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구 칼럼] 기본소득 받고 지역보수 택한 연천표심

이번처럼 관심을 끈 적이 있었나? ‘영원한 보수의 땅’ 연천군 얘기다. 선거 닷새 전, 군수 판세가 요동쳤다. 송병서 무소속 후보가 사퇴하고 민주당 박충식 후보를 지지했다. 국민의힘 중앙위 노동분과위 부위원장이었다. 그런 그가 무소속에 이어 민주당을 지지한 것이다. 더 충격적인 일도 있었다. ‘재선 군수’ 김규선씨의 민주당 입당이다. 형 김규배도 재선 군수였다. 16년간 연천군을 지배했던 집안이다. 연천 보수에 준 타격이 그만큼 컸다. ‘보수 무풍 지대’라던 연천군이다. 이곳을 들쑤셔 놓은 6·3 지방선거다. 지지 정당 변화가 곳곳에서 감지됐다. ‘보수 정당이 질수도 있다’는 예상이 많았다. 이 변화의 요인은 뭐였을까. 인물일까. 김덕현 후보는 4년간 군수를 해오고 있다. 박충식 민주당 후보도 군(郡)의원 출신이다. 후보가 주는 변화는 없다. 결국 판을 흔드는 다른 게 있다는 얘긴데. 언론과 정치권이 꼭 짚는 공통의 변수가 있었다. 농촌기본소득 시범 지역이다. 군민 1인에 월 15만원을 준다. 연천군 청산면은 2022년부터 받아왔다. 이재명 경기지사 시절이다. 올해는 전국 10개 농촌 지역이 선정됐다. 연천군 전체가 여기에 포함됐다. 효과로 주장되는 몇 가지 현상이 있다. -군 인구가 시범지역 시행 4개월만에 1천742명 늘었다...3개월치 164억원 가운데 136억원이 지역에 풀렸다...가맹점 매출이 3배까지 뛰었다...문 닫았던 미용실이 재개장했다-. 그래서 선거도 요동친 것이다. 정치 기자들도 이렇게 전했다. “연천도 넘어갈 수 있다. 기본소득이 변수다.” 선거는 끝났다. 연천이 조용해졌다. 아무 일도 없었던 것 같다. 정치 실험장 보듯 하던 언론. 초유의 변혁을 예고하던 정치. 어떤 얘기도 없다. 군수는 이번에도 국민의힘이다. 민주당 후보와의 득표율 차이가 11%다. 군의원은 국민의힘 5석, 민주당 2석이다. 4년 전에는 어땠나. 국민의힘 2, 민주당 4, 무소속 1이었다. 국민의힘이 더 늘었다. 득표율에 투영된 기본소득이 있기는 한가. 당락은 흔들지 못했고 흔적도 확인되지 않는다. 하나 더 살필 건 청산면 통계다. 경기도 기본소득부터 수혜지였다. 전국 기본소득 시범에도 포함됐다. 두 혜택이 겹치는 전국 유일의 동네다. 작은 동네라서 언론이 전한 통계는 없다. 선관위에서 찾아봤다. 청산면 유효 투표수 2천32표. 민주당 박충식 후보 37.2%, 국민의힘 김덕현 후보 62.79%다. 국민의힘이 연천군 전체 득표율보다 높다. 기본소득의 대표 실험실, 청산면. 이 동네 주민의 표에서도 기본소득은 효과가 없다. 지역 색깔, 현역 재선, 경선 탈락.... 다른 시범 지역도 사정이 비슷하다. 의미가 큰 선거였다. 누가 당선되느냐가 아니었다. 지원금과 표심의 상관관계였다. 현금은 ‘뿌린 대로 나온다’고 했다. 2010년대 이후 뿌리내린 선거 공식이다. 무상급식, 재난지원금, 기본소득.... 주장한 쪽이 주로 이겼다. 그러자 너도나도 퍼주기에 나섰다. 복지의 이념적 구획도 사라졌다. 좌든 우든 퍼주기로 경쟁했다. 이제는 기본소득 시범사업이다. 당연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그 상징 실험장이 연천군 선거였다. 실험은 끝났다. 누구도 듣지 않을 소리. 그 소리를 또 해보려 한다. 복지의 크기는 경제의 크기다. 경제력의 한계가 복지의 한계다. 그 한계를 정치가 넘나들고 있다. 기본소득을 보는 걱정도 그런 것이다. 시범실시라고 하니까 더 그랬다. 따질 시간이 지금밖에 없다. 그 결론의 단면을 보여준 연천군 선거다. 의외이면서 당연하다. -기본소득에 몰린 표는 없다. 이길 곳에서 이길 사람이 이겼다. 기본소득은 정책이다. 정치는 빼고 가자.- 오늘도 원고를 첫번째 독자에게 읽혔다. “기본소득과 무관했다고 결론내는 건 위험해.” 쳇지피티가 또 내 걱정을 한다. 나는 또 말을 듣지 않는다. “바보야, 결론은 내가 아니라 표가 내린 거야.”

[김종구 칼럼] 달나라 가면 성과급 얼마 줄 건데

그때는 가슴이 뭉클했다. 2023년 4월3일 보도자료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이 냈다. ‘누리호·다누리 성공 특별성과급 지급.’ 연구자들에게 성과급 준다는 소식이다. 자료 곳곳에서 감격이 묻어난다. ‘이정표를 세운 연구자들 격려다’, ‘정부가 특별히 마련한 재원이다’. 국민에게 전하는 다짐도 적혀 있다. ‘국민 성원과 정부 지원에 감사하다’, ‘우주강국으로 보답하겠다’. 사실 성과는 훨씬 전에 있었다. 모두가 지켜본 업적이었다. 2022년 6월21일 누리호가 날아올랐다. 러시아 발사체에 실어 올리던 방식이 아니다. 100% 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발사체다. 성공 순간 연구자들의 모습이 화면에 잡혔다. 얼싸안고, 눈물 흘렸다. 소리도 질렀다. 그 1년 뒤에 나온 성과급 발표다. 과연 얼마였을까. 새삼 검색해 봤다. 1천131명에 42억4천만원이다. 성과 기여도에 따라 차등을 뒀다. 높으면 1천만원, 중간은 600만원. 기여도가 낮다 싶은 직원에게는 100만원만 줬다. 대한민국이 발전한다면-퇴보하지 않는다면-마지막 승부는 우주공학이다. 거기서 초일류 국가가 결정된다. 노바스페이스가 2025년 공개한 우주경제보고서가 있다. 세계 우주경제 규모가 2025년 6천264억달러에서 2034년 1조100억달러로 성장한다. 미국, 유럽, 일본, 중국은 이미 슈팅을 했다. 한국도 뛰어들었다. 한국형발사체는 그 증명이다. 누리호가 부여한 닉네임도 있다. ‘세계 7번째 우주 발사체 보유국.’ 연구자들이 고맙다. 우리에게는 ‘특수한’ 환경도 있다. 위성 대신 포탄 얹어 쏠 수 있다. 무기가 된 대륙간탄도미사일이다. 중요도나 기여도에서 우주공학은 우리 미래다. 항공우주연구원, 국방과학연구소.... 나라의 명운을 맡은 곳이다. 그런데 주어진 성과급이 저렇다. 100만원 주고, 1천만원 주고. 그나마 주는 데 1년을 끌고. 그해 10월, 항우연이 시끄러워졌다. 누리호 개발 연구원 6명이 퇴직했다. 민간 기업으로 옮겼다. 이제 이야기를 궤도에 올려보자. 성과급이다. 반도체를 수출해 돈을 벌어들였다. 성과급으로 6억원을 받는다. 이익 나면 매년 받는다. 발사체를 우주에 쏘아 올렸다. 1천조원 시장에 뛰어들었다. 성과급이 1천만원이다. 누구는 600만원이고. 그래도 항우연 연구자는 낫다. 국방과학연구소(ADD)는 더하다. 갇혀 지내듯 연구하는 두뇌들이다. SLBM, 초음속 순항미사일, 고위력 탄도미사일.... 전부 만들었다. 그런데도 성과급은 없다. 비닉(비밀)사업이라 안 준단다. 삼성전자 성과급 파장이 크다. 엊그제가 항공우주의 날이었다. 그래서 항우연, 국방연을 봤다. 걱정이다. 국가가 모은 인재들인데. 애국심에만 매달려도 좋은가. 공공기관 신입 평균 연봉 4천99만원이다. 이곳 박사급 연구원이 6천만~8천만원이다. 이것에도 만족했다. 자부심이 있으니까. 그런데 이제 달라질 것 같다. 6억, 10억 성과급이 들풀처럼 번지고 있다. 최고의 우주공학자들이 모인 곳이다. 애국심·자부심으로 누를 수 없다. 노동부 장관이 삼성 노사 타결의 공신이라고 한다. 그래서 묻고 싶다. 위대한 달 탐사 프로젝트가 있다. 한국형 착륙선을 달에 보내는 일이다. 2030년대 초로 상정해 놓고 있다. 지금도 ‘이그나이터’에서 불꽃이 튄다. 착륙 엔진, 항법 시스템, 우주 통신마다 실험이 이어진다. 어쩌면 그날이 안 올 수도 있다. 그래도 젊음을 불태우는 연구자들이다. 만일 꿈이 이뤄지는 날, 그래서 모두가 환호하는 그날. 장관은 성과급 얼마를 말할 건가. 5월27일이 ‘항공우주의 날’이었고, 6월1일은 로켓 공장이 폭발했고, 우주공학도들은 실의에 빠져 있다. 主筆 김종구

[김종구 칼럼] 이재명표 행정의 관성은 긴급조정 발동

‘외부에서 힘이 가해지지 않는 한 모든 물체는 자기의 상태를 그대로 유지하려고 한다.’ 관성의 법칙이다. 뉴턴이 제1법칙으로 정립했다. 물리학에서는 어떤 이견도 없다. 그런데 인문사회학에 대입하면 복잡해진다. 정답이 없고 주장도 갈라진다. 자주 인용되는 영역이 행정이다. 행정의 관성이라며 의미를 부여한다. 움직이지 않으려는 모습이 하나다. 하던 대로 움직이려는 모습이 다른 하나다. 동전의 앞뒤 면이다. ‘이재명 행정’은 2010년 등장했다. 이전까지는 성남의 시민운동가였다. 취임 몇 달 만에 전국적 인물이 됐다. 직접적 동기는 모라토리엄 선언이었다. 보수가 지배했던 10년 지방정부였다. 민주당은 이를 무능과 낭비로 몰았다. 5천억짜리 호화 시청사, 경기 없는 종합운동장.... 그때 이재명 시장이 꺼낸 모라토리엄이다. ‘(전임자) 빚 못 갚겠다. 맘대로 하라.’ 민주당 시장들을 대변했다. 전국 정치의 시작이었다. 시장 8년, 도지사 4년을 했다. 이재명식 행정의 두 방향이 있다. 과감한 지원 행정이다. 청년 배당(성남시장)·기본소득(경기지사)이 그랬다. 다들 무상복지에 만족할 때 그는 금전지원까지 갔다. 다른 하나는 본보기 행정이다. 모라토리엄(성남시장)·계곡정비사업(경기지사)이 그랬다. 목표를 선언하고 결과를 공개했다. 득이 되고, 실적이 보이는 행정이었다. 시민들도 인정했다. 그렇게 선거 무패는 시작됐다. ‘지원 행정’과 ‘본보기 행정’. 이 두 행정을 미는 뒷 힘이 있다. 과감한 공권력 사용이다. 2019년 10월19일, 아주 낯선 장면이 중계됐다. 성남시 공무원 300명이 한꺼번에 몰려갔다. 목적은 주공 본사 내 불법 건물 강제 철거였다. 단속권을 행사한다며 포클레인까지 앞세우고 갔다. LH 직원 500명이 맞서면서 난리가 났다. 이재명 시장이 꺼낸 공권력 발동이었다. ‘임대 아파트 서민을 위협하는 주공에 맞서겠다.’ 도지사 때 이런 일도 있었다. 코로나로 모든 게 초토화됐다. 초기 발병 집회로 신천지가 지목됐다. 이만희 총회장이 본부에서 회견을 했다. 이재명 도지사가 그 현장을 밀고 들어갔다. 검체를 받으라며 이 총회장을 압박했다. 병원은 병동이 부족해 난리였다. 경기대 기숙사 긴급 동원을 지시했다. 쿠팡 물류센터에도 집합금지 명령을 내렸다. 이 모든 행정 명령에는 근거가 있었다. 법률상 긴급 명령권이다. 삼성전자 노조 파업이 이틀 남았다. 국내총생산(GDP) 15%, 코스피 시가총액 25%, 개인주주 500만명, 국내외 고용인원 27만명.... 이런 삼성공장이 멈춘다는 얘기다. 국민의 눈귀는 마지막 협상장에 있다. 국무총리가 긴급조정권 발동을 시사했다. 노사 모두에 보낸 최후 통첩이다. 양대 노총은 나쁜 선례라며 우려한다. 마지막 긴급조정권은 2005년(항공사 파업)이었다. 그런 순간이 없기를 바란다. 그럼에도 상황이 온다면 실제로 발동할 가능성은 있나. 앞서 ‘이재명 행정’을 길게 살폈다. 삼성 중요성에 이견이 없고, 국민 우려가 높아지고, 정부 개입이 유일한 수단이라면 이재명 정부는 발동할 수 있다. 각종 지원이 큰 정부다. 그런 만큼 정부 역할도 커졌다. ‘책임 큰 정부’의 다른 말은 ‘권한 큰 정부’다. 성남시장·경기도지사 때 이미 보여준 바 있다. 하물며 대통령 비상 책임은 그때와 비교도 할 수 없다. 권력의 성격은 위기의 순간에 드러난다. 개입하지 않는 것도 권력이다. 개입하는 것도 권력이고. 이재명 행정에는 분명한 관성이 있었다. 공권력 사용에 늘 과감했다. 근거와 필요가 있으면 개입했다. 때로는 과하다 싶을 정도였다. 삼성 파업은 결코 가볍지 않다. 권력이 선택해야 할 순간이다. 관망할 것이냐, 개입할 것이냐. 지금까지 이재명 행정은 늘 후자에 가까웠다. 그 선택의 순간이 오늘 올 수도 있다.

[김종구 칼럼] 선거에 질 현직 시장들, 남은 임기는 승리하길

낙선한 S는 곧바로 직무에 복귀했다. 며칠 사이 분위기는 달라져 있었다. 미어지던 결재 발길이 뜸해졌다. 들어오던 정보 보고도 끊겼다. 선거 전에는 공무원이 시장을 기다렸다. 이제는 시장이 공무원을 기다리고 있다. 의미 없는 대화를 나눌 여유도 있었다. ‘다음 일정 출발하셔야 합니다’며 끼어드는 비서도 안 보였다. 세상을 향한 서운함을 말했다. 공직 배신, 검찰 수사, 음해 공작.... 왜 안 그렇겠나. 옥고(獄苦) 속에서 선거를 치른 그였다. 이런 일도 있었다. 시를 홍보할 자전거 투어를 말했다. 세계유산등재가 자랑이자 치적이었다. 마지막으로 홍보하고 싶다고 했다. 최측근이라는 ‘과장’을 불렀다. “내가 아직 500만원 정도는 쓸 수 있지.” “예.” “집행할 수 있게 조치해줘.” “알겠습니다.” 문을 나서는데 ‘과장’이 쪽방으로 부른다. “분위기 알잖아. 없던 일로 합시다.” 그렇게 S의 지시는 묻혔다. 2002년 선거에서 진 시장. 다 잃고 나서야 무죄 받은 시장. 고(故) 심재덕 기억이다. 한 달 정도다. 선거 이후 퇴임까지. 세상은 이미 당선인 쪽에 줄을 섰다. ‘과장’도 그 줄 맨 앞에 가 있었다. ‘떠날 시장’의 지시가 쓰레기통으로 들어간 이유다. 그래서였나, 다음 시장 시절에서도 잘나갔다. 국장도 하고 구청장도 했다. 세태가 그러니 뭐랄 건 없다. 다만 궁금증이 남는다. 그때 S는 어떻게 했어야 할까. 알아서 손 떼고 있어야 했을까. 휴가를 떠나 자리를 비워줬어야 했을까. 25년이나 지나갔다. 지금도 여전한 고민일 수 있다. 그래서 한번 셈해봤다. 행정에 단가는 얼마일까. 그 시(市)의 예산이 3조원이다. 하루 82억원이다. 생활, 복지, 도로, 안전, 건설.... 어디에든 쓰이고 있다. 예산에는 결재가 따른다. 결재권자는 시장이다. 이번에는 30일을 곱해보자. 2천460억원이다. 퇴임까지 한 달, 그 기간 쓰일 돈이다. 시민 누군가에 절박한 돈이다. 안전일 수도 있고, 생계일 수도 있다. 이걸 한 달간 방치한다고? 시민에게 물어봤나. 그러라고 허락한 시민이 있던가. 지미 카터 얘기가 있다. 1980년 11월4일 패배했다. 남은 임기를 협상에 매달렸다. 이란에 억류된 미국민 52명이었다. 성사시켰다. 그의 퇴임식인 1981년 1월20일, 인질들도 풀려났다. 그 뒤 카터는 ‘임기 없는’ 평화의 사절로 살다 갔다. 노무현 대통령은 후대를 위해 썼다. 전용기 구매를 추진했고, 청와대 시설을 손봤다. “돈 드는 건 다 해주고 떠나고 싶었다.” 한미 FTA, 기록물 정리, 국가기록원 시스템 정비도 그런 식의 배려였다. 선거가 또 왔다. 현직 시장·군수 29명이 나섰다. 낙선하는 시장·군수가 있을 것이다. 어쩌면 많을지도 모른다. 그들에게도 ‘패배한 시장의 한 달’이 주어진다. 누구는 선거 불복 준비하고, 누구는 휴가 써서 떠나고, 누구는 텅 빈 집무실을 지킬 것이다. 패자의 덕목을 주문할 생각 없다. 하지만 ‘영원히 존경받는 시장’이 되겠다는 꿈이 있다면, 그런 시장에게는 이 한마디를 적어둘까 한다. 그 한 달도 절반이다. 패자로 보여줄 절반이 남은 거다. 카터는 국민 구출을 보여줬고, 노무현은 미래 준비를 보여줬는데 당신은 무엇을 보여줄 것인가. 남의 자리에 앉은 느낌일 것이다. 설치는 당선인이 불편할 것이다. 돌아선 공직사회가 서운할 것이다. 언론의 돌변이 어색할 것이다. 하지만 그 혼돈의 순간조차 임기다. 4년 또는 8년 전. 혹시 이런 약속 하지 않았나. “시장 되면 하루를 10년처럼 일하겠습니다.” 그 약속을 지킬 날은 아직 한 달이나 남았다. 조금 불편해졌다고 손 놓을 생각 마라. 선거 졌다며 외면하려는 그 하루, 어쩌면 당신이 그토록 소망했던 ‘시장님의 하루’일 수도 있다. 主筆 김종구

[김종구 칼럼] ‘김창민 사망’이 증명한 檢보완수사 필요성

국민들이 분노한 것은 따로 있었다. 발달장애 아들이 봤을 모습이다. 아빠가 건장한 남자들에게 맞았다. 저항 못하고 바닥에 뒹굴었다. 폭행은 계속됐고 어느 순간 움직이지 않았다. 그 모든 과정을 기억에 담았을 거다. 여기서 모두가 참담해졌다. ‘성치 않은 애 앞에서....’ 아빠는 40대 김창민이다. 단편영화에 꿈을 담던 영화감독이었다. ‘그 누구의 딸’로 감독상도 수상했다. 그 상을 받은 게 제5회 경찰인권영화제다. 이런 범죄 피해자에게는 모든 게 특별하다. 영화감독 아닌 누구라도 그렇다. 발달장애 아들 아닌 어떤 아들이라도 그렇다. 치밀하고 신속한 초동수사가 필요했다. 목격자 진술, CCTV 확인, 현장 증거.... 법률 적용도 엄격히 따져야 했다. 범죄 구성 요건과 조항을 맞추는 일이다. 현장에 목격자가 여럿 있었다. 내·외벽과 길거리 곳곳에 CCTV도 있었다. 범죄 은닉을 준비한 계획범도 아니다. 곳곳에 정황이 있었다. 그런데 반년 걸렸다. 피의자 두 명이 엊그제야 구속됐다. 2025년 10월20일 밤의 일이었다. 구속영장 문턱을 넘지 못한 6개월이었다. 법원이 두 차례, 한 차례씩 기각했다. ‘도주 우려 없다’ 등의 이유였다. 유족이 수사의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언론에서도 정황을 공개하며 관심을 높였다. 결국 검찰이 사건을 넘겨받았다. 검사 3명과 수사관 5명으로 전담팀을 꾸렸다. 보완수사라기보다는 사실상의 재수사였다. 아들의 진술도 들었다. 피의자의 집·휴대폰 내역도 살폈다. CCTV 등 증거도 추가로 확보했다. 아들에 가해진 죄목도 넣었다. 장애인복지법상 ‘정서적 학대’다. 이렇게 만든 피의사실로 영장을 재청구했다. 영장은 발부됐고 피의자들이 구속됐다. 이제 결론은 판결로 날 것이다. 유·무죄를 예단할 건 아니다. 다만 6개월을 허송한 현실이 있다. 영장 청구와 기각을 오간 현실도 있다. 검찰 재수사로 넘어간 현실도 있다. 4일 정성호 법무장관이 말했다. “초동수사의 미진함을 지적한 유족들의 호소와 엄중 처벌을 요구하는 국민 목소리에 부응해 구속영장을 발부받은 점은 실체적 진실에 다가설 두 번째 기회인 보완수사로 만들어낸 일이다.” 영장발부가 유족의 한을 물었다고 했다. 국민이 원한 결과를 만들었다고 했다. 특히 주목할 부분이 있다. ‘실체적 진실에 다가설 두 번째 기회’. 경찰 수사와 구분된 검찰의 보완수사를 말했다. 보완수사권은 시끄럽다. 당과 정부(법무부·대통령실)가 다르다. 당은 ‘뺏자’고 하고, 정부는 ‘두자’고 한다. 처음보다는 많이 좁혀졌다. 그래도 근본적 이견은 남아 있다. ‘제한해서 허용하자’(당)와 ‘넓게 허용하자’(정부)의 차이다. 때론 1개 사건이 100개 논리를 대신할 때가 있다. 김창민 감독 폭행치사 사건이 그런 경우다. 경찰 수사가 한계를 보였다. 보완수사는 결과를 냈다. 영장 발부, 유족의 한, 국민 신뢰.... 그래서 주장해본다. 보완수사권을 그냥 두자. 재수사권도 유지하자. 우리가 본 게 사람을 죽이는 강력 범죄다. 영화감독 아니어도 할 재수사라면 해야 했다. 경찰청이 뽑고 있는 범죄 통계가 있다. 2024년 전체 범죄가 158만건이다. 그중 강력범죄가 17만~20만건이다. 그해 살인 범죄는 700여건이다. 150~200건이 폭행치사다. 부실·오류수사는 어디서든 튀어나온다. 그걸 잡는 장치가 필요하다. 이게 그거다. 정치 사건이 법의 전부인가. 아니다. 정치인 몇이 당사자다. 형사 사건이 법의 전부인가. 그렇다. 국민 1백수십만명이 당사자다. 이 큰 주제가 정치에 묻혀 있었다. 그러다 이번에 모두에게 다가왔다. 묻힐 뻔한 억울함과 풀려가는 억울함이다. 그리고 이를 가능하게 한 보완수사 제도다. 主筆 김종구

[김종구 칼럼] 조응천 희망과 조응천 절망

장담컨대 이런 ‘D-37’은 없었다. 도지사 뽑고 시장 뽑는다. 도의원 뽑고 시의원 뽑는다. 받아들 투표용지만 한 보따리다. 그 중 으뜸이 경기지사 투표다. 1천400만명 일상을 결정짓는다. 40조원 도비를 분배해준다. 그게 한 달 며칠 남았다. 경기도가 북적거려야 맞다. 그런데 한 곳만 바쁘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후보 쪽이다. 자체 경선 때부터 쭉 이랬다. 국민의힘은 계속 조용하다. 균형을 맞춰보려 해도 오는 기사가 없다. 얼마 동안은 침묵의 명분이 있었다. “민주당 후보에 맞춤공천하겠다”고 했다. 언론이 ‘자객 공천’이라고 썼다. 그 경선이 이제 시작됐다. 저마다 추미애 저격 구호를 말한다. “법률 기술자 대 첨단 산업 전문가.” 양향자 예비후보다. “정치 구호가 아니라 현장 데이터 행정.” 이성배 예비후보다. “좌투수 잡을 홈런 우타자.” 함진규 예비후보다. 나름대로의 구상과 공약도 말한다. 그런데 여전히 조용하다. 도민 관심이 모이지 않는다. 그 와중에 힘 더 빠질 일이 생겼다. 또 다른 야권 후보의 등장이다. 조응천 전 의원이 27일 발표했다. “계란 흰자 도민 삶 끝낼 것이다.” 경기도를 ‘영양가 없앤 변방’으로 풀이한듯 하다. 그만이 갖고 있는 캐릭터가 있다. 박근혜 정부 청와대 비서관을 했다. 보수 정권 공직자다. 민주당 국회의원을 두 번 했다. 민주계 정치다. 여기에 반명계의 대표 주자다. 지금 상황에 맞는 야권 후보 조건이다. 하지만 야권 전체로 따져도 그럴까. 야권 참패를 굳힐 구도다. 추미애 후보가 지지율 절반 가까이를 먹는다. 일대일로 붙어도 따라붙기 버겁다. 그런데 야권을 또 반 쪼갠다. 국민의힘 표를 잠식할 개혁신당 조응천 후보다. 결과가 정해져 있다. 멀리 갈 것 없다. 2022년 경기도지사선거가 그랬다. ‘1% 강용석’ 후보가 있었다. 그 1%로 판이 갈랐다. 0.15%포인트 차이로 세상은 뒤집혔다. 하물며 지지율에서도 밀리는 야권이다. 조 후보는 야권의 확실한 필패 조건이다. 그런데도 웅성웅성한다. 희망을 말하는 이가 꽤 된다. 후보 단일화 또는 선거 연대 때문이다. 이준석 대표부터 달라졌다. ‘정당 연대’를 ‘정당 공멸’이라 했던 그다. 그랬던 표현이 많이 바뀌었다. “여론이 만들어지면 협상 가능하다”고 한다. 국민의힘은 더 적극적이다. 송석준 의원이 총대를 메는 모양새다. 이 대표와 소통했다고 밝혔다. “공감하고 있다”고 전한다. 조 예비후보에게 물었다고 했다. “관심 있다고 했다”고 전한다. 보기에 불안하다. 그래도 경기도지사 후보 선출인데. 중앙당의 협상이라야 격에 맞는데. 5월2일이면 국민의힘 후보가 결정된다. 당원과 도민의 표를 받은 후보다. 완벽한 적자(嫡子)를 주장할 거다. 자기가 하겠다고 할 것이다. 그때 장동혁 대표가 내놓을 의중도 알 수 없다. 개혁신당도 끝까지 조 후보를 밀 것이다. 아마 ‘이준석 셈법’이 그럴 것 같다. 그 난장을 경기도 의원들이 감당할 수 있겠나. 단일화 정치가 그렇다. 오늘 당장 선거가 치러진다면? 경기도지사는 민주당 후보가 유력하다. 크게 벌어진 지지율이 그렇고, 지지부진한 후보 결정이 그렇다. 이 소리가 듣기 싫을 것이다. 한 달이나 남았고, 승부는 이제부터라고 말해주길 원할 것이다. 하지만 위로 받아 도움 될 건 하나도 없다. 패배의 그림자부터 인정해야 하고, 극적인 반전을 호소해야 하고, 선택받을 모습을 내놔야 한다. 그 해볼 만하면서 유일한 수, 그 수가 야권 단일화다. ‘조응천’ 등장은 두 개의 길을 던졌다. 단일화로 희망을 만드는 길. 분열로 참패를 확정하는 길. 主筆 김종구

[김종구 칼럼] 김동연, 지사 복귀 첫날에

글을 쓰다 보면 이런 경우가 있다. 쓰는 필자에게는 대단히 신선하다. 읽는 독자에게는 너무나 진부하다. 미국 대통령의 ‘이임 손편지’ 얘기가 그렇다. ‘미국의 위대함’, ‘민주주의의 상징’, ‘승복의 미학’.... 더 끌어다 붙일 수식어도 없다. 사실 감동스러운 내용도 별로 없다. 공개를 전제로 쓰는 이임사다. 멋 부리고, 잘난 척하고, 아는 척하고. 그래서 1989년 로널드 레이건의 편지가 최고다. 카드에 긁적여 서랍에 넣어둔 그 편지. “이 편지지를 사용하고 싶은 순간이 올 것입니다. 그렇도록 하세요. 우리가 나눈 기억들을 소중히 할 것이고, 당신이 잘되기를 빌 것입니다. 당신을 위해 기도할게요. 당신과 바버라에게 신의 축복이 있기를. 우리가 함께한 목요일 점심식사를 그리워할 것입니다.” 무거운 얘기라곤 한 구절도 없다. 그저 담담히 인사를 건네듯 적었다. 이런 평범함이 미국의 역사가 됐다. 그래서 이 편지가 위대하다. 편지를 쓴 레이건이 위대하다. 어쩌다 보니 나도 써먹었다. 사실은 여기 빗대 해볼 말이 있다. 떠나는 경기도지사의 모습이다. 경기도지사 이임 역사는 어땠나. ‘손편지’ 전통은 없었던 것 같고. 신문 뒤져봐도 건질 게 없다. 딱히 남는 나만의 기억도 없다. 솔직히 말하면 내 취재가 그랬다. 경기도청 출입처로 부장·부국장을 보냈다. ‘임창열—손학규—김문수(두 번)’를 경험했다. ‘이임할 지사’와 ‘취임할 지사’가 교차했다. 그때마다 취임할 지사 쪽에 비중을 뒀었다. 기억의 조각을 더듬어 맞춰보자. 임창열 지사는 권한과 책임을 다했다. 4년 도정의 확실한 정리를 다그쳤다. 인사권도 필요하다 싶으면 했다. ‘A국장 인사’는 그래서 충돌했다. 손학규 지사는 스스로 공개한 이임 모습이 있다. 퇴임식 끝내고 수원역으로 갔다. 점퍼와 작업복 바지, 가방을 멨다. 기차 타고 ‘민생 대장정’을 떠났다.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의정부 가능역 광장에서 퇴임식을 했다. 어려운 도민을 위한 급식 봉사 행사였다. 누구나 가게 될 ‘퇴임’의 길이다. 그래서 이 또한 중요한 역사다. 김동연 도지사가 도정에 복귀했다. 많은 생각이 있을 것 같다. 도지사 연임을 위해 나갔다. 민주당 경선에서 최종 3인까지 갔다. 추미애 의원이 후보가 됐다. 김 지사도 승복하고 박수를 보냈다. 연임을 하고 싶다고 했다. 꿈과 계획도 얘기했다. 하지만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이제 본래 자리로 돌아왔다.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 이런 선례는 경기지사 역사에 없었다. 그래서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뭐가 모범인지. 나도 잘 모른다. 그 궁금증이 하루에 풀렸다. 복귀한 김 지사가 몸으로 보였다. 20일 출근해 경기도의회 의장부터 찾아갔다. 인사차 방문이 아니었다. “경기도 민생경제 추경안 처리를 도와 주십쇼. 국민주권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해야 합니다.” 오후에는 야당인 국민의힘 대표도 방문했다. 역시 도정을 설명하고 추경안 처리를 부탁했다. 주요 실·국장들과의 간부 회의를 소집했다. ‘고유가 피해 지원금 지급을 준비하라.’ 도정에 대한 점검이었다. 쓸쓸할 거다. 나갈 때는 여럿이었지만 복귀 때는 혼자였다. 나갈 때는 도전자였지만 복귀 때는 정리자였다. 옆에서 지켜보기에도 그렇다. 하지만 복귀한 뒤 보여준 모습은 달랐다. 의회를 찾아가 ‘민생’ 챙기고, 야당을 방문해 ‘협조’ 부탁하고, 조직을 향해 ‘도정’ 다그치고. 따지고 보면 이게 도지사의 일이었다. 지지받은 도지사 김동연의 모습이었다. ‘상고(商高)의 기적’을 만든 성실함과 ‘기회의 사다리’를 실현한 절박함이었다. 김동연 지사가 평범하게 써갈 이임사(史). 이 또한 경기도 역사로 평가될 것이다. 主 筆 김종구

[김종구 칼럼] AI 공약은 구조조정 공약이다

“아주 오랫동안 도랑을 파는 직업이 있었다. 산업혁명으로 그 일은 굴착기로 대체됐다. 사람은 육체 대신 지능이 필요한 일을 찾았다. 이제 당신의 지능마저 대체된다고 가정하자. 다른 어떤 일을 할 수 있을 지 분명하지 않다... 생산성이 높아지면 모두에게 이로워야 한다. 사람들이 나눌 상품·서비스가 많아져야 한다. 하지만 현재 정치 시스템에서는 그렇지 않다. 모두에게 좋은 결과는 오지 않을 거다. 부의 증가는 부자들에게만 집중될 것이다.” AI 시대다. 선거에도 접목되고 있다. 시·군 행정에는 이미 깔려 있다. 지역마다 적용 공식도 있다. 지역 이슈와 AI의 결합이다. 공연·관광이 자산인 고양시, 그래서 ‘AI+문화·전시’다. 반도체 산단이 핵심인 용인시, 그래서 ‘AI+반도체 산업’이다. 스마트시티(동탄)와 산업이 자랑인 화성시, 그래서 ‘AI+신도시+산업’이다. 평택시는 평택항 물류와 묶었고, 파주시는 출판단지와 묶었다. 이제 선거용으로 다듬겠지. 그러곤 공약으로 뿌려질 것이다. AI는 이미 사무실에 자리 잡았다. 모습이 없으니 안 보일 뿐이다. AI가 처리하는 업무량도 정확히 측정된다. 업계가 내놓는 AI 행정 업무 점유율이란 거다. 내 옆자리 어디까지 와 있는지 알아 볼 수 있다. 민원 응대 20~40%, 문서 작성·요약 30~60%. 놀라운 건 추후 전망치다. 5년 뒤 예상 수치라는 거다. 문서 업무가 70~90%, 민원 업무는 60~80%까지 간다. 사실은 이보다 높은 예상치도 많다. 억지로 눌러서 뽑은 보수적 전망이다. 여기서 AI의 이중성이 나온다. AI 행정을 모두가 자랑한다. 그런데 목표에 대해선 침묵한다. 1등 좋아하는 선출직이다. “AI 자동화율 전국 1등하겠습니다”라고 떠들 만하다. 경쟁 붙을 만하다. 그런데 이걸 말하는 이가 없다. AI가 가져올 공포. 감축의 공포. 실직의 공포. 인간 퇴출의 공포 때문이다. 이미 내 동네가 그렇고, 내 사무실이 그렇다. AI가 무서운 건 모든 곳에서, 모든 이에게, 모든 시간에 작동해서다. 행정도 당연히 들어가 있다. 얼마 전 서울시가 AI 행정을 자랑했다. “챗봇 행정을 확대하겠다.” ‘사람 공무원’이 하던 일이다. 공무원 노조가 따졌다. “인력을 대체하겠다는 것이냐.” 경기도에서도 비슷했다. 데이터 플랫폼 확대를 말했다. 당장 효율성에 맞선 ‘일자리’ 논쟁이 꿈틀거렸다. 언젠가는 하고 갈 토론이다. 1만명이 할 일을 AI가 혼자 한다. 9천999명이 남는다. 1년 동안 할 일을 AI가 하루에 한다. 364일이 남는다. 단순 가정이지만 셈의 방향은 정확하잖나. 곧 지방선거 난타전이다. ‘내란 쿠데타 세력 심판’, 진보가 말할 것이다. ‘법치 붕괴 세력 심판’, 보수가 말할 것이다. 저마다 필승(必勝) 화두라고 꼽는 거다. 그런데 왠지 한가로워 보이지 않나. 진짜 화두가 빠진 거 같지 않나. 맞다. 생존의 화두, AI다. 진솔하게 공약해야 한다. “AI로 빠른 행정 하겠습니다. 작은 시청 만들겠습니다.” 진솔하게 되물어야 한다. “결정을 AI가 합니까. 책임은 사람이 집니까.” 세상 밖엔 이미 진행된 문답이다. AI 축복을 따라온 실업 지옥이다. 그 지옥 문을 열어 젖힌 사람이 있다. 제프리 힌턴. AI 연구로 평생을 살았다. 노벨물리학상을 받았다. 모두(冒頭)는 그의 말이었다. 그리고 경고했다. 일자리 사라진다고. AI를 만든 이가 예언한 ‘일자리 멸실’이다. 이런 시대에 6·3 지방선거를 치르게 됐다. 차라리 잘 됐지 않나. 토론하고 논쟁하자. AI 공약 많이 내자. 대신 같이 말하자. 몇 명 줄어드는지. 그 사람들 어디로 가는지. 이미 ‘AI 확대’라 쓰고 ‘구조조정’이라 읽는 세상이다. 대놓고 ‘공무원 해고’를 논쟁하면 된다. 主筆 김종구

[김종구 칼럼] 소주 반병 키핑(Keeping), 그리고 외식물가

1983년 전후해서다. 불이 켜지면 더 환해지는 명소가 있었다. 그때 수원은 남문이 그런 곳이었다. ‘약국 골목’은 그중에도 훤했다. 리어카 포장마차가 늘어서 있었다. 양은냄비 한가득 홍합이 끓고 있었다. 의자는 있지만 서서 먹는 게 편했다. 거기에 술 메뉴로 ‘소주 반병’이 있었다. 주인이 잔 술을 모아 만든 반병이었다. 운 좋은 날에는 ‘3분의 2병’을 받기도 했다. 먹다가 남기면 보관을 해주기도 했다. 이제 와서 보면 ‘소주 키핑’의 원조격이다. 2026년 요즘이다. 사십 몇 년이 지났어도 소주가 좋다. 총량을 넘어 많이 마시지는 못한다. 그래도 주말주(酒)는 거르지 않으려 한다. 요즘 들어 그리워지는 말이 있다. ‘소주 보관해 주세요’, ‘소주 반병 주세요’. 그러고 싶다. 식당에서 소주 한 병이 4천~6천원이다. 7천원을 받는 곳도 있다. ‘3천원’은 행사 가격에 가깝다. 추가 주문이 망설여진다. 남기기도 아깝다. 반병만 팔았으면 싶다. 씁쓸하다. 내 마음의 지갑은 없던 그 시절로 돌아갔는가. 외식물가가 너무 오른다. 이렇게 가도 괜찮은가. 2026년 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있다. 전년 동월 대비 2% 올랐다. 외식물가는 3%를 상회했다. 1월에도 흐름은 비슷하다. 소비자물가가 2% 올랐고, 외식물가는 2.9% 올랐다. 최근 3년간 외식물가 상승률은 4~6%였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2배 정도다. 소비자물가 상승만으로도 서민은 힘들다. 그런데 이보다 2배 이상 뛰는 외식물가다. 가족 외식이 자랑이던 시절, 또 그 시절인가. 외식물가 직격탄은 서민을 향한다. 서민 가계를 직접 흔든다. 맞벌이·1인 가구가 급격히 늘어났다. 그들에게 외식은 이제 일상이다. 외식 비용이 시차 없이 청구서로 날아든다. 체감물가가 늘 실제보다 팍팍하게 다가온다. 그런데 실제 외식물가가 폭등해 있다. 가계부가 어떻겠나. 혹시 명품으로 휘감은 부자들이면.... 안 들어도 된다. 돈으로 매긴 VVIP 등급이라면.... 몰라도 된다. 월급으로 사는 직장인 얘기다. 외식물가 무서운 서민 얘기다. 지금의 물가는 기원이 명쾌하다. 코로나 팬데믹이었다. 재화(財貨) 없이 통화가 풀렸다. 긴급재난지원금 20조8천억원, 소상공인 지원금 15조4천억원, 각종 고용·복지 지원금까지. 다해서 100조원쯤 됐다. 그게 끝났다. 유동성 축제가 끝나고 물가 고통이 시작됐다. 2021년 기준으로 2024·2025년 전체 물가가 8~10% 올랐다. 그 기간에도 외식물가는 15~20% 상승했다. ‘통계는 2%, 밥값은 5%’. 누군가 말하자 모두가 공감한 푸념이다. 앞날이 더 걱정이다. ‘이재명 경제’의 핵심은 현금 지원이다. 기본소득이라는 정책명으로 정리된다. 이미 극단의 평가가 나뉘어 있다. 평균적 삶을 보장한다는 기대와 물가를 상승시킨다는 우려다. 취임 후 다양한 현금이 풀렸다. 단발성, 상시복지, 바우처·지원.... 수십조원으로 추산된다. 물가 반영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이런 때 또 준다고 한다. 국민 절반이 받는 거 같다. 정책 논쟁은 생략한다. 외식물가 잡아 달라는 부탁만 남기겠다. ‘전쟁 기름값’이 인상적이다. 전쟁 여파에 기름값이 출렁댔다. 국가가 나섰다. 최고가격제, 매점매석 단속, 행정 개입을 경고했다. 폭등 조짐이 잦아들었다. 잘한 대응이다. 국가가 가격을 안정시켰다. 외식물가에도 역할을 기대한다. 정부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안다. 정책적 시도도 있었다. 하지만 체감 성과는 크지 않다. 물가 공포는 여전하다. 지원금을 나눠 온 정부 아닌가. 대국민 장악력이 크다. 그 힘을 여기에 쏟을 때다. 그래도 된다. 스무 살엔 돈 없어 키핑했다. 지금은 물가 비싸서 키핑하고 싶다. 소주는 다시 가난해졌다. 主筆 김종구

[김종구 칼럼] ‘왕사남’에 위로받은 단종의 죽음

-대사헌 기건이 상소했다. ‘문종 대왕께서 편찮았던 초기에 내의 전순의가 ‘해롭지 않다’고 아뢰었습니다. 종기(腫氣)의 증세를 더욱 심하게 하였습니다. 침으로 종기의 입구를 따고서도 ‘좋게 회복될 것’이라 하였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안가(晏駕·왕의 사망)하였습니다. 전순의의 목을 베어야 했는데 관직만 삭탈하며 유배시켰습니다-<단종 1년 5월1일>. 문종은 종기로 인한 병세가 심각했다. 종기가 사인으로 기록된 유일한 왕이다. 백성에게는 종기로 더 유명한 왕이 있다. 문종 동생 세조다. 정사에 이런 독백이 나온다. -‘내 병이 이와 같으니 마음이 매우 근심스럽다. 이에 의원에게 명하여 종기를 살펴보게 하였다-<세조 13년 3월30일>. 그런데 백성에게 퍼진 내용은 전혀 다르다. ‘꿈에 단종 모친 현덕왕후가 나타났다’, ‘세조 등에 침을 뱉었다’, ‘이후 종기가 악화돼 죽음에 이르렀다’. 꿈, 현덕왕후, 침.... 정사에 전혀 없다. 그런데도 백성은 이 야사를 더 믿었다. 백성이 야사에 담으려던 소망이 있어서다. 권선징악의 소망이다. 조카를 죽인 나쁜 왕이다. 천수를 누리면 안 됐다. 반드시 벌을 받아야 했다.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14년이나 왕을 해 먹었다. 왕권도 승계됐다. 그래도 백성은 계속 저주했다. 그 원성을 담아낸 게 야사다. 꿈(夢)에 누가 나온 게 뭐가 중요한가. 누구든 상관없다. 침(唾)의 성분을 분석해서 뭐할 건가. 어차피 침이 곧 저주다. 조선 시대 백성의 한은 이렇게 야사가 품었다. 선(善)의 마지막은 비참했다. 정사가 이렇게 적고 있다. ‘노산군이 이를 듣고 또한 스스로 목 매어서 졸(卒)하니, 예(禮)로써 장사 지냈다’ <세조실록 3년 10월21일>. 하지만 민간의 전언은 달랐다. ‘세조 3년 10월24일 유시에 공생(貢生)이 활끈으로 노산군의 목을 졸라 숨지게 하였다. 노산군의 옥체는 청령포의 강물에 던져 버린 것을 영월 호장 엄흥도가 몰래 거두어 영월군 북쪽 5리쯤의 동을지(冬乙旨)에 매장했다’ <장릉지>. 영화는 이렇게 그렸다. 금부도사가 머뭇거린다. 엄흥도가 나선다. “저 역적을 내가 처리하겠소.” 이미 죽임을 허락받았던 그다. 방 안과 연결된 활끈을 잡는다. 방 안을 향해 인사를 여쭙는다. “전하. 이제 그만 가십시다. 제가 모시겠습니다.” 줄이 팽팽해진다. 당기고 또 당긴다. 문살이 부러져 내린다. 임금의 마지막이다. 영화를 통해 엄흥도로 빙의된 관람객이 운다. 영화 ‘왕과 사는 남자’, 백성의 뜻을 품고 보듬은 이 시대 야사다. 고증의 불편함은 남는다. 단종이 청령포에 거주한 것은 6~8월이다. 8월 홍수 때 관풍헌으로 옮겼다. 단종이 사약을 받은 곳도 이곳이다. 하지만 영화는 청령포를 무대로 삼았다. 단종의 죽음에는 주장이 많다. 교살설, 자살설, 사약설 등이다. 어느 죽음의 방식도 엄흥도와는 무관하다. 그래서 이 지점이 가장 충격이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 몰입했다. 충성스러운 엄흥도가 집행하는 단종 죽음을 보며 슬프게 경험했다. 정사(正史)는 권선징악의 도를 버렸다. 선이 지고 악이 이기며 끝난 역사다. 뒷날 왕은 복원됐지만 불합리는 바뀌지 않았다. 자연의 섭리로 포기한 570년이다. 그런데 그 진실을 영화가 뒤집었다. 그리고 그 간단한 변화로 많은 걸 이뤄줬다. 잠시나마 단종을 웃게 해줬고,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게 해줬고, 충성스러운 백성을 두게 해줬다. 그리고 1457년, 2026년 두 시대 백성의 눈물을 뿌림받게 해줬다. 그만하면 할 만큼 한 것 아닌가. 가정(假定)으로 빙의(憑依)를 끌어 소망(素望)을 이뤘다. 이런 게 영화라면 왕과 사는 남자는 꽤나 훌륭했다. 主筆 김종구

[김종구 칼럼] 늘어나는 재판절차와 늘어나는 재판비용

법조계 주변 설문에 이런 질문이 있다. “재판 결과에 만족하십니까.” 패소 당사자의 60~70%가 부정적이다. “판결이 부당하거나 납득하기 어렵다”고 답변한다. 그런데 항고율은 이보다 훨씬 낮다. 2심 항소율은 40~50%, 3심 상고율은 25~35%다. 검찰 측 항고까지 포함한 수치다. 피고인 항고만 보면 더 낮다. 억울하면 다투는 게 맞다. 그런데 왜 안 할까. ‘억울하다’면서도 포기하는 이유가 뭘까. 몇 백~몇 천만원의 변호사 선임료가 원인 중 하나일 거다. 3심까지 갈 때 뒤집힐 확률은 얼마나 될까. 형사사건의 6~8%가 바뀐다. 열 건에 한 건이 못 된다. 돈 때문에 포기한 당사자는 이것도 아쉽다. 결국 3심 재판은 돈 있어야 가는 거다. 적어도 그들에겐 그렇다. 이제 3심에 재판 하나가 더 붙을 거 같다. 4심제는 아니고 재판소원제다. 헌재가 개별 사건의 위헌을 직접 따진다. 기본권 강화, 사법 오류 통제, 헌재 실효성 강화가 입법 취지다. 걱정이다. 또 다른 그림의 떡일까, 유전(有錢) 소송의 추가일까. 이제부터 형사사건이 헌재로 간다. 헌법재판소 변론이 필요해진다. 헌재를 맡을 변호사를 찾게 된다. 헌재 인맥, 경험, 식견이 요구된다. 헌재 연구관, 재판관 출신이 유리하다. 입법, 행정, 정치를 아우르는 전략도 필요하다. 공익, 위헌심판, 권한쟁의 경험도 요구된다. 이런 인력과 능력을 갖춘 곳을 AI에 물었다. 대형 로펌 다섯 곳을 알려준다. 김앤장, 율촌, 태평양, 세종, 광장.... 이름만 들어도 숨이 막힌다. 일반인은 상담도 쉽지 않은 곳이다. 안 그래도 법률 시장은 대형 로펌 독식 체제다. VAT와 업계 추정치로 뽑아본 2024년 매출 순위를 보자. 김앤장이 연간 1조7천억원이다. 태평양 4천402억원, 신&킴 4천363억원, 리&고 4천309억원, 율촌 4천80억원이다. 예외 없이 대형 로펌이다. 살핀대로 헌재의 문턱은 일반 법원보다 높다. 전직 헌재 인맥을 보유한 대형 로펌으로 몰릴 게 불 보듯 뻔하다. 대형 로펌이 독식할 또 하나의 환경이 주어진 셈이다. 국민부담만큼이나 왜곡된 방향이다. 물론 우려를 기우로 만드는 논리는 있다. 민주당 측에서 설명하는 주장이다. 대상 사건을 제한하는 몇 가지다. 첫째, 중대한 헌법 위반으로 제한했다. 둘째, 일반 사건 남발 방지를 했다. 셋째, 제소 요건을 강화했다. 넷째, 각하 기준을 명확히 했다. 결국 아무나 못하게 했다는 말이다. 사건을 가려냈다는 말이다. 이 경우 변호사비 부담은 덜 수 있다. 대형 로펌을 경계할 이유도 적다. 그러나 전혀 다른 문제가 등장한다. 논쟁의 근본, 찬반으로 다시 돌아가는 것이다. 일반 국민에게는 어렵게 하고, 가급적 못하게 한다는 4심이다. 평등하지 못하다는 반박이 나올 수 있다. 특정 사건만 대상 삼고, 특정 조건만 대상 삼겠다는 것이다. 그 기준을 둘러싼 반박이 있을 수 있다. 어떤 형사 피고인은 3심, 어떤 형사 피고인은 4심을 하게 된다. 헌법 위반 논란이 따를 수 있다. 많은 입법 과정을 지켜봤다. 논평도 해봤다. 그런데 이번처럼 공방이 첨예해 보인 적은 없다. 국민의힘은 ‘한 사람을 위한 입법’이라고 한다. 이 주장을 전부 믿지 않는다. 민주당은 ‘국민을 위한 입법’이라고 한다. 이 주장도 전부 믿지 않는다. 전국법원장회의가 ‘숙의 생략이 심각한 유감’이라고 했다. 이 주장에 공감한다. 문제는 찬반이 아니라 찬반 토론 생략이다. 우려가 있다잖나. 의혹이 있다잖나. 토론해야 했다. 정치 싸움이라면 어찌하든 관심 없지만 이건 그 법의 지배를 받을 국민의 권리다. 이제라도 토론해야 한다. 主筆 김종구

[김종구 칼럼] 월급에서 성과급까지, 수원의 민생이었다

연상기억법(聯想記憶法)이라고 하던가. 내게는 젊은 시절 생맥주값이 그렇다. 500cc 500원, 천cc 천원이었다. 그 ‘절묘한 생맥주값’ 시절에 아르바이트를 했다. 매달 한 번씩 특별한 고객이 몰려들었다. 삼성전자 생산라인 근로자들이다. 500cc 한두 잔에 마른 안주.... 주문은 늘 소박했다. 특별한 풍경은 계산할 때 목격된다. 누런 월급봉투를 일제히 연다. 1천원 지폐에 동전까지 세어 가며 갹출한다. 1980년 국내총생산(GDP)이 640억달러다. 월급으로 동생들 먹이고 입혔다. 생맥주 사치(?)는 그 하루였다. 남문 ‘마이하우스’는 대학생들이 다닌다고 소문났다. 대학에 못 간 근로자들이라 더 행복했을 수 있다. 못골시장도 들른다. 몇 천 원짜리 옷을 용기 내서 산다. 2천원짜리 구두는 찍어만 놓고 또 못 산다. 수원은 그렇게, 그들 덕분에 돌아갔다. 최근 본보에 그 시절 기고가 실렸다. 반갑게 읽었고 나도 이렇게 쓴다. 2024년 GDP는 1조8천700억달러다. 세계 27위가 12위까지 왔다. 모든 게 달라졌다. 옷, 구두, 생맥주는 생활이다. 그 자리는 ‘집’이 차지했다. 월세, 전세, 내 집, 몇 평.... ‘아파트값÷연봉’이란 셈이 있다. 30년 모아야 집을 살 수 있단다. ‘이생망’은 이제 모든 청년의 후렴구다. 그런데, 이런 와중에도 희망이 있다. 또 삼성이다. 이번에는 월급봉투가 아니라 성과급이다. 천문학적 돈을 직원에게 푼다. 그 돈이 부동산 시장을 삼킨다. 영통1·2·3동, 매탄동이 들썩인다. 삼성이 있는 동네에서만 나타나는 호황이다. 누구는 월세에서 전세로 옮겨간다. 누구는 전세에서 자가로 갈아탄다. 혹은 24평에서 35평으로 늘려간다. 대이동을 가능하게 한 것, 그것이 삼성 성과급이다. 역세권, 숲세권에 ‘삼세권’이 더해졌다. 이렇게 성과급이 부동산을 돌리고, 부동산은 지역경제를 돌린다. 이게 바로 기업의 위력이다. 이제는 합류 기업도 많아졌다. 성과급이 직장 선택의 기준이 됐다. 하이닉스가 가장 앞에서 끈다. 꿈의 성과급, 1억 시대를 넘겼다. 삼성은 부문 실적에 따라 차등을 둔다. 여전히 5천만원이 넘는 돈을 줬다. 현대차도 4천여만원의 성과급을 줬다. 트럼프 관세 우려 속에도 작년처럼 줬다. 이천, 수원, 용인, 화성. 성과급이 풀려 나간 지역이다. 이들 지역에서 기업은 행복이다. 기업 유치가 곧 행복 유치다. 시장선거다. 많은 공약을 내놓을 거다. 볼 것 없이 복지가 즐비할 거다. ‘무슨 지원금 주겠습니다’, ‘어떤 혜택 드리겠습니다’.... 이미 곳간은 비었다. 어떤 시는 돈 없어 경기 교통카드도 못 준다. 어떤 시들은 돈 없어 생리대 지원 사업도 못 받는다. 그런데도 다 퍼주니 덩달아 퍼준다. 기업 유치 공약이 그래서 기특하게 보인다. 돈 쓰겠다는 공약 속에서 빛나는 돈 벌겠다는 공약이다. 높이 살만하지 않나. 칼럼 하나를 정리해 볼 때다. ‘이재준·이상일·정명근의 투자 삼국지’(2023년 4월27일 ‘김종구 칼럼’). 이들 셋이 투자유치를 공약했다. 선의의 경쟁을 권한 칼럼이다. 어떻게 됐을까. 수원은 20여개 기업의 투자를 이끌어냈다. 삼성 의존도를 개혁하는 중이다. 용인은 반도체산단을 가꾸고 지킨다. 1천조원이라며 ‘천조개벽’이라고 한다. 화성은 목표 20조원을 달성했다. ‘25조원+알파’로 목표를 올렸다. 여건에 맞춰가는 투자 전략이다. 꼬집어 비틀 구석도 있을 거다. 하지만 그렇게까지 따지고 들 거 없다. 스스로 약속했고 실적도 냈다. 그러면 됐다. 지금은 이런 공약에 인색할 때가 아니다. 자꾸 키워 31개 시·군으로 넓히라고 권해야 한다. 기업 유치 공약이 시·군에 넘쳐나도록 지원해야 한다. 100년을 보는 현자(賢者)는 나무를 심는다고 했다. 10년이라도 볼 시장(市長)이면 기업을 심어야 한다. 主筆 김종구

[김종구 칼럼] 탈탈원전, 이념을 걷어낸 행정의 귀환

청년배당은 철저한 성남시 행정이었다. 대상은 성남시 시민이다. 성남시 거주 24세. 돈은 성남시 예산이다. 분기 12만5천원 연 50만원. 권역은 성남시 관내다. 성남사랑상품권 지역화폐. 박근혜 정부가 극구 말렸다. 중앙정치권도 방해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자치 행정이었다. 시민이 지지하는 정책이었다. 억제와 방해는 되레 홍보가 됐다. 전국에 배당 붐을 일으켰다. 이재명 대권의 데뷔작이었다. 계곡 정비도 철저한 경기도 행정이었다. 대상이 경기도 도민이다. 25개 시·군 200여 계곡. 경기도민에게 보인 결과물이다. 평상 천막 등 1천500개. 경기도가 푼 예산이다. 시·군 지원비 190억원(2019년). ‘식상한 아이템이다.’ 비웃는 시선도 있었다. ‘우리가 먼저 했다.’ 때 아닌 원조 논란도 있었다. 그래도 독하게 2년을 밀고 갔다. 평상 자리에 운동기구가 섰다. 대권에 한발 더 다가선 친근한 치적이 됐다. 군인 대통령, 정치인 대통령, 기업인 대통령이 있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여기 안 들어간다. 일선 행정가였다. 시장(8년)·도지사(4년)가 전부였다. 이걸로 대권까지 밀고 갔다. 낙선했다가 결국 대통령이 됐다. 그 모습이 곳곳에 보인다. 최근의 기관 보고회가 그렇다. ‘기관장 잡도리’, ‘깨알 같은 지적’.... 왈가왈부가 많다. 그런데 논쟁 빼고 보면 다르다. 행정 출신 대통령의 잔소리다. 해봤으니까. 아니까. 이제 ‘탈(脫)탈원전’까지 왔다.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대로 추진하기로 했다. 1.4GW 규모 원전 2기를 2037년과 2038년에 준공한다. 0.7기가와트 규모 소형모듈원자로를 2035년까지 도입한다. 지난해 여야가 합의한 정부안(案)이다. 아직 윤석열 정부가 가동되던 시기였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설명했다. “태양광만으로 전력을 운영하기가 매우 어렵다. 문재인 정부 때와 똑같이 가긴 어려워진 상황이다.” 문재인 정부 때 탈원전은 정치였다. 이견 없이 수용해야 할 가치였다. 송영길 당시 의원이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를 말했다. 청와대와 민주당에서 융단폭격을 가했다. ‘돌출 발언’, ‘신중치 못한 처신’.... 기후운동가 이치선 변호사도 말한다. “탈원전에 동의한다. 하지만 우선은 탈석탄이다. 이걸 토론하기가 부담스럽다. 탈원전 자체가 이데올로기가 됐다”(2019년 1월16일 ‘김종구 칼럼’). 그렇게 봉인됐던 논리란 게 이거다.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클러스터를 돌려야 한다. 전력 수요가 급격히 늘 것이다. 원전의 현재 비중은 30% 수준이다. 이 비중을 유지만 하려 해도 20기 신규 원전이 필요하다. ‘2050년 이내’라는 레드라인까지 붙었다. 2기 건설 계획은 작은 시작에 불과하다. 1기 건설하는 데 14년 걸린다. 당장 시작해도 준공은 2040년이다. 이 당연한 걱정을 금기했던 것이다. ‘문재인 가치를 버리고 기업을 택했다.’ 탈원전 측에선 이렇게 볼 수 있다. 그만큼 중량감이 있는 선택이다. 틀림없이 대통령의 뜻이었을 것이다. 중앙언론이 추측했다. -손정의, 샘 올트먼, 빌 게이츠.... 그가 만난 기업인들이다. 거기서 미래 전력을 학습한 것 같다.- 경기일보 등 경기 언론의 추측은 다르다. -원전도 행정이다. 수요자는 산업계다. 시원하게 확 도와준 것이다. 시장·지사 때 그랬었다.- 원전은 유익하면서 위험하다. 권할 수 있고 금할 수 있다. 더구나 30년 계속할 사업이다. 당대에 평가를 내릴 순 없다. 그럼에도 이번 ‘탈탈원전’에 붙일 평가 하나는 있다. 원전을 토론의 장으로 확 내린 결정이었다. 필요성도 편히 말하게 해준 결정이었다. 이 결정이 있어서 원전은 훨씬 공정해졌다. 主筆 김종구

[김종구 칼럼] 물(水) 갈등 끝낼 여주시장을 뽑자

사회적 갈등은 국부 손실로 이어진다. 그 손실을 계량화한 연구가 많다. 그중 국무조정실 공식 자료도 있다. ‘사회적 갈등으로 인한 경제적 비용 분석’(2024년)이다. 1990년부터 2022년까지 발생한 갈등에 기초했다. 2천628조원이다. 한 해 80조원꼴이다. 중요한 게 있다. 정치가 시끄러울 때 이 비용은 폭증했다. 2017년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의 해였다. 그해 환산된 갈등 비용이 1천740조원까지 커졌다. 자료는 유형별 구분도 해놨다. 노동 갈등 약 306조원, 계층 갈등 약 192조원, 지역 갈등 약 43조원, 교육 갈등 약 27조원 순이다. 그런데 이보다 앞에 놓인 갈등이 있다. 이념 갈등이다. 무려 1천981조원으로 환산했다. 전체 2천628조원 중 75%가 이념 갈등 비용이다. 이념 갈등의 태생적 특성이 있다. 한번 시작하면 타협 없이 내달린다. 거기 정치까지 올라타면 더 고약해진다. 우리 옆에 그런 갈등이 있다. 4대강 대립이다. 시작부터 ‘정치+이념’이었다. 이명박 정부의 공약이다. 속도전으로 밀어붙였다. 22조원을 쏟아부었다. 반대도 ‘정치+이념’이었다. 환경 문제, 지역 여건 등을 제기했다. 4대강에 16개 보가 설치됐다. 철거하자는 구호를 전면에 걸었다. 양쪽 다 타협은 없었다. 한쪽은 유지·활용으로 달렸고, 다른 쪽은 개방·철거로 달렸다. 이 이념·정치가 여주에서 충돌했다. 4대강 실험장이자 전장(戰場)이 됐다. 그 전투의 충돌 현장이 매회 지방선거다. 민선 여주에는 군수와 시장이 있었다. 1995년부터 2010년까지는 군수 시대다. 5기 4명이다. 2014년부터 지금까지는 시장 시대다. 3기 3명이다. 4대강은 2010년 선거에 등장했다. 한나라당은 수변 경제 혁명을 주장했고, 민주당은 자연 파괴 초래를 주장했다. 지금도 그대로 이어진다. 한쪽은 ‘지역주민 굶어 죽는다’고 하고, 다른 쪽은 ‘오염 하천 다 썩는다’고 한다. 결과는 어떻게 나왔을까. 2010년은 한나라당 이명박 정부였다. ‘4대강 시작’이었다. 한나라당 김춘석 후보가 군수됐다. 2014년 새누리당 박근혜 정부였다. ‘4대강 유지’였다. 새누리당 원경희 후보가 시장됐다. 2018년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정부였다. ‘재자연화’였다. 민주당 이항진 후보가 시장됐다. 2022년은 국민의힘 윤석열 정부였다. ‘4대강 활용’이었다. 국민의힘 이충우 후보가 시장됐다. 결과가 이렇다. ‘4대강’ 방향과 선거 결과는 관련 없었다. 어떤 경향성도 드러나지 않았다. ‘철거 반대 정당’의 시장도 당선됐고 ‘철거 주장 정당’의 시장도 당선됐다. 여주·이포·강촌보는 어느 쪽으로도 기울지 않았다. 다만 이걸 써먹는 ‘물 정치’가 휘저었을 뿐이다. 국민의힘은 지지자 결집으로 써 먹었고, 민주당은 중앙당 충성으로 써 먹었다. 민심을 왜곡한 구호 정치다. 그 사이 여주는 투쟁의 도시가 됐다. 원래 이런 여주가 아닌데. 30여년 전 여주 남한강변. 텐트마다 삼겹살이 익어갔다. 강물에 비친 신륵사 절벽이 화폭이었다. 그게 좋았다. 지금의 여주 남한강변. 현대식 레저 공간이 넉넉하다. 넘실대는 강물이 강폭을 넓혀 놓았다. 이것도 좋다. 왜 하나만 선택하라고 하나. 많은 시민은 상생과 절충을 말한다. -고정 수위에 집착 말고 탄력적으로 조절하자. 목적 하나만 보지 말고 다양성을 인정하자. 정부 혼자 말고 여주도 함께 참여시키자.- 이게 그렇게 어렵나. 이념이 지독한지는 익히 알고 있지만. 그래도 18년 망쳤으면 충분했다. 이제 제대로 된 ‘물 정치’를 기대한다. 그리고 그 시작을 6월3일 보고 싶다. ‘개방도 토론하자’는 국민의힘 후보. ‘유지도 토론하자’는 민주당 후보. 이런 후보들이 경쟁하는 여주시장 선거를 보고 싶다. 主 筆 김종구

[김종구 칼럼] ‘깡통’ 논란 대장동 민사재판, 앞이 안 보인다

업자들은 수익금을 남겨 두지 않는다. 수사 받을 땐 더욱 당연한 철칙이다. 언론인, 변호사, 회계사들이다. 세상 셈법에 누구보다도 밝다. 대장동이 웅성거릴 때 움직였을 것이다. 수익금 감추기는 그중 첫 과제였을 거다. 시민에겐 ‘꼼수’지만 그들에겐 ‘기술’이다. 김만배, 남욱, 정영학, 그리고 법인. 성남시가 이들의 재산 14건을 확보했다. 법원이 받아준 가압류·가처분이다. 근데 까보니 대부분 깡통이었다고 한다. 예상 못한 변수다. 당장 검찰 비난이 따랐다. 왜 안 그렇겠나. 검찰은 ‘깡통’을 알고 있었다. 수익금이 고급 주택, 빌딩 구입비 등으로 빠져나갔다. 계좌에 173억원만 남아 있었다. 그 인지 시점이 2022년 9월쯤이다. 성남시가 민사소송을 준비한 것은 지난해다. 금융 자료 공유도 그 즈음일 거다. 그런데 ‘깡통 정보’는 공유하지 않았다. 앞서 정성호 법무장관이 ‘민사 협조’를 말했다. 국회에서 한 공개 발언이다. 장관의 진정성도 공격받고 있다. 검찰의 반박 설명을 보자. -보전 처분할 때 보전하고자 하는 액수와 실제 집행되는 재산의 가액이 불일치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성남 도개공 측에도 (집행 내용을) 모두 공유했다-. ‘범죄수익금 빼돌리는 건 일상인데 그것도 몰랐느냐’로 들린다. 시민 듣기에 불편하다. 그동안 가압류·가처분 기사가 성남발(發)로 계속 나갔다. 말해 줄만 한데 말해 주지 않았다. 이럴거면 처음부터 협조를 거부하든지. ‘공유 못하겠다’고. 신상진 시장은 소송에 단호하다. 범죄수익을 환수하겠다고 했다. “그래야 정의가 선다”고 강조했다. 그 첫 번째 절차가 범죄환수금 담보다. 가압류·가처분으로 돈을 묶는 거다. 시가 계산한 금액만 5천673억원이다. 검찰 추징 보전 청구액보다 많다. 아파트 분양 수익까지 평가 금액에 추가로 넣었다. 가압류·가처분 진행 상황도 일일이 공개했다. 신 시장이 직접 ‘언론 설명회’를 열기도 했다. 많은 시민이 잘 돼가는 줄 알았을 것이다. 이러다 튀어나온 ‘깡통계좌’다. 그런데 여기에는 성남시의 잘못도 있다. 검찰을 믿었나. 항소를 포기한 검찰이다. 거기 부당이득금 포기도 있다. 법무장관은 그 결정에 영향을 준 당사자다. 성남시가 소송으로 그 돈을 찾겠다고 나섰다. 성남이 민사에서 이기면 검찰은 망신이다. 이런 소송을 검찰이 응원하겠나. ‘함께 이기자’며 동참하겠나. 처음부터 두 기관은 방향이 달랐다. 그래서 검찰에 대한 신 시장의 분노는 어색하다. 차분히 보자. 깡통계좌가 큰일은 아니다. 가압류·가처분은 사전 절차다. 본(本)판결을 담보할 뿐이다. 통장 잔고 ‘0원’이든 ‘수천억원’이든 본안 재판은 쭉 간다. 문제는 과정을 너무 공개한다는 거다. ‘몇 천 억원 확인’ 또는 ‘법원 가압류 결정’.... 대단한 실적이나 되는 것처럼 공개했다. 그러다 보니 ‘깡통계좌’가 주는 실망감도 커 버렸다. 본안 소송이 끝난 것처럼 됐다. 이익금 환수가 물 건너 간 것처럼 됐다. 역풍을 자초할 측면이 있다. “민사소송이 희망고문 되면 안 된다.” 지난해 12월18일자 ‘칼럼’에 썼다. 처음에 변호사 선임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했다. 맡겠다는 법무법인이 없었다고 했다. 그 이유를 추측해 적었다. -형사재판을 뒤집어야 한다. 소송 기간이 길 것이다. 행정력 협조가 어려울 것이다. 정치권에 휘말릴 것이다.- 그 추측이 한 달도 안 됐다. 생각보다 빨리 ‘엉뚱한’ 한계가 닥쳐왔다. 검찰 비협조, 계좌 분석 한계, 재판 담보 실패, 장관 정치적 논란.... 무려 ‘25만쪽’이란다. 대장동 사건 수사·공판 기록이다. 검찰이 이걸 부정하고 져 줬다. ‘25만쪽’을 역으로 증명해야 한다. 그 짐을 성남시가 자처했다. 정의 실현 의지에 동의한다. 소송 수행 현실이 걱정이다. 시(市) 누군가는 고민해야 할 문제다.

[김종구 칼럼] 용인 반도체를 도지사 공천과 바꾸려 하나

2010년 당시 반도체 시장 점유율이다. 인텔이 13.3%를 점유해 1위다. 삼성전자가 9.2%로 2위다. 6위에 하이닉스가 있다. 점유율 3.4%. 문제가 생겼다. 도입하려던 구리 공정 체계가 환경부에 부딪혔다. 19조원 투자가 막혔고 4만1천개 일자리 창출이 멈춰섰다. 하이닉스는 기업이다. 던져볼 강수가 없다. 그때 지역민과 지자체가 나섰다. 경기도민과 경기도가 있었다. 도민결의대회, 도민서명운동, 도민공청회.... 그런 싸움이 두어 해 갔다. 결국 경기도민과 경기도가 이겼다. 구리 공정을 허용하는 개정을 얻어냈다. 소원하던 공장 증설이 가능해졌다. 도지사 성명이 나왔다. 거기 이런 말이 있다. “이제 하이닉스가 세계 반도체 시장을 지속적으로 선점하게 될 것이다.” 말이 맞았다. 2025년의 SK하이닉스는 세계 리더다. HBM(고대역폭 메모리) 시장 점유율 1위다. 경영과 근로자가 만든 역사다. 도민과 도지사가 거든 역사이기도 하다. 2026년. 그 하이닉스를 건드린다. 삼성전자도 함께 흔든다. 운은 대통령이 뗐다. “(도지사 때 유치했는데) ‘왜 그랬지’ 싶다”. 장관이 넘겨받았다. “전기가 많은 지방으로 옮겨야 하는 건 아닌지 고민....” 전북지사 후보자가 화답했다. “새만금에서 18개월 안에 필요한 전력을 즉시 공급할 수 있다.” 착착 맞아간다. 경기도민에겐 난데없다. 용인시민은 분노한다. 왜 안 그렇겠나. ‘공정률 70.6%’다. ‘보상 절차’도 개시된 산단이다. 그런데 경기도는 조용하다. 조용하면 안 되는 곳도 조용하다. 민주당 경기지사 후보들이다. 경제부총리, 최다선, 젊은 피, 대통령 측근, 3선 시장 출신.... 다 능력을 자부한다. 상황 판단은 했을 것이다. 그런데도 해가 바뀌도록 침묵하고 있다. 비명계 양기대 전 의원이 ‘난 반대다’고 했다. 이어 현직인 김동연 지사도 반대를 말했다. 나머지 ‘유력 후보들’은 지금까지 침묵이다. 공천 때문 아니겠나. 청와대 눈치 보기 아니겠는가. 꼭 반대하라는 것도 아니다. 찬성해도 괜찮다. 찬반에는 답이 없다. 소신을 공개하면 된다. ‘자기 생각’을 말하면 된다. 경기지사 하겠다고 나선 사람들이다. 경기 유권자 1천100만명, 용인 유권자 92만명에게 밝혀야 할 의무가 있다. 어차피 경기지사는 싸우는 자리다. 상수원 규제, 접경지 규제, 공장 규제, 환경 규제.... 온통 싸울 일만 있다. 우군도 없고, 정당도 없다. 2010년 역시도 ‘같은 당’ 대통령과 도지사 싸움이었다. 싸울 자신 없으면, 그래서 벌써 입 닫은 거라면 경기지사 출마 안 하는 게 낫다. 야당인 국민의힘에도 경기지사 후보가 있다. 답을 못 내기는 여기도 매한가지다. 하지만 억지로 균형을 맞춰갈 일은 아니다. ‘반도체 이전설’의 출발은 정부 여당이었다. ‘대통령—정부—여당’의 흐름으로 불거졌다. 지금 기름을 붓는 것도 민주당이다. 소신을 말해야 할 건 민주당 후보들이다. 도민이 궁금한 것도 민주당 후보들의 생각이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말했다. “전압과 주파수가 미세하게 흔들려도 멈춘다. (새만금) 태양광은 안정도가 떨어진다”, “엔지니어들이 꼽는 결격 사유는 지반이다. 새만금은 갯벌을 메운 매립지라 지반이 무르다”, “팹 건설이 하루 지연 될 때마다 70억원의 기회 비용이 발생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쪼개기가 아니라 연결이다”. 경기도 정서를 대변했다. 전북 눈치 안 봤다. 과학으로 접근했다. 정치언어와 많이 달랐다. 싸워야 할 땐 싸워야 하고 말해야 할 땐 말해야 한다. 그게 경기지사의 조건이다. 지금은 ‘경기도 반도체 사수’의 시간이다. 산단 이전론과 싸워야 하고 도민 분노를 말해야 한다. 이 조건에 가장 가까이 간 것, 그것이 이준석의 말과 논리다. 主筆 김종구

[김종구 칼럼] 성남시의 대장동 쟁송, 희망고문 아니어야

쟁송(爭訟)을 시작하자 소문이 돌았다. 대형 로펌들이 수임을 거절한다는 거였다. 정확한 내막은 모르겠는데. 신상진 성남시장이 한 말이 있다. “대형 로펌들이 등을 돌려도 성남시는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 수임 거절 소문이 상당 부분 사실인 것으로 해석된다. 사건 성격 자체가 많은 작업을 필요로 한다. 사실 관계 조사, 관련 절차 수행, 전문 인력 구비.... 하지만 사건이 복잡하면 수임료도 높아진다. ‘복잡해서’가 거절 이유는 아닐 것 같다. 잘나간다는 로펌이라야 손꼽힌다. 많은 로펌에 ‘대장동 손’이 닿아 있다. 이를테면 태평양(김만배), 광장(남욱), 화우(정영학), YK(유동규) 등이다. ‘법조계 마당발’ 김만배씨의 인맥은 이외에도 넓다. 힘 있는 로펌을 선점당했기 때문일 수 있다. 하지만 이것도 이유로는 약하다. 2025년 5월 기준 대한변협 회원 변호사만 3만7천252명 아닌가. 그렇다면 남는 건 승산(勝算)에 대한 부담이다. 패소로 인한 명예 추락을 우려한 때문이라는 추측이다. 어쨌든 신 시장은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범죄수익은 반드시 환수된다는 원칙을 세울 때 비로소 정의가 바로 선다.” 원고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쟁송’의 절차를 밟기 시작했다. 민간 업자들을 대상으로 14건의 가압류를 신청했다. 이 중 7건이 인용됐고, 5건은 담보제공명령을 받았다. 화천대유 김만배씨 재산 3건에 대해서도 담보제공명령을 받았다. 이 명령은 법원이 신청인에게 지우는 부담이다. 공사가 패소했을 때를 전제하는 조건이다. 이렇게 성남도시개발공사가 ‘막아 놓은’ 자금이 엄청나다. 김만배씨 재산 4천100억원, 남욱 변호사 420억원, 정영학 회계사 649억원.... 전체 가액이 5천173억원이다. 형사재판에서 검찰이 요구했던 범죄수익 추징금은 7천886억원이다. 1심 재판부가 그중 473억원만 인정했다. 그 결과에 검찰이 항소를 포기했다. 나머지 추징금 7천400억원을 다퉈볼 기회가 사라졌다. 그 ‘기회’를 성남시가 살려 냈다. 이제 챙겨볼 건 두 가지다. 하나. 어떻게 끝날까. ‘환수 가능’ 주장이 있다. “애초 검찰이 산정한 대장동 사건 범죄수익에 대해선 민사소송으로 환수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판사 출신 법무부 장관·11월12일). 주로 민주당 논리다. ‘환수 불가능’ 주장도 있다. “민생에 쓰여야 할, 국민을 위해 쓰여야 할 그 엄청난 돈을 범죄자들에게 돌려준 심각한 범죄다”(판사 출신 국민의힘 대표·11월19일). 주로 국민의힘 논리다. 성남시는 ‘민주당 논리’를 기초 삼고 있다. 둘. 언제 끝날까. 민사에 정해진 기간은 없다. 단순 사건이면 1심에 1년 정도다. 항고(抗告) 땐 수년 걸린다. 대장동 소송은 복잡하고 방대하다. 여기에 끝을 알 수 없는 형사 소송이 앞에 밀려 있다. 몇 년이 걸릴지 가늠조차 안 된다. 지방자치단체에는 더더욱 지난하다. 4년 단위로 쪼개는 시장 임기가 있다. 선거 결과로 매겨지는 시간이다. 이번 쟁송의 주체는 신상진 시장이다. 그의 임기가 곧 쟁송의 실질적 시한이다. 그 시한을 알 수는 없다. 궁금함은 풀리지 않는다. 대형 로펌은 왜 안 맡으려 했을까. 대장동 업자들이 선점해서? 아닐 것이다. 세상에 변호사는 많다. 사건이 복잡해서? 아닐 것이다. 간단했다면 변호사에게 가지도 않는다. ‘전지적 변호사 시점’으로 보자. -이미 형사재판에서 절반이 끝났다. 환수 가능성은 없다. 정치만 넘실댈 것이다. 재판 수임이 아니라 정치 수임이 될 수 있다. 수임해야 할 실익이 없다-. 어쩌면 이게 성남시 환수 쟁송의 본질일 수 있다. 主 筆 김종구

[김종구 칼럼] ‘50억’ 부천FC의 감동, ‘160억’ 수원FC의 실망

정식 명칭은 ‘부천FC1995’다. ‘1995’가 눈에 들어온다. 창단이 2007년이니 이건 아니다. 그럼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아마도 한(恨)인 것 같다. 부천은 축구의 본고장이었다. 유공 코끼리, 부천SK가 있었다. 2000년대 들어 이전설이 돌았다. 시민들이 매달렸다. 삭발투쟁으로 막았다. 하지만 기업의 경영논리는 냉정했다. 2006년 떠났다. 그게 지금의 제주유나이티드(SK)다. ‘1995’는 부천 SK가 처음 자리 잡은 해다. 그 한을 ‘1995’에 담은 부천FC다. 모기업 없는 시민구단이다. 열정과 희망으로만 버티기 고되다. 예산이 K리그2에서도 최하위권이다. A급 선수 영입은 생각도 못한다. 외인 용병 수입도 흉내만 낸다. 육상 트랙으로 격리된 운동장을 쓴다. 로커룸·선수 대기실도 리그 평균 이하다. 전용 클럽하우스도 없고, 훈련장도 빌려 써야 한다. 이런 부천FC1995를 두고 하는 축구계의 말이 있다. ‘언제 해체돼도 이상할 것 없는 팀’. 이랬던 팀이 감동의 역사를 썼다. 창단 19년 만에 K리그1에 승격했다. 한참 선배 시민구단인 수원FC를 꺾었다. 1, 2차전을 함께 뛴 부천시민들이었다. 부천운동장과 수원운동장을 오가며 열광했다. 감독, 선수, 시민이 모두 얼싸안았다. ‘49억원’짜리 구단이 만들어낸 역사다. 어떤 구단은 선수 한 명 영입하는 데 50억원을 썼다. ‘린가드’ 한 명도 못 살 부천FC1995다. 이들이 풀어 낸 30년 한이다. 더없는 감동이다. 이제, 수원FC 데자뷔로 가 보자. 2015년 가을 부산 구덕경기장. 그때 감동은 수원FC였다. 시민구단 최초의 1부 도전이었다. 상대는 1부 명문 부산아이파크. 6천135명이 입장했다. 그중 눈에 띄는 응원단이 있었다. 리얼크루(당시 서포터스)와 함께한 수원시민 1천명이다. 전세버스로 부산까지 5시간을 달려갔다. 한 골, 또 한 골. 1천명의 함성이 5천명을 압도했다. TV중계진도 말했다. ‘수원시민, 정말 대단합니다.’ 이겼다. 최초의 시민구단 1부 승격이었다. 조덕재 감독이 울먹이며 말했다. “저런 응원 열기가 있는데 우리가 어떻게 실망시킬 수 있나.” 선수단 감동은 시민 감동도 이끌어냈다. 홈페이지를 채운 릴레이 시민 후원이다. 해장국집 사장님 5만원, 체육사 사장님 10만원, 평범한 직장인 3만원.... 수원시도 큰 선물 보따리를 풀었다. 그해 50억원으로 겨우 꾸려온 살림이었다. 지원예산 대폭 증액을 공개적으로 약속했다. 시의회도 기꺼이 동의했다. 2016년 91억원, 2020년 130억원, 2024년 157억5천300만원, 그리고 2025년 162억5천700만원. 부족하기는 여전하다. 그래도 혈세로 운영되는 시민구단 중에는 가장 큰 규모다. 이제 스타 출신의 단장·감독도 왔다. 몸값 제법 나가는 선수도 쓴다. 그런데 그 팀이 이런 결과를 냈다. 30년 축구 한 앞에 무너졌다. 49억원 예산 앞에 무너졌다. 홈 경기까지 무너졌다. 더 없는 실망이다. 10년 전 부산 경기장을 묘사한 글이 있다. -경기가 0 대 1에서 추가 시간에 접어들었다. 부산 서포터들이 걸개를 걷어냈다. ‘Pride of Busan’도 뜯겨 나갔다. 경기 후, 선수들에게 물병이 날아들었다. 구호가 이어졌다. “부산 아이파크, 나가 뒤져라. 나가 뒤져라.”-(칼럼 ‘서호정의 현장’ 중에서). ‘감동’이 축구의 전부는 아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묻겠다. ‘성적에서 감동을 찾는 게 잘못인가’, ‘내 보일 다른 감동은 있었나’. 전술 고착, 색깔 부재, 영입·방출 오판, 신뢰 상실, 육성 실패, 경쟁 실종.... ‘차원 높아 보이는’ 논제들이다. 하지만 이런 논제의 종착은 성적이다. 많은 시민이 그 ‘성적 부진’을 묻는 것이다. 답을 내놔야 한다. 그럴 수 없다면 직을 내놓든가. 主筆 김종구

[김종구 칼럼] 세종대왕, “(종교) 급거히 개혁하려 들지 말라”

두박신 사건. 사이비 종교였다. ‘두박’은 사람 넘어지는 소리다. 옛날에 참형당한 장수와 재상의 혼을 소환했다. 그들의 이름을 적어 나뭇가지에 걸었다. 백성들이 놀라 종이와 베를 내놓았다. 강유두, 박두언, 최우 등이 만들었다. 밑바닥에 반정부 저항이 흘렀다. 고려조 충신들에 대한 동경이었다. 국법에 강유두는 교형에 처해져야 했다. 박두언·최우는 장 100대, 유배 3천리가 맞았다. 대신들이 임금에게 법대로 엄벌을 청했다. 임금이 대답했다. “그 정상을 생각해 보면, 화(禍)를 두려워하고 복을 받으려고 귀신에게 기도한 것뿐이었다. 또 한재(旱災·가뭄 재해)를 당해서 차마 중하게 죄 줄 수 없어서, 장차 경한 죄로 감해서 시행하고자 하니, 여럿이 의논하여 아뢰라”(세종 18년 5월28일·1436년). 시왕도 사건. 한양 바깥 사찰에서 유행했다. 죄인이 죽어서 간다는 지옥 그림이다. 몸에 못 박는 모습, 오장육부 끄집어내는 모습, 끓는 물에 빠져 있는 모습.... 10개 지옥 모습이 끔찍했다. 겁먹은 백성들이 구원을 위해 재물을 바쳤다. 사간원이 임금에게 고했다. “간사한 승도들이 생업으로 백성을 현혹하고 있습니다... 백성의 폐해가 이 그림에서 연유됩니다. 그림 둔 사찰을 불태우거나 헐어 버리게 하고... 죄를 주게 하옵소서.” 임금이 대답했다. “(승도들의 처벌을) 윤허하지 아니한다”(세종 22년 1월25일· 1440년). 불교 혁파 청원. 집현전 제학 윤회가 상소문을 올렸다. “불씨(佛氏)가 심하였다고 하는 것은, 이적(夷狄)의 풍속으로 사민(四民)의 밖에서 백성들로 하여금 궁곤에 빠지게 하여 도적질하게 만들었으니, 그 죄가 마땅히 어떠하겠습니까... 백성들이 굶다가 죽는 것은 보았어도, 승려들이 굶주려 죽는 것은 보지 못하였습니다. 날마다 방자하게 속이고 꾀어서 백성들의 고혈만 녹이니, 신 등은 이리하여 마음 아프게 여기는 바입니다.” 임금이 대답했다. “불씨의 법이 그 유래가 이미 오래되어 급거히 한번에 다 개혁하기는 어려울 것이다(세종 6년 3월8일·1424년). 세종은 너그러운 애민 군주였다. 백성을 보듬는 왕이었다. 하지만 국법 집행에는 추상 같았다. 조선 시대 왕이 27명이다. 사형을 가장 많이 집행한 왕이 바로 세종이었다. 400명 이상의 죄인을 사형시켰다. 사지를 찢어 죽이는 능지처참도 60명에 달했다. 조선은 유교에 기반한 나라였다. 억불(抑佛)은 조선 개국의 유지였다. 숭불(崇佛)은 국정에 반하는 거였다. 사이비 종교 처벌은 더 엄했다. 민심을 교란시키는 중범죄였다. 하지만 세종의 접근은 사뭇 신중했다. 종교의 출발을 민심에서 찾았다. ‘가뭄이 심하니 복을 빌었던 것이다’, ‘민가에 오랜 세월 뿌리 내린 신앙이다’.... 종교의 기능을 국정 불만의 발현으로 봤다. 피로 물들인 역성혁명의 조선조다. 그때까지 고려에 대한 향수가 만연했다. 역모가 언제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았다. 불안한 여론을 누르지 않고 보듬어 달랬다. 종교의 역사를 정치보다 위에 놨다. 섣불리 개혁하려 들지 말라고 했다. 시왕도를 그렸던 승려. 사간원 주장은 참형. 세종은 덮어두라 했다. 두박신을 만든 강유두. 국법의 규정은 교형. 세종은 감형하라 했다. 만일 참형과 교형을 내렸다면 어땠을까. 실록에는 종교 탄압의 예로 남았을 거다. 읽기 불편한 부분으로 여겨졌을 거다. 세종은 그러지 않았다. 시공을 초월하는 울림을 남겼다. 600년 지난 지금도 어색하지 않을 ‘하교’를 내렸다. 종교 문제 처리에서조차 확인되는 세종대왕의 성군스러움이다. 主筆 김종구

[김종구 칼럼] 도지사선거, 마이너리거들의 ‘喪家 반란’

박정 의원이 혼잣말처럼 했다. “수원 왔으니까 담판을 지어야겠어.” 파주를 지역구로 둔 국회의원이다. ‘李氏 喪家’에 문상차 들른 길이다. A시장, B시장도 합류했다. 언론인도 여럿 있었다. ‘요란한’ 애도(哀悼)가 끝날 때 던진 말이다. 어디론가 전화를 걸더니 이내 일어섰다. 자리에 있던 동석자들도 같이 따라 나섰다. 밤도 늦었는데 어디로 향했을까. 나중에 알았다. 담판 상대는 염태영 의원이었고, 담판 의제는 경기지사 출마 여부였다. 상가 밖 상황은 전언(傳言)으로 옮겨 본다. -수원 모처에서 염 의원과 만난다. A·B시장, 지역 정치인들이 있다. 도지사선거 출마 여부를 얘기한다. 한참 얘기 뒤 이런 제안이 나온다. ‘염태영, 박정, 권칠승, 강득구 포함해 단일화 하자’, ‘심판은 김영진 의원으로 하자’. 시한까지 ‘연말’로 제시된다. 다들 환하게 웃고 헤어진다.- 여기까지가 10월18일 얘기다. 중앙당은 모르는 ‘상가 반란’의 전모다. 신문에는 이날 밤 모의가 나지 않았다. 오죽했으면 저랬을까 싶기도 하다. 그도 그럴 게 저들은 마이너리거다. 메이저리거는 중앙에 있다. 현재 민주당을 지배하는 별들이다. 6선 추미애 법사위원장, 친명 측근 김병주 의원, 한준호·이언주 최고위원.... 높은 별인지는 모르겠고, 저 멀리 떨어진 별은 맞는 거 같다. 모두가 중앙에서 몸집을 키웠다. 언론 비중도 중앙이 크다. 이런 중앙 언론과 중앙 정치가 고착시켜 온 구도다. 이 구도에서 ‘이씨 상가’ 정치인들은 마이너리거가 맞다. 이게 정치 현실이잖나. 경선은 정치고, 정치는 권력이다. 권력은 중앙에 있고, 거기 중앙 정치가 있다. 그런데 이건 경기지사선거다. 도백(道伯)의 조건에 중앙 정치가 있나. 이인제, 임창렬, 손학규, 김문수, 남경필, 이재명, 김동연.... 경기도 정치인들이었다. 안양·광명·부천·수원이었다. 성남시장 출신 지사도 있었다. 잘했다. 경제부총리 출신도 두 명 있었다. 다 잘했다. 세계를 돌며 100조 투자 끌어오는데, 무슨 중앙 정치가 필요한가. 한번 보자. 염태영 시장은 전국 최대 수원시 3선 시장이다. 최고위원도 했고, 경제부지사도 했다. 박정 의원은 파주에서만 3선이다. 경기도당 위원장도 했고 경기 북부 350만명의 대표다. 권칠승 의원도 화성에서 3선이다. 경기도의원을 했고, 장관까지 했다. 강득구 의원은 안양의 재선 의원이다. 도의원도 했고, 부지사도 했다. 예습(豫習) 없이 즉시 도정에 투입될 재원들이다. 경기도 직제표 외우다가 4년 허송할 낙하산과는 다르다. 이런 재원들을 떼어 놓고 있다. 군소 후보라며 밀어내고 있다. 하도 들으니 이제 그런가 싶다. 시종일관 불공정 게임 아닌가. 스포츠였다면 진작에 무효감이다. ‘상가 반란’을 응원하는 이유다. 박정의 경기도, 염태영의 경기도, 권칠승의 경기도, 강득구의 경기도가 펼쳐질 경선을 보고 싶다. ‘난데없는’ 낙하산들의 급조된 경기도보다 훨씬 촘촘할 거다. 당(黨)도 막으면 안 된다. 막을 필요가 없다. 작은 경선이 있어야 큰 경선이 성공한다. 빈약한 공약을 풍성하게 채워갈 수 있다. 떠났던 도민을 구석구석 긁어 모을 수 있다. 전례가 없다지만, 그래서 더 경기도 민주당이 시도해볼 만한 거다. 염·박·권·강.... 모두가 도청을 보고 있다. 많은 도민도 이미 알고 있다. 이제는 말해야 한다. ‘경기도지사가 되고 싶습니다’. 그런데 그 한마디할 무대를 안 준다. 그러니 스스로 만들어 보자는 거다. 응원하는 도민은 많다. 내 동네 인재를 내 동네 도지사로 만들고 싶다는 민심이다. 여론 조사도 좋고, 토론 대결도 좋고, 담판 합의도 좋다. 어차피 조용히 갔을 때 승률은 ‘0%’다. 이를 흔들어 볼 마지막 수가 ‘마이너리거 경선’이다. 主筆 김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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