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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대] 부부의 세계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두 사람이 가족이란 울타리를 만들어 서로의 인생을 섞어 공유하는 그 이름, 부부. 이토록 숭고한 인연이 ‘사랑’이라는 약한 고리로부터 기인한다는 것. 곱씹을수록 간담 서늘하다. 사랑은 무한하지도 불변하지도 않기 때문이다. 부부의 연을 맺으며 우리는 약속했었다. 너만을 사랑하겠노라고. 그러나 약속은 버려졌고 사랑은 배신당했다. 배신으로 시작된 증오 그리고 이어진 서로를 향한 복수. 복수에는 응분 대가가 따르는 법. 복수란 상대뿐 아니라 자신까지 파괴하는 것이란 걸 알아야만 했다. 나 하나 부서지는 것쯤이야 기꺼이 감내할 수 있었다. 허나, 가장 소중한 것까지 잃게 될 줄은 몰랐다. 상대를 파괴할 만큼 증오한다는 것은 사랑의 또 다른 형태. 이것은 죽을 힘을 다해 서로의 목을 조이는 치열한 사람에 관한 이야기다. 최근 종영된 종편 드라마 ‘부부의 세계’ 프로그램 정보에 나온 글이다. 드라마를 시청하진 않았지만, 사람들이 하도 많이 얘기를 하고 관련 뉴스도 많이 나와 마치 본 듯하다.

5월21일 부부의 날을 맞아 ‘부부의 세계’를 통해 부부의 의미를 돌아본다. 결혼한 지 12년 됐다. 그동안 아내와의 관계에서 무엇을 잃고 무엇을 얻었는지, 무엇이 부부 관계를 유지하도록 하는지 생각해 봤다. 일단 가장 먼저 떠오른 건 자식이다. 사랑의 결실(?)인지는 모르겠지만 자식이 우리 부부 관계의 가장 중요한 지탱의 요소인 것 같다. 나머지는 의리와 정인가. 마땅히 떠오르지 않는다. 그렇게 12년이 흘렀다. 경제적 안정과 자식이 생겼지만, 서로에게 만족감과 행복을 주고 있는지 새삼 의문이 든다.

지난해 인구 1천 명당 이혼 건수를 말하는 조이혼율은 2.2건으로 전년보다 0.1건 늘었단다. 이혼 건수도 11만800건으로 2.0% 증가했다. 특히 황혼 부부의 이혼이 두드러진 증가세를 보여 지난해 20년 이상 부부의 이혼은 3만8천400건으로 전년보다 5.8% 늘었다.

앞으로의 부부 관계를 오래 지속하려면 필요한 건 무엇인지 생각해 봤다. 일단 배려가 필요할 것 같다. 또 신뢰가 필요하다. 사랑의 회복이 필요한 듯하다. 부부의 날, 부부의 세계를 평화롭게 지속할 수 있는 지혜를 짜내보자. 최원재 문화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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