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안한 ‘미소’는 기본… 하늘 위의 ‘팔방미인’ 꿈꾼다
슈퍼맨처럼 빨간 망토 하나만 걸치고 하늘을 날 수 있다거나 우주까지 날아오를 수 있는 아이언맨 슈트가 있다면 정말 좋겠지만 땅에 발붙이고 사는 평범한 사람이라 아쉬울 때가 많다.
요즘처럼 비행기 타는 일이 흔치 않았던 어린 시절에는 하늘 위로 날아가는 비행기만 봐도 친구들끼리 서로 호들갑을 떨면서 신기해했던 것 같다.
어린 마음에 구름 속을 헤엄쳐다니는 비행기에는 누가 타고 있을까 참으로 궁금했다. 시간이 흘러 나이를 더 먹고 드디어 비행기를 처음 타게 됐을 때의 그 두근거림을 기억한다. 청룡열차를 탄 듯한 짜릿함도 있었고 하늘 위를 날고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만큼의 편안함도 있었다.
매일 비행기를 타는 조종사나 승무원들은 직업이라는 차원을 떠나 매일 하늘을 만끽할 수 있다는 것이 부러웠다. 그래서 체험이라는 기회를 활용해 조종사나 승무원이 되보려는 욕심을 부려봤으나 현실은 만만치 않았다. 무자격자(?)인 기자가 비행기에 승무원 등의 신분으로 동승하려면 최소 3개월 이상 교육을 받아야 한단다. 하지만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고 했던가.
비록 직접 하늘을 날면서 조종사나 승무원이 되볼 수는 없었으나 인하공업전문대학에서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해볼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더욱이 인하공전의 항공운항과(승무원 교육전공)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알아주는 일류인데다 여학생들 뿐이라고 하니 복 받은 체험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학교를 찾아갔다.
실습과 수업을 참관만 하는 기자도 예외는 없다. 미소 지어야 한다. “치아는 몇개?” 미소를 지을 때는 치아가 8개 보여야 한다. 앉아있거나 걸을 때, 인사할 때, 손짓을 할 때 조차도 매뉴얼이 정해져 있다. 이렇듯 가장 승무원 다운 모습으로 웃을 수 있게 되면 그제서야 누구나 부러워하는 승무원으로 근무할 수 있다.
영어는 필수가 아닌 기본. 중학교 때부터 미소짓는 연습을 하고 바르게 앉는 방법 등을 몸에 익혀나간다. 이미 인하공전 항공운항과에 입학한 순간부터 준비된 예비 승무원인 셈.
12일 오전 10시, 1학년 학생들의 이미지메이킹 수업. 정해진 매뉴얼에 따라 헤어스타일을 다듬는데 걸리는 시간만 해도 1시간 30분이 걸린다. 단 한 올의 머리카락도 이탈해서는 안되며, 일명 ‘망머리’를 완성하기 위해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야만 겨우 시간 내에 단정한 모습을 갖출 수 있게 된다.
현직 승무원과 같은 숙련자들도 최소 20분은 투자해야 망머리를 완성할 수 있다. 아직 1학년 학생들로, 정해진 시간에 완벽한 승무원의 자세를 갖추기엔 역부족. 1~2명의 학생이 초조함에 미소를 잃자 곧바로 불호령이 떨어진다.
거북이처럼 고개를 숙여 목으로 인사하면 안된다고 수차례 지적을 받았다. 허리가 아파온다. 엉성한 기자 때문에 수업이 한참이나 지연되고 있지만 모두가 웃어줬고 교수 또한 미소로 배려해 준다.
역시나 승객에게 와인을 권하는 방법과 말투부터 시작해 와인병을 잡는 방법 등 기내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상황에 대해 교육이 이뤄졌다. 움직이는 기내라는 점을 감안, 일반 레스토랑에서 받는 교육이상의 강도높고 세심한 강의가 펼쳐졌다.
이 같은 사실은 전세계에 알려지고 있으며 외국에서도 인하공전만의 특화된 선진 승무원 교육을 받기 위해 연간 10개 팀이 방문하고 있다. 인하공전 재학생들의 도움을 받아 일본 학생들은 헤어스타일부터 화장법, 승무원이 가져야 할 가장 기본적인 자세를 교육받았다.
타고나는게 아니라 버릇이 돼야 하며 생활 속에서 뭍어 나와야 한다”며 “우리 항공운항과는 세계 최고의 승무원을 양성하는 교육기관으로, 현재의 지위를 지키는데 그치지 않고 더욱 발전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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