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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_‘수성자원개발’ 투기 추적] ‘무기성 오니’ 가득실은 트럭 어둠뚫고 농지에 쏟아 부어

동틀때까지 25t 트럭 10여대 시흥시 안현동 일대에 투기
농지 곳곳 ‘작은동산’ 연출

8일 새벽 인천 계양구 서운동 수성자원개발㈜ 골재생산공장에서 산업폐기물인 무기성오니(汚泥)가 25t 트럭에 실리고 있다. 공장을 빠져나온 트럭이 경기 시흥시 안현동 일대 농지에 무기성오니를 버리고 있다. 무기성오니가 시흥시 안현동 일대 농지에 쌓여있는 모습.(사진 왼쪽부터) 조주현 기자
8일 새벽 인천 계양구 서운동 수성자원개발㈜ 골재생산공장에서 산업폐기물인 무기성오니(汚泥)가 25t 트럭에 실리고 있다. 공장을 빠져나온 트럭이 경기 시흥시 안현동 일대 농지에 무기성오니를 버리고 있다. 무기성오니가 시흥시 안현동 일대 농지에 쌓여있는 모습.(사진 왼쪽부터) 조주현 기자

지난 8일 새벽 3시 인천 계양구 서운동 146-4 수성자원개발㈜의 골재생산공장 앞 정문은 이른 시간임에도 전등이 밝게 켜져 있었다. 5분 정도 지나자, 25t 빈 트럭 2대가 연이어 공장 안으로 들어갔다. 들어간 빈 트럭은 20여 분 뒤 무언가를 가득 실은 채 공장 정문 바로 옆 삼정고가차도로 사라졌다.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와 경인고속도로가 이어지는 서운IC 고가와 공장 사이 좁은 공간으로 들어가니,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공장 안은 이른 새벽인데도 전등이 환하게 켜져 있었으며, 근로자가 굴착기를 이용해 한쪽에 가득 쌓여 있는 무기성오니를 25t 트럭에 싣고 있었다.

무기성오니를 실은 트럭은 공장 정문을 빠져나와 바로 옆 삼정고가차도를 넘어 송내대로를 달리다가, 송내대로사거리에서 우회전한 뒤 길주로를 따라 인천 방향으로 빠르게 달렸다. 이후 중동IC를 통해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에 진입한 트럭은 시흥IC로 빠져나와 부천소사 방면으로 진입해 미산동, 매화동을 거쳐 인적이 드문 안현동의 한 논길로 접어들었다.

가로등 조차 없는 비포장도로를 10여 분간 달린 트럭은 한 농지(시흥시 안현동 560-1 일대)로 들어가 싣고 있던 무기성오니를 마구 투기했다. 10여분 후, 연이어 트럭 2대가 같은 장소로 진입해 무기성오니를 버리고 나서 트럭 3대는 지나온 비포장길을 따라 어둠속으로 사라졌다. 이날 오전 6시30분께 동이 틀 무렵까지 이 농지에는 10여 대의 25t 트럭이 드나들었으며, 농지 곳곳엔 무기성오니가 언덕처럼 쌓여 있었다.

이에 대해 김기준 수성자원개발 대표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평상시에는 정상적으로 (무기성오니를) 치우다가 이날(8일) 임의로 3~4대가 거기(시흥시 안현동 일대 농지)로 갔다는 말을 들었다”며 “정상적인 폐기물 처리업체가 있는데 이날은 운반업체가 임의로 버린 것으로, 실수로 그랬다는 말을 들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우리는 (무기성오니를) 합법적으로 처리하고 있으며 운반사도 합법적으로 폐기물을 운반하다가 실수로 차가 잘못 간 것 같다고 이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영민·이민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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