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일보 로고
2025.07.01 (화) 메뉴 메뉴
위로가기 버튼

[1일 현장체험]남양주 화도푸른물센터 수질관리사

버려진 하수가 다시 맑은 물로… 진정한 ‘물의 순환史’

매주 금요일 저녁 ‘병만족’으로 일컬어지는 한 떼의 연예인 무리가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정글에서 생존의 규칙을 몸소 체험하는 ‘정글의 법칙’이 롱런하고 있는 것.

울창하다 못해 하늘을 뒤덮는 무시무시한 정글의 숲에서 현대의 이기에 물들대로 물든 현대인들의 정글 생존기는 시청자들에게 진정한 ‘리얼’을 선물하고 있다.

특히 먹을거리를 구하고자 나무에 대롱대롱 매달리거나 생살이 찢어지는 아픔을 딛고 식량을 구하고자 고군분투하는 모습은 자연의 위대함과 경외감을 갖게 하는 대목. 이 중 식수가 부족해 과일에서 흘러나오는 한 줌의 물줄기에 환호하는 모습은 정수기에서 콸콸 흘러나오는 물을 일상처럼 마시고, 욕조 한가득 뜨뜻한 물에 반신욕을 즐기는 우리에게 다소 생소하다.

하지만 폴란드, 덴마크 등에 이어 물 스트레스를 받는 국가로 낙인찍힌 우리나라의 실정을 고려할 때 물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되새길 필요가 있다.

이에 기자는 자연환경을 유지하는 물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물로 빚어지는 생태계의 순환원리를 체험코자 남양주 시민들의 젖줄, 화도푸른물센터를 찾아 일일 수질관리사로 체험을 즐겨봤다.

◇국내 대표 3D업종에 발을 담그다

수질관리사 체험을 위해 기자가 방문한 곳은 남양주시 화도읍의 ‘화도푸른물센터’.

화도푸른물센터는 92m 높이에서 시원하게 떨어지는 인공폭포와 지난 2008년 행정안전부가 주최한 ‘아름다운 화장실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피아노화장실, 여기에 자연생태공원ㆍS자형 물놀이 시설까지, 일반 시민들에게 관광명소도 잘 알려졌지만, 버려지는 하수를 맑은 물로 재생산하는 하수처리장이다.

오전 9시. 기자의 1일 체험을 위해 특별히(?) 마련된 회의에서 체험 일일 도우미로 나선 하수처리팀 고우석 주무관(39)과 첫 대면을 한 뒤 △하수처리팀 △수질분석팀 △시설관리팀 등으로 나뉜 각각의 업무에 대해 체험 방향을 결정했다.

수질관리사는 우리나라 대표 3D 업종 중의 하나로 형언할 수 없는 악취와의 싸움을 견뎌내는 일이다. 현장에서 근무하는 수질관리사들은 한번 작업장에 들어갔다가 오면, 고약한 냄새가 수일간 몸에 배어 대중교통은 물론 식당조차 이용하지 못할 정도란다.

평소 음식물쓰레기 냄새만 맡아도 헛구역질을 해댈 만큼 비위가 약한 기자는 걱정이 앞섰지만, 비장한(?) 각오로 체험에 나섰다.

체험에 앞서 들른 중앙제어실. 화도푸른물센터의 공정별 3개의 하수처리장을 한눈에 감시하고, 원격 제어할 수 있는 곳이다. 이곳에서 하수처리시스템과 간략한 공정별 과정을 청취한 뒤 하수처리팀에서 하는 첫 번째 현장 체험 장소인 침사지로 향했다.

◇가정에서 처음 배출된 하수처리…온갖 협잡물에 고개가 절레절레

가정에서 배출한 하수가 가장 먼저 하수처리장으로 유입되는 침사지에서는 모래와 자갈, 쓰레기 등 협잡물을 제거해 다음 하수처리 단계로 보내는 곳이다.

방진복과 고무장화를 착용하고 들어선 침사지에서는 ‘그냥 더러운 모래나 자갈이 있을 것’이라는 단순한 생각과 달리 죽은 쥐를 비롯해 불어터진 붕어, 가축 분뇨, 구더기 등 차마 보기에도 어려운 온갖 협잡물이 고약한 냄새를 풍기며 기자를 기다리고 있었다.

기자가 코를 부여잡고 망설이는 사이 현장 근무자들은 노래까지 불러가며 침사지 설비에 붙은 협잡물을 떼어내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10년차 베테랑인 한 근무자는 하수처리장에서의 근무가 모든 공무원들의 기피대상이고, 전문적인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에 보통 적게는 5년~15년 정도 장기간 근무를 한다고 한다.

최근 하수처리장에는 최첨단 설비들이 들어오고, 근무 환경이 개선되면서 근무 인원 역시 줄어들고 있다. 현장 근무자들은 “어떻게 보면 딱히 할 일이 없다”고도 하지만, 제1화도 하수처리장을 비롯해 지난 1990년도에 지어진 오래된 하수처리장들은 아직도 이렇게 많은 수작업을 거쳐야 하는 실정이다.

◇연구원 복장에 으쓱…각종 항목 분석에 진땀

오전 현장 체험을 마치고 오후가 돼서야 고약한 악취에서 벗어난 장소에서 수질분석팀, 시설관리팀에서 맡은 업무가 이어졌다.

먼저 들른 실험실. 하수처리장 유입수 및 방류수에 대한 BOD(생물화학적 산소요구량) 측정을 하는 수질분석팀에서는 매일 BOD, COD, SS, TN(총질소), TP(총인), 대장균 군수 등 6가지 항목을 분석한다.

이날 체험한 BOD측정 실험은 ‘물속에 산소가 얼마나 들어 있는지’를 측정하는 것으로, 하수를 뜨고서 20도에서 5일간 배양해 첫날 용존산소량에서 5일 뒤 용존산소량을 뺀 산소 소비량을 측정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BOD실험에 이어 물에 약품을 투입하는 총인처리시설(MSF) 전 단계인 DMF(Micro Disc Filter) 유입부 스크린 망에 붙은 조류 및 부유물 제거 작업을 한 뒤, 역세수처리시설 기계설비와 총인처리시설 펌프실 점검을 끝으로 이날 체험을 마감됐다.

 

◇물에 대한 소중한 인식 절실

지난해 남양주시에서는 하천에 크고 작은 오염물질이 유출돼 시와 소방서에서 방제작업을 나서는 소동을 자주 빚었다. 이는 환경적인 요소도 있지만, 음식점 업주와 축산 농가에서 하천으로 오염물질을 무단으로 방출하는 사례도 대다수였다.

고우석 주무관은 “하수의 오염도가 심할수록 정화과정은 더욱 어려워지고, 근무자들의 고통은 배가 된다”며 근절되지 않는 무단 방류행위에 긴 한숨을 내쉬었다.

화도푸른물센터에서는 끊임없는 교육과 견학체험을 통해 물의 소중함과 정화과정을 알리고 있지만, 아직도 무단방류실태는 사라지지 않고 있다.

“무심코 하천에 버려지는 온갖 음식물과 폐수도 결국은 우리가 다시 먹고 씻게 될 것이라는 기본적인 상식을 곱씹으며 모든 시민들이 물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고 주사의 바람대로 무단 방류 행위로 하천을 오염시키는 비양심적인 사람들이 없어지길 기대해 본다.

남양주=하지은기자 zee@kyeonggi.com

남양주 화도푸른물센터란

남양주시 화도읍 화도푸른물센터는 생활폐수 등 버려지는 하수를 1년 365일, 24시간 맑은 물로 재생산하는 하수처리장이다. 일일 처리 용량 4만3천t으로 화도읍, 수동면 일원에서 발생하는 생활하수를 BOD 5ppm 이하의 맑은 수질로 처리해 피아노폭포를 통해 방류하고 있다.

하수처리 과정

▶ 침사지설비 가정에서 배출한 하수는 관로를 통해 하수처리장으로 유입된다. 유입된 하수는 침사지에서 모래와 자갈 및 크고 작은 협잡물이 제거된다.

▶ 유량조정조 설비  침사지를 거친 하수와 분뇨축산폐수 처리수는 유량조정조에서 균일하게 혼합돼 일정량씩 1차 침전지로 이동된다.

▶ 1차 침전지 설비 1차 침전지에서는 물보다 비중이 무거운 물질과 가벼운 물질을 제거한다. (오염물질제거율 약 30%)

▶ 반응조설비 1차 침전지에서 제거되지 않은 하수속의 오염물질은 반응조에서 처리되며, 미생물에 의해 하수 속 오염물질을 분해한다.

▶ 2차 침전지 설비 미생물에 의해 활성화 된 하수는 2차 침전지에서 3시간 정도 지연, 침강시켜 침전지 상부의 맑은 물을 방류, 나머지는 슬러지처리과정을 통해 탈수.

▶ 총인처리시설 TP(총인)를 0.2ppm 이하로 처리하기 위한 응집, 침전 작업이 실시된다.

▶ 여과 및 소독설비 2차 침전지서 처리된 처리수중의 미세한 부유물질을 제거하는 3차 처리시설로 자외선(UV) 소독 후 하천으로 방류.

▶ 수질 TMS설비 최종방류수 수질을 24시간 실시간으로 감시한다.

댓글(0)

댓글운영규칙

- 권리침해, 욕설 및 특정 대상을 비하하는 내용을 게시할 경우 이용약관 및 관련법률에 의해 제해될 수 있습니다. 공공기기에서는 사용 후 로그아웃 해주세요.

0 /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