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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고용난 부른 ‘일자리 미스매치’ [이슈M]

구직 “공장 싫어" vs 구인 “경험 부족”... 빈 일자리·인력 부족 해마다 증가세
지역·직군 등 맞춤형 고용정책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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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양주시의 A 가구제조업체는 3개월 넘게 직원을 구하지 못하고 있다. A 업체는 기계를 다룰 줄 알면서 서류작업도 할 수 있는 직원이 필요하다. 단순노무직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특별한 고급기술을 보유하지 않아도 된다. A 업체 대표는 “젊은 사람들이 공장에 오려고 하질 않는다. 기존에 있던 직원들이 일을 대신하고 있는데, 외국인이라도 뽑아야 되는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2. 수원특례시에 거주하는 B씨(35)는 가스안전 기사, 대기환경 기사, 어학 관련 등의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지만 수년째 취업하지 못하고 있다. 한 반도체 업체의 중간 관리자로 가고 싶어 면접도 봤지만, 업체는 B씨의 자격증보다는 경험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뽑지 않았다.

 

경기도의 일자리 ‘미스매치’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고용 정책에 적신호가 들어왔다. 최근 글로벌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과 경기둔화로 고용시장에 찬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되면서 일자리 정책에 대한 전방위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20일 경기도와 경기도일자리재단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도내 미취업자 5만7천668명 중 51.6%(2만9천758명)가 구조적인 미스매치 문제로 취업에 실패했다. 

 

미취업자의 절반이 넘는 수가 기업이 원하는 기술, 숙련도 등을 갖지 못해 취업을 하지 못했다.

 

미스매치는 일자리에 대한 직군, 숙련도 등의 조건이 구인자와 구직자 사이에 일치하지 않아 발생한다.

 

문제는 이 같은 도내 구조적 미스매치 비율이 2020년 6.9%, 2021년 25.1% 등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19가 확산하던 지난 3년간 정부와 경기도는 양적 일자리를 늘리는 데 집중했다. 이에 지난 2020년 경기도 고용률은 60.3%에서 2021년 61.1%, 2022년 63.9%로 증가했고 실업률은 2020년 4.0%, 2021년 3.7%, 2022년 2.7%로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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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수원특례시 행궁광장에서 열린 ‘노인일자리 채용 한마당’에서 어르신들이 구직 활동을 하고 있다. 경기일보DB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일자리 미스매치로 인해 ‘빈 일자리’와 ‘부족 인원’의 수가 증가하면서 불안정한 고용의 형태가 지속되고 있다.

 

현재 비어 있거나 1개월 안에 채용될 수 있는 일자리를 뜻하는 ‘빈 일자리’는 지난 2020년 도내 3만8천748명에서 2021년 4만8천57명으로 증가했다. 

 

또 사업체의 정상적인 경영을 위해 현재보다 필요한 인원을 의미하는 ‘부족 인원’ 역시 2020년 7만34명, 2021년 15만127명, 2022년 17만5천47명 등으로 늘고 있다.

 

이 같은 문제로 고용노동부는 지난달 30일 ‘일자리 정책 패러다임 전환을 위한 제5차 고용정책 기본 계획’을 발표하며, ‘현금 지원이 아닌 서비스중심의 노동시장 참여촉진형 고용안전망 구축’ 등 5대 목표를 내놨다. 양적 일자리를 늘리기보다 직업 교육·훈련 등을 중심으로 해 고용서비스 본연의 취업 촉진에 힘을 쏟겠다는 것이다.

 

김경수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스매치는 구인난, 구직난이 뒤따라와 대표적인 일자리 위기로 판단한다”며 “경기도는 판교 테크노밸리, 북부지역 제조업 등이 있기 때문에 지역별, 직능별, 업종별로 맞춤형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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