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천대학교 영화제작동아리 주축, 대학연합 영화제 나서

가천대 영화제작동아리 필름하우스를 주축으로 전국 26개 대학의 중앙영화동아리가 함께 주관하는 대학연합영화제 ‘FHFP 2026’이 오는 26일부터 28일까지 3일간 서울 중구 서울영화센터에서 열린다. 18일 가천대에 따르면 FHFP 2026은 전국 대학생 영화 창작자들의 작품 상영과 교류를 목표로 기획된 대학연합 영화제로 서울시, 서울경제진흥원(SBA), 대한적십자사 경기지사 등 문화예술 기관과의 협력을 바탕으로 진행된다. 또 Watcha Pedia, 대학내일, SLR렌트, 샌딩유, 한국영화인협회 등 다양한 플랫폼 및 문화 콘텐츠 기업과도 협업한다. 영화제에는 전국 26개 대학 영화동아리 및 대학생 창작자들이 총 272편의 작품을 출품했다. 대학생 중심 영화제로는 국내 최대 규모로, 학생 주도의 영화제가 전국적인 행사로 자리매김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영화제 기간에는 경쟁 부문 상영을 비롯해 GV(관객과의 대화), 특별 프로그램, 네트워킹 프로그램 등 다양한 행사가 마련된다. 영화 플랫폼 MovieBloc과의 협력을 통해 온라인 특별상영관도 함께 운영된다. 한편 영화제 운영위원회는 오하진 대표학생이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디자인팀 총괄 서민정, 기획팀장 서연우, 프로그램팀장 임채원, 대외협력팀 이정호, 송다경, 프로그램팀 이승현, 디자인팀 이시현, 김지은 등 가천대 학생들이 영화제 기획과 운영 전반을 담당하고 있다.

[2026 경기도 박물관·미술관 다시보기] 오산미니어처빌리지

경기도에 재미난 마을이 있다. 오산시 북삼미로 12에 자리한 오산미니어처빌리지는 국내 최초의 실내형 미니어처 전시관이다. 3천521㎡에 달하는 드넓은 실내 공간에 펼쳐지는 오산미니어처빌리지는 사람과 집과 마을을 87분의 1로 축소해 연출한 ‘작은 세상’이다. 한국관과 세계관으로 구성된 상설전시실을 비롯해 3D 애니메이션을 상영하는 ‘서클 영상관’과 미니어처 전문 제작 공방 ‘미니 팩토리’ 및 교육 공간 ‘미니 스튜디오’까지 갖춘 작은 공화국이다. 상상을 미니어처로 실현해 볼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까지 갖추고 있다. ■ 정조의 꿈을 따라 역사를 잇고 세상을 잇다 세계의 유명한 도시와 관광 명소를 손바닥만 한 크기로 정교하게 축소한 오산미니어처빌리지(관장 김해성)에 들어서면 관람객은 소인국을 방문한 ‘걸리버’가 된다. 사물을 87분의 1로 축소했으나 손톱만 한 인형의 옷 주름까지 표현할 수 있다. 120여년 전 철도 모형 시장에서 1 대 43.5 비율이 표준이었지만 제작 기술이 발전하면서 기존의 절반인 1 대 87이 됐다. 1 대 87은 인간이 눈으로 정교함을 즐길 수 있는 최소한의 크기이자 실내에 거대한 세상을 구현할 수 있는 최적의 비율이다. “오산미니어처빌리지는 대한민국과 세계의 역사와 문화를 배우는 교육의 공간입니다.” 이 흥미로운 공간을 대한민국 부산에서 출발하는 유라시아 횡단열차를 따라 탐험한다는 설정도 재미있다. 상설전시실에서 ‘백성들과 함께 기쁨을 나눈’ 정조대왕과 마주한다. 1795년 정조가 어머니 혜경궁 홍씨의 회갑 잔치를 위해 행한 8일간 화성 행차를 꼼꼼하게 기록한 원행을묘정리의궤와 8폭의 병풍 그림을 따라 230년 전 18세기 조선에 들어선다. 생생하게 움직이는 그림 속에서 정조대왕과 그의 어머니 혜경궁 홍씨를 찾아본다. 노인과 결손가정, 가난한 사람들을 가장 먼저 챙긴 정조의 마음을 따라 설레는 마음으로 떠난 시간여행에서 초가와 기와집이 어울린 조선의 풍경과 마주한다. 현실과 상상이 공존하는 ‘웰컴 투 조선’에서 만난 재미난 풍경은 인천공항을 본뜬 ‘정조공항’이다. 수원화성을 무대로 펼쳐지는 장면마다 흥미로운 이야기가 담겨 있다. ‘수상한 모던보이’의 무대는 20세기 초반의 한국과 중국이다. 놀랍게도 이 시대의 주인공은 안중근과 윤봉길 의사다. 일제의 억압에 굴하지 않고 주권 회복과 자유를 위해 투쟁한 독립투사를 배치해 선조들의 고귀한 정신을 배우게 한 구성이 멋지다. 앞에 있는 빨간 버튼을 누르니 건물이 폭파된다. 이 지역 출신인 김문기 선생 등 독립투사들이 1945년 7월24일 친일파들이 모인 서울 부민관을 폭파한 역사를 재현한 것이다. 철도로 곡식과 자원을 수탈해 가는 일본군의 모습, 조국의 광복을 위해 목숨을 걸고 일제에 저항하던 독립투사의 모습을 통해 식민지 시대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시간이 흘러 1950년 6월25일 일어난 6·25전쟁의 참상이 생생하게 펼쳐진다. ‘스미스를 찾아서’는 6·25전쟁에 참전해 오산 죽미령에서 최초로 북한군과 전투를 벌인 스미스 부대의 활동을 통해 자유와 평화가 얼마나 소중한지 알려주고 전쟁의 폐허 속에서 피어나는 삶의 희망을 감동적으로 전달하는 공간이다. ■ 그땐, 그랬지 1970년대 경부고속도를 건설하는 장면이다. 그 옆에 공사를 반대하는 데모대의 행렬을 배치해 그 시대를 더욱 입체적으로 전달한다. 판잣집으로 야트막한 산 하나를 가득 채운 달동네가 보인다. ‘그땐, 그랬지’는 가난하지만 서로 따뜻한 정을 나눴던 시절을 통해 오늘의 대한민국이 어떤 과정을 거쳐 세계 10대 강국으로 성장했는지를 보여준다. 부산역이다. 유라시아 횡단열차의 시작점인 부산역에서 여행을 떠나기 위해 움직이는 평화 원정대의 모습과 뜨거운 태양 아래 시원한 파도를 즐기는 사람들이 가득한 바닷가 풍경이 펼쳐진다. 바쁘게 움직이는 여행객들의 모습에서 새로운 시대를 향한 희망을 발견한다. 비로소 우리가 서 있는 오산의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굿모닝! 오산’은 문화도시로 거듭 변신하고 있는 오늘의 오산을 경쾌하게 펼쳐 보여준다. 생태 회복의 현장인 오산천 주변과 오산의 대표 관광지에서 여가를 즐기는 시민의 여유로운 모습이 생생하다. ■ 함께 만드는 평화와 번영의 나라 대한민국 2026년 대한민국은 세계 문화의 중심지로 도약하고 있다. 서울의 다이내믹한 모습을 무엇으로 표현했을까. 외국인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명동의 크리스마스 풍경과 광화문광장의 수문장 교대식이 서울의 옛과 오늘을 잘 보여준다. 교통의 중심 서울역에서 평양역으로 출발하는 평화 원정대의 여정이 시작된다. 역시 남북은 대결을 멈추고 서로 협력해야 할 가까운 사이임을 강조한다. 어쩐지 익숙한 풍경이다. “그렇습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판문점에서 악수하는 장면입니다.” 평양에 도착한 평화 원정대가 보이고 평양냉면으로 유명한 옥류관이 보인다. 잠시 호흡을 가다듬으며 우리가 함께 만들어야 할 평화와 번영의 미래를 상상해 본다. 압록강, 두만강을 건너 펼쳐지는 중국으로 시선을 돌리니 가슴이 시원해진다. 중국의 여러 풍물 중에서도 만리장성과 거대한 ‘낙산대불’이 가장 눈에 띈다. 주요 관광지를 잇는 운하가 흐르는 전통 마을의 춘절 풍경, 하얼빈 빙설축제의 현장을 실감이 나게 연출하고 있다. 중앙아시아를 횡단하는 기차에 몸을 싣고 카자흐스탄으로 이주해 터전을 잡은 고려인 마을의 추석 풍경을 감상한다. 머나먼 타국에서 살아가기 위해 땀과 눈물을 쏟은 ‘카레이스키’ 고려인들의 절절한 삶과 애환이 느껴진다. 이국땅에서 우리 문화와 전통을 이어온 고려인들의 당당하고 씩씩한 모습을 보면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겨울 공화국 러시아로 들어선다. 폭설에 묻힌 러시아의 이국적 풍경은 무더위가 시작되는 계절이라 더욱 반갑다. 발레 공연장의 흥겨움이 전해지는 붉은광장의 성 바실리 대성당과 볼쇼이 극장도 반갑다. 꽁꽁 언 겨울 호수에서의 발레 공연과 하얀 설원에서 겨울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이 펼쳐진다. 이제 ‘발트 3국’이다. 발트해 남동 해안에 자리 잡은 에스토니아와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세 나라는 노래와 춤의 축전으로 자신들의 전통과 정체성을 잇는다. 620㎞에 이르는 거대한 인간 띠를 만들어 스스로 독립을 쟁취한 발트 3국의 공통 바람은 평화로 집결된다. 라인강의 기적을 이룩한 나라 독일은 지리적으로 유럽의 중심에 있다. 디즈니의 모티브가 됐다는 노이슈반슈타인성의 환상적인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1936년 베를린 올림픽에서 손기정 선수가 마라톤에서 우승하는 모습을 생생하게 묘사한 장면도 감동적이다. 흥겨운 맥주 축제 옥토버페스트를 즐기는 독일 사람들의 표정이 밝다. 자유와 예술이 살아 숨 쉬는 프랑스 파리의 명소 몽마르트르 언덕길이 코앞에 있다. 예술가의 천국 프랑스를 찾으면 사크레쾨르 대성당부터 들러야 한다. 개선문이 보이는 파리의 거리 풍경이 활기차다. 튤립과 풍차가 보이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이다. 시베리아 횡단열차의 종착점에 도착해 환호하는 평화 원정대의 모습이 펼쳐진다. 케이팝에 맞춰 플래시몹을 즐기는 사람들의 흥겨운 몸짓에 어깨가 들썩인다. ■ 미래를 상상하는 작은 세상 스크린과 만화 속에서 활약하던 전설적인 캐릭터들을 정교한 디테일로 구현해 낸 작품이 즐비한 ‘피규어 뮤지엄’도 볼거리가 많다. 식물로 가득한 카페에서 시원한 음료를 마시며 잠시 전시실에서 마주한 우리의 역사와 세계의 아름다운 도시와 풍속을 더듬어본다. 2층 문을 열고 야외로 나가니 우리가 사는 세상이 펼쳐진다. 경기도 국민안전체험관으로 이어지는 너른 쉼터와 푸른 잔디밭에서 강아지와 어울려 노는 노인과 아이들의 모습이 더없이 평화스럽다. 오산미니어처빌리지는 우리의 현재를 돌아보고 미래를 상상하는 ‘작은 세상’이다. 김준영(다사리행복평생교육학교)

문화유산회복재단, 캐나다 지부·토론토 지회 결성

국회 등록 법인 문화유산회복재단이 세계 16번째 국가 지부로 ‘캐나다 지부’를, 23번째 도시 지회로 ‘토론토 지회’를 공식 구성했다. 이를 통해 북미 지역 내 한국 문화유산의 가치 확산과 보전 활동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하게 됐다. 18일 재단에 따르면 지난 17일 열린 임명식에서 캐나다 내 한국 문화 보존과 확산에 앞장서 온 이현주 KRI 대표가 캐나다 지부장으로, 김종경 토론토한인청년회장이 토론토 지회장으로 각각 임명됐다. 신임 지부장과 지회장은 앞으로 캐나다 전역에 산재한 한국 문화유산의 실태를 조사하고, 현지 동포 사회와 협력해 문화유산의 활용 가치를 높이는 활동을 할 예정이다. 특히 이날 캐나다 최대 박물관 ‘로얄온타리오박물관(ROM)’에 대한 구체적인 지원 방안도 논의됐다. 현재 ROM은 캐나다에서 가장 많은 한국 유물을 소장하고 독립된 한국관을 운영 중이지만 한국 전담 학예사의 계약 만료 시점이 도래해 한국 유물이 타국 유물로 오인되거나 소외될 우려가 제기돼 왔다. 이에 캐나다 지부는 ‘한국 전담 학예사직 영구 유지’와 한국관 존속을 목표로 기금 조성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현재 캐나다에는 ROM을 비롯해 총 7곳에 약 4천400여점의 우리 문화유산이 소장돼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상근 재단 이사장은 “앞으로 현지 소장처에 대한 정밀 조사와 도록 발간, 전시 및 교류 확대를 적극 추진하겠다”며 “해외에 있는 우리 문화유산이 올바르게 평가받고 널리 알려질 수 있도록 동포 사회와 지속적으로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현주 신임 캐나다 지부장도 “전담 학예사가 부재할 경우 소중한 우리 유산이 중국이나 일본의 것으로 오인되어 소개되는 안타까운 일이 반복될 수 있다”며 “이번 기금 마련 캠페인은 우리의 문화적 뿌리와 정체성을 지키기 위한 필수적인 발걸음인 만큼 많은 분들의 관심과 동참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한편, 재단은 향후 전 세계 29개국 800여곳의 주요 도시에 지부와 지회를 구성하는 것을 목표로 국외 문화유산 모니터링 및 공공외교 활동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다.

인천서구문화원 ‘구민문학제’ 개최…경쟁 아닌 참여로 문학 흥미 유도

인천서구문화원이 20일 청라호수도서관에서 제1회 ‘구민문학제’를 연다. 17일 문화원에 따르면 해마다 열어왔던 ‘구민백일장’을 2026년부터 구민문학제로 바꿨다. 종전 백일장은 대회였던 반면, 문학제는 축제로서 참가자들이 성적에 연연하지 않고 마음 편히 문학을 즐길 수 있도록 한다. 문화원은 이번 축제를 감상·창작·체험 등 3분야로 구성했다. ‘감상’ 분야에서는 지역에서 활동하는 김그루 작가와 지역 책방을 운영하는 한미정 대표를 초청해 문학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도록 한다. 또 어린이도서 ‘가짜 가족’을 각색한 연극을 상영해 문학을 향한 어린이들의 관심도 끈다. 문화원은 감상을 마친 주민들이 ‘창작’에도 참여하도록 한다. ‘구민문학제’를 소재로 5행시를 지어보도록 해 창작을 가볍게 경험하도록 한다. 또 주민들이 한 문장씩 적어나가 마지막에는 한편의 이야기를 완성하는 ‘주민이 만드는 이야기’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마지막으로는 자신이 좋아하는 작품을 떠올리며 책갈피나 향수를 만드는 ‘체험’도 준비해 축제의 추억을 간직하도록 한다. 문화원은 오전 10시~오후 3시 축제를 열며, 주민 누구나 별도의 신청 없이 참여할 수 있다. 축제가 열리지만 도서관 기능도 정상적으로 유지해 주민들은 지하 1층~지상 3층에 비치된 책 13만여권을 자유롭게 읽으며 쉴 수도 있다. 서덕현 인천서구문화원 사무국장은 “이번 축제가 주민들이 문학에 관심을 갖고 바쁜 일상에서 잠시 쉬어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바닷바람 같은 성장담부터 K-오컬트까지…초여름 펼칠 소설 ‘바다에서 온 소년’·‘흉담’

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초여름, 뜨거운 햇볕을 피해 잠시 그늘에 앉아 소설 한 권을 펼치기 좋은 계절이 찾아왔다. 사람 냄새 나는 성장담 ‘바다에서 온 소년’과 등골을 서늘하게 만드는 괴담 ‘흉담’은 정반대의 색깔을 지녔지만 작가 자신의 경험에서 출발한 이야기라는 공통점을 갖는다. 무더위를 앞둔 계절, 취향에 따라 골라 읽을 만한 신간 소설 두 권을 소개한다. ■ 바다에서 온 소년(개럿 카 지음·이은선 번역, 북파머스 펴냄) 개릿 카의 첫 장편소설 ‘바다에서 온 소년’은 평단의 찬사를 받으며 해외 문학계와 독자들의 주목을 받은 화제작이다. 원고 공개 하루만에 세계적 출판그룹 맥밀런 산하 피카도르가 판권을 선점했고, 2026 더블린 문학상 후보와 브리티시 북 어워드 데뷔소설 부문 최종 후보에 오르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소설의 배경은 아일랜드 더니골의 작은 어촌 마을이다. 어느 날 새벽 파도에 밀려온 플라스틱 통 안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갓난아이가 발견된다. 어부 앰브로즈는 아이를 집으로 데려오고, 브렌던이라는 이름을 얻은 아이는 가족과 마을의 일원이 된다. 하지만 그의 존재는 형 데클란의 질투와 주민들의 기대, 소문과 침묵을 불러오며 조용했던 공동체의 균형을 흔들기 시작한다. 개럿 카 작가는 자신이 성장한 아일랜드 서해안 어촌 마을의 경험을 바탕으로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세계를 생생하게 그려낸다. 화려한 사건보다 말하지 못한 감정과 관계의 결을 섬세하게 포착하며 한 아이의 도착이 가족과 공동체의 운명을 어떻게 바꾸는지를 20년에 걸쳐 밀도 있게 담아냈다. 특히 작품은 선과 악의 단순한 구도를 벗어나 자기 감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의 모습을 응시한다. 이해하지 못해도 곁에 남고, 상처를 입어도 등을 돌리지 않는 사람들의 선의는 잔잔하지만 깊은 울림을 남긴다. 낯선 아일랜드 어촌을 배경으로 하지만 결국 가족과 공동체, 성장이라는 보편적 이야기를 통해 국경을 넘어선 공감을 이끌어낸다. ■ 흉담(전건우 지음, 래빗홀 펴냄) 최근 3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살목지’를 비롯해 영화 ‘파묘’, 드라마 ‘악귀’와 예능 ‘심야괴담회’ 등 한국적 공포 정서를 활용한 콘텐츠들이 잇따라 인기를 얻으며 K-오컬트는 하나의 문화 코드로 자리 잡고 있다. ‘흉담’은 이러한 흐름 속에서 악귀와 주술, 무속신앙, 현대사의 비극을 결합해 한국형 공포의 매력을 선명하게 보여준다. 전건우의 신작 장편소설 ‘흉담’은 한국형 오컬트 호러의 매력을 집약한 작품이다. 2008년 데뷔 이후 공포·미스터리 장르를 꾸준히 개척해온 작가는 이번 작품에서 자신이 실제 겪은 사건을 메타적으로 소설화하며 현실과 허구의 경계를 더욱 교묘하게 허문다. 이야기는 공포소설가 ‘전건우’ 앞으로 도착한 한 통의 메일에서 시작된다. 편집자 차미조는 아버지 차문수 교수의 의문스러운 죽음을 알리며 도움을 요청한다. 조사 끝에 발견된 단서는 노트북 바탕화면에 적힌 짧은 문장 “흉담을 들었다”이다. 주술사 발람까지 합세한 세 사람은 악귀와 저주, 무속신앙이 얽힌 흉담의 정체를 추적하며 거대한 비밀과 마주하게 된다. 익숙한 것이 가장 무섭다는 말처럼 작품은 악귀와 주술, 금기와 미신, 도시괴담 등 한국인에게 익숙한 공포의 소재를 적극 활용한다. 여기에 한국 현대사의 비극을 결합해 단순한 괴담을 넘어선 서사를 구축한다. 책은 공포 앞에서도 타인을 살리기 위해 저주에 맞서는 평범한 사람들의 선택을 통해 인간의 선의와 용기를 이야기하며, 오싹한 긴장감 속에서도 묵직한 여운을 남긴다.

[법률플러스] 주주대표소송의 소가(訴價)

민사소송에서 소가(訴價)의 개념은 매우 중요하다. 소가에 따라 소장을 제출할 때 납부하는 인지액을 산출하고 당해 소송의 사물관할(합의부 또는 단독판사)을 결정하며 소송비용에 산입되는 변호사의 보수액을 계산한다. 소가란 원고가 그 소송을 통해 달성하려는 목적이 가지는 경제적 이익을 화폐단위로 평가한 금액이다. ‘민사소송 등 인지규칙’은 여러 경우에 따라 소가를 산정하는 기준을 상세히 규정한다. 금전의 지급을 구하는 소송의 소가 산정은 단순하다. 청구금액 그 자체가 소가이기 때문이다(‘민사소송 등 인지규칙’ 제12조 제3호). 예컨대 갑이 을을 상대로 10억원의 대여금을 반환하는 소송을 제기한 경우 청구금액 ‘10억원’이 그대로 소가이다. 따라서 갑은 10억원을 기준으로 규칙에 따라 계산한 4,055,000원의 인지액을 납부해야 한다. 이상의 논의와 관련해 다음과 같은 점은 주의할 필요가 있다. 상법 제403조 제1항은 ‘발행주식의 총수의 100분의 1 이상에 해당하는 주식을 가진 주주는 회사에 대해 이사의 책임을 추궁할 소의 제기를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회사의 이사가 법률·정관을 위반하거나 임무를 게을리 해 회사에 손해를 입혔음에도, 회사가 그 이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등 스스로 권리를 행사하지 않으면, 주주는 위 규정에 따라 회사를 대신해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이를 주주대표소송이라 한다. 이 소송의 특징은 주주가 소송을 주도하지만 정작 승소의 대가는 주주가 아니라 회사에 귀속된다는 점이다. 갑은 X회사의 주주이며 을은 X회사의 대표이사다. 을은 중대한 비리를 저질러 X회사에 100억원 상당의 손해를 입혔다. 그러나 을은 X회사를 사실상 지배하는 사람이어서 X회사 스스로 을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 경우 갑은 피해자인 X회사를 위해 을을 상대로 100억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이것이 상법 제403조의 의미다. 정작 문제는 100억원에 달하는 소가에 있다. 갑이 위 소송을 제기하고자 한다면 우선 소가 100억원을 기준으로 계산한 35,550,000원의 인지액을 납부해야 한다. 그러나 정작 갑이 이 소송에서 승소하더라도 승소금 100억원은 갑이 아니라 X회사에 귀속된다. 거액의 인지액으로 인해 갑은 소송의 제기를 주저하게 되며 결국 주주대표소송 제도는 무력화된다. 이러한 사정을 반영해 ‘민사소송 등 인지규칙’ 제15조, 제18조의2는 아예 명문으로 주주대표소송의 소가를 (실제 청구금액과 무관하게) 1억원 정액으로 의제하고 있다. 따라서 갑은 실제로는 을을 상대로 100억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지만 인지액만큼은 소가 1억원을 기준으로 계산한 455,000원을 납부하면 충분하다. 이러한 결론은 항소심, 상고심의 소가 산정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즉, 주주대표소송에서 패소한 원고가 항소, 상고하는 경우의 소가 및 주주대표소송에서 패소한 피고가 항소, 상고하는 경우의 소가 또한 1억원 정액이다. 대법원( 2009년 6월25일 자 2008마1930 결정)도 같은 결론을 내리고 있다.

허영만 화백, 건강 악화로 활동 중단…‘백반기행’ 7년 만 종영

만화가 허영만(79) 화백이 건강 악화로 모든 대외 활동을 잠정 중단한다. 주식회사 허영만은 17일 공식 입장문을 내고 “최근 허영만 화백에게 건강상의 문제가 발생해 현재 의료진의 권고에 따라 병원에 입원해 치료와 회복에 전념하고 있다”며 “당분간 모든 대외 활동을 중단하고 안정을 취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이와 함께 허 화백이 진행해 온 TV조선 예능 프로그램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도 제작진과의 논의 끝에 시즌1을 전격 종료하기로 했다. 회사 측은 “지난 7년간 프로그램을 함께 만들어온 제작진과 출연진, 그리고 시청자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인사를 전했다. TV조선 측 역시 “곧 여든을 맞는 허 화백의 건강상의 이유로 여정을 일단락 짓게 됐다”며 “시청자들의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7년간의 감동과 맛의 여정을 총망라한 ‘스페셜 편’을 방송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스페셜 방송은 21일 오후 7시50분에 방영되며, 그동안 프로그램을 거쳐 간 365명의 게스트와 허 화백이 나눈 대화, 그리고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며 소개한 2천131개의 밥상을 되돌아본다. 1947년(호적상 1949년) 전남 여수 출생인 허 화백은 1974년 한국일보 신인만화 공모전에 ‘집을 찾아서’가 당선되며 만화계에 첫발을 디뎠다. 같은 해 소년한국일보에 연재한 ‘각시탈’이 히트를 기록하며 스타 작가 반열에 올랐다. 이후 ‘날아라 슈퍼보드’, ‘비트’, ‘타짜’, ‘식객’ 등 수많은 히트작을 내놓았으며, 이들 작품이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 등으로 영상화되면서 국민 만화가로 큰 사랑을 받아왔다. 한편, 지난 2019년부터 시작된 TV조선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은 허 화백이 직접 전국의 숨은 맛집을 찾아다니는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그동안 배우 백일섭과 고두심, 가수 싸이 등 각계각층의 유명 인사는 물론 이재명 대통령을 비롯한 정치인들이 대거 출연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안양대 평생교육원 콘서바토리, 개원 30주년 기념 음악회 23일 개최

안양대학교 평생교육원 콘서바토리가 반백 년의 향해를 이어가는 평생교육원의 서른 번째 생일을 축하하고, 음악을 향한 배움의 결실을 시민들과 나누는 고품격 클래식 무대를 연다. 안양대는 평생교육원 개원 3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 음악회 ‘초여름의 향기 음악에 담다’를 오는 23일 개최한다고 17일 밝혔다. 서울 여의도 영산아트홀에서 이날 저녁 7시 30분에 막을 올리는 이번 음악회는 지난 30년간 지역 사회와 호흡해 온 평생교육원의 발자취를 돌아보기 위해 기획됐다. 초여름의 길목에서 꽃과 바람, 추억의 정취를 아름다운 클래식 선율에 녹여내 관객들에게 따뜻하고 깊은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다. 기념 무대를 위해 국내외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전문 예술인들이 대거 뭉쳤다. 예술감독인 오동국 교수의 지휘 아래 강인모 지휘자가 지휘봉을 잡으며, 소프라노 박현옥·송선아·송진영·김영은·이지현·강명주와 테너 손민호가 무대에 올라 밀도 높은 성악의 정수를 선보인다. 건반의 향연도 이어진다. 피아니스트 김혜선·팽미영·송미선·고은주의 깊이 있는 연주와 이혜진의 정교한 반주가 더해져 무대의 완성도를 높인다. 특히 이번 공연에는 안양대 콘서트 콰이어와 안양시민오케스트라가 특별 출연해 눈길을 끈다. 독창과 중창 등 솔로 무대는 물론, 웅장한 합창과 관현악의 하모니가 한데 어우러지는 대규모 연주를 통해 다채롭고 풍성한 프로그램을 연출할 계획이다. 공연을 주최하는 콘서바토리(Conservatorio)는 유럽의 전통적인 전문 공연예술 교육 시스템을 바탕으로 지어진 전문 음악 교육기관이다. 안양대 평생교육원 콘서바토리는 현재 오케스트라, 피아노, 성악, 합창 등 4개 전문 실무 과정을 개설해 지역 문화예술 인재를 집중 양성하고 있다. 김영신 안양대 평생교육원장은 “이번 기념 음악회는 지난 30년 동안 지역 주민들과 함께 성장해 온 평생교육원의 역사를 기념하고, 학습자들이 그동안 땀 흘려 쌓아온 예술적 열정과 성과를 공유하는 뜻깊은 자리”라며 “앞으로도 일류 평생 교육 기관으로서 지역 사회와 상생하는 문화예술 교육의 중심 허브 역할을 공고히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공연은 뮤직플러스가 주관하며 안양오페라단, 브라보오페라앙상블, IMOHA여행사 등이 후원한다. 입장권은 R석 7만 원, S석 5만 원으로 공연 예매 및 세부 문의는 주관사인 뮤직플러스를 통해 가능하다.

양주 대모산성 출토 유물 1천여 점 30여 년 만에 고향 품으로

양주 대모산성에서 출토된 유물 1천여점이 30여년 만에 고향 품으로 돌아왔다. 양주시립 회암사지박물관은 국가 사적으로 지정된 양주 대모산성에서 출토된 국가귀속 유산 약 1천점을 이관받았다고 17일 밝혔다. 이번에 이관된 유물은 1990년대 대모산성 발굴조사(1~5차) 당시 출토된 유물로 그동안 한림대학교 박물관에 보관돼 왔다. 이번 이관으로 대모산성 출토 유물이 30여년 만에 유산의 고향인 양주로 돌아오게 됐다. 국가유산청 지정 국가귀속유산 보관·관리기관인 양주시립 회암사지박물관은 이번 대모산성 출토 유물 이관으로 기존에 소장하고 있던 약 1만7천500점의 유물에 더해 양주지역의 고대 역사를 규명할 핵심 유산인 대모산성 출토품까지 보관·관리하게 됐다. 양주 대모산성은 신라가 한강 유역을 차지한 6세기 중반 이후 임진강과 한강을 연결하는 주요 교통로를 통제할 수 있는 곳에 축조한 테뫼식 석축 산성으로, 발굴 조사 결과 성벽과 관련 구조물·집수지 등에서 여러 차례 산성을 개축한 흔적이 확인됐다. 삼국시대부터 통일신라시대에 이르는 철제 무기류·토기류·기와류 등 중요 유물들이 다수 출토돼 고대 전략적 요충지로서의 역사적 가치를 보여주는 중요한 문화유산이다. 지난해 11월에는 양주시와 재단법인 기호문화유산연구원의 15차 발굴조사에서 5세기경으로 추정되는 백제시대 목간 4점이 출토돼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박물관은 수장고의 고도화된 항온·항습 시스템을 기반으로 이관된 유물들을 안전하게 보존·관리하는 한편, 정밀 조사와 보존처리 작업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홍미영 양주시 문화관광과장은 “이번에 이관된 대모산성 유물을 바탕으로 향후 심도 있는 연구를 진행하는 한편 양주의 찬란한 고대 역사를 시민들에게 선보일 수 있는 전시회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민복진미술관, 시각장애인 위한 문화나눔 프로그램 진행

양주시립 민복진미술관이 18일 경기도시각장애인복지관과 함께 시각장애인을 위한 문화나눔 프로그램 ‘듣는 점·선·면’을 운영한다. 이번 프로그램은 경기도시각장애인복지관과 협력해 시각장애인의 문화예술 향유 기회를 확대하고 문화예술활동 참여를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듣는 점·선·면’은 소리와 촉각을 활용해 조각작품을 감상하고 창작활동을 경험하는 프로그램이다. 참여자들은 작품의 형태와 질감을 손으로 느끼고, 다양한 소리를 매개로 작품을 감상한 후 촉각 드로잉을 통해 자신의 감상을 표현하게 된다. 프로그램은 드로잉 작가이자 큐레이터인 서지형과 사운드 아티스트 장희진이 기획·진행한다. 서지형은 일상에서 발견되는 선과 형태를 관찰하고 기록하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으며, 장희진은 일상의 소리를 수집하고 재구성하며, 사운드를 활용한 실험적 예술활동을 선보이고 있다. 양주시립 민복진미술관은 그동안 장애인의 문화예술 접근성 확대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이어왔다. 특히 조각작품의 특성을 살린 촉각 감상 프로그램과 전시 연계 교육을 운영해 왔으며, 미술관 안내 점자 홍보 책자를 제작해 시각장애인 관람객의 전시 관람을 지원하고 있다. 미술관은 이번 사업을 계기로 오는 9월과 10월에는 시각장애인을 대상으로 민복진 조각의 거푸집을 활용해 석고 방향제 제작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한성원 미술관팀장은 “앞으로도 누구나 차별 없이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도록 다양한 문화복지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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