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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종교] 잠시 멈추고 참 가치 돌아보기

이스라엘 민족의 지혜가 담겨 있는 탈무드에 나오는 <돌멩이 가격> 속 내용이다. 스승이 제자에게 돌멩이를 하나 주며 말했다.

“이것을 시장에 갔다가 팔려고 하되 팔지는 마라.” 이 말을 들은 제자는 시장 어귀에 깨끗한 하얀 보자기 위에 돌멩이 하나를 올려 두었다. 온종일 돌멩이를 앞에 두고 서 있는 청년을 보고 많은 사람이 비웃으며 지나갔다.

그런데 한 노인이 청년을 불쌍히 여겨 그 돌멩이를 사려고 했다. “내가 5천 원을 줄 테니 이 돌멩이를 나한테 팔고 저녁이나 먹고 들어가구려” 제자는 팔지 않겠다고 했다. 그러자 노인이 1만 원을 주겠다고 했다. 그래도 청년은 잠자코 있었다. 이 모습을 보고 있던 사람들이 갑자기 몰려들어 가격 흥정을 했다. ‘오만 원’ ‘십만 원’ ‘이십만 원’ ‘삼십만 원’ ‘오십만 원’. 오천 원으로 시작된 돌멩이 값이 계속 오르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그 돌멩이가 엄청난 것인 줄 알고 서로 사려고 안간힘을 썼다. 마지막으로 처음의 그 노인이 비장하게 말했다. “백만 원을 줄 테니 나에게 파시오.” 사람들은 입이 딱 벌어져서 포기하고 말았다. “나는 이 돌을 팔 수 없습니다. 단지 시세를 알아보러 여기에 나왔을 뿐입니다.” 제자가 돌아오자 스승이 그를 보고 말했다. “알겠느냐? 사람들이 가격을 정하고 가치를 정하는 기준이 얼마나 헛된 것인가를….”

우리의 인생기준이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서 우리의 인생가치는 결정된다. 오늘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루키즘(Lookism) 시대라 한다. 외모로 사람을 판단하는 시대라는 뜻이다. 내가 얼마짜리 옷을 입고 얼마짜리 신발을 신고 얼마짜리 액세서리를 하느냐에 따라서 내가 얼마짜리인가를 결정한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이 기준이라는 것조차도 헛된 것이라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것은 내가 입은 겉치레에 달린 것이 아니라 내가 어떤 행동으로 삶을 살고 있는가에 달렸기 때문이다. 인간의 가치는 성경 말씀에 의하면 “사람이 만일 온 천하를 얻고도 제 목숨을 잃으면 무엇이 유익하리오, 사람이 무엇을 주고 제 목숨과 바꾸겠느냐?” (마 16:26) 라고 한다. 한 사람의 목숨을 얼마나 중요하고 소중하게 여겨야 하는가를 볼 수 있다.

한 국가의 출발은 한 사람으로부터 시작된다. 한 사람을 사랑하기 시작할 때 우리는 우리나라도 사랑하게 된다. 한 사람을 사랑하지 못하는 국가 사랑은 자칫 자신의 야망이나 아집에 불과하다. 상처 주는 행동과 폭력과 과격한 언어들이 서로 마음을 찢고 흥분하게 하고 싸우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서로 사랑하고 부드러운 표현들을 하고도 얼마든지 자신들의 의견을 말할 수 있다. 아무리 옳은 말도 상대방에게 상처가 되면 그 말은 열매가 없다. 그런 말들에 대해서는 귀를 닫아 버리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 모든 종교인들과 나라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은 자극적인 단어로 사람들을 폭력으로 선동해선 안 된다.

더욱 지금은 나와 다른 주장을 펴는 사람들을 존중히 여기는 마음으로 우리들의 가치를 높은 수준으로 올려야 한다. 이해와 존중은 신앙의 가장 기본이다.

다시 기본으로 잠시 돌아가서 지금 우리는 무엇을 원하는가? 그리고 그것을 얻는 방법과 바꾸는 방법은 어떠해야 하는가? 를 돌아보며 참 가치 위에 우리나라의 품격이 담겨가길 기도한다.

조상훈 만방샘 목장교회 목사·수지지부 FIM 이슬람선교학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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