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화성~과천 고속道, ‘서울 병목 걱정’ 새겨 들어라

화성~과천 고속화도로가 적격심사를 통과했다. 민간투자 사업이면 거쳐야 할 타당성조사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경기도에 공식 통보했다. 화성특례시 봉담읍에서 과천시 관문동에 이르는 총 31.1㎞에 사업비가 1조8천억원이다. 효성중공업을 대표사로 하는 컨소시엄이 2024년 제안했다. 경기도가 제안서 검토를 거쳤고, 그해 12월 KDI에 전격성 조사를 의뢰했다. 이번에 내려진 결정은 그 의뢰에 대한 결론이다. 참 잘 된 일이다. 사업이 중요한 고비를 넘긴 것으로 볼 수 있다. 곧 전략환경영향평가 단계로 진입할 것이다. 제3자 제안공고,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실시협약 체결 등도 따르게 된다. 광역교통개선대책 분담금도 협의에 들어간다.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착공 예정은 2028년이다. 개통은 2033년이 1차 목표로 잡혀 있다. 경기 서남부는 국도 1호선, 경부선 등이 집중된 경기 중부에 비해 서울 접근성이 떨어졌다. 오랜 세월 주민에게는 숙원이었다. 기대치가 높다. 우선 지방도 309호선과 국도 47호선의 만성적 정체 완화다. 309호선은 하루 최대 2만2천대, 국도 47호선 군포로 구간은 하루 최대 2만6천대, 과천중앙로 구간은 하루 평균 1만1천대의 교통량이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렇게 해서 기대되는 단축 효과는 화성 봉담에서 서울 도심까지 기존 대비 32~53분이다. 화성(봉담), 안산(북부권), 군포, 의왕, 과천(관문동)이 수혜지역이다. 경기도도 적극적 행정 추진을 약속했다. 다만 꼭 짚고 가야 할 지적이 눈에 띄어 기록해 둔다. 노선 마무리에 대한 걱정이다. 서울 입구부터의 병목이 예상된다. 노선의 서울 방면 끝점은 과천 관문IC다. 이후 서울 진입은 47번 국도 양재대로를 이용한다. 양재대로는 현재도 극심한 상습 정체구간이다. 물류창고 이용 트럭, 대형 마트 이용자 차량이 뒤섞인다. 화성~과천 고속화도로에서 아낀 시간을 양재대로에 반납할 수 있다. 타당성 통과 낭보에도 ‘서울 입구가 문제’라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반드시 답변하고 가야 할 부분이다. 용서고속도로의 역사로 마무리 짓자. 2009년 개통했다. 서울 출퇴근에 혁신적 변화라고 했다. 1시간 거리를 25분으로 단축한다고 했다. 거짓말 확인에는 한 달도 안 걸렸다. 개통과 동시에 체증이 시작됐다. 이제 출근길은 거대한 주차장이다. 도민의 원성이 17년째다. 차라리 없었으면 다른 도로라도 놨을 텐데. 도로는 100년 가는 사업이다. 잘 놓으면 100년 신줏단지다. 잘 못 놓으면 100년 애물단지다. 용서고속도로는 확실한 후자다. 화성~과천 고속화도로는 이제 시작이다. 고민할 기회가 있다. ‘서울 입구 병목’ 지적을 유념하라.

[사설] 소부장 업계가 파업 직격 당할 수도 있다

삼성전자 파업 여부가 외국 기업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국내에 진출한 미국 및 글로벌 기업들의 반응이다.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가 11일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삼성전자 노사 갈등을 비롯한 주요 현안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암참은 800개 회원사를 둔 최대 외국 상공회의소다. 회원사 상당수가 한국 반도체 산업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다. 우리 업계에서는 이번 발표가 납기 지연 등의 책임 소재를 경고한 것으로 풀이했다. 2~3월 진행된 조정에서는 합의하지 못했다. 21일부터 18일간 총파업이 예고된 상태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 노조가 대화를 시작했다. 11, 12일 이틀간 시작된 사후조정이다. 조정이 종결된 뒤 노사 합의로 다시 조정하는 절차다. 제1노조격인 초기업노동조합은 여전히 성과급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영업이익 15%의 성과급 지급 및 상한제 폐지, 제도화 등이다. 정부까지 나서 ‘과한 성과급’을 언급한 바 있어 이번 조정 결과가 주목된다. 이런 싸움에 걱정이 커지는 소부장 업체들이다. 2024년 기준 삼성전자 1차 협력사는 1천61개다. 여기에 2, 3차 협력사가 693개에 달한다. 총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직접 피해 영역이다. 소재, 부품, 장비, 유지 보수, 물류, 현장 상주 인력 등이 다층적으로 연결돼 있다. 원청 생산 일정 변화가 협력망 전반에 큰 영향을 준다. 원청의 일정 변화가 장비·부품 공급 일정에 조정을 줄 수 있다. 유사시 협력사로부터의 고용 불안이 현실화될 수도 있다. 반도체 소부장 업체들의 이익률은 들쭉날쭉이다. 전체적으로 많이 벌었지만 업체별 격차가 크다. HBM·첨단 패키징 관련 장비 업체는 수익성이 급등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투자에 직접 연결된 업체들도 실적이 개선됐다. 반면 범용 장비·중국 의존 업체들은 기대 이하다. 고객사 한 곳 비중이 높은 업체는 실적 변동이 심하다. 전체적으로 반도체 대기업 수준의 성장 혜택은 누리지 못했다. 그러면서 파업 충격은 더 크게 감당해야 하는 구조다. 삼성전자 노사 모두 잊지 말아야 할 현실이 있다. 이번 갈등은 대기업 안의 임금 협상이 아니다. 경기도 곳곳의 소부장 업체들, 현장 상주 인력들, 납기 일정에 매달린 중소 협력사들까지 하나의 생산망으로 연결돼 있다. 원청은 버틸 여력이 있어도 협력사는 하루 조정에도 자금과 고용이 흔들린다. 반도체 경쟁은 국가 대항전이다. 세계가 한국 반도체 공급망을 지켜보고 있다. 노사 모두 ‘무너지지 않을 산업’을 생각하기를 기대하고 권하는 바다.

[사설] 김동연 ‘끝까지 도정’, 이번엔 반도체 전력망

중요한 회의가 7일 한전 경인건설본부에서 열렸다. ‘도로-전력망 공동건설 실무협의체 킥오프 회의’다. 경기도 건설국, 도로정책과, 한전 전력망입지처, 경인건설본부가 참여했다. 내용은 지방도 318호선 공동건설 추진이다. 상부에는 도로망, 하부에는 전력망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기본 설계, 발주 시기 등을 공유했다. 사업비 정산 체계와 기관별 역할 분담 문제도 협의했다. 일반 회의와 구분할 이유는 이게 용인 반도체를 지키려는 회의라는 점이다. 올 초, 우리 지역은 발칵 뒤집혔다. 용인 반도체 산단 지방 이전설이었다. 정부가 빌미를 제공했고, 정치권이 기름을 부었다. 이전설의 진원지는 전북이다. 그곳에 새만금이 있다. 새만금에서 생산되는 값싼 전력이 논란의 중심이었다. 용인에 전력을 끌어 오기가 참 어렵다. 국가가 풀 산업 구조 문제다. 이게 이전론으로 왜곡됐다. ‘318호선 도로 공사 하부에 전력망을 넣자’는 아이디어였다. 한전도 ‘협약식’에 나설 정도로 가능성에 동의한 구상이었다. 정국은 민주당 경기도지사 경선이 한창이었다. 저마다 반도체 수호 의지를 불태웠다. 어쩔 수 없이 다른 주장 속에 버무려졌다. 경선에서 김 지사는 후보가 되지 못했다. ‘김동연표 318호선 구상’도 잊혀져 가는 듯했다. 바로 이 구상을 구체화하는 협의가 이번 회의였다. 하이닉스 반도체 일반 산단에 6GW가 필요하다. 3GW가 부족하다. ‘318호선 구상’으로 공급될 전력이 3GW다. 퍼즐을 완성시킨 맞춤 구상이고 용인 반도체산단을 지킬 대안이다. 계속 가는 게 맞다. 경기도의 선택이 옳다. 정치적으로는 패자(敗者)다. 경선에서 졌다. 그래서 복귀 이후 그를 주목했다. 행정이 흔들리지 않을까 걱정도 했다. 하지만 기우였다. 복귀한 날 도의회를 찾아갔다. 의장과 각 당 대표에게 경기도 추경 통과를 부탁했다. 안양시의 행정 현장을 찾아갔다. 고유가 피해 지원금 접수 창구였다. 기획소득은 그의 대표 도정이다. 숱한 견제와 오해를 산 정책이기도 하다. 어쩌면 후임 도지사가 폐지할 가능성도 있다. 그래도 끝까지 지급 약속을 지키고 있다. 예술인들이 신청했다. 곧 지원금도 나간다. ‘반도체 지키기’는 끝나지 않았다. 삭발하고, 단식하고, 어쩌면 더 갈 지도 모른다. 의지는 충분하다. 그런데 대안은 안 보인다. 전력 아닌가. 전력이 없어서 당하는 위기다. 그 ‘유일하면서 해볼 가치가 있는 대안’이 318호선 구상이다. ‘길(road)에서 길(way)을 찾았다’는 이 방법이다. 대화하고 진척시켜 놔야 한다. 잘 손봐서 후임에게 넘겨줘야 한다. 이것이 행정과 정치가 다른 점이고, 행정가와 정치가가 다른 점이다. 도민에게 김동연은 대부분 행정가였다.

[사설] 헌법 개정, 국민적 합의 절차가 존중돼야

우원식 국회의장 주도로 더불어민주당 등 6개 원내 정당이 발의한 헌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무산됐다. 지난 7일 열린 5월 임시국회 제1차 본회의에서 헌법 개정안이 상정됐으나 국민의힘 의원들이 불참해 정족수 미달로 인한 표결 불성립이 선언됐다. 이어 8일 열린 제2차 본회의에서 우 국회의장은 개헌안에 반대 당론을 정한 국민의힘이 개헌안 상정 시 무제한 토론을 벌이겠다고 해 상정 자체를 하지 않기로 결정, “6월3일 개헌 시행 투표를 위한 절차는 오늘로써 중단됐다”고 선언했다. 개헌안이 6월3일 실시되는 제9회지방선거와 동시에 국민투표에 부쳐지려면 국회 재적 의원(286명)의 3분의2인 191명이 필요하다. 그러나 국민의힘(106석)에서 반대하는 한 국회 발의는 의결 정족수 미달로 불가능하다. 따라서 국회의 개헌안 발의가 무산됨으로써 개헌 문제는 지방선거 후로 넘겨졌다. 현행 헌법은 1987년 민주화운동으로 여야 합의에 의해 제9차 헌법 개정이 된 지 39년이 지났다. 그러나 현행 헌법이 급속하게 변화하는 시대적 여건을 반영하지 못해 개정해야 한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상당히 형성돼 있으나 이번에도 국회의 벽을 넘지 못했다. 개헌안이 의결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투표를 못한 건 이번이 세 번째다. 2018년 문재인 전 대통령이 발의한 정부 개헌안, 2020년 민주당이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국민발안 형식으로 내놓은 개헌안과 같은 전철을 밟은 것이다. 이번 국회에서 무산된 개헌안은 비상계엄 선포 48시간 내 국회 승인이 없으면 효력을 상실하도록 하는 등 계엄 선포에 대한 국회 통제를 강화하고 5·18민주화운동과 부마항쟁 정신 계승, 지방자치 강화 등을 주요 내용으로 담았다. 이재명 대통령도 6일 “개헌을 반대하는 사람은 불법 계엄 옹호론자 아니냐”며 국회의 개헌 발의 정당성을 지원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개헌 특위 구성 등 제1야당과의 충분한 숙의 없이 개헌안 표결을 추진했다는 이유로 반대 당론을 확정, 개헌안 표결에 불참함으로써 더 이상 국회 표결은 무의미해졌다. 이번 개헌안 발의는 무산됐지만 1987년 개정된 현행 헌법이 급변한 시대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많은 국민이 공감하고 있으므로 국회는 지방선거 후 국회에 개헌특별위원회를 여야 합의로 구성해 논의해야 한다. 여하한 경우에도 헌법 개정은 당리당략을 떠나 여야 합의라는 국민적 공감대 형성하에 추진돼야 한다.

[사설] 국힘 후보 6명, ‘경마장’에서 난타전 벌인다

경마공원 유치가 선거에 주는 매력은 상당하다. 세수 확대를 이끌 시설로 기대를 모은다. 관광·숙박·상권 활성화도 직접 이끈다. 주변의 대규모 개발 사업도 가능하다. 규제 해제라는 보상이 주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경마는 과천시가 독점해온 영역이다. 1989년 과천 경마공원 개장 이래 유지됐다. 서울대공원·과천 신도시 축과 함께 컸다. 남부권 대표 레저시설로 자리 잡았다. 지금은 ‘렛츠런파크 서울’로 불린다. 이랬던 위상이 흔들린다. 정부가 경마공원 일대 개발 계획을 시사했다. 현 위치에 대규모 공동주택을 그려 넣었다. 자연스럽게 경마공원 이전설이 화두로 등장했다. 그러자 경기 북부 지자체들이 동시에 일어났다. 지난 3월 경마장 유치에 공동 대응한다고 선언했다. 의정부·양주·포천·동두천시와 연천군이다. 5개 지자체의 시장·군수들이 모두 참석했다. 과천경마장을 경기 북부로 이전해야 한다고 밝혔다. ‘5개 시·군 경쟁 과열을 자제하자’며 공동 대응을 약속했다. 지켜질 약속이 아니다. 경마공원은 공동 유치될 수 없다. 특정 지역 한 곳만 선택된다. 이러다 보니 공동 선언 뒤로 다른 움직임이 역력하다. 포천시는 ‘과천 경마장 이전 유치 TF’를 출범했다. 양주시는 관내 광석지구를 부지로 소개했다. 의정부시도 캠프 스탠리를 경마장 유치 부지로 삼자는 제안이 나왔다. 저마다 적임지를 자처하는 근거는 같다. ‘특별한 피해에 대한 특별한 보상’ 논리다. 움직임이 2월에 시작되면서 선거로 옮아간다. 과천시장도 거칠게 나온다. 시민공약 1호로 뽑았다. 선거 공약 위에 ‘시민 제언’이라는 무게를 더했다. 경쟁자인 민주당 예비후보도 ‘우려’를 표한 바 있다. 6·3 지방선거에서 ‘경마공원’이 등장한 시·군은 이렇게 6개다. 공교롭게도 출마하는 현 단체장이 모두 국민의힘이다. 이들의 목표는 ‘경마공원’ 하나다. 오로지 한 개 지역만 충족시킬 수 있다. 양보가 곧 패배인 고약한 싸움이다. 선거가 임박하면서 6인의 발톱도 점차 드러날 것 같다. 30년 만에 찾아온 경마공원 유치전(戰). 무승부도 없고 공동 승리도 없다. 오직 1명만 웃게 되는 싸움이다. 그 방향이 제시되는 이번 선거다. 국힘 6인 모두가 적이 된 제로섬 게임이다. 후보에게는 가혹하다고 보는가. 아니다. 이것이 지방선거다.

[사설] 어르신 발 묶고 10만원 보상, 이건 실패했다

모두의 기억에 생생하다. 2025년 11월 부천에서 발생한 사고다. 사람이 북적대는 시장통으로 트럭이 돌진했다. 4명이 숨지고 18명이 다쳤다. CCTV에 사고 순간이 담겼다. 돌진하는 차량, 치이는 행인, 부서지는 좌판 등 이 일대가 지옥이었다. 67세 남성이 운전자였다. 또 한번의 고령운전자 사고였다. 한국도로교통공사가 관련 사고를 집계했다. 2022년 7천919건의 고령운전자 사고가 있었다. 2024년 9천761건으로 23.2% 늘었다. 불과 2년 사이의 증가다. 이제는 우리 주위 옆에 사고다. 대책의 하나로 시행되는 게 있다. 면허를 반납받고, 대신 보상비를 지급한다. 반납해야 할 나이가 강제된 것은 아니다. 지자체에 따라 65세 또는 70세로 다르다. 면허 반납 보상금도 통일된 기준은 없다. 지자체에 따라 그 금액이 천차만별이다. 파주시의 보상액은 30만원이다. 경기도에서 가장 높은 편이다. 다른 지역은 10만원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고령운전이라는 동일한 조건을 따지는 정책 아닌가. 시·군에 따라 적용되는 나이가 달라야 할 이유가 없다. 보상금이 다른 것도 합리적이지 않다. 엉성한 운영이다. 이러니 효과가 있을 리 있나. 경기도에 65세 이상 운전면허 소지자가 134만명이다. 매년 면허 반납률은 2.8%다. 누적 반납자가 늘 수 있지만 그만큼 고령 진입자도 증가한다. 반납률이 제자리걸음일 수밖에 없다. 행정의 효과가 행정의 기대를 따라가지 못한다. 고령 운전자들도 ‘운전 위험’은 자각하고 있다. ‘야간 운전이 어렵다’거나 ‘신체 반응이 느려졌다’고 자체 진단을 한다. 그러면서도 ‘운전대를 놓을 수 없다’고 한다. 여기에 간단히 넘길 수 없는 복합적인 사회 문제가 있다. 근본 이유는 노인 빈곤층이다. 65세 이상 인구 가운데 중위소득 50% 이하인 인구의 비율이다. OECD 평균이 14% 안팎이다. 한국은 38~40%다. 이렇다 보니 고령자의 노동 참여율이 높을 수밖에 없다. 부천 제일시장 사고자도 그랬다. 생업으로 트럭을 몰던 기사였다. 여기에 가족 해체에 따른 환경도 있다. 특히 ‘유사시 배우자 이송을 위해서’라는 고령자들이 많다. 위험하더라도 면허를 붙들고 있어야 하는 딱한 사정이다. 10만원으로 대체 가능한 현실이 아니다. 너무 가볍게 봤다. 궁극적으로 어르신의 교통·이동 복지 문제로 귀결된다. 재정적 여력, 우선순위 등이 관건이다. 교통카드를 지급하는 지자체들도 있다. 이 역시 내용이나 적용 연령대가 제각각이다. 모든 지자체에 강제할 수는 없다. 결국 가장 접근하기 쉬운 문제부터 접근해야 한다. 제도적으로는 면허 반납을 규범화해야 한다. 국가가 전면에 나서 중앙정부 과제로 밀어야 한다. 지자체 자체 정책이라며 빠져 있을 때는 지났다. 그런다고 국가 책임이 없어지는 것도 아니잖나. 면허 반납 정책에 정부가 뛰어들어야 한다. 면허 반납·보상금제는 2018년부터 시작됐다. 8년이라는 짧지 않은 기간을 실험했다. 그래서 얻은 결과치가 면허 반납률 2~3%다. 이쯤 되면 변화를 고민해야 할 때다. 고령 운전자에게서 운전대를 빼앗는 것이다. 이동권을 보장할 수준의 대안이어야 한다. ‘10만원’으로는 설득도 안 되고, 동참도 안 된다.

[사설] 경기지사 野단일화, 지지율 올라야 불붙는다

양향자 국민의힘 경기지사 후보는 말을 아낀다. 기본적으로는 독자 생존과 독자 승리다. 제1야당의 저력을 통한 승리를 강조한다. 국민의힘이 민주당을 이길 수 있어야 한다는 전제를 제시한다. 그렇지 않다면 “어떤 단일화를 해도 쉽지 않다”고 진단한다. 결집을 호소하는 측면이 있다. 단일화를 생각하는 나약함으로는 이길 수 없다는 논리다. 후보 확정 이전부터 단일화 얘기가 있었던 터다. 양 후보로서는 초반에 강한 의지를 내보일 필요가 있다. 하지만 단일화 상대를 자극하는 언행은 찾아보기 어렵다. “‘지금은’ 전혀 생각하고 있지 않다.” 지난 4일 밝힌 발언이 현재의 수위다. 조응천 개혁신당 경기지사 후보는 거침이 없다. 단순히 단일화를 부인하는 수준을 넘는다. 국민의힘과 양 후보에 대한 거부감을 거침없이 밝힌다. 국민의힘을 향해 “경기도에서 더는 자생력이 없는 불모지”라고 비난했다. 양 후보를 향한 발언도 독설에 가깝다. 연석회의에 대해 불참과 참석으로 입장을 바꾸고, 참석해서도 “사진만 찍고 나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상한 후보하고 단일화하는 게 그리 쉽겠는가”라고 말했다. 시종일관 강공 일변도다. 단일화 성사에 거는 기대는 상대적으로 적어 보인다. “하기에 따라 1등을 할 수도 있다.” 방송에서 밝힌 이 말이 단일화를 보는 인식일 수 있다. 사실 두 사람의 단일화는 개인 판단의 영역을 넘는다. 전국 최대 표밭인 경기도지사선거다. 정당 간 선거 연대라는 큰 틀과 방향을 같이한다. 이 점에서 보더라도 둘의 발언은 분석이 가능하다. 조 후보의 “1등을 할 수도 있다”는 발언이 그렇다. 개혁신당은 2위를 하더라도 충격적 선전이다. 야권 전체 정계개편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준석 대표도 “(선거 이후) 국민의힘이 개혁신당으로 오게 하겠다”는 발언을 던진 상태다. 구호와도 같지만 방향은 읽힌다. ‘내란 세력’ 등의 강경 발언은 단일화의 강을 스스로 차단하는 측면도 있다. 이런 여유가 단일화 논쟁에서는 우위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결국 단일화를 좌우할 변수는 정당 지지율이다. 인물·정당보다 더 중요한 변수는 지금은 이것이다. 단일화를 해도 추미애 후보를 이기지 못하는 구도가 있다. 이 경우라면 양·조 후보 모두 완주할 가능성이 크다. 완주해서 손해 볼 게 없다. 반면, 야권 단일화가 박빙의 승부를 향할 때는 달라진다. 양·조 후보를 대입한 경우의 수까지 신경전을 펼 것이다. 선거가 임박할수록 지지층 결집은 강해진다. 이번 단일화 논의도 막판에 시작돼 투표장까지 이어질 수 있다.

[사설] 연천 구석기 축제가 세계유산 자격을 증명했다

전국에서 가장 떠들썩한 연천군이었다. 인구 감소를 걱정하는 연천이 아니었다. 아이 울음소리 그친 노쇠한 모습도 없었다. 적어도 5월 첫째 주의 모습은 그랬다. ‘연천 구석기 축제’가 열리고 있었다. 전국에서 방문객이 몰렸다. 1978년 발견된 아슐리안 주먹도끼다. 선사문화권을 동아시아로 넓힌 발견이었다. 이를 매개로 이어온 축제다. 올해 서른세 번째다. 내용과 규모, 수준에서 차원이 달라졌다. 세계인의 관심이 함께한 점도 특별했다. 20만㎡ 전곡리 유적지가 축제의 장이었다. 구석기 바비큐로 선사시대 맛집을 체험했다. 가족이 참여하는 구석기 시대 운동회도 인기였다. 세계 구석기 체험마당은 학습의 현장이었다. 드론쇼, 불꽃놀이가 밤하늘을 장식했다. 개그맨과 가수 등 연예인들의 프로그램도 이어졌다. 학습과 즐거움이 함께할 수 있는 축제다. 모처럼 지역도 즐거웠던 축제였다. 명실상부 수도권 2천600만의 ‘5월 축제’로 자리했다. 여기 추가된 더 큰 의미가 있다. 지난 30여년간 축제는 국내에 머물렀다. 내국인을 위한 축제·문화였다. 이 틀을 깨기 위한 노력이 시작됐다. ‘2029년 세계 구석기 엑스포’ 유치가 눈앞에 있다. 통상의 산업박람회와 다르다. 선사문화와 관광, 국제 행사를 엮는 특별한 도전이다. 여기에 이어질 현실의 목표가 있다. 유네스코 선사 유적 세계유산 등재다. 라스코 동굴, 스톤헨지, 카카두 국립공원 등이 그런 유산이다. 유산 등재가 미치는 문화·관광적 위상 변화는 말이 필요 없다. 축제도 이 부분을 가미한 듯하다. 세계 각국의 전문가들이 대거 참가했다. 단순 참가를 넘어 축제의 중심에 섰다. 축제 중 개최된 ‘대중고고학 포럼’이 대표적이다. 오스트리아, 프랑스, 독일 등 7개국이 개최했다. 강연보다 체험이 중심이 된 독특한 ‘포럼’이었다. 부싯돌 시연(오스트리아), ‘샤먼 여인’ 무덤(독일), 실험적 석기 제작(일본), 체험 캠프(프랑스) 등이 강연됐다. 세계 최고의 전문가들이 참가자들에게 제공하는 살아 있는 학습이었다. 급해도 건너뛰면 안 된다. 본질을 생략하면 안 된다. 도시계획의 목표는 선사유적 보존이어야 한다. 법과 제도의 정비도 선사유적 보존용이어야 한다. 성급한 관광 연계는 부정적 요소가 될 수 있다. 지역경제 활성화도 주객이 바뀌어선 안 된다. 연천 선사문화의 변치 않는 가치는 딱 두 개다. 동아시아 최초 아슐리안 주먹도끼가 하나다. 이 가치는 학계가 증명한다. 유적에 쏟는 지역의 열정이 또 하나다. 이 모습은 2026년 축제가 증명했다. 연천 선사문화의 목표는 섰다. 세계유산 등재에 맞춰졌다. 이번 축제는 방향과 규모가 정확했다. 이를 발판 삼는 내년을 기대한다.

[사설] 現민주 vs 前민주 vs 前민주 경기지사 선거, 흐릿해진 보수

양향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후보가 됐다. 공천관리위원회가 2일 후보로 확정했다. 함진규 전 의원과 이성배 전 MBC 아나운서를 제쳤다. 양 위원은 삼성전자 출신으로 특별한 이력을 갖고 있다. 삼성전자 최초로 ‘여상(女商) 출신 상무’였다. 고졸 여성으로 임원에 오른 전설로 유명하다. 이런 경력에 힘입어 2016년 민주당에 인재로 영입됐다. 21대 국회의원(민주·광주서을)을 했다. 개혁신당을 거쳐 현재 국민의힘 최고위원이다. 경선 경쟁자들은 오랜 시간 또는 처음부터 국민의힘 소속이었다. 양 위원의 민주당 이력을 문제 삼는 지적이 있었다. 하지만 당원·도민의 선택은 민주당 출신 양 위원이었다. 개혁신당 후보는 조응천 전 의원이 나와 있다. “찍을 후보는 나밖에 없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출마 선언과 동시에 제기된 게 야권 후보 단일화다. 조 전 의원은 ‘단일화는 없다’며 선을 긋고 있다. 검사 출신인 그는 박근혜 정부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이었다. 비선실세 국정 농단을 견제하다가 눈 밖에 났다. 정치는 양 위원과 비슷한 시기인 2016년 민주당에서 시작했다. 2016·2020년 남양주갑에서 2선을 했다. 개혁신당으로 출마한 2024년은 낙선했다. 이재명 당 대표에 대해서 날을 세웠다. ‘수박’(겉과 속이 다르다는 은어)으로 몰려 비주류로 떠밀렸다. 요즘 민주당 후보를 향해 연일 공격에 나선다. 민주당에서는 추미애 후보가 일찍 본선에 가 있다. 한준호·김동연 후보와 승부에서 결선 없이 이겼다. 민주당에서만 6선을 해온 관록을 갖고 있다. 당 대표, 법사위원장, 법무부 장관을 역임했다. 현재 민주당 내에서는 살아 있는 당 역사다. 경기지사 경선에서는 고전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다. ‘명픽’(이재명 대통령 지목) 한 의원과 ‘현역’ 김 지사가 있었다. 하지만 결과는 거뜬했다. 도민 인지도와 당원 지지로 가뿐히 경선 벽을 넘었다. 이렇게 구도는 정해졌다. 민주당 추미애, 국민의힘 양향자, 개혁신당 조응천 후보다. 모두가 민주당 출신이다. 현역 배지까지 달았던 ‘전직 민주당 국회의원’들이다. 한때 같은 정당의 가치를 말하던 ‘식구’들이다. 도지사선거는 아홉 번 있었다. 이런 구도는 처음이다. 단순한 우연에서 나온 결과가 아니다. 정당보다 인물, 이념보다 경쟁력이 앞서는 흐름이 있다. 여기에 보수 정당이 자초한 필연도 있다. 키운 인재 대신 외부에서 답을 찾았다. 2022 대선이 그랬고, 2024 총선이 그랬다. 그 사이 당의 정체성은 흐려졌다. 그 흐릿함이 경기도까지 온 것이다. 1천100만명의 경기도지사선거다. 늘 정치 변화의 묵직한 축이었다. 이번에도 신호를 던지기 시작했다. 정당이 어떤 가치를 보여줄 것인지 묻는 신호, 그리고 미래 정치 구획이 완전히 달라질 수도 있다는 신호다.

[사설] 가정의 가치 소중함을 지키는 사회 돼야

5월은 신록의 계절임과 동시에 가정의 달이다. 내일은 어린이날, 8일 어버이날, 21일 부부의 날 등 여러 가지 가정과 관련된 축하 행사가 많은 달이다. 정부를 비롯한 지방자치단체, 학교 등 각종 기관에서 가정의 달을 맞아 가정의 중요성을 알리는 다양한 행사를 개최한다. 가정은 우리 사회를 지탱하고 있는 가장 기초적인 뿌리다. 가정의 가치와 소중함은 새삼 강조하지 않아도 모두가 그 중요성을 잘 인식하고 있다. 가정이 안정되고 행복해야 국가 사회가 발전할 수 있다. 가정이 무너지면 국가 사회 자체는 뿌리 없이 흔들리게 된다. 따라서 가정의 안정이 국가 사회 발전에 최우선적으로 고려되는 이유다. 그러나 최근 우리 사회는 핵가족화와 더불어 물질 중심의 이기주의적 사회 현상, 윤리적 가치관의 하락, 핸드폰과 같은 첨단 기기의 발달 등과 함께 가정의 가치가 흔들리는 현상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어 국가 사회 발전과 안정을 저해하고 있다. 특히 이런 가정의 가치 추락 현상은 젊은 세대들 사이에 만연되고 있어 국가 사회 발전에 장애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최근 도내에도 가정과 관련된 불행한 사건이 자주 발생하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달 10일 경기 시흥시에 거주하고 있는 A씨는 자택에서 생후 8개월 된 아들을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아 구속됐다. A씨 부부는 아들을 폭행 뒤 병원을 찾았지만 입원 치료가 필요하다는 의료진 판단에도 입원 조치를 하지 않고 귀가해 이런 참사가 발생했다. 지난달 30일 발생한 부부가 숨지고, 6명이 다친 경기 의왕시 아파트 화재 역시 유사하다. 경찰의 부검 결과 아내는 불이 나기 전 이미 숨진 것으로 파악됐으며 불이 난 뒤 아파트에서 뛰어내려 숨진 남편에게선 경제적 어려움 등 신변을 비관하는 내용의 유서가 발견됐다. 아직도 우리는 2022년 8월 수원시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생활고와 건강 문제로 어머니와 두 딸이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이 뇌리에 생생하다. 이 밖에도 부모를 살해하는 등 가정 파괴 사건이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가정은 어떠한 경우에도 안정적으로 지켜야 한다는 가정의 가치 중요성을 사회 전체적으로 인식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 정부와 지자체도 경제와 건강 문제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정에 대해 적극적으로 ‘찾아가는 복지제도’ 확대를 통해 가정의 비극을 최대한 막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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