 중단하고 사과했다. 신세계그룹 차원의 사과와 스타벅스코리아 대표이사 해임 조치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인천노동시민사회단체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스타벅스코리아의 마케팅은 역사와 민주주의 가치를 훼손한 행위”라며 SSG 불매운동에 돌입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스타벅스코리아는 물론 신세계, 이마트를 대상으로 한 불매 운동 시작해 릴레이 인증샷 등 신세계그룹 불매운동을 전국적 운동으로 확산시키겠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스타벅스처럼 일상 소비와 브랜드 이미지가 밀접하게 연결된 기업의 역사 인식 논란은 매출뿐 아니라 브랜드 신뢰도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내부 직원들만으로 콘텐츠 검수에 한계가 드러난 만큼, 최종 단계에서 외부 소비자 위원회와 같은 검증 시스템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온라인 커뮤니티 문화나 밈 흐름을 잘 아는 일반 소비자들이 참여해 해당 콘텐츠가 사회적으로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점검하는 등 대안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선거사무도 겹치는데”…2차 고유가지원금 접수 첫날 전쟁터 된 시군 [현장, 그곳&]

“신분증을 두고 왔는데, 이번만 해줘요.”, “왜 내가 지급 대상자가 아닙니까. 다시 확인해봐요.” 18일 오전 수원특례시 영화동·행궁동 행정복지센터. 업무 개시와 동시에 청사는 정부의 2차 고유가 피해지원금(이하 지원금) 신청을 위해 몰려든 주민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고령층 주민들은 공무원의 안내를 받아 신청서를 작성했고, 한 켠에서는 지급 미대상자 판정을 받은 민원인들의 항의가 이어졌다. 성남시 정자1동·야탑1동 행정복지센터도 지원금을 신청하려는 민원인들로 북새통이 이뤄졌다. 현장에서 만난 70대 주민 A씨는 “혼자 신청하기가 복잡해 주민센터를 찾았다”고 말했다. 정부가 소득 하위 70% 국민에게 지원금 지급을 개시한 첫날 경기 지역 읍·면·동에 200만명에 달하는 신청자가 몰리며 시군들이 과부하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경기도가 각 지역에 기간제 근로자를 파견하면서 당장 ‘셧다운’은 피했지만, 6·3 지방선거 사무인력 차출이 본격화하는 21일을 기점으로 업무 공백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이날 각 시군에 따르면 수원·화성·안양 등 행정 수요가 많은 12개 시군은 도의 지원을 받아 196명의 기간제 인력을 지원금 업무에 투입했다. 김동연 경기지사가 1차 지원금 신청 첫날 인력 지원을 약속한 데 따른 조처로, 일부 시군은 기간제 인력에 더해 내부 공무원까지 파견하기도 했다. 문제는 21일부터 지방선거 운동기간이 시작, 이에 따라 ▲후보별 벽보 게첩 ▲선거 공보물 발송 ▲사전투표소 설치·관리 등에 공무원 차출이 본격화 한다는 점이다. 도내 지원금 수혜 대상자는 약 930만명으로, 7월까지 신청과 민원이 예정돼 있지만 대응 인원은 줄어드는 것이다. 한 시·군 관계자는 “선거 사무로 공무원이 차출되면 남은 인력의 업무 과중이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도 관계자는 “시군과 협의해 지원금 신청 종료까지 지원 인력을 원활하게 배치, 선거에 따른 행정 공백을 최소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사고날라… 송도 트리플스트리트 불법 주정차 ‘몸살’ [현장, 그곳&]

“학생들도 많이 다니는 곳인데 사고라도 날까 불안합니다.” 17일 오후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복합 쇼핑몰인 ‘트리플스트리트’ D동 인근 도로. 곳곳에는 ‘불법주정차 단속구역’, ‘위반 시 과태료 부과’ 등의 현수막이 걸려 있음에도, 아랑곳하지 않은 채 차량들이 도로 가장자리를 따라 길게 늘어서 있었다. 차량 한 대가 빠져나가 빈 공간이 생기면 다른 차량이 곧바로 들어와 자리를 채웠다. 비슷한 시간 더샵송도엘테라스 주변도 마찬가지. 일부 차량은 인도 위까지 점령하고 있어 보행자들은 차량 사이를 피해 다녀야 했다. 차량 한대가 시동을 걸어 움직이자 보행자들은 급히 옆으로 비켜 섰다. 특히 이곳은 인천글로벌캠퍼스 등과 가까워 학생들 통행도 잦은 곳이다. 인근 주민 A씨(40)는 “평일에도 심한데 특히 주말만 되면 차량들이 몰리면서 도로와 인도 곳곳이 불법 주차 차량들로 가득찬다”며 “학생들도 많이 다니는 곳인데 혹시라도 사고가 날까 봐 걱정된다”고 불안해 했다. 인천 송도 트리플스트리트 일대가 불법 주정차 차량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역 안팎에서는 불법 주정차 차량이 인도까지 점유하는 등 보행자 안전을 위협,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날 연수구에 따르면 2025년 연수구 불법 주정차 민원 및 단속 건수는 모두 13만건이다. 송도 학원가, 중고차 수출단지 등과 함께 트리플스트리트 일대 역시 상습 불법 주차 민원 지역이다. 구는 이곳에서 수시로 단속을 벌이고 있지만, 주말과 공휴일마다 수만명의 방문객이 몰리면서 불법 주정차가 일상화되고 있다. 트리플스트리트가 마련한 주차장은 약 2천면 수준으로, 방문객 수요를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다. 트리플스트리트 관계자는 “주말에는 방문객이 몰려 대중교통 이용을 안내하고 있다”며 “불법 주정차 금지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안내 방송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지역 안팎에서는 불법 주정차로 인한 보행자 안전 우려가 커지는 만큼 단속 강화와 함께 주차 수요 분산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박현배 인천도로교통공단 교수는 “불법 주정차 차량이 시야를 가리면 보행자 사고 위험이 커진다”며 “무작정 불법 주정차만 막으면 차량들이 인근 지역으로 몰려 또 다른 혼잡이 생길 지 모른다. 단속 강화와 함께 주말 집중 시간대 주차 수요를 분산할 수 있는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에 대해 구 관계자는 “주말 등 방문객이 몰리는 시간대를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단속하고 있다”며 “사고를 막기 위해 단속을 강화하는 한편, 보행자 안전을 위한 추가 대책도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단속카메라 앞에서만 서행… 인천 스쿨존 안전 ‘빨간불’ [현장, 그곳&]

“다들 단속 카메라 앞에서만 잠깐 속도를 줄일 뿐, 벗어나면 ‘쌩쌩’ 달려 아이들이 사고를 당할까 너무 불안해요.” 15일 오전 9시께 인천 연수구 송도동 한 유치원 앞 어린이 보호구역. 하얀색 SUV가 빠른 속도로 지나가자 과속경보표지판에 ‘53’이라는 붉은 숫자가 깜박였다. 이 차량은 곧바로 속도를 줄여 시속 30㎞ 과속단속카메라를 통과한 뒤, 다시 속도를 높여 빠져나갔다. 이른바 ‘캥거루 운전’이다. 이 곳에서 만난 학부모 A씨(45)는 “다들 빨리 달리다 단속카메라 앞에서만 갑작스레 잠시 속도를 줄인다”며 “말만 시속 30㎞ 어린이보호구역”이라고 불안해했다. 같은 날 오후 1시께 남동구 구월동 한 초등학교 앞 어린이 보호구역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한 자동차가 시속 50㎞ 단속카메라 앞에서 ‘끼익’ 브레이크 소리를 내며 황급히 속도를 줄이며 단속을 피해 나갔다. 이 학교 배움터지킴이 B씨(76)는 “왕복 7차로 큰 길이라 다들 과속을 하다가 단속카메라 앞에서만 속도를 줄인다”며 “오가는 차량이 많아 학생들이 사고를 당할 뻔한 적이 한 두번 아니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인천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단속카메라 앞에서만 속도를 줄이는 ‘캥거루 운전’이 잦아 교통사고를 당하는 어린이가 늘어나고 있다. 지역 안팎에선 어린이 보호구역에 구간 단속을 적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날 인천시와 인천경찰청 등에 따르면 인천 644곳의 어린이 보호구역에 673대의 단속카메라가 설치·운영 중이다. 그러나 어린이 보호구역에서의 ‘어린이 교통사고’는 최근 늘어나고 있다. 2024년 21건에서 2025년 41건으로 배 가까이 늘었다. 경찰이 지난해 어린이 보호구역 단속카메라에 잡힌 과속 및 신호위반 적발만도 26만9천74건에 이른다. 인천의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매일 737대의 차량이 과속 및 신호위반을 하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어린이 보호구역의 실효성을 높이려면 현재의 ‘지점’ 단속을 ‘구간’ 단속으로 바꿔야 한다는 의견이다. 현재 인천의 어린이 보호구역의 구간 단속은 서구 천마초등학교~가석초등학교 1.4㎞ 구간뿐이다. 박현배 한국도로교통공단 인천지부 교수는 “어린이 교통 사고를 예방하려면 구간 단속 방식을 도입하는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어린이 보호구역에 대한 실태 조사를 벌여 어린이 교통사고를 줄일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겠다”라며 “또 인천경찰청 등과 협의해 구간 단속 확대 등의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색동원 현장검증…재판부, CCTV·당직자 등 범행가능여부 살펴 [현장, 그곳&]

“현장에서 본 것들을 재판에 잘 반영하겠습니다.” 15일 오후 2시께 인천 강화군 장애인거주시설 색동원 정문. ‘폐쇄성을 검증하라’고 적힌 팻말을 든 ‘색동원사건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서있는 가운데 서울중앙지방법원,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법무법인 관계자들이 들어선다. 재판을 맡은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9부 엄기표 판사는 내부에 들어서기 전부터 외부 폐쇄회로(CC)TV가 어딨는지 살핀다. 바로 옆에서는 피고 측이 CCTV 위치를 안내하는 한편, 검찰이 “CCTV가 있어도 시설이 영상을 제공하지 않는다”고 반박한다. 이들 바로 위에서는 밖에 벌어지는 소란이 궁금한 듯 남성장애인들이 창문에 붙어 이를 지켜본다. 엄 판사는 “현장을 보며 검찰과 피고 측이 주장하는 바를 보다 잘 이해하고 판단하겠다”고 했다. 인천 강화군 장애인거주시설 색동원에서 시설장이 장애인들을 성폭행했다는 혐의(경기일보 2025년 9월25일자 인터넷판 등 연속보도) 관련, 재판부가 현장을 찾아 범행가능여부를 살폈다. 앞서 피고인 시설장 A씨 측은 4월10일 첫 재판에서 “시설 구조나 근무 방식을 본다면 범행이 이뤄지기 어렵다”며 재판부에 현장검증을 요청했다. 이날 검증에는 재판부, 검찰, 피고 변호인단 등이 참석했지만 구속 중인 A씨는 참석하지 않았다. 검증은 피고 측이 범행 불가를 주장한 뒤, 검찰이 반박하는 순으로 이뤄졌다. 피고 측은 시설 관계자에게 CCTV 위치를 물어 일일이 보인 뒤, “곳곳에서 감시가 이뤄져 범행이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A씨 범행 가운데 1건은 이미 사각지대서 이뤄졌음이 증명됐다”며 감시체계 허점을 지적했다. 또 “사건 초 보호자가 CCTV 제공을 요청했으나 시설이 제공하지 않았다”며 시설이 관리하는 CCTV가 증거로서 기능하지 못한다고도 덧붙였다. 재판부는 근무 방식에도 주목했다. 범행 시각이 야간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피고 측이 당직자의 존재를 들어 범행 불가를 주장했기 때문이다. 엄 판사는 당직자들이 평소 앉는다는 복도 중앙 소파에 앉아 모든 곳을 볼 수 있는지 확인했다. 검찰은 시설 관계자에게 “한 장애인을 돌보고 있을 때, 다른 장애인들은 누가 돌보는지” 등을 물으며 관리가 느슨해지는 상황을 가정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검증에서는 재판부가 범행 과정에서 생긴 소음이 다른 층에서 들리는지 확인하고자 남성장애인들이 남아있는 3층을 찾아 이들을 만나기도 했다. 피고 측이 2층에서 소음을 재연하고 재판부가 3층에서 이를 듣고자 했으나 남성장애인이 생활하는 소리와 겹쳐 원활한 청취에 어려움을 겪었다. 재판부는 이날 2시간 여에 걸친 검증을 마친 뒤 현장을 떠났다. 이어 18일 재판을 열고 피해자들의 진술 영상을 본 뒤, 분석가를 불러 신빙성에 대한 의견을 들을 예정이다. 피해자 변호사인 신진희 ㈔한국여성변호사회 부회장은 “이번 검증은 피고가 요청했지만 되레 피해자가 겪은 폐쇄성을 보이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재판부가 현장을 본 만큼 정확히 판단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 관련기사 : [단독] 인천 중증장애인시설에서 성범죄 피해 신고…경찰 수사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50925580432

[영상] 악취에 잠식된 수원역… 교통 허브 아닌 ‘쓰레기장’ 방불 [현장, 그곳&]

“날이 더울 땐 역을 나서자마자 널브러져 있는 쓰레기 썩는 냄새가 따라다닙니다. 오가는 자체가 고역이에요.” 14일 낮 찾은 수원역 일대. 이곳은 지하철 1호선과 수인분당선, KTX 등이 교차하며 하루 9만여명의 유동 인구가 형성되는 ‘경기남부 교통 허브’지만, 명성이 무색하게 출입구마다 행인들을 반기는 것은 쓰레기 더미들이었다. 특히 이날 낮 최고기온이 31도까지 치솟으면서 현장의 불쾌감은 극에 달했다. ‘쓰레기 무단투기 단속 CCTV 촬영 중’이라는 경고 현수막과 장비를 비웃듯 바로 아래 쌓인 검은 봉지와 배달 음식물, 일회용 컵들은 햇볕 아래 부패하며 악취를 풍기고 있었다. 일대 상인과 주민들은 수원역 각 출입구와 주변에 걸쳐 단 한 차례만 진행하는 쓰레기 수거 횟수와 시간대, 쓰레기 배출 규정 위반에 대한 시의 느슨한 단속 및 제재를 원인으로 지목한다. 현재 수원역을 관할하는 팔달구는 환경미화 업체를 통해 매일 오전 5시부터 오후 1시까지 역 출입구와 주변 쓰레기를 수거하고 있다. 문제는 환경미화 업체가 쓰레기 수거를 마치는 시점이 유동 인구가 본격 발생하는 시간대로, 점심·저녁 시간을 거쳐 다음 날 새벽까지 16시간 동안 발생한 쓰레기가 방치된다는 점이다. 더욱이 쓰레기 수거 차량이 진입할 수 없어 사람이 직접 들어가야 하는 좁은 골목은 처리를 더디게 만든다. 오후 8시부터 다음날 오전 5시까지로 규정된 수원역 일대 쓰레기 배출 시간대가 현장에서 지켜지지 않고 있음에도 지자체 단속이 미진하다는 점도 거리에 쓰레기가 넘쳐나는 요인으로 꼽힌다. 수원시와 팔달구 등에 따르면 수원역 일대에는 한 달 평균 300여건의 쓰레기 무단 투기 관련 신고가 일고 있다. 하지만 이 중 실제 단속을 거쳐 과태료 부과로 이어지는 사례는 6.6% 정도인 월 20여건에 불과한 상황이다. 인근 주민 A씨는 “수원역 주변은 외국인 거주민이나 외지인이 많아 쓰레기 배출 시간 규정을 모르거나 무시하면서 투기되는 쓰레기들이 많다”며 “하지만 단속과 제재가 이를 따라잡지 못해 보행로까지 쓰레기와 악취가 만연한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전문가들은 지자체가 쓰레기 무단 투기 단속과 제재, 분리 배출 규정 준수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을 모두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황성현 경기환경운동연합 정책국장은 “수원시가 인력과 CCTV를 통해 단속을 진행하고 있지만 실제 투기에 대한 과태료 부과 등 행정 제재를 지금보다 더 적극적으로 부과할 필요가 있다”며 “또 재활용 폐기물을 돈으로 보상하는 자원순환 체계를 지역 곳곳에 신속히 조성, 상인과 시민의 분리배출을 유도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와 관련, 시 관계자는 “수원역 주변 상인과 시민을 상대로 쓰레기 무단 투기 관련 계도, 단속에 집중하는 한편, 현장 상황을 파악해 추가 개선 방안을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꽃값 껑충’ 손님 발길 뚝… 카네이션 금지된 스승의날, 화훼농가 ‘잔인한 5월’ [현장, 그곳&]

“어버이날, 스승의날까지 카네이션 대목이 이어지는 것은 이미 옛날 얘기가 됐지만, 올해는 정말 버티기 힘드네요.” 13일 용인특례시 처인구 남사화훼단지. 스승의 날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카네이션은 찾아보기 힘들었고, 단지 내 도로는 오가는 행렬 없이 한산했다. 이곳에서 만난 화훼 도매업자들은 중동 사태발(發) 유가 상승으로 꽃값까지 올라 이미 끊기다시피 한 스승의날 꽃 수요를 더 위축시키고 있다고 토로했다. 업자 A씨는 “청탁금지법이 시행되고 학교 분위기마저 삭막해진 탓에 몇 년 전부터 업계는 어버이날을 대목의 끝으로 보고 있다”며 “그나마 은사에게 감사를 표하려 카네이션 등을 사는 일부 졸업생과 일반인 수요가 보탬이 됐지만 올해는 꽃값이 너무 올라 이 사람들마저 발길을 돌리는 상황”이라고 허탈감을 드러냈다. 실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통계에 따르면 이날 기준 카네이션 도매가는 1속(20송이)당 평균 1만2천790원, 최고가는 1만6천100원에 형성돼 있다. 전년 같은 날 평균가가 1만1천120원인 점을 감안하면 15% 인상됐다. 이는 유가 인상에 따른 비료값, 물류비 증대가 꽃값에 반영된 탓이다. 꽃 재배에 사용되는 등유와 운송에 사용되는 경유 평균가는 이날 경기 지역 기준 ℓ당 1천635원, 2천6원을 기록, 전년 같은 시기(등유 1천355원·1천549원) 대비 큰 폭으로 늘었다. 수원특례시에서 꽃집을 운영하는 B씨는 “카네이션 한 묶음 당 가격이 1만8천원까지 뛰며 지난해보다 5천원 가까이 오르는 바람에 가격을 보고 발길을 돌리는 손님이 많다”며 “꽃은 오래 두고 팔 수 없어 이윤을 포기하고 가격을 낮춰야 할 것 같다”고 토로했다. 도내 일선 학교 역시 사전 안내문 배포, 공지를 통해 학생들의 카네이션 반입을 차단하고 있다. 일부 학교는 아예 스승의날인 15일을 재량휴업일로 지정한 상태다. 한 초등교사 C씨는 “아이들이 카네이션을 가져오면 반가움보다는 민원이나 법적 제재 가능성에 가슴이 철렁해 지는 게 현실”이라며 “올해도 혹여나 학생이 꽃을 가져오면 돌려보낼 예정”이라며 고충을 전했다. 이와 관련, 최강희 한국절화협회 사무국장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생산 비용이 급등하는 것도 문제지만, 학교에서 카네이션 한 송이조차 주고받지 못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더 큰 문제”라며 “면세 정책 확대 등 화훼업계 타격 최소화에 필요한 지원책도 필요하지만, 스승에 대한 감사의 표현조차 법적 잣대로 재단해야 하는 제도와 인식 손질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진입 방지봉까지 뚫고… 인천 고가 밑 불법주차 수두룩 [현장, 그곳&]

12일 오전 8시께 인천 남동구 남촌동 남동고가교. 남동나들목(IC) 진출입로 인근인 이곳 고가교 하부 공간에는 주황색 시선유도봉이 줄지어 서 있었다. 차량 진입을 막는 시설물이지만, 시설물 안쪽으로 누군가 스포츠유틸리티(SUV) 차량 1대를 주차해 놨다. 차량 바로 옆 기둥에는 ‘주차금지’를 알리는 표지판이 붙어 있었고, 주황색 실선 안쪽에는 부러진 유도봉 받침과 조각들이 흩어져 있었다. 차량 진입을 막기 위해 세워둔 시설물은 이미 제 기능을 잃은 상태였다. 잠시 뒤 차량 한 대가 속도를 줄이더니 부서진 유도봉이 사이를 통해 고가교 밑으로 들어섰다. 주차를 마친 A씨는 “근처 꽃집에 왔다가 다른 차량들도 세워놨기에 문제가 없는 줄 알고 주차했다”며 “주차장이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지만 단속은 없었다”고 했다. 같은 날 인천 동구 송림동 방축고가교 아래도 마찬가지. 고가교 하부에는 차량 진출입을 막는 스테인리스 볼라드가 설치돼 있었지만 이미 일부가 파손된 채 차량 2대가 불법 주차 중이었다. 주차금지구역인 인천지역 고가교 아래 공간을 불법주차가 끊이지 않고 있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날 경찰 등에 따르면 현행 도로교통법 제33조는 시·도경찰청장이 도로에서 위험을 방지하고, 교통 안전과 원활한 소통을 확보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한 곳에는 주차하지 못하도록 규정한다. 터널 안이나 다리 위·아래 공간 등이다. 해당 장소들은 관리하지 않는 공간이라 화재 등 안전사고 위험이 큰 데다, 불이 나면 고가도로 구조물과 주변 시설물로 피해가 번질 수 있다. 실제로 2010년 중동IC 부근 부천고가교 하부에 주차해둔 탱크로리 차량에서 불이나 주변 차량이나 컨테이너는 물론, 상부 고가교까지 번져 본선과 진출로까지 불에 타기도 했다. 더욱이 고가교 아래 공간은 도로와 접해 있기 때문에 불법주차 차량이 도로를 가로질러 이동하거나 보행자가 차량 사이를 오갈 경우 교통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고가교 하부에 대한 차량 접근을 차단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서종국 인천대학교 도시행정학과 명예교수는 “고가교 아래 불법 주차는 직·간접적으로 시민 안전을 위협한다”며 “주차 금지구역으로 정했으면 쉽게 부서지지 않는 대리석 재질로 만든 유도봉을 설치해 차량 접근을 차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에 대해 구 관계자는 “앞으로 현장 점검을 강화하고 파손된 시설물 정비에도 더 신경 쓰겠다”며 “주차금지구역 내 불법주차가 생기지 않도록 단속 부서와 함께 관리 방안을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알뜰에 치이고 직영에 밀려… 벼랑끝 선 ‘자영 주유소’ [현장, 그곳&]

“알뜰주유소에 치이고 직영 주유소에 밀리다 보니, 이제 자영 주유소는 버티는 것 자체가 힘든 상황입니다.” 11일 오전 10시께 찾은 용인특례시 기흥구의 A 자영 주유소. 차량이 이따금 들어설 때마다 직원들이 주유를 도왔지만, 한산한 시간이 더 길었다. 인근의 알뜰 주유소보다 기름값이 ℓ당 많게는 30원 가까이 비싼 탓이다. 이곳 업주는 “자영 주유소는 알뜰 주유소나 직영 주유소처럼 정부, 정유사로부터 정유 제품을 저렴하게 들여오지 못해 가격 경쟁력을 상실한 상태”라며 “그나마 세차장을 이용하려는 손님들이 있지만, 이 정도로는 시설 유지비 감당조차 힘들다”고 털어놨다. 같은 날 오후 수원특례시 장안구의 B 자영 주유소도 상황은 비슷했다. 직원 C씨는 “점심시간 말미에 주유, 세차하려는 차량이 꽤 많았는데, 지금은 인근 알뜰 주유소로 차량들이 몰리며 손님이 눈에 띄게 줄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정부의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으로 8주째 유가가 동결된 가운데, 경기도내 주유소의 80%를 차지하는 자영 주유소가 고사(枯死) 위기를 호소하고 있다. 정유 제품을 정부가 공동구매해 조달해주는 알뜰 주유소, 정유사가 저렴하게 공급하는 직영 주유소와 달리 자영 주유소는 유류 조달 비용 상승과 수요 감소에 따른 충격을 고스란히 떠안기 때문인데, 전문가들은 자영 주유소 숨통을 틔워 지역 유류 공급망 붕괴를 막아야 한다고 제언한다. 이날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도내 주유소는 2천185곳으로 이중 79.8%인 1천744곳이 자영 주유소다. 정유사 직영 주유소는 247곳, 알뜰 주유소는 194곳으로 20.2% 수준이다. 정유업계는 유가 폭등으로 자영 주유소 마진율이 크게 떨어지고, 수요마저 인근 저가 주유소로 분산되며 업황이 악화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 B 자영 주유소는 휘발유를 ℓ당 1천990원에 판매하고 있지만 유류 매입가와 물류비, 카드 수수료 등을 제외하면 ℓ당 약 30원(1.5%)의 이윤이 남는다. 통상 자영 주유소 마진률이 5%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3분의 1 이상 급감한 것이다. 상황이 이렇자 한국석유유통협회는 정부에 유가가 안정화될 때까지 한시적으로 카드 수수료율을 낮춰줄 것을 건의한 상태다. 김종석 한국석유유통협회 전무는 “지역 유류 공급망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자영 주유소가 무너지기 시작하면 석유 유통망 역시 타격이 불가피하다”며 “유가 상승으로 판매 금액이 높아져 카드 수수료가 늘어나는 비합리적인 구조를 바로잡고, 유류 관련 세율을 조정하는 등 최소한의 가격 대응 여력을 보장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접속도 안되고 속 터져요”…무용지물 된 ‘인천 공공 와이파이’ [현장, 그곳&]

“공공 와이파이는 느리고 자꾸 끊겨서 사용 안합니다. 그냥 데이터 쓰고 말죠.” 10일 오전 9시께 인천 부평구 부평역 광장. 휴일에 몰려든 시민들로 북적이는 상황에서 기자의 스마트폰 와이파이 목록에 공공 와이파이 신호가 잡혔다. 그러나 공공 와이파이는 쉽사리 연결되지 않아 세 차례 접속 시도 끝에 성공했다. 연결은 성공했지만 신호가 약해 인터넷은 더없이 느리기만 했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의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속도를 측정한 결과 평균 속도는 22Mbps에 머물렀다. 기술 표준 속도 40~50Mbps의 절반 수준이다. 같은 날 오후 1시께 인천 남동구 인천애뜰광장도 상황은 마찬가지. 공공 와이파이 신호는 잡혔지만 ‘인터넷에 연결되지 않았다’는 안내 문구만 반복해서 떴다. 이곳 역시 평균 속도는 22Mbps에 그쳤다. 이곳에서 만난 대학생 A씨(24)는 “데이터를 아끼려고 인천 곳곳에서 공공 와이파이를 써봤는데 연결만 되고 인터넷은 잘 안 된다”며 “급하게 인터넷을 써야 할 땐 아예 카페로 가고 말지 공공 와이파이는 찾지 않는다”고 불편함을 토로했다. 인천시가 통신비 절감과 정보 접근성 확대를 위해 공공 와이파이를 확대했지만 현장에서는 느린 속도와 잦은 끊김 현상으로 시민 불편이 이어지고 있다. 지역 안팎에서는 기술적 문제 해결과 장비 점검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날 시에 따르면 인천 지역에 설치한 공공 와이파이는 모두 4천974개다. 설치 비용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이 부담했지만 시는 연간 17억원 수준의 통신 비용을 부담한다. 인천 지역에 설치한 공공 와이파이는 ‘와이파이 6’로, 사용자 여러명이 동시 접속해도 최소 40~50Mbps 이상의 속도를 확보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기술 및 장비 문제 등으로 접속자가 몰리면 속도가 기술 표준보다 크게 떨어진다. 특히 접속 뒤 끊김 현상도 빈번하다. 공공 와이파이는 연결 뒤 브라우저에서 이용 동의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접속이 되지 않거나 연결 직후 곧바로 끊긴다. 장호덕 동양미래대 정보통신공학과 교수는 “공공 와이파이는 많은 이용자가 동시에 접속하면 속도를 나눠 써야 하기 때문에 느려질 수 있다”며 “하지만 지금 사용하는 와이파이 6은 많은 사람들이 모여도 일정 속도는 확보 할 수 있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준치보다 속도가 현저히 낮게 나온다면 시설 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인천시 관계자는 “공공 와이파이 속도 저하와 연결 끊김 문제 등 시민들 불편을 파악하고 있다”며 “차세대 규격 와이파이 설치 등을 검토 중”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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