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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7.01 (화) 메뉴 메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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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현장체험] 인하공업전문대학 항공운항과 학생

편안한 ‘미소’는 기본… 하늘 위의 ‘팔방미인’ 꿈꾼다

전국 유일 실제 기내 모습을 그대로 옮겨놓은 인하공전 실습에서 본보 이인엽기자가 기내 서비스를 실습하고 있다
하늘을 날고 싶다는 꿈을 꿔 본 적 없는 사람이 있을까?

 

슈퍼맨처럼 빨간 망토 하나만 걸치고 하늘을 날 수 있다거나 우주까지 날아오를 수 있는 아이언맨 슈트가 있다면 정말 좋겠지만 땅에 발붙이고 사는 평범한 사람이라 아쉬울 때가 많다.

 

 요즘처럼 비행기 타는 일이 흔치 않았던 어린 시절에는 하늘 위로 날아가는 비행기만 봐도 친구들끼리 서로 호들갑을 떨면서 신기해했던 것 같다.

 

어린 마음에 구름 속을 헤엄쳐다니는 비행기에는 누가 타고 있을까 참으로 궁금했다. 시간이 흘러 나이를 더 먹고 드디어 비행기를 처음 타게 됐을 때의 그 두근거림을 기억한다. 청룡열차를 탄 듯한 짜릿함도 있었고 하늘 위를 날고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만큼의 편안함도 있었다.

 

매일 비행기를 타는 조종사나 승무원들은 직업이라는 차원을 떠나 매일 하늘을 만끽할 수 있다는 것이 부러웠다. 그래서 체험이라는 기회를 활용해 조종사나 승무원이 되보려는 욕심을 부려봤으나 현실은 만만치 않았다. 무자격자(?)인 기자가 비행기에 승무원 등의 신분으로 동승하려면 최소 3개월 이상 교육을 받아야 한단다. 하지만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고 했던가.

 

비록 직접 하늘을 날면서 조종사나 승무원이 되볼 수는 없었으나 인하공업전문대학에서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해볼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더욱이 인하공전의 항공운항과(승무원 교육전공)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알아주는 일류인데다 여학생들 뿐이라고 하니 복 받은 체험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학교를 찾아갔다.

 

인하공전의 선진 승무원 교육을 받기 위해 단기 연수를 온 일본인 학생들과 함께 이미지메이킹 수업을 듣고 있다.
■ 첫째도 둘째도 ‘미소’
승무원의 미소는 대한민국을 대표한다. 이러한 대한민국의 미소는 철저하고 엄격한 교육, 그리고 꿈을 쫓는 열정을 바탕에 둔 끊임없는 연습에서 나온다. 시작과 끝이 따로 없을 정도로 승무원이라면 항상 지니고 있어야 할 필수 사항 그 첫번째가 바로 미소.

우리나라 남성이라면 누구나 한 번 쯤 들어봤을 법 하고, 보고싶고, 만나보고 싶은 그곳. 승무원 체험을 위해 인하공업전문대학 항공운항과를 방문했다. 수업 중인데도 교수를 비롯, 학생까지 누구하나 얼굴에 미소를 짓지 않고 있는 이가 없었다.

실습과 수업을 참관만 하는 기자도 예외는 없다. 미소 지어야 한다. “치아는 몇개?” 미소를 지을 때는 치아가 8개 보여야 한다. 앉아있거나 걸을 때, 인사할 때, 손짓을 할 때 조차도 매뉴얼이 정해져 있다. 이렇듯 가장 승무원 다운 모습으로 웃을 수 있게 되면 그제서야 누구나 부러워하는 승무원으로 근무할 수 있다.

이영희 인하공전 항공운항과 학과장의 교육에 따라 올바른 인사법 실습을 하고 있다.
■ 머리부터 발끝까지 ‘승무원 변신’
인하공전 항공운항과의 평균 경쟁률은 100:1로 잘 알려져 있다. 전국 120개 고등학교에서 지원하며 같은 학교 학생 2명이 합격하는 경우가 드물 정도다. 일부 학생들은 승무원의 꿈을 쫓아 중학생 때부터 인하공전 항공운항과로의 진학을 준비한다.

영어는 필수가 아닌 기본. 중학교 때부터 미소짓는 연습을 하고 바르게 앉는 방법 등을 몸에 익혀나간다. 이미 인하공전 항공운항과에 입학한 순간부터 준비된 예비 승무원인 셈.

하지만 이런 높은 경쟁률을 뚫고 합격한 학생들도 함부로 유니폼을 입을 수는 없다. 입학하고난 뒤 짧아야 6개월, 그제서야 실습에 나설 수 있으며 비로소 빛나는 유니폼을 입을 수 있게 된다.

12일 오전 10시, 1학년 학생들의 이미지메이킹 수업. 정해진 매뉴얼에 따라 헤어스타일을 다듬는데 걸리는 시간만 해도 1시간 30분이 걸린다. 단 한 올의 머리카락도 이탈해서는 안되며, 일명 ‘망머리’를 완성하기 위해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야만 겨우 시간 내에 단정한 모습을 갖출 수 있게 된다.

현직 승무원과 같은 숙련자들도 최소 20분은 투자해야 망머리를 완성할 수 있다. 아직 1학년 학생들로, 정해진 시간에 완벽한 승무원의 자세를 갖추기엔 역부족. 1~2명의 학생이 초조함에 미소를 잃자 곧바로 불호령이 떨어진다.

“왜 안웃어? 나한테 유감있니?” 하지만 혼내는 교수나, 혼나는 학생이나, 이를 바라보는 학생들 모두가 미소를 짓고있다 보니 분위기는 따뜻하기만 하다.

비상시 승객들의 안전을 책임지는 구명조끼 착용법을 익히고 있다.
■ 피나는 연습으로 완성되는 ‘승무원의 자세’
승무원 다운 단정한 용모를 갖추기 위해 오전 시간을 모두 할애한 뒤에야 비로소 실습에 들어간다. 인하공전은 실제 비행기 내부를 그대로를 기증받아 전국에서 유일하게 완벽한 기내 실습 진행이 가능한 곳이다.

실습에 앞서 기자를 비롯한 예비 승무원들은 올바른 자세에서 나오는 인사법을 배우고 연습한다. 양 손은 아랫배에 가지런히 모아 올리고 목은 움직이지 않은 채 허리만을 굽혀 인사해야 하며 허리를 굽힌 뒤 시선은 내 발 앞 2.5m를 응시해야 한다. 허리를 숙인 상태에서도 미소는 유지해야 한다. 

거북이처럼 고개를 숙여 목으로 인사하면 안된다고 수차례 지적을 받았다. 허리가 아파온다. 엉성한 기자 때문에 수업이 한참이나 지연되고 있지만 모두가 웃어줬고 교수 또한 미소로 배려해 준다.

어렵사리 입실하게 된 실습실은 문을 들어서자 비행기의 실내 모습 그대로 눈앞에 펼쳐졌다. 수업을 마치고 나올 때에는 이곳이 실습실이었다는 것을 깜빡 잊을 정도로 완벽한 기내 모습 그대로다. 이곳에서는 승객들 안전을 위한 안전교육, 기내 서비스인 와인 따르기 등 실습위주의 수업이 진행됐다. 

역시나 승객에게 와인을 권하는 방법과 말투부터 시작해 와인병을 잡는 방법 등 기내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상황에 대해 교육이 이뤄졌다. 움직이는 기내라는 점을 감안, 일반 레스토랑에서 받는 교육이상의 강도높고 세심한 강의가 펼쳐졌다.

■ 인하공전 선진교육 시스템… 세계도 인정
마침 이날 일본 오사카 외어대학교 30명의 학생이 인하공전의 승무원 교육을 받기 위해 단기 연수를 왔다. 인천공항은 10년째 세계 최고공항으로 선정된 바 있으며, 여기에는 승무원들의 친절도, 서비스 마인드 등 서비스 점수가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 같은 사실은 전세계에 알려지고 있으며 외국에서도 인하공전만의 특화된 선진 승무원 교육을 받기 위해 연간 10개 팀이 방문하고 있다. 인하공전 재학생들의 도움을 받아 일본 학생들은 헤어스타일부터 화장법, 승무원이 가져야 할 가장 기본적인 자세를 교육받았다.

전세계 각 승무원 교육을 하는 학교는 저마다의 스타일이 있다.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표준화로 자리잡아가는 인하공전의 매뉴얼은 일본 학생들도 쩔쩔맬 수밖에 없는 상황. 이들은 대부분 인하공전과 산학협력 관계를 맺고 있는 대한항공으로의 취업을 염두에 둔 학생들이다.

이영희 인하공전 항공운항과 학과장은 “승무원은 춘향이 보다는 향단이 같아야 한다”며 “승객들이 아무런 부담 없이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올바른 자세를 갖도록 하기 위해 최고의 교수진이 이를 교육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매너는 습관이다. 

타고나는게 아니라 버릇이 돼야 하며 생활 속에서 뭍어 나와야 한다”며 “우리 항공운항과는 세계 최고의 승무원을 양성하는 교육기관으로, 현재의 지위를 지키는데 그치지 않고 더욱 발전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인엽기자
사진=장용준기자
전국 유일 실제 기내 모습을 그대로 옮겨놓은 인하공전 실습에서 본보 이인엽기자가 기내 서비스를 실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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