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구 칼럼] 청년 망친 청년 정책, 푸드트럭 10년

이건 사기(詐欺)다. 어렵게 빚 낸 돈 빼앗아 갔으니 사기고, 지원 약속했다가 발 빼 버렸으니 사기고, 내 줬던 사업장 도로 빼앗아 갔으니 사기다. 그 피해자는 청년이다. 생각 없었는데 속아서 끌려 들어온 청년, 그 허송으로 취업 기회 잃어버린 청년, 인생 송두리째 뒤죽박죽 돼 버린 청년이다. 이 희대의 사기를 저지른 범인의 정체가 놀랍다. 청년 대책이라며 떠들었던 정부가 범인이다. 덩달아 부추겼던 도(道)와 시(市)가 공범이다. 그 시작은 2014년이다. 청년들이 쓰러져나가고 있었다. 15~29세 청년층 실업률이 9.0%였다. 1999년 통계 기준이 바뀐 이래 최악이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에 못 미침은 당연하다. 전체 연령대 실업률이 3.5%였다. 여기 비교해도 2.6배나 높다. 말 그대로 청년의 미래가 실종된 해였다. 바로 그 해 ‘푸드트럭 정책’이 등장했다. 획기적인 발상의 전환이라고 했다. 누구나 시작할 수 있고, 누구나 사장 될 수 있다고 했다. 정부의 정책이었다. 기업 활동 막는 규제 41개를 풀었다. 그 복판에 있는 게 푸드트럭 규제 해소였다. 포장마차처럼 트럭 장사도 불법이었다. 더럽다고 위생 법에 걸렸다. 위험하다며 차·도로 관련법에 막혔다. 이 걸 다 풀었다고 발표했다. 화물차 구조변경을 풀었고, 정식 식품접객업을 승인했다. 여기에 청년이 혹할 수치도 뿌려졌다. ‘일자리 창출 6천명·부가가치 창출 400억원’. 지자체는 푸드트럭 지원, 영업 장소 제공으로 가세했다. 청년들이 마구 뛰어 들었다. 쥐어 짠 대출로 트럭을 샀다. 불판에 땀 흘리며 힘들여 일했다. 그런 노력이 다 절망의 시작이었다. 남들 다 말하는 코로나19 원인도 있다. 사람 모여야 장사되는 데 그게 금지됐다. 축제나 공연도 다 없어졌다. 위기로 내달린 사유로 충분하다. 그런데 그걸로 설명 안되는 현상이 있다. 코로나19 뒤엔 상권은 살아났다. 매출도 회복되고 사람도 들끓었다. 푸드트럭만 안 그랬다. 끝 모를 나락으로 떨어졌다. 경기도 데이터드림에 통계가 있다. 2015년에 폐업한 푸드트럭이 12대다. 2016년에 167대가 폐업했다. 정부 정책 직후부터 이미 무너지고 있었다. 그 후에도 매년 50여대씩 사라졌다. 10년간 1천386대의 푸드트럭이 창업했는데 그 중에 536대가 사라졌다. 40% 가까운 폐업률이다. 힘들기는 나머지 60%도 마찬가지다. 정부의 호언장담도 슬그머니 사라졌다. 구호 이렇게 고칠 판이다. ‘실업자 6천명 양산·부채 400억원 창출’. 애초 청년을 끌여들여선 안 될 일이었다. 핵심인 영업권부터 오판(誤判)했다. 노점은 무점포 상행위다. 임대료 내는 점포 상가와 충돌한다. 국가·지자체라도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잘나갈 때조차 이런 조건들이 있었다. ‘일정 기간 묵인’ ‘중복 품목 제한’.... 예상한 현실이 나타났다. 시장 복판에서 동네 골목으로 밀려난다. 입점료 부담에 축제에서도 쫓겨났다. 이제 국가가 버텨주던 ‘졸음 쉼터 푸드트럭존’까지 간이 휴게소에 밀려난다. 푸드트럭 10년. 정책은 실패했고 공무원은 사라졌다. 젊음은 날아갔고 취업이 멀어졌다. 남은 건 정책 실패의 몰골 뿐이다. 화성의 중고트럭 매매단지가 있다. ‘8호’로 불리는 푸드트럭이 있다. 2015년 20대 청년의 꿈을 실었다. ‘김씨네 닭꼬치’라는 상호로 누볐다. 영업권 확보 실패로 무너졌다. 개조비용 2천만원만 날아갔다. 다음 주인은 29세 여성이다. ‘추추커피’를 열었다. 역시 1년을 못 버텼다. 800만원 빚을 남겼다. 세 번째로 36살 청년이 열정을 태웠다. ‘타코야끼 타코타’로 뛰었다. 또 무너졌다. 세 청춘을 앗아간 ‘8호’차는 지금도 거기 서 있다.

[김종구 칼럼] 판검사 억눌러 피고인 대통령 만들기

같은 논란이 한 번 있기는 했다. 2017년 19대 대선을 앞두고다. 홍준표 시장이 자유한국당 후보였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재판 중이었다. 1심 유죄, 2심 무죄, 3심이 남았다. ‘대통령 되면 재판은 어찌 되느냐’. 민주당 쪽에서는 ‘재판받는 대통령’을 말했다. 홍 후보는 ‘법리 판단만 남은 사실상 무죄’라고 반박했다. 더 이상 논란은 커지지 않았다. 당선 가능성이 작아서였다. 실제 차이가 17.5%포인트였다. 이번엔 분위기가 다르다. 유력한 차기 대통령 후보 얘기다. 공을 쏘아 올린 것은 한동훈 전 위원장이다. 대통령의 형사 소추 금지 규정-헌법 제84조-을 꺼냈다. 한 위원장은 ‘법 취지’에는 재판 중단이 포함되지 않는다고 풀었다. 언론이 논쟁을 헌법학자들에게 가져 갔다. 한 전 위원장과 같은 취지로 푸는 학자들도 있다. 반대로 ‘입법 취지로 볼 때 재판도 중단된다’는 해석도 나온다. 헌법학 개론이 C학점이었다. 40년이나 지났다. 읽으며 배우고 있다. 그런데 논리 하나가 거슬린다. ‘선거에서 국민의 선택을 받았다면 그 선택을 존중해 재판도 중단돼야 한다.’ ‘C학점’이 들어도 유치한 논리다. 법률 해석의 근거를 표에서 찾고 있다. 법학스럽지 않은 답이다. C도 못 된다. 그렇다고 정치로 설명되는 것도 아니다. 대통령선거 유권자만 4천만명이다. 선택의 기준은 그 머릿수만큼 다양하다. 능력 있어서, 깨끗해서, 잘 생겨서.... 어떻게 ‘재판 중단’만 쏙 뽑아 ‘허락받았다’라고 결론내나. 궤변이다. 문제는 이게 정치에선 현실이라는 거다. ‘선거 압승=사법 장악’으로 연결된다. ‘수사 기관 무고죄’ 법안을 발의했다. 수사 기관의 증거 조작, 위증 강요를 처벌하는 법이다. 판사를 겨냥한 법안 신설도 얘기된다. ‘법 왜곡죄’를 만들어 형법에 넣겠다고 한다. ‘객관 의무 위반 처벌 죄’도 준비되고 있다. 심지어 법관 선출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모든 게 압도적 제1야당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다. 검찰·법원 개혁은 압박해도 된다. 특정 사건 특검도 법이 허락한 절차다. 하지만 저런 법안들은 다르다. 정치가 사법에 뛰어드는 것이다. 무고, 왜곡, 사적판단은 지금도 중요하다. 사실로 드러나면 탄핵받고 처벌된다. 그걸 굳이 별도 죄목으로 신설하려고 한다. 따라올 결과는 뻔하다. 검사·판사 고소가 쉬워질 것이다. 판사 고소해서 질질 끌 것이다. 이런 법안이 절실히 필요한 사람이 있다. 6개 사건 8개 혐의로 재판 중인 이재명 대표다. 이 대표엔 살 길이다. 재판을 끌어야 한다. 확정을 막아야 한다. ‘이 법’들이 활약할 시간이다. 당선된다면 직을 유지해야 한다. 그때부터는 헌법 제84조다. 고맙게도 이 논쟁을 한동훈 위원장이 열어줬다. ‘피고인 대통령’이라는 직위까지 붙였다. 그러자 궤변이 등장했다. ‘대통령이 됐으면 재판 중단도 허락받은 것으로 봐야 한다’. 미래 권력을 향한 구애가 물씬 풍겨난다. 그렇게보면 점차 다수설이 돼 갈지도 모르겠다. 민주당은 이재명의 당이다. 당헌·당규도 이 대표를 위해 있다. 몇 개 규정이 이 대표에게 거치적거렸다. 최고위가 알아서 없앴다. 사법부도 그렇게 만들려고 한다. 줄줄이 걸린 송사가 거치적거린다. 율사 출신들이 알아서 검사·판사 겁박에 나섰다. 그 내용이 사법부 말살에 가깝지만 당 어디에도 이견은 없다. 오로지 ‘이재명의 사법부’를 만드는 충성 경쟁만 있다. ‘선거 승리는 무한 권력을 준다’. 이 궤변이 민주당에 오니 이제서야 답이 됐다. ‘그’도 열흘 전까지는 국회의원이었다. 목소리 내다가 비명(非明) 횡사했다. 그가 웃으며 말했다. “(이재명 비판은) 말해도 안 되고 생각해도 안 되는 당이 됐습니다.” 따라 웃었지만 걱정이다. 사법(司法)까지 그렇게 옥죄려는 것 같아서.

[김종구 칼럼] 권력기관장 경기도 패싱, 이 흑역사를 또

박근혜 정부. 수원시민에겐 뜻밖의 경사였다. “경찰청장에 수원 출신 이철성 지명”. 지동초 삼일중 유신고라고 했다. 지역 언론에 한바탕 소동이 일었다. ‘발 넓은 유신고 동문’에게서 정보가 왔다. ‘공부를 못해서 자퇴했다는 설이 있고...’. 이 정보는 곧 오류로 밝혀졌다. 되레 가난 극복 스토리가 눈물겨웠다. 그렇게 수원시민 모두가 흥분했었다. 왜 안 그렇겠나. 권력기관장을 배출하면 어디든 잔치다. 다들 인연 없다고 했다. 경찰청이 출범한 게 1991년이다. 2016년까지 19명의 청장이 있었다. 영남 출신이 12명으로 제일 많았다. 충청이 3명, 호남·서울이 각 2명이었다. 평안도까지 1명 있었다. 그때까지 경기도는 한 명도 없었다. 없는 곳이 세 곳이다. 인구 67만 제주도, 인구 150만 강원도, 그리고 인구 1천300만 경기도다. 그 첫 선택을 박근혜 정부가 했다. 3대 권력기관장 중 첫 경기 출신이었다. 문재인 정부. “국세청장에 화성 출신 한승희 지명”. 누구도 예상 못한 빅뉴스였다. 국세청 사상 첫 경기 출신이었다. 경찰청장보다 훨씬 긴 시간이었다. 1966년 초대 청장 이래 무려 51년 만이다. 그리고 또 한번의 소식이 이어졌다. 한 청장 후임 국세청장이 또 경기도였다. 화성 출신의 김현준 청장이다. 원래 영남·호남이 갖고 충청에 가끔 주던 자리다. 그런 요직에 경기 출신 청장 둘이 연거푸 올랐다. 대통령제의 권력은 대통령이다. 인사도 거기에 있다. 그 핵심이 3대 권력기관장이다. 대통령과 지근거리가 차지한다. 독식이 미안할 땐 조금 나눈다. 그 나눔에도 셈법이 있다. 야당 지역 또는 중도 지역이다. 경기도는 이 셈법에도 못 꼈다. 어중되게 야당 취급도, 중도 취급도 못 받아서다. 그래서 경찰청장이 25년 동안 없었다. 그래서 국세청장이 51년 동안 없었다. 그리고 검찰총장은 아직도 없다. 박근혜 대통령의 수원 경찰청장 선택. 문재인 대통령의 화성 국세청장 선택. 수원시민, 화성시민에게 귀한 추억이다. 세 번의 축제가 지금도 생생하다. 학교엔 ‘축, ○○○선배’, 동네엔 ‘축, 마을 출신 ○○○’이 나붙었다. ‘나도 열심히 하면...’이라는 후학들도 생겼다. 그런데 그게 끝이었나. 윤석열 정부에서 과거로 간다. 전라도 검찰총장, 충청도 경찰청장, 경상도 국세청장이다. 다시 ‘경기 0명’의 시대다. 이유라는 게 황당하다. -경기 출신들이 적다. 후보군에 들 거물이 없다. 그래서 뽑고 싶어도 못 뽑는다고-. 말 같지도 않은 소리다. 그 핑계였으면 이철성도, 한승희도, 김현준도 없었다. 순경 입직, 한직 전전, 소소한 잡음까지. 반대가 많았다. 전례 없던 중부국세청장의 발탁. 반발도 있었다. ‘빽’ 없으니 ‘훅’ 불면 날아갈 판이었다. 하지만 박근혜·문재인 대통령이 지켰다. 대통령 의지가 그만큼 중요했다. 윤석열 정부의 의지는 어떤가. 벌써 후반으로 넘어간다. 호남 검찰총장, 충청 경찰청장 임기도 다 돼 간다. 영남 국세청장도 바뀔 것 같다. 서서히 기사·지라시가 뿌려진다. 얼핏 살펴 보게 된다. 걱정이다. 바뀔 거 같지 않다. 또 특정 지역 일색이다. 그 속에 경기는 없거나 밀려 있다. 익숙한 흑역사로 갈듯 하다. 경찰 25년 만에 1명, 국세청 51년 만에 1명. 검찰 76년째 0명. 이 끔찍한 통계 시절로 말이다. 국토균형발전론이 있다. 경제의 균형을 위한 논리다. 경기도 경제를 지역으로 나누라고 했다. 기관을 이주시키는 특별법까지 만들었다. 그것이 국가의 책무라고 했다. 같은 논리로 인재균형발전론을 꺼내 본다. 임명직 인사도 지역 균형을 이뤄야 한다. 특정 지역 독점을 경기도에 배려해야 한다. 기계적 분배라도 해야 한다. 이 또한 국가 책무다. 지금의 권력기관장 비율로는 도저히 설명되지 않는다. 이 불균형을 균형으로 맞출 시간. 그 온전한 인사도 얼마 남지 않았다.

[김종구 칼럼] 경기 분도, 이름 아니라 이유를

“100점 만점에 25점짜리입니다.” 나철성 강원평화경제연구소장이다. 무엇을 이렇게 혹평했을까. 강원특별자치도법 개정안이다. 2023년 5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강원도 전역에는 환영 현수막이 붙었다. 요란한 축하연도 곳곳에서 열렸다. 김진태 강원지사가 성대한 축하 행사를 가졌다. 법안 통과에 공(功)이 컸다. 국회의원들 찾아 다니며 부탁했다. 하지만 나 소장의 평가는 달랐다. ‘성과 없는 결과’라고 공개 지적했다. 강원도 잘 살자는 법안이다. 많은 요구가 있었다. 핵심규제 완화도 있었고, 산업도시 조성도 있었고, 과학기술·기후변화 대응도 있었고, 교육특구·자치권 강화도 있었다. 이런 요구가 대거 잘렸다. 상수원보호구역은 강원도에도 한(恨)이다. 대기업 유치를 막았다. 이 완화 요구가 잘렸다. 교육특구 지정이 대단한 수준도 아니었다. 제주특별자치법 정도를 요구했다. 그런데 이것도 안 됐다. 137개 중 53개가 이렇게 잘렸다. 심재범 강원도 고문 변호사가 진단한다. “여러 부처 심의를 거칠 경우 입법·시간 지연이 될 수 있다. 강원도가 전략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본다.” 교육부, 산업부, 환경부, 국방부.... 다 돌 수 없었을 거라는 얘기다. 다 얻으려면 시간이 걸리고, 빨리 하려면 많이 버려야 하고. 뭐 이런 거 아닌가 싶다. 강원도가 특별히 뭘 못한 게 아니다. 육지-제주를 뺀-의 특별자치도 실상이 이렇다. 이런 현실을 봐 둬야 할 경기도가 됐다. 김동연 경기북부특별자치도다. 도지사선거 때 낸 공약이다. 취임 후 2년 동안 성실히 밀었다. 4월 총선에서는 ‘공통 공약 캠페인’도 폈다. 국민의힘의 ‘서울 메가시티’와 대척에 섰다. 총선이 끝나자 새 이름도 공모했다. 5만여건이 접수됐다. 전국에서 몰렸다. 최종 심의를 거쳐 하나가 선정됐다. ‘평화누리자치도’. ‘대구 사시는 91세 시민’의 제언이라고 소개됐다. 김 지사가 직접 발표했다. 그런데 뜻밖의 상황이 시작됐다. 반대 목소리가 갑자기 커졌다. 경기도 홈페이지에 청원도 떴다. ‘평화누리자치도를 반대합니다’. 이름 발표 하루 만에 1만명이 동참했다. 내용을 살펴보면 두 방향이다. ‘평화누리특별자치도’라는 명칭에 반대하는 요구가 있다. 그럴 수 있고, 그런 면도 있다. 주목할 건 분도(分道) 자체에 대한 반대다. 총선 때도 이렇진 않았다. 정치 공방이 아니라는 얘기다. 지역적 분포가 다양하다는 얘기다. 경기 북부 반대도 있다. 반대 논리엔 깊이도 있다. ‘인구가 주는데 왜 도는 늘리려 하나요’, ‘분도가 북부에 좋을 거라는 근거가 없어 보입니다’, ‘남북 불균형이 도리어 심화될 것이라고 봅니다’. 깊이 있는 답이 필요하다. 어느덧 민선(民選)도 30년이다. 도지사가 7명 째다. 저마다 경기 북부 발전을 약속했다. 모두가 북부 발전 성과를 자랑한다. 그 모든 것 위에 ‘원 톱’이 있다. 민선 3기의 LG필립스LCD 파주 공장 유치다. 투자액 25조원, 단지 면적 110만평, 종업원 수 3만5천명.... 애초에 화성이나 평택으로 가려던 회사다. 국내외 대기업의 선택이 대개 그렇다. 이걸 파주로 끌고 간 게 경기도다. 그렇게 만들어진 일자리다. ‘그때 도지사’가 엊그제 말했다. “경기도가 아니었으면 그게 됐을까. 못 했을 거야.” 이 회고에 답이 있다. 광역의 힘은 곧 지자체의 힘이다. 인구 1천300만짜리 힘이 있다. 인구 300만짜리 힘도 있다. 인구 150만의 강원도특별자치도는 때 맞춘 교훈이다. 접경지 규제, 상수원 규제, 산림·농지 규제.... 경기 북부와 닮았다. 그래서 봤는데 얻은 건 별로 없단다. 허울뿐이라는 비난이 들린다. ‘평화누리자치도’는 다를 수 있을까. 지금 필요한 게 이거다. 다르다는 설명을 해야 하고, 다를 거란 믿음을 줘야 한다. 이름 짓는 건 그 뒤의 일이다.

[김종구 칼럼] 김동연 지사의 ‘슬기로운 대선 생활’

김동연 지사의 총선 화두가 있었다. 경기북부특별자치도(북자도)다. 사실상 경기분도를 전제하는 제언이다. 분도는 경기 북부의 숙원과도 같다. 모든 선거에서 이슈로 등장했다. 이에 부응하는 북자도 청사진이다. 후보의 공약화를 주문했다. 막상 보니 많지 않았다. 북부 당선인 13명 중에도 4명만 담았다. 박정(파주)·정성호(동두천)·박지혜(의정부)·이재강(의정부). 어디는 특례시 강화, 어디는 서울 편입을 봤다. 기대만큼 호응이 없었다. 이재명 대표의 분도불가론과 충돌했을까. 경기도는 적극 부인했다. 이재명 구상과 김동연 구상에 차이가 없다고 강조했다. 장기적 관점에서 같은 결론이라고 밝혔다. 따지고 보면 이 자체가 역설이다. 지금 상태에서 차이가 있다는 얘기다. 유독 살얼음판 같았던 공천 과정이다. 현역들도 줄줄이 날아갔다. 후보들에게 부담으로 여겨졌을 수 있다. ‘이재명 분도 불가론’과 ‘김동연 북자도론’의 선택. ‘이재명 압승’이 되면서 김 지사에겐 부담일 수 있다. 이런 일도 있었다. 공천 때, 친명과 친문이 충돌했다. 그 예민한 시기에 김 지사가 출장갔다. 먼저 들른 게 봉하마을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권양숙 여사도 만났다. 문재인 전 대통령도 만났다. 문 전 대통령의 메시지라며 직접 공개했다. “(문 전 대통령이) 앞으로 더 큰 역할을 당부하셨다”, “조금 더 구체적인 얘기가 있었지만(밝히지 않겠다)”, 자신의 각오도 분명히 공개했다. “그 길에 필요한 내 역할을 책임 있게 해나가겠다”. 경기도가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연초에 못한 새해인사였다고 했다. 이 말 그대로 믿은 언론은 없었다. 다들 정치 행보로 해석했다. 그렇게 보여질 발언들이 있다. “민주당다운 모습으로 돌아가야 한다”, “위에서부터 기득권을 내려놓아야 한다”. 공천 혼란기에 던진 김 지사 말이다. 언론은 ‘김동연 지사가 움직인다’고 썼다. 친문과의 연대 시도라고 푼 언론도 있다. 이런 총선에서 이재명 대표가 압승했다. 김 지사에겐 이것도 부담일 수 있다. 김동연 지사는 잠룡이다. 동의는 필요하지 않다. 언론이 그렇게 정해놨다. 정치 일정까지 앞서가 못 박아 놨다. ‘2027년 대선에서 도전할 것이다’. 이러다 보니 총선과 김 지사의 미래는 중요한 기삿거리다. 이재명 대표는 야권의 절대 권력이 됐다. 예비 주자로 조국 대표까지 등장했다. 안 그래도 북자도, 평산마을이 편편찮던 터다. ‘김동연 길’이 험해진 듯하다. ‘이·조 사법리스크’가 현실이지만, 그건 금기어다. 김 지사에게는 더 그렇다. 이쯤에서 보이는 영역이 있다. 공천에서 탈락한 의원 그룹이다. 수도 많지만, 중량감이 상당하다. 전해철, 윤영찬, 박광온, 안민석, 양기대.... 혹은 문재인계로, 혹은 이낙연계로, 혹은 정세균계로 살아온 정치인들이다. 저마다 ‘전략통’, ‘조직통’을 자처한다. 달포 뒤에 무더기로 실직한다. 민주당이 꽉 찼으니 4년 뒤 미래도 없다. 그렇다고 주군(主君)을 따라 낙향할 마음도 없어 보인다. 누가 말했다. “김동연 지사 도우면 어떨까”. 이재명 대표도 경기지사였다. 임기 4년이 험했다. 수사·소송이 이어졌다. 그 와중에도 대권을 준비했다. 전국 돌며 대선 조직 만들었다. 대선에 던질 정책 만들었다. 정무·특보 라인에서 한 일이다. 그들이 지금도 이 대표를 지킨다. 이재명 지사가 남긴 ‘슬기로운 대선 생활’이다. 김 지사에게도 그런 기회가 온 듯하다. 다 잡아도 안 되고, 안 잡아도 안 된다. 언제나처럼 이번 기회도 위기의 순간과 함께 들이닥쳤다.

[김종구 칼럼] 여론조사는 과학 아니라 정치다

이렇게 또 선거가 끝났다. 어떤 투표를 몇 번 했는지 모른다. 어느덧 남은 투표 세는 게 빨라졌다. 어김없이 찾아온 썰렁한 파장이다. 선거 흔적 지우는 시간이다. 가로수에 걸린 현수막이 사라진다. 건물 덮었던 사진도 내려진다. 지면(紙面)에 선거 기사도 빠진다. 철 지난 얘기, 안 읽히는 얘기가 된다. 그러면 안 쓰는 게 맞다. 그런데 선거 기간 내내 적어 뒀던 화두가 있다. 끝나면 쓰려고 적어둔 얘기다. ‘여론조사는 정확한가’, ‘어떤 영향을 줬는가’. 많이 틀렸다. 다 볼 수는 없고 몇 곳만 보자. 안철수·이광재(분당갑) 여론조사다. 4월2~3일, 이 후보 45.8%, 40.4%였다. ‘여론조사꽃’에서 조사했다. 결과는 안 후보의 넉넉한 승리였다. 표 차가 6.6%포인트다. 이재명·원희룡(계양을) 조사다. 3월31일부터 이틀, 이 후보 47.7%, 원 후보 44.3%였다. ‘미디어리서치’가 조사했다. 결과는 이 후보의 일방적 승리였다. 8.7%포인트 차다. 다 이렇다. 어디는 10%나 틀렸고, 출구조사도 틀렸다. 이쯤에서 인정하고 갈 진실이 있다. 여론조사는 틀리는 게 정상이다. 사람 마음을 어찌 수치로 풀겠나. 부모 자식 간에도 속을 모른다. 내 마음도 어찌 변할지 모른다. 그걸 과학이랍시고 꿰맞추는 거다. 혹여 둘 놓고 4천만명이 고른다면 모른다. 그래서 대선이 근사치로 간다. 하지만 총선은 254개 지역이다. 후보 이름도 어색하다. 틀리는 게 자연스럽다. 이걸 정확하다고 믿으려니까 불신이 생긴다. ‘조사가 왜곡됐다’, ‘조사 기관이 장난질을 쳤다’. 민주당은 잘 안 것 같다. 내가 볼 때 그렇다. 내부 경선이 2월 내내 있었다. 경선의 기본 방식도 여론조사였다. 예비 후보들마다 문자를 발송했다. ‘민주당 ○○○입니다. 여론 조사 꼭 받아서 저를 선택해주세요.’ 열성 지지자들은 휴대폰을 들고 지냈다. 그 ‘관성’이 그대로 이어졌다. 후보들은 계속 여론조사 참여를 독려했다. 그때도 보수는 여론조사 전화를 끊고 있었다. 3월 들어 10%, 20%로 벌어졌다. 경기도 전 지역 참패설까지 지면에 등장했다. 그 한 달, 국민의힘은 뭐했을까. 두 모습을 봤다. 하나는 여론조사 불신이다. ‘여론조사 믿지 말라’고 선전했다. 여기에 보수 전문가들의 분석이 가세했다. ‘진보 답변이 과다 포집됐다.’ 여론조사를 외면할 핑계가 됐다. 3월 후반, 보수 텃밭까지 무너지기 시작했다. 양평, 동두천, 과천, 분당이 뒤집혔다. 다른 모습도 봤는데, 조사 외면 합리화다. ‘뒤집힌’ 국민의힘 후보가 말했다. ‘저쪽은 독려하는데 우리는 안 한다.’ 결국 ‘2월 우위’ 다 잃고 낙선했다. 여론조사는 ‘유력’이라는 ‘문패’를 다는 싸움이다. ‘死票 방지’의 확신을 주는 작업이다. 또 다른 사전투표다. 총력 대응해 끌어올렸어야 했다. 지지자들에게 전화 응대를 호소했어야 했다. 국민의힘 지도부 누구도 이런 지침을 내리지 않았다. 그 사이 선거는 사실상 끝났다. 과반을 넘어 개헌 저지선 밑까지 갔다. 그 정점에서 여론조사 공포가 금지됐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말했다. “반전하고 있습니다. 골드크로스 일어났습니다.” 3월에 뭐하다가. 이제는 따지지 말자. 여론조사는 틀릴 수 있다. 그렇다고 ‘여틀막’ 할 수는 없다. 승리 공식으로 잘 활용해야 한다. 그 극단적인 비교가 이번 선거에 있었다. 적극 응대로 기선을 제압했던 민주당, 또 하나의 사전투표로 임했던 민주당. 그래서 승리했다. 적어도 승리 요인 중 하나다. 국민의힘은 하지 못했다. 여전히 맞냐 틀리냐 분석만 하고 있었다. 사전투표 불신을 보수의 고질로 보던데, 더 큰 고질이 여론조사 불신이다. 이거 못 고치면 계속 진다.

[김종구 칼럼] 어느 의사의 뇌물 일기

그가 왜 뇌물 일기를 쓰기 시작했을까. 어느 날부터 지인들 카톡에 올라왔다. 처음에는 왜 이러는지 몰랐다. 의사 자랑하는 것 같기도 했다. 읽어가면서 궁금증이 풀렸다. 대개가 값싼 물건이다. 되팔아 봤자 큰돈 될 리 없다. 직접 캐고 다듬고 만든 것들이다. 안심 먹거리 표식이 있을 리 없다. 혼자 들고 나오기 민망한 것들이다. 병원 직원들 나눔 행사가 더 편하다. 값싼 뇌물, 손길 묻은 뇌물, 소소한 뇌물. 웃으며 읽게 되는 일기라는 게 이렇다. -○월 ○일. 들기름이 들어왔다. 직접 키운 들깨로 짜셨단다. 화성 농촌 어르신이다. 버스를 두 번 갈아 타고 오셨다-. -○월○일. 오늘은 직접 캔 야생 냉이다. 강화도에서 비닐 봉투에 싸 오셨다-. 등장하는 뇌물 품목이 정말 다양하다. 직접 농사 지은 서리태, 직접 담근 고들빼기 김치, 방금 쪄 낸 고구마, 찐 달걀 한 판.... 친절하게 뇌물 내용을 분석한다. “수원도 애매하고 주변에 용인, 화성 등지에서 농사짓는 분들이 많아 뇌물이 참 다양합니다.” 일기에 ‘뇌물 받는 방법’도 안내돼 있다. “뇌물을 수령하는 사람들은 꼭 기록을 해두고 감사의 표시를 해야 추후에 또 가져옵디다...삼정의 문란 때 사또와 아전들은 그걸 잘 못해서리....” 익살까지 섞여서 읽는 재미가 있다. 이런 그를 주변에선 좋아한다. 능력 있는 시술로 소문도 났다. 환자를 편하게 해주기로 유명하다. ‘뇌물’ 못 받는 때가 오면 의사 그만 하겠단다. 집필 양해에 불편해한다. “이런 의사들 많아요. 이름 숨겨줘요.” ‘석 박사’다. 익명 필요 없는 성인(聖人). 81년 의과대학, 87년 의사고시다. 군의관까지 하고 신부가 됐다. 20년간 내전 중인 수단으로 갔다. 한센병 환자와 결핵 환자를 살폈다. 뭉개진 발가락을 위한 운동화를 선물했다. 더 오지를 찾아가 의료 봉사했다. 학교 짓고, 수학 가르치고, 음악도 가르쳤다. -예수님이라면 이곳에 학교를 먼저 지으셨을까, 성당을 먼저 지으셨을까? 아무리 생각해봐도 학교를 먼저 지으셨을 것 같다(저서 ‘친구가 되어 주실래요?’)-. 2008년 휴가차 귀국해서 검진을 받았다. 대장암 4기라는 진단이 나왔다. 의사 선고에 그가 말했다. “(수단) 톤즈에서 우물 파다 왔어요. 마저 다 해야 하는데....” 그렇게 떠난 그에게 바쳐진 선물이 있다. 47명의 제자 의료인이다. 그 중 토마스 타반 아콧이 증언했다. “신부님은 환자가 겁먹지 않도록 유쾌하게 진료를 보셨어요...환자들이 처음에는 굳은 얼굴로 들어왔는데, 나갈 때는 웃는 얼굴로 나갔습니다.” 신부로 살다 간 ‘이태석 의사’다. 그 정신이 모두에 이어졌다. 열린의사회가 세계를 찾아다닌다. 1997년 이래 매년 10~12회에 이른다. 몽골, 인도, 에티오피아, 필리핀, 네팔, 캄보디아, 레바논.... 병원·의대 단위 세계 봉사도 쉼 없다. 이게 K-의료다. 그 본질이 K-봉사에서 시작된다. 들기름 선물에 행복해하는 의사. 목숨 구하고 목숨을 내놓은 의사. 국경 너머 환자를 향하는 의사.... 이게 우리가 아는 의사의 모습이다. 뛰어난 머리만큼 뜨거운 가슴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한 의사의 언어는 놀랍다. “자기 애가 없으니 평생 소아과를 가본 적이 없을 것”, “왜 9수나 했는지 이해 간다. 하기야 나라도 머리에 든 건 없고 사고만 쳐대는 ‘성형○○’과 살려면 술 생각만 나겠다”. 의협회장에 당선됐다. 정치가 가미됐다. “(특정) 정당에 궤멸 수준의 타격을 줄 수 있는 선거 캠페인을 진행할 것이다”, “의협 손에 국회 20~30석 당락이 결정될 만한 전략을 가지고 있다”. 처음 본다. 우리 주변엔 아무리 봐도 그런 의사 없다.

[김종구 칼럼] ‘2천명’은 총선 거래 대상 아냐

윤석열 대통령의 말을 둘로 나눠 보자. 하나는 ‘정부의 정책은 늘 열려 있다’다. 합리적 방안을 논의하자는 말이다. 누구는 ‘대통령의 유연한 입장’으로 해석한다. 아마 여권이 보는 해석일 것이다. 다른 하나는 ‘2천명은 충분히 논의된 규모다’다. 합리적인 수를 제시하라는 말이다. 누구는 ‘대통령의 여전한 고집’으로 해석한다. 아마 야권이 보는 해석일 것이다. 여야를 빼면 간단한 말이다. ‘2천명은 충분히 논의된 숫자다. 다시 논의할 의사는 있다.’ ‘2,000명’은 의료개혁의 핵심이다. 그 자체가 정책이자 목표다. 대통령이 도출 과정을 설명했다. 충분히 논의했다고 강조했다. 공개된 게 2월 6일이다. 시간도 넉넉했다. 그동안 숫자 대안은 없었다. 누구는 500명, 누구는 1천명을 말했다. 의료계 누구는 마이너스 500~1천명을 말했다. 여기서 대통령이 바꿀 숫자가 있나. ‘없던 일로 하자’고 해야 했나. ‘충분히 논의했다’ 외에는 없는 거다. ‘합리적 대안 주면 토론하겠다’ 정도다. 총선판에 전해 줄 최선이다. 국민의힘을 보자.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말했다. “국민이 원하는 그 방향대로 정부가 나서주길 바란다.” 그동안 뭐하다가 이제 중재하나. 지난해 말 시작된 논의다. 2천명이 명시된 게 60일 돼 간다. 그 시간 국민의힘발(發) 이견은 없었다. 그러다가 갑자기 해결사로 등장했다. ‘유연 대처’를 주문하고 나섰다. 딱 국민의힘 참패론 등장과 겹친다. 여전히 모호했다. ‘국민이 원하는 방향’이 뭔지 말하지 못했다. 500명인지, 0명인지. 언급 없다. 그저 정치 구호다. 야권도 보자. 이재명 대표는 적정 증원을 400, 500이라고 했다. 조국 대표는 이런 얘기를 했다. 문재인 대통령 땐 의대 정원 400명 늘린다고 하니 (의사와 의대생들이) 총파업했다(작년 10월·P유튜브). 결국은 400여명으로 모아진다. 22대 민주당은 180석이었다. 뭐든 할 수 있었다. 입법, 파면, 불신임, 특검.... 그런데 의대생 증원은 못했다. ‘27년 동안 한 명도 못 늘렸다’면 그 속에 ‘그들의 시간’도 있다. 400명 했으면 1천600명이면 됐을 거 아닌가. 여론조사도 보자. 어제 아침 리서치앤리서치 조사가 떴다. ‘증원하되 중재안이 필요하냐’고 물었다. 57.2%가 ‘그렇다’고 했다. 의료 공백 대응의 책임을 물었다. 57.5%가 ‘정부 잘못’이라고 했다. 다섯 달 전(11월2일) 미디어리서치 조사가 있었다. 84.3%가 ‘의대 정원 늘려야 한다’고 했다. 규모는 ‘1천500명 이상’이 28.1%로 제일 높았다. 이 두 여론의 차이는 뭔가. 정치적 문항, 정치적 구분, 정치적 해석이다. 이런 이유로 바뀌면 지속될 정책이 몇 개나 되겠나. 숫자 ‘2,000명’은 단계에 따라 달라진다. 토론 단계에선 의견, 집행 과정에선 목표다. 윤석열 정부엔 이미 목표가 됐다. 신중해야 한다. 여기에 미리 깔린 음모론까지 있다. ‘국민 지지를 얻을 것이다-의료계가 강력 반발할 것이다-국민 우려가 높아질 것이다-이때 (한동훈이) 해결사로 나설 것이다-대통령이 철회할 것이다.’ 야권발 ‘의료 대란 음모론’이다. 현재까지 다 맞았다. 2천명 철회가 그 마침표다. 이 퍼즐을 맞추고 싶나. 그러면 이 정부는 파국이다. ‘2000명’을 향한 정치 우롱. 이젠 의료계까지 흉내내고 있다. ‘총선 20, 30석을 좌우할 수 있다’, ‘정당에 궤멸 수준의 타격을 주겠다’. 이 말에 윤 대통령이 말했다. “대통령을 위협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을 위협하는 것이다.” 이 말에 동의한다. 국민의힘·민주당도 이 선거 끝나면 동의할 것이다.

[김종구 칼럼] 국민의힘의 참패 탈출법, 오로지 ‘공약’

그중에도 수원병을 예로 보자. 달포 전까지 국민의힘 세였다. 국민의힘 후보가 꽤 많이 앞섰다. 상대가 현역 의원인데도 그랬다. 그런 여론조사가 두세 개 된다. 나머지 수원에도 영향을 줬다. ‘0 대 5’ 불모지에 희망을 말했다. 그러다 꺾였다. D-30일 즈음해서다. 민주당 후보에게 뒤처졌다. 지지율 차이가 정반대다. 서너 개 여론조사가 그렇다. 한 달 새 이런 손 바뀜이 가능할까. ‘노무현 탄핵 후폭풍’도 아닌데. 어떤 상황이 있었을까. 국민의힘이 앞섰던 요인을 보자. 고위 관료 출신을 전략 배치했다. 그를 통해 공약을 쏟아냈다. 반도체 메가시티, 철도 지하화다. 철도 공약이 대박이었다. 그게 1, 2월이다. 2, 3월 여론에 반영됐다. 국민의힘이 몰락한 요인을 보자. 여론이 민주당 공천에 쏠렸다. 국민의힘도 그 논평으로 소일했다. 지역에서의 공약 생산이 멈췄다. ‘민원 국민택배’도 사라졌다. 민주당 공천이 마무리됐다. 비난할 소재가 사라졌다. 그러자 몰락이 왔다. 지금은 어떤가. ‘오늘 선거를 치른다면 의석수는?’ 언론의 아주 치사한 접근법이다. 한 발 빼고 걸치려는 분석이다. ‘오늘’이 아닌데 왜 ‘오늘’을 기준 삼나. 그냥 오늘을 재료 삼아 보름 뒤를 말하면 된다. 대충 꿰맞춰 보면 이렇다. 국민의힘은 수도권에서 고전할 것 같다. 경기도에서는 더 그럴 것 같다. 보이는 결과는 두 가지다. 참패냐, 석패냐. 국민의힘 경기도당에 주어진 눈 앞의 과제는 하나다. ‘참패라도 면해 볼 방법은 없는가’. 유일한 답이 공약이다. 모든 총선에 통하는 공식이다. 야당은 공격, 여당은 정책이다. 지난 한 달여, 국민의힘이 이걸 버렸다. 민주당 공천 비판에 정신 팔렸다. 이재명 공격에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정책도, 공약도 다 가려졌다. 결론이 뻔하다. 여당은 이재명 비방, 야당은 윤석열 비방.... 대통령 비방이 훨씬 흥미롭다. 대표 부인 의혹 비방, 대통령 부인 의혹 비방.... 영부인 비방이 훨씬 먹혀든다. 질게 뻔한 이 게임에 여당이 뛰어들어 뒤엉켰다. 대통령 얘기 꺼낸 차에 정책 투어도 보자. 전국을 돌며 정책 청사진을 던진다. 특례시 지원을 수원 후보가 얘기했다. 두 시간 뒤에 대통령이 특례시 지원법을 약속했다. 철도 지하화를 수원 후보가 얘기했다. 며칠 뒤 대통령이 경인 철도 지하화를 약속했다. 선거법이 아슬아슬하다. 그런데도 계속하는 이유가 있다. 여당 후보에게 밑밥 깔아주는 것이다. 그 밑밥을 먹어야 할 당이 엉뚱한 짓을 했다. 남의 당 공천 비판만하다가 모두 잃었다. “좋은 공약은 귀에 못이 박이도록 하고 또 했다. 유권자가 투표장 갈 때 귀에서 윙윙거리게 만들어야 한다.” 김대중 대통령은 9단이다. 그가 소개한 선거운동 원칙이다. “아무리 좋은 이슈도 선거 때는 보름을 못 간다. 그걸 조절하는 게 참 힘들더라.” 노무현 대통령도 선거 귀재다. 경인지역 국장단 오찬에서 말했다. 공약은 반복하라는 얘기고, 보름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총선은 254개 지역의 대통령선거다. 절박하면 배워야 한다. 이제부터 13일의 전투다. 선거다운 선거를 보고 싶다. 야당은 야당답게 가야 한다. 윤석열 정부를 신랄하게 공격해야 한다. 그렇게 가고 있다. 압도적 지지가 그 증명이다. 여당은 여당답게 가야 한다. 집권당의 정책 보따리를 풀어놔야 한다. 그렇게 못 가는 거 같다. 패배의 공포가 그 증명이다. 이제라도 여당답게 가야 한다. 공약만 내걸고, 공약만 말해야 한다. ‘잃을 것만 있는’ 비방전에서 빠져나와야 한다. 마지막이고 유일한 수다. ‘국민의힘은 이제부터 이재명 비방을 중단합니다. 공약만으로 승부하겠습니다.’ 국민의힘에 기대하는 선언이다. 혹시 이걸 해 볼 용기가 있는가.

[김종구 칼럼] 반도체 사칭 선거-반도체 육성 선거

‘반도체 기술 유출 사건’. 요즘은 어렵지 않다. 쓰는 데 별 무리 없다. 1998년에는 안 이랬다. 검찰 브리핑부터 생소했다. 반도체칩, 공정의 수율, 저장 용량 D램.... 메일을 사용했다는 데 메일은 또 뭔지.... 누군가 기자실에 책 한 권을 놔뒀다. ‘반도체란 무엇인가’였던 거 같다. 수원지검 반도체 기술 유출 사건이다. 국익을 지키는 수사였다. ‘곽무근 특수 부장검사’, ‘아무개 국정원 직원’.... 모두 애국자들이었다. 또 반도체다. 이번엔 더 어렵다. 산업 분석이 필요하다. 필요한 정책이 뭘까. 숙제를 낸 건 정치권이다. 22대 총선에 화두로 던졌다. 여야의 반도체 벨트 공략 전술이다. 이천-용인-수원-화성-평택. 공장이 직접 위치해 있는 지역이다. 영향권으로 성남, 오산도 있다. 경기 남부의 상당 부분이 포함된다. 해당 인구만 어림잡아 500만명이다. 이 거대 표밭을 잡겠다는 전략이다. 각 당에서 쏟아낸 공약만 십 수개다. 생업 바쁜 유권자들이 이해할까. 다행히 이 걸 조사한 수치가 있다. ‘수원-용인-화성’ 조사다. ‘각 당 반도체 산업 육성 정책을 인지하고 있느냐’고 물었다. 국민의힘 공약 67.0%, 민주당 공약 46.8%다. 호감도도 물었다. 국민의힘 31.8%, 민주당 23.5%. 한국경제 의뢰로 피앰아이가 12~14일 800명을 조사했다. 10여일 지났다. 그 후 김동연 지사도 반도체 철도 구상을 밝혔다. 요 며칠 조사치는 없다. 나는 도통 모르겠다. 어떤 게 좋은 공약인가. 누가 좋은 후보인가. 그래서 ‘반도체 전문가’에게 물었다. 반도체 경력 30년의 지인이다. ‘정치권에 바라는 게 있으면 알려 주십쇼.’ 답장이 왔다. ‘회사는 어떤 입장도 정리하지 않았습니다.’ 이해된다. 그들에게는 처음이 아니다. 때만 되면 등장하는 반도체 공약이다. 선거 끝나면 공약도 다 없어진다. 새삼 기대할 게 뭐가 있겠나. 대신 사견(私見)이 왔다. 그걸 적는다. -미국에서는 기업유치할 때 세제 혜택, 투자만 해도 지원금 팍팍...8조. 우리나라는 대기업 특혜라 세금 혜택 불가, 지원금은 꿈에도...’-. 세제·지원금 혜택을 얘기한다. 미국 반도체법(칩스포아메리카)이 있다. 반도체 산업에 520억달러를 지원한다. 중국의 ‘중국제조 2025’가 있다. 2025년까지 반도체 자급률 70% 목표다. 역시 막대한 지원금을 준다. 우리에겐 대기업 특혜가 된다. 그가 적은 소망, 하나다. -해외 투자기업은 인프라시설 국가∙지방정부 부담...우리는 수혜자 부담원칙으로 물 관로 공사, 전기 설로 공사, 도로 개설 등 기업 부담-. 전기, 물, 도로 혜택을 얘기했다. 용인에 반도체 공장이 선다. 남한강에서 37㎞ 온다. 중간에서 꼬였다. 삼성전자 진입로가 막혔다. ‘경기도-수원-삼성’이 3천120m를 풀었다. 구간 다섯 개 중에 세 개는 삼성이 했다. 이게 엄청난 기업 살리기 역사란다. 소망, 두 번째다. 더 있다. -인허가 지원...대만 TSMC는 정부에서 출자해 시작한 기업이라... 아쉬운 것은 즉시 법 개정해 지원. 우리는 산업단지 지정부터 고시, 토지보상, 건축 인허가 등 짧아야 10년-. -우리 직원 버스 조금만 타도 멀다고 한다. 주거환경, 교육인프라 등 부족으로 차라리 퇴사를 선택하는 경우도...-. -전자공학(반도체학과 학비, 용돈, 졸업 후 취업 확보)가 미달...인력확보 불가능-. 다 해서 다섯 개 소망이다. 내겐 도움이 컸다. 쉽게 정리가 됐다. 말미에 적혀 있다. “생각 나는 대로 적은 겁니다.” 맞다. 투박하다. 그래서 더 소중하다. ‘30년 차’ 반도체맨의 얘기 아닌가. 말장난 뺀 진솔한 소망이다. 메모를 읽고 다시 공약을 봤다. 많은 게 보인다. 도움 될 공약과 도움 안 될 공약. 반도체 육성 공약과 반도체 사칭 공약. 그리고 찍을 후보와 찍으면 안 될 후보.

[김종구 칼럼] 양기대∙전해철 낙천, 이재명 과거 경선자

삼국지에 ‘도원결의’가 있다. 경기도엔 ‘도화결의’가 있었다. 언론에 등장한 건 2018년이다. 그해 4월 경기지사 경선이 있었다.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찾는 경쟁이다. 이재명 후보가 이겨 후보가 됐다. 전해철·양기대 후보가 고배를 마셨다. 경선 닷새만에 세 명이 모였다. 기자들 앞에서 손 잡고 포옹했다. 경선 과정의 상처를 서로 덮었다고 했다. ‘이재명 승리’를 위해 뭉치자고 했다. 양 후보가 말했다. “복숭아꽃이 피는 계절에 도화결의다.” 본선에서 이 후보가 승리했다. 이재명 시대의 시작이다. 꿈꾸던 대권을 향한 발판이 됐다. 대통령은 안 됐지만 당권을 거머쥐었다. 양기대·전해철 후보는 국회의원이 됐다. 광명과 안산에서 압도적 지지를 얻었다. 그렇게 6년이 지나자 묘한 순간이 왔다. 22대 총선에 나설 공천이 시작됐다. 최고위원회도 있고 공심위도 있다. 그 맨 위에는 이재명 대표다. 절대적인 공천 권력자다. 양·전 의원은 공천을 받아야 한다. 도화결의는 남아 있었을까. 양기대 의원이 먼저 떨어졌다. 광명을에 신청했다가 경선에서 졌다. 경쟁을 하고 졌으니 시스템 공천이란다. 그런데 그렇게 봐주는 이가 없다. ‘컷 오프-전략 지역 선정-감점 부담 경선-패배 확정 낙천’이다. 이미 컷 오프부터 예정된 결과였다. 양 의원의 의정 활동이 그렇게 낙제였을까. ‘고상한’ 여의도 채점방식은 모른다. 경기도민의 언론, 경기일보다. 광명시민 평가만 말하겠다. 잘했던 시장이다. 업적이 많다. 광명 동굴 기적은 특히 장했다. 전해철 의원도 엊그제 떨어졌다. 의원 평가에서 ‘하위 20%’를 받았다. ‘고려대 법대-사법시험 합격’의 전력이다. ‘뒤에서 20등’은 안 해봤을 인생이다. ‘-20%’를 안고 경선했다. 양문석 전 고성·통영 위원장에게 졌다. “수박 뿌리를 뽑아버리겠다”던 친명계다. 전 의원의 국회 평점도 평가할 방법은 없다. 굳이 평하고 싶지도 않다. 경기도 안산시민의 지지만 들어 알고있다. 유권자에게 연속 3번 뽑혔다. 구설도 없다. 듬직한 일꾼이라고 한다. 그 둘이 다 날아갔다. ‘도화결의’ 사진을 다시 보자. 셋이 환하게 웃는다. 이 대표는 눈이 가려졌다. 전 의원은 볼이 발그레하다. 양 의원은 보조개가 커졌다. 이 대표 왼손은 전 의원을, 오른 손은 양 의원을 잡았다. 그런데 왜 갈라섰을까. 정치 평은 많다. 친명이 아니라고 한다. 친이낙연계라고도 한다. 그래서 낙천됐다고 한다. 여의도적인 분석일 수 있다. 하지만 경기도민에는 저 사진 기억이 크다. 봤던 도민들이 혀를 찬다. ‘정치 참 무섭다.’ 기자 초년 때. ‘연합 박 선배’에게 들은 풍월이 있다. “기자는 꽁해야 한다. 수첩에 적어 놔라. 언젠가 갚게 된다.” 황당하게 들렸다. 시간이 흐르자 의미를 알게 됐다. 정치판에서는 특히나 법칙에 가까웠다. ‘권력은 잔인하게 써야 한다’. 이 대표가 한 말이다. 여기에도 ‘꽁함’이 더해지면 더 잔인해진다. -경기지사 경선 때 서운했을 수 있겠다. 맺힌 꽁함이 있었을 수 있겠다. 마음 속 수첩에 적어뒀을 수 있겠다. 그래서 갚은 것일 수 있겠다.- 2018년 기사에 이 말이 있다. “지금까지 정치 문화가 경쟁하는 과정에서 동지를 잃어버린 경우가 많습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이제 바뀔 필요가 있습니다.” 양 의원이 했다는 멘트다. 몇 번을 읽고 또 읽는다. 잘해 보자고 초청 받은 자리였다. 거기서 양 의원은 왜 그런 말을 했을까. 마주 잡은 손에 전해오는 싸늘함을 느꼈을까. 환한 미소 뒤에 숨겨둔 꽁함을 보았을까. 6년만에 예언처럼 읽히는 이 말, 다시 읽어보니 버릴 게 하나도 없다.

[김종구 칼럼] 김진표 퇴장과 공항 퇴조

내 기억이 맞다면 2020년 1월이다. 당시 수원시장의 빙모 상가였다. 21대 총선 석 달 앞이었다. 다른 곳은 공천에 여념이 없었다. 딱 한 곳은 경선 무풍지대였다. 그도 그럴 게 4선의 김진표였다. 음료수를 마시며 말한다. “군공항 문제나 마무리 짓고 끝내야지.” 내게는 그게 김진표 출사표였다. 석 달 뒤 5선이 됐다. 또 2년 뒤 후반기 국회의장이 됐다. 그날의 독백을 실천에 옮겼다. 특별한 법을 대표 발의했다. 수원 공항 이전 특별법이다. 국회의장은 3부 요인이다. 어른 노릇만 하면 되는 자리다. 법안 발의에 이름 넣을 ‘군번’이 아니다. 대개는 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못할 건 없다. 의장을 떠나 지역구 국회의원이다. 국회의장 자리가 주는 중량감까지 있다. 흔치 않지만 법안을 발의하는 전임자도 있었다. 20대 후반기 문희상 의장이 그랬다. 미군 공여지 지원 특별법이었다. 지역구인 의정부의 숙원을 담아 낸 발의였다. 김 의장에게는 ‘군 공항 특별법’이 그랬다. 수원에 대한 도리였다. 그해 선거, 수원은 민주당 싹쓸이였다. 김승원(갑)·백혜련(을)·김영진(병)·박광온 의원(정), 그리고 김진표 의원(무)이다. 5명 모두가 ‘공항 이전’을 공약했다. 7대 공통 공약이었다. 특례시, 팔달경찰서, 서수원 개발, 북수원 개발, 매탄동 재개발, 철도 확충, 그리고 군공항 이전이다. 당사자들은 ‘한 것’, ‘추진중 인 것’, ‘보류 된것’으로 나눈다. 그러면서 ‘보류 중’이라고 평했다. 하지만 지역민에겐 ‘한 것’ 아니면 ‘못한 것’이다. 공항은 ‘못한 것’이다. 법안 전망은 밝지 않다. 상임위 의안 상정도 못했다. 회기가 종료되면 자동 폐기된다. 그런데도 4명은 이걸 얘기한다. 공동발의자 참여를 공적처럼 내세운다. 정말 그럴까. 아무리 봐도 궁색하다. 공동 발의자는 이들 말고도 14명이나 된다. 화성에서 50㎞ 떨어진 광명 양기대 의원도 했다. 바다 건너 제주 서귀포 위성곤 의원도 있다. 다른 ‘공항 실적’을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용역비 2억원 세웠다’는 자랑도 하던데.... 글쎄다. 그 사이 화성이 개벽했다. 인구 수 100만명을 넘어섰다. 2년 계속 유지하면 특례시 조건이 된다. ‘머잖아 150만’이라는 전망까지 있다. 산업 규모에서도 수원을 넘어섰다. 대한민국 주력 산업이 반도체와 자동차다. 두 분야의 생산 기지가 모두 있는 유일한 지자체다. 대통령이 참석해 전기차 시대를 선언했다. 24조원 신규 투자의 핵심이 현대차 남양연구소다. 예산에서도 수원을 앞질렀다. 지역내총생산(GRDP)은 81조원이다. 수원(33조)의 2.5배다. 양쪽 시세(市勢)가 바뀐 것이다. 인구에서 화성이 수원을 따라잡았고, 예산에서 화성이 수원을 앞섰고, 산업에서 화성이 수원과 벌려놨다. 아주 최근에 이뤄진 역사다. 21대 국회 임기와 겹친다. 이를 근거로 깨놓고 말해보자. 공항 이전은 더 멀어진 거 아닌가. 저런 게 다 공항 이전의 논리였다. 인적 드문 화성 인구, 부족한 화성 예산, 미래 없는 화성 산업.... 그러니 ‘소음’을 옮기자는 거였다. 그 조건이 왕창 변했다. 되겠나. ‘5선 김진표’가 마지막 사명이라고 했다. 그 사명으로 ‘특별법 발의’까지 왔다. 여기까지가 그의 여정이다. 이제 그도 수원 정치에서 비켜선다. 부총리·5선·의장이 사라진다. 마침 화성에는 국회의원이 늘었다. 그러자 수원시민이 궁금해한다. 수원에서 공항 선거는 여전히 유효할까. 수원에서 공항 공약은 또 나올 것인가. 나온다면 어떤 공약을 내놓을 것인가. 혹시 ‘특별법 재추진’을 약속할 것인가. 어느 걸 해도 식상하지 않겠나. 공항 공약에 ‘空約’ 불신이 커져 간다.

[김종구 칼럼] 김동연 지사가 남쪽으로 간 까닭은

민주당이 총선 패배를 염두에 두기 시작했다. 여론조사가 보여주는 징후는 곳곳에 있다. ‘붙었다’, ‘밀렸다’, ‘오차범위 밖이다’.... 연합뉴스·연합뉴스TV의 발표가 있다. ‘민주당 후보를 뽑겠다’는 응답은 26%에 그쳤다. ‘국민의힘을 뽑겠다’는 응답(33%)에 오차범위 밖으로 밀렸다. 한국갤럽의 최근 조사 추이도 같다. 민주당 33%, 국민의힘 40%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 있다. 민주당이 앞서는 수치는 많지 않다. 이 흐름을 정식화한 것은 이재명 대표다. 당 전략기획국에 지지율 제고 방안을 마련하라고 했다. 지역별 체감 여론 등도 체크하라고 했다. 직접 지역구를 돌기 시작했다. 조국신당도 찾아갔다. 힘을 합쳐 윤 정부를 심판하자고 제의했다. 국민의힘을 향한 고발전도 시작했다. 이른바 ‘배우자실 부실장’ 논란이다. 앞선 자의 기름기는 싹 지웠다. 패배 위기감을 가감 없이 표현해내고 있다. 당에서 패배는 이제 금기어가 아니다. 누가 말해도 자연스럽다. 이 대표가 듣기 싫은 논리가 나온다. 4월 총선 패배-지도부 책임-새 당대표 선출. 임종석의 잔류 선언이 기폭제다. ‘모멸적인 대접’(본인 표현)을 받았다. 다들 금방 탈당할 걸로 봤다. 근데 잔류를 선언했다. 언론이 똑같은 주석을 달았다. ‘총선 패배 후 당권을 노릴 것이다.’ 언론은 늘 경쟁 구도를 짠다. 임종석 하나론 재미 없다. 조국을 끌어들였다. 불과 한 달 전까지 진보를 망친 범죄자였다. 그를 향한 지지가 10%를 넘는다. 갑자기 대권 후보다. 우리 가까이에 후보가 또 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다. 흙수저 신화·경제 전문가·충청권 대망론.... 상고 출신이 쌓아 올린 인생 역전이다. 나라 경제를 꾸리던 경제부총리다. 대선의 풍향계 충청도 출신이다. 여기에 ‘대권 사관학생’ 경기도지사다. 대선 흥행 지수는 충분하다. 다만, 총선판과 너무 떨어져 있다. 현직 도지사 탓만 할 건 아니다. 홍준표 시장은 먼 대구에서도 정치를 끼고 산다. 김 지사의 원래 캐릭터가 그렇다. 정도(正道), 자중(自重). 어찌 해보려고는 한다. 국민의힘 메가시티에 화력을 모았다. 경기북부특별자치도가 맞설 무기다. 오세훈의 기후동행카드와도 붙었다. ‘더(THE)경기패스’로 밀고 있다. 의도했건 안 했건, 총선판과 맞물려 있다. 지방정부가 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주장이다. 행정의 영역에도 꼭 맞는 논쟁이다. 옳다. 바람직하다. 그런데 재미는 없다. 총선판을 흔들어 대기엔 닝닝하다. 이걸 김동연 정치의 한계로 보는 이들이 많다. 직진에 머뭇대고 빙 돌아가는 정치. 이랬었는데.... 그가 남쪽으로 갔다. 근무 시간에 경상남도를 찾았다. 봉하마을의 노무현 묘를 참배했다. 평산마을의 문재인 부부도 만났다. 느닷없는 방문이니 설명이 필요하다. ‘부산에 행사차 왔다가...’ 정도가 들린다. 그런데 별로 신경 쓰는 것 같지 않다. 방문 내용도 과감하게 공개했다. “(문 전 대통령이) 당에 대해 혁신과 통합이 필요하다는 말과 함께 (내게) 더 큰 역할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중요한 얘기가 있는데 비밀’이란 여운까지 줬다.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에두를 필요가 없다. 김 지사의 대권 드라이브다. 목표가 당권에 있는지는 알 수 없다. 임종석에게 없는 짐이 그에겐 있다. 현직 도지사. 이걸 벗고 나서기엔 부담이 있다. 그럼에도 그가 그리는 환경만은 짐작이 된다. ‘포스트 이재명’이다. 어쩔 수 없이 상정될 조건이 있다. ‘이재명 총선 패배’다. 그가 직접 말한 건 아니다. 다른 이들이 말하는 조건이다. ‘이재명 패배-김동연 등판.’ -산사에 혼자 남은 해진은 불이 타오르는 아궁이에 혜곡의 유품을 넣어 태운다-(‘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 중에서). 질문의 답을 영화는 알려주지 않는다. 김 지사가 남쪽으로 간 까닭은? 그가 말해 줄 것 같진 않다. 보는 이들이 알아서 해석할 일이다. 분명한 건 그는 호랑이 등에 올랐다는 것이고, 그 호랑이가 아주 거친 품종이라는 것이다. 도정이 휘둘릴까 봐 걱정은 된다.

[김종구 칼럼] 김윤식 前 시장의 잘못된 선택

‘3선 연임’은 드물다. 그 역사에 여인국 전 시장도 있다. 과천시장을 12년 했다. 3선 출마 때 추억을 소개했다. “명함 돌리기도 민망했습니다. 어떤 시민은 대놓고 말하더군요. ‘또 나와요?’. 왠지 죄 짓는 거 같았습니다.” 거기서도 이겼고 3선으로 퇴임했다. 많은 이들이 국회의원을 얘기했다. 하지만 정치에서 사라졌다. 공직 경험으로 행정사를 시작했다. 그 후 봤을 때 총선 생각을 물었다. “안 합니다. 천만원 내기.” 내가 졌고 ‘천만원’은 사라졌다. 3선, 여기에 ‘연임’이다. 필요한 정치적 조건이 있다. 하나는 세 번 연속 공천을 받아야 한다. 공천의 절대권자는 지역 국회의원이다. 세 번 연속 공천을 꺼린다. 3선 하면 기어오를 거라고 본다. 한 번 해보자며 덤빌거라고 본다. 많은 2선 시장들이 그렇게 날아간다. 여인국·김윤식(시흥시장) 시장, 그리고 염태영(수원시장)·곽상욱(오산시장) 시장 등은 그런 고비를 넘겼다. 본인들은 ‘내가 잘해서’라고 말한다. 국회의원들은 ‘공천을 줘서’라고 한다. 다른 하나는 세 번 당선이다. 당선의 결정권자는 지역 유권자다. 두 번쯤 하면 교체 바람이 분다. 8년 시정에 피로해한다. 대책 없는 기준을 말한다. ‘고인 물은 썩는다. 일단 새로 바꿔보자’. 이쯤 되면 없던 비리도 등장한다. 행정 특혜, 인사 전횡, 개인 추문.... 여·김 시장, 그리고 염·곽 시장 등도 이런 고비를 넘겼다. 역시 본인들은 ‘내가 잘해서’라고 한다. 국회의원 해석은 여기서도 다르다. ‘정당 바람이 불어줘서’라고 한다. 그래도 정당이 중요한 건 맞다. 김윤식 시흥시장의 3선은 어땠나. 2009년 보궐에서 당선됐다. 전임자가 돈 먹고 감옥 간 자리였다. 경기도 시∙군은 한나라당 판이었다. 당선되자 유일한 민주당이었다. ‘연잎밥 오찬’에서 얘기를 나눴다. 차분하게 설명하던 기억이 있다. 그 1년으로 외로움은 끝났다. 재선(2010년)과 3선(2014년)은 세상이 바뀌었다. 민주당 깃발이면 다 됐다. 그렇게 3선을 채웠고 퇴임했다. 그에도 정치 조건은 같았다. 세 번의 공천과 정당의 바람이었다. 그런데 국민의힘으로 간단다. 이적의 변을 설명했다. “민주당 역사와 정신이 모두 무너지고 망가지고 있다. 더는 지킬 가치도 역사도 사람도 없다.”, “바보가 되면서 끝날 바에는 죽더라도 서서 싸우다 죽을 것이다.” 민주당 조정식 사무총장(시흥시을)을 겨낭했다.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 경선 다툼의 기회조차 안 줬다. 화가 날 거다. 모욕적일 거다. 그러더니 옮긴다고 한다. 입당하면 공천 줄 것 같단다. 오늘부터 국민의힘 김윤식을 볼 것 같다. 민주당 제정구 의원 비서였다. 민주당 경기도의원이었다. 그리고 민주당 3선 시장이었다. 그런 그가 옷을 갈아입는다. 시민들에게 ‘국민의힘 최고’를 외칠 모양이다. 중앙은 국민의힘을 주어(主語)로 푼다. 국민의힘 결정을 공격한다. 원칙 없는 공천, 이삭 줍기 공천.... 쓰기 쉽고 읽기도 쉽다. 그런데 경기도에선 그렇게 풀면 안 될 듯하다. 김윤식은 경기도 대표 민주당이었다. 그가 주어인 것이 경기도 문법에 맞다. 지역의 비난도 그가 받아야 맞다. 3선 연임 시장은 많다. 각자 화나는 상황이 왜 없겠나. 기회마저 박탈 당한 시장도 있다. 연일 모멸에 고통받는 시장도 있다. 여인국처럼 보따리 싼다면 모를까. 대개가 이런 걸 참고 견딘다. 화 난다고 박차고 나가지 않는다. 경쟁하던 정당 품에 냅다 안기지도 않는다. 이게 초·재선 시장과 다른 현명함이다. 12년 선택받은 이들의 진중함이다. 김 전 시장에게 이게 없다. 현명함도 없고, 진중함도 없다. 오로지 분노와 보복, 그리고 공천만 보인다. 아닌가.

[김종구 칼럼] 또? 과천시장 주민소환

과천에 또다시 주민소환이 등장했다. 관련 법이 시행된 것은 2007년이다. 이후 실제로 투표까지 간 게 두 번이다. 기초지자체 중에 제일 많다. 이번 청구인도 한 시민이다. 소송 패소로 인한 세금 낭비가 이유다. 2013년 하수슬러지 처리시설을 설치했다. 민간투자사업심의위원회를 열지 않았다. 경기도에서 제동이 걸리는 등 문제가 생겼다. 손해봤다며 업체가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이 시에 67억원 배상 판결을 내렸다. 시장이 책임지라는 주민소환이다. 나름의 검토가 있었을 것이다. 적정성 여부를 함부로 얘기할 건 아니다. 딱히 정답이 있는 것도 아니다. 듣는 시민이 각자 판단하면 될 일이다. 살펴보려는 건 과천의 유별난 역사다. ‘전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 1위다. 1990년 이후 쭉 그랬다. ‘10년 후에도 살고 싶은 곳’ 1위다. 2023년 조사다. ‘인구 순유입률’이 경기도 1위이고 경기도내 출산율 2위다. 둘 다 2021년 통계다. 참 좋은 동네다. 그런데 안 어울리는 오명이 있다. ‘주민소환 1위 도시’다. 전국에서도 특별하다. 행자부의 2022년 말 현재 통계가 있다. 124건의 주민소환 청구가 있었다. 이 중에 실제 투표까지 간 청구는 11건이다. 기초자치단체장 소환은 4건이다. 2011년 과천시장, 2012년 삼척시장, 2013년 구례군수, 2021년 과천시장이다. 2건이 과천시장이다. 전국 기초지자체가 226개다. 이 가운데 절반이 과천시장인 셈이다. 누가 봐도 정상이 아니다. ‘살고 싶은 동네’라면서.... 툭하면 주민 소환으로 뒤집힌다. 앞선 두 번의 주민 소환에는 유사점이 있다. 모두 지역 개발과 관련된 반발이었다. 중앙정부가 내리꽂은 신도시 깃발이다. 막아 내지 못한 시장의 책임을 물었다. 근데 이번엔 좀 다르다. 행정 절차 위반과 세금 낭비가 이유다. 67억원 패소했으니 시장 그만두라고 한다. 예산 낭비가 소환 사유다. 그렇다면 겹치는 화두가 있다. 주민 소환에 쓰이는 예산이다. 위법 단속 인건비, 운영비, 여비 등이다. 주민 소환 없으면 안 쓰일 돈이다. 법 제26조 1항에 딱 정해져 있다. ‘경비는 해당 지자체가 전부 부담한다.’ 시장 불신임에 드는 돈을 시가 내는 셈이다. 과거 두 번도 그래서 과천시가 냈다. 2011년에는 2억4천여만원이 들었다. 2021년에도 4억4천300만원 들었다. 이뿐만 아니다. 회계 처리로 계산 못할 무형의 손실도 컸다. 추진 기간 여론이 두 동강 났다. 정상적인 행정 추진이 사실상 막혔다. 7억원보다 큰 행정력 낭비다. 이 돈을 또 쓰자는 거다. 주민소환이 금과옥조다. ‘직접 민주주의 제도의 가장 강력한 수단’으로 칭송된다. 무조건 관대하게 봐주고 넘어간다. 그래야 민주적 판단이라고 평가받는다. 그러니 ‘지금보다 더 활성화하자’는 주장만 있다. 청구 금지 기간을 단축하자고 주장한다. 지금은 시장 임기 개시 후 1년간 못한다. 서명수를 지역별로 차등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금의 서명 조건은 15%다. 개표 요건을 완화하자고 주장한다. 지금의 개표 하한선은 33.3%다. 다 맞더라도 과천에선 틀리다. 주민소환제 17년이다. 과천시장이 세 명 있었다. 여인국(2002~2014년)·신계용(~2018년)·김종천(~2022년)·신계용(현재)시장. 예외 없이 주민소환에 걸려들었다. 매번 ‘찬성·반대’ 현수막으로 길거리가 덮였다. 매번 개표도 못하고 묻혀 버렸다. 이번에도 다를 거 같지 않다. 이걸 민주주의 꽃이라 우기면 안 된다. 과천 발전을 위한 견제였다고 해석하면 안 된다. 그렇게 봐주기엔 소모적 과거가 너무나 생생하다. 주민 없는 주민 소환은 또 다른 주민 소환의 대상이 될 뿐이다.

[김종구 칼럼] ‘박근혜 재심’

2018년 11월14일. ‘칼럼’은 이렇게 쓰고 있다. -대법관 혼자서 3천402건을 처리한다. 누군가의 신병과 재산이 걸린 사건이다. 상고법원 신설 얘기는 그래서 나왔다...이걸 놓고 양 대법원장이 정부와 거래를 했다는 것이다. 수장이 찾아야 할 개선 방향이다. 이게 어떻게 범죄 거래의 대상인가...하다 안 되면 다른 명분을 붙일 것이다. 통칭해 사법농단. 그럴듯하긴 하다-. 제목은 이랬다. ‘양승태 상고법원 과욕, 감옥 갈 일 아니다’. 2024년 1월26일. 예상대로 됐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무죄 선고’. 5년 전은 ‘문재인-윤석열’ 시간이었다. 국정농단 척결의 광풍이 불고 있었다. 결국 ‘최초의 전 대법원장 구속’으로 갔다. 그걸 뒤집어서 쓴 근거는 뭐였을까. 간단하다. 수사 동기가 와 닿지 않았다. 재판 거래, 블랙리스트, 인사 파행.... 정치·진영과 결합한 화두다. 수사가 개입할 영역이 아니었다. 수사 기록 20만쪽? 기록 많다고 유죄되나. 무죄 났다. 과잉 수사다. 2018년 9월19일. ‘칼럼’은 또 이렇게 쓴다.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 부회장이 만났다. 하루 뒤 검찰이 삼성을 압수수색했다. 9월 이 부회장이 대통령과 방북할 명단에 들어갔다. 하루 뒤, 검찰이 또 삼성을 압수수색했다. 대통령이 이 부회장만 만나면 검찰이 삼성을 쳤다...검찰에 공안감이라는 게 있다. 알아서 이러는 건가. 짠 거 같다-. 이 찜찜함을 제목은 이렇게 정리해 놓고 있다. ‘대통령-이재용 회동의 이상한 법칙’. 2024년 2월5일. 이 찜찜함도 맞아갔다. ‘이재용 회장 무죄 선고’. 역시 ‘문재인-윤석열 시대’ 사건이다. 이 회장은 국정농단의 말(馬) 공여자다. 그 분노 위에 올라 탄 수사였다. 그렇게 썼던 이유도 복잡하지 않다. 과도한 압수수색, 진 빼는 수사 연장, 얹혀지는 혐의.... 당시 차장검사가 최근에 회고한다. “위암인 줄 알고 배를 갈랐다. 아니었다. 폐로 전이된 줄 알고 폐도 갈랐다. 거기도 아니었다.” 얍삽한 뒷담화지만 비유는 맞다. 대단한 예지력이 있어 쓴 건 아니다. 특별한 정보가 있지도 않았다. 그저 평범한 시각으로 봤더니 그랬다. ‘법은 상식이다’. 법학개론의 법언(法諺)이다. 그 기준에서 보면 두 사건은 어색했다. 명분이 약했고, 진행도 무리였다. 여론으로 몰아 간 정치수사·과잉수사였다. 다들 촛불 혁명이라 했다. 혁명엔 반동이 따른다. 5년 흐른 지금, 두 사건이 그렇다. 47개 양승태 혐의와 19개 이재용 혐의가 방향을 틀었다. 검찰 벨 칼이 됐다. 한 방향 목소리만 들리던 시절이었다. 국정 농단과 적폐 청산이다. 그 깃발을 걸면 모든 게 인정됐다. 그 대표 사건이 3개였다. 하나는 사법 농단 수사, 또 하나는 기업 농단 수사다. 그 두 명에게 난 연속 무죄다. 기억 뒤로 1건이 보인다. ‘박근혜 전 대통령 국정농단 사건’. 엄청 빨리 끝났다. 3년9개월에 3심이 다 끝났다. 피고인은 아예 법정에 없었다. 당연히 혐의에 대한 직접 반박도 없었다. 옥(獄)에 앉아서 22년 형을 받았다. 자연스럽게 비교된다. 양승태 재판은 1심에만 4년11개월 걸렸다. 공판 290번에 증인 108명이었다. 이재용 사건도 증인만 59명이었다. 변호사가 19명 붙었다. 그렇게 다투더니 무죄였다. 그날 적잖은 댓글이 떴다. ‘박근혜 수사는 유죄 확실한가’. ‘박근혜 재심 필요한가’. 정치는 하루만에 모두 덮었다. 그럴만 하다. ‘그때 그 검찰’이 여당이고 대통령이다. ‘그때 그 정치’가 야당이고 야당 대표다. 얼마나 싫고 불편하겠는가. 그 속을 알지만 적어 두는 정도는 하겠다. 정치가 아닌 누군가는 말하고 있으니까. 그들에겐 ‘박근혜 재심’이 상식일 테니까. 무죄와 무죄가 그걸 자초하고 있으니까.

[김종구 칼럼] 사고 친 초선 살고, 죄 없는 다선 퇴출

이렇게 묻는 것도 재밌는 접근이다. ‘어떤 사람이 국회의원이 될까 걱정되느냐.’ 권위 있다는 한국갤럽의 설문이다. 제일 많은 답변이 32%였다. ‘공익보다 사익을 위하는 사람.’ 두 번째 많은 답변은 21%였다. ‘우유부단하고 무책임한 사람.’ 네 번째 답변은 14%였다. ‘능력, 경험 부족한 사람.’ 그런데 그 중간에 싫은 사람이 있다. 세 번째 많은 18% 답변이다. ‘막말, 혐오 발언하는 사람.’ 이런 설문과 통계는 드물다. 오죽하면 이랬을까. 부패, 무능, 독재, 갈등…. 많은 정치 이슈가 있다. 근데 막말 혐오가 꼽혔다. 막말 정치가 준 피로가 그만큼 크다. 21대 국회에서 특히 그랬다. 욕설, 저주, 비방, 깐족, 음란…. 내용이 험악해 옮기기도 민망하다. 국회 윤리위원회 통계에 방증이 있다. 지금까지 52건이 제소됐다. 중복 10명을 제하면 42명이다. 거기서 제일 많은 게 ‘입’이었다. 막말하고, 욕하고, 명예훼손했다. 의원들을 자세히 살펴봤다. 몇 선(選)이 몇 명일까. 5선의 관록 의원이 2명이다. 4선 의원이 6명, 3선 의원이 5명이다. 여기까지가 보통 다선의 경계다. 나머지는 초선과 재선이다. 초선이 21명으로 제일 많다. 막말만 있는 게 아니다. 위안부 기부금 횡령으로 회부됐다. 회기 중 코인 거래로 회부됐다. 제3자 뇌물 수사로 회부됐다. 국민을 부글거리게 한 대표적 사건이다. 이것도 다 초선 의원들 짓이다. 이렇게 유권자를 실망시킨 초선들이다. 여기에 다선이 우선 축출돼야 할 이유가 있나. 국회 밖에서 내린 판단도 하나 살펴보자. 경실련이 1월 중순 발표한 낙천자 명단이다. 공천 주면 안 될 의원 34명을 꼽았다. 8개 기준을 제시했는데 판단에 차이가 있다. ‘반개혁 입법 활동’ 등이 그렇다. 기준 자체부터 진영 쏠림 현상이 있다. 이견 없이 판단할 기준에 이런 게 있었다. ‘사회적 물의를 야기한 의원’. 이 기준에 여야 의원 11명이 포함됐다. 3선 2명, 재선 1명이고 나머지 8명이 전부 초선이다. 여기서도 다선만 쫓아낼 이유는 보이지 않는다. 4년 전, 여의도는 초선 축제였다. 처음 입성한 얼굴로 꽉 찼다. 5선 12명, 4선 20명, 3선 41명. 다 합쳐 봐야 73명이었다. 나머지는 재선 69명, 초선 153명이다. 초선만 따져도 52%, 재선까지 합치면 75%다. 초·재선이 혁명의 조건이었다면 혁명은 21대 국회로 완성됐다. 그런데 안 그랬다. 초선들의 문제가 훨씬 많았다. 그렇게 4년 지났는데 똑같은 깃발이 또 내걸렸다. ‘다선 퇴출’이라는 선동이다. 역시 근거는 없다. 그냥 나가란다. 영남 다선은 다르다. 호남 다선도 다르다. 거기는 공천 받으면 거저먹는다. 누굴 꽂아도 당선이다. 그 다선은 유권자가 만든 게 아니다. 권력이 선물한 다선이다. 권력이 그 선물을 회수해 가겠다는 거다. 누가 뭐랄 건가. 하지만 수도권은 다르다. 선수(選手) 하나하나를 유권자가 만들어줬다. 지역민이 쌓아올려준 역사다. 이 다선을 배제하는 건 유권자를 배제하는 것이다. 권력이 나서 민의를 틀어보려는 것이다. “참 어려운 얘기네요.” 국회 담당 ‘김 반장’ 얘기다. 여의도 현실에 맞는 조언이다. 이미 국민의힘은 ‘다선 배제’를 선언했다. ‘-15·-35%’ 감점 표까지 발표했다. 다선 배제 없다는 민주당도 다르지 않다. ‘불출마’, ‘험지 출마’는 다선 퇴출의 에두른 표현이다. 결국 다선은 쫓겨나기 시작할 거다. 거기에 이런 지적이 무슨 ‘약발’이 있겠나. 그런데도 몇 자 적고 가려는 이유? 그건 다선 축출에서 풍기는 고령 퇴출의 패륜적 냄새 때문이다.

[김종구 칼럼] 철도 지하화, 시범사업 선정까지 공약해야

‘까마귀 꿩 잡을 계교’라 했다. 어리석은 잔꾀를 비웃어 이르는 말이다. ‘산엘 가야 꿩을 잡고 바다엘 가야 고기를 잡는다’고 했다. 무슨 일이든지 힘을 들여야 이뤄짐을 뜻한다. ‘쑥구렝이 꿩 잡아먹는다’고 했다. 못난 사람이 놀랄 만한 일을 하는 경우를 말한다. 꿩이 귀하긴 귀했는가 보다. 꿩을 소재로 삼는 속담이 참 많다. 훌륭한 식재료로서의 권위(?)도 느껴진다. 역시 최고는 ‘꿩 잡는 게 매다’다. 제 구실을 다해야 명실상부하다는 것을 이른다. 가히 꿩이라 해도 좋을 듯하다. 경부철도 수원 구간 지하화 공약이다. 철길을 땅속에 집어넣겠다는 얘기다. 약속한 구간은 수원역에서 성균관대역이다. 4.7㎞쯤 된다. 사업비는 2조1천억원에서 4조원으로 예상했다. 관련 특별법으로 조달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한다. 지난달 9일 국회를 통과한 ‘철도 지하화 및 철도 부지 통합 개발에 관한 특별법’(이하 철도 특별법)이다. 생활권 단절, 균형 발전, 도시 재생을 모두 해결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동·서 수원 불균형은 오랜 현안이다. 그 원인은 주로 공군 비행장에 모아졌다. 서수원이 직접 피해 지역임은 맞다. 하지만 이 분석이 전부 옳은 건 아니다. 하늘길이 동네 따라 쪼개졌을 리도 없다. 동쪽에도, 남쪽에도 피해는 있다. 그보다는 동∙서를 선명히 가르는 선을 주목해 보자. 경부선 철도다. 1905년 개통 이래 수원을 쪼개고 있다. 경기도청, 수원시청까지 다 동쪽에 자리했다. ‘철길 넘어 산다’는 표현이 있었다. 빈부를 구별하던 수원 토박이 언어였다. 서수원 정치에선 불균형이 첫째 화두였다. 선거를 가리지 않고 공약으로 등장했다. 1호는 단연 비행장 이전이다. 이번 공약에도 첫머리로 등장할 거다. 여기에 철도 지하화가 추가로 등장했다. ‘남북 철길을 땅속에 집어넣겠다.’ 난생 처음 얘기는 아니다. 간혹 구호처럼 등장했었다. 비중 있게 토론되지는 못했다. 전혀 현실성 없다고 봐서다. 총연장 441.7㎞짜리 경부철도다. 수원 구간은 10㎞ 남짓이다. 수원만 해줄 리 없다며 지레 질렸다. ‘그 후보’가 가능성 근거를 말했다. ‘철도 특별법이 생겨서 가능해졌습니다.’ 철도를 지하에 넣고, 지상을 개발하는 방식이다. 조(兆) 단위 예산을 마련할 방법이다. 그래서 자세히 봤다. 수원이 주목할 부분이 있다. ‘선도 사업 선정’. 시범 구간을 먼저 한다는 얘기다. 국토부 과장이 설명했다. “선도 사업이 되는 구간은 1~2년 단축 효과가 있다.” 대상지 선정 시한을 연말로 특정했다. 이러면 얘기가 다르다. 시범 지역에 선정되면 가능하단 말이 된다. 늘 발 빠른 곳들은 있다. 벌써 용산·영등포·구로·서대문·도봉구가 움찔댄다. 부산, 대구, 대전도 가세할 태세다. 수원도 서둘러야 할 거 같다. 이런 때 수원의 한 후보가 치고 나간 것이다. 이틀 만에 그 당 대표자도 내려와 거들고 갔다. 당 차원의 약속인가. 미흡하다. 중요한 게 빠졌다. ‘수원지역 철도를 지하화하겠습니다’가 아니라 ‘수원지역을 철도 지하화 선도 사업지로 선정하겠습니다’라고 해야 한다. 그것이 공약의 완성이다. 꿩 잡는 게 매라고 했다. 선거만 되면 사방에서 꿩을 날린다. 후보마다 자기가 꿩 잡을 매라고 한다. 수원 철도 지하화는 매력 넘치는 꿩이다. 유권자들 귀에 솔깃하게 다가왔다. 그래서 다들 묻는다. ‘이 꿩 실제로 잡을 수 있는가. 당신이 잡을 것인가.’ 표 얻을 답은 정해져 있다. ‘수원을 선도 사업지로 따오겠습니다.’ ‘그 후보’가 답해도 좋고, ‘상대 후보’가 답해도 좋다. 시민들이야 뭘 따지겠나. 좋은 공약에는 원래 독점권이란 게 없다. 분단 119년 동·서 수원, 철길 없애 합칠 때 인건 분명하다.

[김종구 칼럼] 당신 옆에 막말·증오 정치, 낙선

앵커가 묻는다. “요즘 어떻게 지내십니까.” 손학규 전 대표가 답한다. “등산도 하고, 좋은 사람들하고 막걸리도 마시면서 잘 지냅니다.” 그가 말한 ‘좋은 사람들’에 들어가지는 않을 거다. 그저 가끔 자리에 끼어 앉는 ‘인연’ 정도다. 그런 정도의 망년회였다. 늘 그랬듯 건배사를 한다. “고급 인재들은 의사만 되려고 하고. 첨단 산업에 가려 하지 않는다. 나라가 걱정이다.” 작은 방에 편한 몇 사람이 전부다. 거기서도 그는 그렇게 말했다. ‘나라’, ‘경제’, ‘정치’.... 그 한 달 전, 그가 국회 정론관을 찾았다. 이재명 대표와 윤석열 대통령에게 쓴소리를 했다. 내용에 대한 판단은 제각각이다. 나도 판단이 있지만 그걸 쓸 생각은 없다. 다만, 꼭 짚고 가려는 것이 있다. 정치 언어다. ‘민주주의, 사회 정의, 국가 번영’을 얘기했다. ‘상대 배려’, ‘국가 통합’, ‘지도자 함량’을 말했다. ‘선당후사’ 말고 ‘선국후당’이 옳다고 했다. 당(黨)보다 국가(國家)여야 한다는 얘기다. 아주 특별하게 들렸다. 요즘 정치 언어와 비교되기 때문일 거다. 정치란 원래 말로 하는 것이다. 말이 승부를 결정 짓는 무기다. 그 무기가 너무 더러워졌다. 국가와 국민은 사라진 지 오래다. 수준은 욕설이고 내용은 모독이다. “너 진짜 맞는 수 있어” 기자에게 했다. “양아치.” 상임위에서 했다. “노숙자 느낌.” 세월호 참사 때 했다. “빈곤 포르노.” 영부인에게 했다. “시체 팔이.” 이태원 참사 때 했다. “돌팔이 과학자.” 후쿠시마 오염수 때 했다. “날파리 선동 프레임.” 서울~양평 고속도로 논란 때 했다. “△△△이”, “뻔뻔한 ○○”.... 차마 옮겨 적지 못할 욕설도 많다. 썼다간 당장 신문윤리위원회 경고를 맞을 판이다. 모두 상대 후벼 파는 저급한 말이다. 이런 말이 국회에서 연일 중계된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을 찾아봤다. 2020년 개원한 이번 21대 국회에 접수된 의원 징계안이 47건이다. 이 중 13건이 막말·망언 관련이다. 점잖은 정치 언어는 되레 퇴출됐다. 점잖아선 부각되지도 않는다. 쇼츠 영상은 막말 욕설의 홍보 공간이다. “DJ도 약속 어겼다고? 김대중에 견줄 자격이 있나.” 그날 손 지사 인터뷰에 나온 말이다. YS, DJ, 그리고 JP의 언어? 투박했던 정치언어가 YS다. ‘닭 모가지 비틀어도 새벽 온다’는 정도다. 전설적인 5시간19분 필리버스터 DJ다. 그 많은 연설에도 막말 논란은 없었다. JP 정치 언어는 풍류와 비유의 촌철살인이다. 은퇴조차 ‘해는 저물면서 서쪽 하늘을 붉게 물들인다’고 말하며 갔다. 감히 이런 정치 언어에 견줘 보겠다는 건가. 이 천한 언어로. 유권자도 진저리 친다. 한국갤럽이 12일 여론조사를 냈다. 질문이 재미 있다. ‘어떤 사람이 국회의원 될까 봐 걱정이냐.’ 세 번째로 ‘막말, 혐오 발언하는 사람’이 꼽혔다. 막말 욕설 정치 퇴출을 원하는 목소리다. 그 기회가 총선인데 다행히 코앞이다. 검색해서 확인하자. 확인되면 떨어뜨리자. 이거 안 하면 4년을 또 들어야 한다. 막말과 증오로 범벅된 정치 언어를. 또 봐야 한다. 그 더러운 입으로 거들먹거리는 꼴을. 때마침 인용할 언어를 찾았다. -죽이는 정치, 보복의 정치라는 표현이 과장이 아닙니다. 본회의장은 여과없이 분출되는 야유와 비난의 장이었습니다. 누가 더 상대방에 대한 증오를 효과적으로 생산하는지 경쟁하고 있었습니다. 당장 내일 상대방이 가장 아플 말을 찾는 것이 우선 과제였습니다. 말로 칼을 빚어 정치적 상대방을 공격하고 당사자는 더 크게 되돌려주는 일이 반복되었습니다....(개선을 위한) 답을 드리는 것이 총선의 사명인데 저는 답이 준비되어 있지 않습니다.- 최종윤 의원(하남)의 불출마 선언문이다. 본회의장 안에서 직접 체험했을 후기다. 21대 국회가 남긴 가장 값진 정치 언어다. 이 명문(名文)으로 칼럼의 결론을 대신한다. 아무리 읽어 봐도 여기에 보탤 글귀는 없다.

[김종구 칼럼] 정치 불러들인 김동연 북자도

“지사님 인사말씀을 부지사님이 대신 전하겠습니다.” 옆자리에서 수군거린다. “김동연 도지사는 안 온 거여.” 상공회의소 신년인사회라는 게 그렇다. 지역의 유력인사들이 다 모인다. 수원의 신년인사회가 1월4일 있었다. 수원상공회의소가 주최했다. 시장, 국회의원, 상공인 수백명이 왔다. 거기에 김동연 지사가 없었다. 워낙 곳곳서 열리는 신년회다. 다 쫓아다닐 필요까진 없다. 그런데도 수원 사람들은 찾는다. 수부도시의 관성이다. 김 지사는 의정부를 갔다. 경기북부상공회의소가 주최한 11일 행사였다. 올해만 이런 게 아니다. 2023 신년인사회 때도 북부를 찾았다. 2년 연속 수원 불참, 의정부 참여다. 이쯤 되면 이유가 있지 않겠나. 그렇다. 북자도다. 2023년, 이런 신년 인사말을 했다. “2023년을 경기북부특별자치도를 만드는 원년으로 만들겠습니다.” 2024년, 다시 북자도 인사말을 한다.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추진은 불가역적인 일입니다. 힘 모아 주십쇼.” 그새 북자도 상황은 바뀌었다. 2023년은 의욕적으로 시작한 첫해였다. 알차게 꾸려 행안부에 올렸다. 주민투표에 부쳐주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럼 특별법까지 치고 간다고 했다. 그 주민투표가 사라졌다. 22대 국회 처리도 무산됐다. 북자도의 2024년 현실이다. 김 지사가 분노했다. 새해 3일에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정부 태도를 규탄했고 재추진을 천명했다. 그러면서 꺼내든 카드가 있다. 북자도의 공통 공약 채택 운동이다. 기대하는 모습이 있었을 것이다. -지역마다 ‘북자도’ 현수막이 걸린다. 선거공보에 ‘북자도’ 공약이 새겨진다. 토론장에 ‘북자도’ 주제가 등장한다. ‘북자도’의 제언자 김동연 지사가 얘기된다. -꼭 닮은 데자뷔가 있었다. 2010년 지방선거다. 김상곤 교육감 무상급식이었다. 현수막이 나부꼈고, 공약이 뿌려졌고, 토론을 지배했다. 민주당이 압승하는 요인이 됐다. 그 후광은 오롯이 김 교육감이 챙겼다. 전국 거물이 됐고, 교육부총리도 됐다. 김 지사의 계산이 어디까지인지는 모른다. 다만, 이슈화는 분명히 얘기하고 있다. 그날 신년인사회 뒤에 보도자료도 냈다. 정성호(양주)·김민철(의정부을) 의원(이상 더불어민주당)과 김성원(동두천·연천)·최영희(비례대표) 의원(이상 국민의힘)이 북자도 공약을 약속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그 후로 뜸하다. 공약 소식이 별로 없다. 경기도 지역구가 59곳이다. 야권 현역이 52명이다. 북부지역만 10여명이다. 이런데도 조용하다. 기억해볼 2023년 북자도 토론회가 있다. 국회의원 49명이 공동 주최자로 동참했다. 그 의원들 다 어디 갔나. 동참 요구 보름째인데 조용하다. 애초에 한계는 있는 소재다. 남부 유권자에게 관심 밖 사안이다. 남부 후보자 40명이 떨어져 나간다. 북부에서도 방법론은 여러 개다. 몇 후보자 또 떨어져 나간다. 때마침 치고 들어온 ‘메가시티’ 변수도 있다. ‘경기북도’보다 ‘서울특별시’에 매료된 여론이 있다. 이것도 영향을 주는 거 같다. 무엇보다 이재명 대표의 분도 반대론이 크다. 당에서 곁을 안 준다. 중앙당의 지지도 없고, 경기도당에서도 적극적이지 않다. “사전에 전혀 교감이 없었던 조치”라는 불만도 들린다. ‘이재명 도정’은 분도 반대였다. 현 상태의 공생을 목표했다. 도 산하기관 북부 이주가 그런 거였다. 이게 북자도가 되면 다시 바뀐다. 대부분 남부로 다시 롤백해야 한다. 국회의원에겐 ‘이재명 공천장’이 생명줄이다. ‘떨어지는 북자도’도 피해갈 판이다. 경기도민의 미래가 달린 문제다. 행정, 경제, 역사로 토론하는 게 맞다. 이걸 ‘공통 공약 채택 운동’에 섞어 넣었다. 자칫 여야로 쪼개지고, 계파로 쪼개질 수 있다. 59명이 30명 되고, 30명이 10명 될 수 있다. 총선까지는 더 두고 봐야 한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뺄셈의 카드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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