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전 엄마의 꿈 이룬 딸 모녀의 도전은 해피엔딩
제46회 전국소년체육대회 육상 멀리뛰기 여초부에 출전해 4.63m의 기록으로 은메달을 목에 건 민성윤(인천 마전초)은 “정말 입상하고 싶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지금으로부터 30년 전인 지난 1987년 열린 제16회 전국소년체육대회에서 서울 대표로 멀리뛰기에 출전했던 민성윤의 어머니 이효진씨(43)는 아쉽게도 입상하지 못했다. 출전 당시 딸과 같은 나이인 초등학교 6학년생이었던 이씨는 딸이 이번 대회 멀리뛰기 경기장에 들어서자 30년전 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부산 구덕운동장에서의 추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딸이 같은 종목에 출전해 기록이 메달권에 들어 온 순간 이씨는 과거 자신이 발판을 향해 내달렸던 기억이 오버랩되며 기대감으로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마침내 자신은 얻지 못했던 은메달을 딸 민성윤이 목에 거는 순간, 이씨의 가슴은 벅차 올랐다.
지난 2015년 유정석 지도교사가 초등학교 4학년생인 민성윤이 또래보다 긴 다리와 체격을 보고 단번에 육상에 재능이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 섰다. 하지만, 마전초에는 육상부가 없었다. 이에 육상 동아리를 만든 유 교사는 교장을 비롯한 학교 관계자와 학부모들의 도움을 받아 수업 시작전 30분을 활용해 아이들을 지도했다.
인천시교육감배 체육대회 등에서 민성윤이 숨겨왔던 재능을 발휘하자 소년체전 출전을 결심, 지난해 11월부터 인근 봉수초 육상부 코치와 함께 본격적인 훈련에 돌입했다. 약 8개월간 전문적인 훈련을 받은 민성윤은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재능과 노력이 어우러져 첫 소년체전 출전에서 은메달을 획득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민성윤은 멀리뛰기는 물론, 400m 계주에서도 은메달을 획득하는 등 이번 소년체전에서 발군의 기량을 발휘했다. 어릴 때부터 대근육 활동이 활발해 유치원 교사가 ‘운동을 시키는 게 어떻겠느냐’고 조언했을 정도로 떡 잎부터 달랐던 민성윤은 이번 대회 은메달을 디딤돌 삼아 다음 대회에는 꼭 우승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씨는 “학교에 육상부가 없지만, 지도교사와 교장선생님 등 학교 관계자들의 관심에 성윤이의 노력이 어우러져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 같다”며 “육상이 정말 힘든 운동이지만, 참고 견뎌냈던 경험이 사회생활을 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는 이야기를 해주면서 성윤이를 다독였다”고 말했다.
주영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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