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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7.01 (화) 메뉴 메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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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균의 스케치여행] 월정사

국보 제 48호 8각 9층 석탑은 고려시대 다각 다층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그 앞의 석조 보살 좌상(보물 제139호)의 공양하는 모습도 이채롭다. 적광전과 남한에 남아있는 유일한 다각 다층석탑의 조화로운 풍경 또한 무척 포근해 보인다. 청명 지나 한식행렬이 고속도로를 메운 전국의 교통망아래 상춘객의 아우성은 간절하고 숨 가쁘다. 그러나 어찌하랴 인생은 속도로만 견인할 수 없는 질서의 대열이 필요한 것. 스스로를 통제하는 단기출가학교의 힘든 수행 아래 동안거를 끝낸 월정사는 평화롭다. 청정한 전나무 숲길도 텅 빈 공허 속을 또 다른 포만감으로 충만케 한다. 전국에 동시다발로 피어난 꽃들은 무슨 궐기처럼 고개를 재끼더니 일부는 벌써 꽃비를 내린다. 자연계의 프로그램대로 질서를 유지하는 것이 인생과 의 부합이련만, 한꺼번에 피었다 일시에 지는 모습은 참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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