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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 시대 ‘新한반도’] 깊이 잠든 ‘개성공단’을 깨우다

南北경제 ‘상생의 심장’… 다시 힘차게 뛰게하라

 개성공업지구는 전체 종합개발계획 66㎢(2천만 평) 중 1단계인 330만㎡(100만 평)에 섬유ㆍ봉제ㆍ기계ㆍ금속ㆍ전기ㆍ전자 등의 업종 124개사가 입주해 운영됐다.  2016년 2월 가동이 전면 중단된 개성공단이 적막에 휩싸인채 한반도 비핵화에 따른 남북 경협의 동력으로 재가동 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제공
 개성공업지구는 전체 종합개발계획 66㎢(2천만 평) 중 1단계인 330만㎡(100만 평)에 섬유ㆍ봉제ㆍ기계ㆍ금속ㆍ전기ㆍ전자 등의 업종 124개사가 입주해 운영됐다.  2016년 2월 가동이 전면 중단된 개성공단이 적막에 휩싸인채 한반도 비핵화에 따른 남북 경협의 동력으로 재가동 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제공
수도권에서 1시간 거리에 있는 ‘개성공단’. 가깝고도 먼 북한의 문이 굳게 닫힌 지 2년 6개월이 흘렀다.

 

폐쇄된 공단을 뒤로하고 돌아와야 했던 입주 기업들은 올해 잇따라 개최된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 이후 재가동에 대한 희망을 품기 시작했다. 하지만,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남았다. 유엔(UN)의 대북 제재가 지속하는 상황에 시설점검을 위한 기업들의 방북도 허가되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남북경협의 상징인 개성공단에 다시 불을 밝히고, 한반도 전역에 남북교류가 활발히 이뤄져야 한다는 국민의 목소리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북한은 새로운 한반도의 무궁무진한 성장 동력으로 비쳐지고 있다. 남북경협이 북한을 비핵화로 이끌고, 남한의 저성장에 반전을 가져다 줄 수 있는 중요한 전환점이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특히 앞서 발을 뗀 개성공단은 남북협력시대의 중요한 거점이자 상징인 만큼 개성공단 재개 역시 남북경협의 주요 동력으로 기대되고 있다.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에 따르면 지난 2016년 2월 가동 중단 전까지 개성공업지구는 전체 종합개발계획 66㎢(2천만 평) 중 1단계인 330만㎡(100만 평)에 섬유ㆍ봉제(59%), 기계ㆍ금속(19%), 전기ㆍ전자(10%), 화학(7%), 종이ㆍ목재(2%), 식품(2%), 비금속ㆍ광물(1%) 등의 업종 124개사가 입주해 운영됐다. 또 지난 2006년 1만 1천160명의 근로자가 2015년까지 5만 4천988명으로 늘어났다. 아울러 2015년 말까지 32억 3천만 달러 규모의 생산과 2억 6천900만 달러의 수출 실적을 올렸다.

 

특히 개성공단에는 이미 10만 ㎾의 전력을 공급하는 변전소(KEPCO)를 비롯해 통신시설(KT), 정배수장(관리위원회ㆍK-water), 폐수처리장(관리위원회ㆍ환경공단), 소방서, 버스차고지, 폐기물처리장, 의원 등의 주요 기반시설도 갖추고 있다.

 

이처럼 우리 기업이 다시 개성공단에 진출해 기존 시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공단을 확대하면 북한 경제가 활성화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2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의원이 LH 토지주택연구원으로부터 제출받은 ‘남북개발협력 대비 북한 건설인프라 상세현황 분석 및 LH의 참여전략 도출’ 보고서에 따르면 개성공단과 같은 규모의 공단 3개를 개발하면 북한 국내총생산의 10% 이상의 생산 효과가 발생한다.

 

이에 따라 보고서에선 북한지역 산업단지 개발순서로 개성→남포·평양→신의주·원산→금강산 지역을 제시해 제2, 제3의 개성공단 설립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초창기에는 원가의 공업용지 위주로 공급하고 후반엔 시장가를 반영한 상업용지 공급을 점차 늘리는 단계적 개발을 시행하면 개발이익도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개성공단의 가능성은 단순히 기업 입주를 넘어 경협의 중심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북한이 지난 2011년부터 경제개혁조치를 취하고 있고, 사적소유를 인정하거나 국가계획생산 초과시간에는 개인 노동까지 인정되는 등 많은 변화가 있어 남북의 접점인 개성공단의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의 분석이다.

 

따라서 남북 경협 재개 시 개성공단 내에서 남북 신뢰구축에 필요한 북한에 대한 교육을 시행하는 등 거점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현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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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진향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이사장

“남북경협 발상의 전환을 미래를 위한 용단 내려야”

“남북경협에 대한 그림을 우리 스스로 못 그리고 주춤한다면 70년 분단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남북협력 동력도 잃게 됩니다”

 

김진향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이사장은 국제 제재를 이유로 남북경협에 대한 추진을 미루고, 미국의 눈치만 본다면 이전과 달라지는 것이 없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이사장은 “예를 들어 북측은 이미 2013년부터 전 세계 외국인 관광객을 받아들였다. 우리도 보내야 할 것 아닌가. 이산가족도 인원을 제한할 것이 아니라 남측에서 평양으로 올라가서 고향을 보도록 하면서 북측의 여행사업도 유도할 수 있는 것이다”라며 “발상의 전환을 하지 않으면 남북단절 시절에 머물러 폭발적인 남북교류를 기대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의료지원도 남측에서 올라가 현황을 파악하고 유엔(UN)에 조사한 실태를 보고한다면 UN까지 나서도록 할 수 있을 것”이라며 “통일부를 비롯한 전 부처가 개별로 북과 접촉해 교류방안에 대해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이사장은 “비핵화 실현을 위한 제재는 실패”라면서 “제재로 경협을 못하는 것이 아니라 불편한 조항들이 있을 뿐인 만큼 극복할 방안을 찾아 경협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김 이사장은 “개성공단 내 금융기관 제재 문제 역시 북측 계좌를 여는 것이 아닌 남측에 송금하려는 것이라는 설명을 UN 안보리에 설명할 수 있다”며 “벌크캐시(Bulk Cash·대량 현금)에 대한 문제도 제재를 풀기 어렵다면 임금을 현물로 제공하거나 국가가 생활을 책임지는 사회주의인 만큼 우리가 총 임금에 준하는 선에서 도로를 닦아주는 등 다양한 방법을 구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임진강 이남에 존재하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공동수역을 제재 없이 공동으로 개발하면서 사업을 키워나갈 필요도 있다는 것이 김 이사장의 주장이다.

 

김 이사장은 “경협은 기업 개별 접근보다 국가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국가 경쟁력을 키우고 경협을 고도화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현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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