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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7.01 (화) 메뉴 메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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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현장체험] 경기도 中企 호흡기케어 전문 ‘㈜드림에어’ 제조현장 직원

봄 불청객 황사·미세먼지 걱정 끝 마스크·노스크 ‘철벽방어’

▲ 드림에어 황사 마스크 생산 업체에서 이호준 기자가 작업시작 전 작업복을 착용하고 있다

지난해 본 많은 영화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영화인 ‘인터스텔라’. 영화진흥위원회의 관객 집계결과 지난달까지 1천20만명 이상이 이 영화를 관람해 관객 동원 역대 12위를 차지한 영화다.

이 영화는 머지않은 미래 지구가 환경오염, 특히 사막화에 따른 황사가 심각해져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으로 변함에 따라 주인공 일행이 인류가 이전할 수 있는 행성을 찾아 우주를 여행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내가 이 영화를 특히 재미있게 본 것은 다름 아닌 ‘황사’라는 소재 때문이다. 지진이나 해일, 화산 폭발 같은 여타 재난 영화는 내가 직접 겪어보지 않은 재난인데 반해 황사는 매년 봄마다 겪고 있는, 정말 현실로 일어날 것만 같은 재난을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영화에서 보여지는 황사는 우리가 생각하는 그러한 수준을 넘어서 모래 폭풍이지만.

아무튼 올해도 어김 없이 봄이 왔다. 봄이 오면 온 동네에 개나리꽃이 활짝 펴 노란색 세상이 그려지지만, 반갑지 않은 노란색인 ‘황사’도 어김없이 우리를 찾아오고 있다.

최근 해외 뉴스 소식을 보면 신장, 간쑤 등 중국 서북부 지역에 최악의 황사가 덮쳐 5m 앞도 제대로 볼 수 없는 지경이라고 한다. 대낮에도 차들이 헤드라이트를 켠 채 달리고 있고, 관광지는 폐쇄됐다고 하니 정말 어느 정도인지 상상 할 수 없을 정도다.

그러나 정말 큰 문제는 이 중국의 ‘슈퍼 황사’가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소식이 전해지면서 최근 국내에서는 황사 및 미세먼지를 차단하는 마스크의 매출이 지난해보다 두 배 가까이 급증했다고 한다.

그래서 생각했다. 이번 1일 직업 체험은 황사 마스크를 만드는 기업에서 해보겠노라고.

▲ 코 속에 착용하는 노스크 생산작업을 하고 있다

■ 독특한 ‘아이디어’ 세계가 주목… 정진구대표 “필요 느끼니 사업 아이템 번쩍”

유한킴벌리와 3M 등 황사 마스크를 생산하는 대기업들도 있지만 이왕 직업 체험을 하는 것이라면 경기도내 중소기업에서 체험하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에 경기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의 도움을 받아 성남시 중원구에 있는 ㈜드림에어라는 곳에서 1일 직업 체험을 하기로 했다.

㈜드림에어는 지난 2013년 경기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가 개최한 G-FAIR KOREA에서 독특한 디자인과 실용성을 갖춘 코 마스크인 ‘노스크’를 선보여 주목을 받은 바 있는데, 나 역시 당시 이 기업을 취재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상품을 취재했던 기업을 2년 만에 직원 체험을 하기 위해 찾으니 뭐랄까 인연이라는 것이 신기하게 느껴지면서도 기대감이 생겼다.

지난 1일 오전 9시께 ㈜드림에어를 방문, 정진구 대표이사에게 간단한 회사 소개를 듣고 작업장으로 나섰다.

▲ 완제품을 옮기고 있다.

하루동안 일을 하게 된 ㈜드림에어는 호흡기 케어 전문 회사로 세계 최초로 코 전용 마스크인 ‘노스크’를 개발한 기업이다.

코에 직접 끼워 미세먼지 등이 인체에 흡수되는 것을 방지하는 노스크는 세계발명대회협회훈장을 받은 것은 물론 미국 FDA와 유럽CE 인증 등을 획득하는 등 세계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은 제품이다.

특히 3중 구조 필터로 구성된 노스크는 초미세먼지를 96.3%까지 필터링 할 수 있다고 한다. 정 대표에게 회사 소개를 받으면서 직접 노스크를 착용해 보았는데, 정말 감쪽같이 눈에 보이지는 않았지만 처음이라 그런지 조금 이물감이 느껴졌다.

정 대표는 조금 답답해하는 나에게 동양인들이 상대적으로 서양인들보다 코가 예민한 편이라며 이물감을 더욱 줄일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드림에어는 노스크 이외에도 입 전용 마스크인 ‘립스크’와 창문의 방충망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우리 집 창문 필터’라는 2가지 제품을 더 생산하고 있다.

2년 전 G-FAIR에서 처음 이 기업을 보았을 때만 해도 노스크만 출시한 상황이었는데, 벌써 다른 제품들이 이렇게 출시된 것을 보니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부지런함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 정진구 드림에어 대표이사로 부터 생산된 각종 황사마스크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립스크는 직접 착용해 보니 너무 편안함을 느껴 한동안 립스크를 착용한 채 정 대표와 이야기를 나누었고, 내가 립스크를 착용한 지도 잊을 정도였다. 창문 필터는 드림에어에서 개발한 필터를 방충망에 붙이는 형식으로 미세먼지 등을 차단하지 못하는 방충망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다.

정 대표와 이야기 도중 왜 이런 제품을 개발하게 됐는지 물었다. 정 대표는 “해외에서도 공장을 운영하는 등 정말 열심히 사업을 하던 중 지난 2000년대 초 천식으로 병원 신세를 지게 됐다.

내가 필요로 함을 느껴 병원에 누워서 생각한 아이디어가 노스크였다”며 “우리가 물을 사먹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던 것처럼 언젠가 공기를 사서 마시는 시대가 올 것이다. 아니 벌써 그러한 시대가 왔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 지역 인재는 지역中企가 책임진다…열린 채용·경영철학

회사소개를 듣고 난 후 노용석 공장장과 함께 직접 작업반에 투입돼 일을 체험해 봤다. 내가 배치받은 곳은 노스크를 생산하는 ‘노스크팀’이었다. 오전에는 생산라인을 체험하고 오후에는 검수작업을 체험하기로 했다. 평소 스마트폰도 제대로 다룰 줄 모르는 기계치여서 혹시 작업 도중 사고를 치진 않을까 걱정을 했지만 다행히 이곳은 공정 대부분이 자동화 처리되고 있었다.

직원들 사이에서 노스크라고 불리는 드림에어만의 특화장비 3대가 쉴새 없이 가동되고 있는 생산라인에는 2명의 직원이 노스크 기계에 클립과 필터가 떨어지지 않도록 관리를 하고 있었다.

실제 노스크를 다룰 줄 모르는 나는 기계앞에 서서 클립이 떨어져 가거나 필터가 부족해지면 옆의 동료직원에게 알리는, 아주 간단한(?!) 일을 할 수밖에 없었다.

3대의 노스크는 하루에 총 3만6천여개의 노스크를 생산할 수 있다고 한다. 생산라인에서 만들어진 3만6천여개의 노스크는 검수작업을 거쳐 시민들과 만나게 되는 것이다.

오전 생산라인에서의 일을 마치고 잠시 쉬는 시간, 함께 일을 한 동료 직원 이진열(19)군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먼저 이곳은 특별한 이유가 없으면 저녁 회식이 없다고 한다. 해외에서 사업을 한 정 대표의 철학이 반영된 것인데 저녁 시간은 철저하게 가족과 개인을 위해 활용하라는 뜻이라고 한다.

▲ 노스크 생산 검수 작업을 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이곳은 타중소기업과는 달리 오후 6시 정시 퇴근이 철칙이라고 한다. 정말, 진심으로 부러운 회사 분위기다.

얼핏 보기에도 어려보이는 이 군은 이곳에 고등학교를 졸업하기도 전에 입사했다고 한다. 정 대표는 지역에서 사업하기 때문에 지역의 인재를 육성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성남방송고등학교와 협의해 성남방송고등학교 학생들에게 취업의 기회를 주고 있는데, 이 군의 담임 선생님이 회사를 먼저 방문해 둘러본 후 이 군에게 추천해 이 회사에 들어오게 됐다고 한다.

이 군을 통해 기업의 규모를 떠나 지역에서 기업을 경영하며 사회적 역할을 충실하게 하려는 드림에어 정 대표의 속 깊은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오후 시간은 검수작업에 투입됐다. 검수작업은 생산라인에서 만들어진 노스크를 하나하나 직접 눈으로 이상이 없는지 확인하는 작업인데, 고객에게 상품이 전해지기 전 가장 중요한 단계이기도 하다.

검수팀은 본래 2명이 일을 하는데, 오늘은 1명이 연차를 가서 내가 일선을 돕기로 한 것이다. 그런데 결정적인 문제가 발생했다.

검수팀은 ‘이물질(이물질이 묻어있는 노스크)’ㆍ‘필터불량(필터가 벌어졌거나 바르게 절단되지 않은 노스크)’ㆍ‘외발이(필터가 한쪽만 부착된 노스크)’ 등 이상이 있는 상품을 분류해야 하는데, 내가 보기에는 외발이만 구분이 될뿐 이물질과 필터불량은 도저히 정상 상품과 이상 상품을 구분하지 못하겠는 것이다.

검수작업을 담당하는 이미영 주임은 나에게 “딱 보면 필터가 삐뚤 빼뚤 하지 않느냐”고 말했지만 내가 보았을 때는 모두 다 ‘깔끔하게 절단’된 것처럼 보였다.

아무리 뚫어지게 봐도 구분이 안 되는데, 이 주임은 하루에 3만8천개 가량의 노스크를 검수한다고 한다. 그야말로 매의 눈을 가진 생활의 달인이다. 결국 검수작업은 포기, 수출하기 위해 포장한 노스크 박스를 옮기는 것을 거드는 것으로 직업체험을 마쳤다.

올 봄, 최악의 황사가 다가오고 있다고 한다. 개인위생도 철저히 하고 마스크 등 보조용품 등도 잘 챙겨서 건강한 봄을 보냈으면 좋겠다. 아울러 어려운 경제 여건 속에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는 우리나라 중소기업도 힘을 내길 바란다.

이호준기자

사진=추상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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