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경제] 다시 시작되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지난달 23일 이재명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다주택자에게 강력한 경고장을 날렸다. 5월9일 만료 예정인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면제’를 연장 없이 종료하고 투기용 부동산 세제 혜택을 전면 재검토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이다. 이에 따라 5월10일부터 조정대상지역 내 다주택자가 주택을 매도할 경우 기본세율(6~45%)에 2주택자는 20%, 3주택자 이상은 30%의 가산세가 부과된다. 지방소득세까지 포함하면 최고세율은 무려 82.5%에 달한다. 단순한 세율 인상뿐만이 아니다. 실거주가 아닐 경우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 혜택도 축소되거나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 이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비거주 1주택도 투자·투기용이라면 장기 보유를 이유로 세금을 감면해 주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지적했다. 실거주하지 않으면서 투자용으로 장기간 보유하는 행위에 세제 혜택을 주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는 비판이다. 이는 소위 ‘똘똘한 한 채’를 보유한 채 전세를 놓고 시세차익만 노리는 행태를 사실상 투기로 규정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다만 우려되는 지점도 있다. 본인 집은 세를 놓고 다른 집에 거주하는 1주택자에게까지 장특공제를 배제한다면 논란이 불가피하다. 해외 이주, 지방 전출, 자금 부족 혹은 정비사업 추가 부담금 마련 실패 등 실거주하지 못하는 불가피한 사유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는 2017년 문재인 정부에서 도입, 강화됐다가 2022년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매년 유예돼 왔다. 하지만 이재명 정부는 이 유예의 고리를 끊기로 했다. 여기에는 부동산 불로소득을 국가가 환수하고 주택 시장을 실주거 중심으로 재편하겠다는 이 대통령의 강한 철학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거주용과 비거주용을 엄격히 구분해 세제 개편의 정당성을 확보하고 5월 이전 매물을 유도해 집값을 안정시키겠다는 전략적 계산도 깔려 있다. 다주택자를 향한 사실상의 ‘최후통첩’ 같다. 문제는 시장의 수용성이다. 다주택자가 매물을 내놓더라도 10·15 대책으로 대출 규제가 강화된 상황에서 무주택자 등 실수요자가 이를 받아내기란 쉽지 않다. 세입자와의 관계도 복잡하다. 주택을 처분하기 위해 세입자를 내보내려 해도 전세 매물 부족과 가격 상승으로 이사 갈 곳을 찾지 못한 세입자가 버티면 집주인과 세입자 모두 진퇴양난에 빠진다. 이제 다주택자는 매도와 증여, 혹은 보유 사이에서 냉정한 판단을 내려야 할 시점이다. 정부는 주택이 투자나 투기의 수단이 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발신하고 있다. 물론 규제의 역효과로 강남권이나 한강 벨트 등 미래가치가 높은 지역으로 투자가 쏠리는 ‘쏠림 현상’이나 매도 대신 증여를 택하며 매물이 잠기는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따라서 정부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로 매물을 유도하는 동시에 생애최초 구입자 등 무주택자에게는 주담대 규제를 유연하게 적용해 내 집 마련의 길을 열어줘야 한다. 또 상속이나 증여로 불가피하게 다주택자가 된 경우, 특히 인구 감소로 비어 가는 지방의 저렴한 주택이나 고향 복귀를 위한 농촌 주택 등은 주택 수 산정에서 제외하는 합리성이 필요하다. 결론적으로 시세차익만을 노린 다주택자는 과감히 매도에 나서는 결단이 필요하며 정부 역시 세제 운용에 있어 단순히 주택 수만 따질 것이 아니라 가격과 연동한 과세 체계를 강구해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거래세(취득세·양도세)를 낮춰 시장 순환을 돕되 보유세를 점진적으로 강화하는 것이 바람직한 정책 방향이다.

[이슈&경제] 입시 중심서 생활·현장교육으로 전환해야

한국의 공교육은 오랫동안 입시와 시험 중심의 구조 속에서 운영돼 왔다. 초·중·고 교육과정에서 배우는 미적분, 확률·통계, 과학 개념들은 기초 학문의 기반이지만 다수의 학생은 이러한 지식이 언제 어떻게 문제 해결에 쓰이는지 경험하지 못한 채 사회인이 된다. 솔직히 교교시절 미적분, 확률 등을 배우긴 했으나 한번도 사회생활에서 활용해 본 적이 없다. 시험과 성적이 최우선이 되면서 교육은 생활과의 연계성을 잃었고 단순 암기와 문제풀이에 갇힌 교육이 지금 지속되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AI) 시대의 도래는 기존 교육과 실제 사회의 간극을 더욱 크게 만들고 있다. 챗GPT 같은 생성형 AI는 이미 기업과 연구기관, 공공 부문에서 문서 작성, 분석, 코딩, 기획 등 다양한 업무를 빠르게 대체하거나 보조하고 있다. 그러나 학생들은 AI의 작동 원리, 언제 어디서 어떻게 활용되는지는 물론이고 데이터 분석과 프롬프트(질문어·명령어) 설계 같은 핵심 역량을 배우지 못한 채 사회에 나가고 있다. 실제 우리 사회는 AI와 협업할 수 있는 인재를 요구하고 있지만 교육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이제 한국 교육은 ‘실생활 현장 기반 문제 해결형 교육’으로 전환해야 한다. 단순히 미적분 공식을 암기하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생활 속에서 활용하고 나아가 데이터를 분석해 변화를 예측하거나 경제·과학 현상을 모델링하는 프로젝트형 수업이 이뤄져야 한다. 확률과 통계도 시험 문제 풀이가 아니라 실제 뉴스, 건강 데이터, 소비 패턴, 지역사회 문제 등 현실 자료를 기반으로 예시를 통해 의사결정을 하는 데 활용하도록 해야 한다. 국어 교육 역시 논술 대비가 아닌 실생활에서 필요한 보고서 작성법, 이메일·비즈니스 문체, 발표 스토리 구성 등 실용 문해력 중심의 교육으로 확장될 필요가 있다. 여기에 AI도 필수 지원도구로 활용돼야 한다. 언제 어떻게 어떤 과정으로 이용해야 할지를 교육해야 한다. AI 활용 역량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미래 소지해야 할 필수 능력이다. 그러나 가장 큰 장애물은 전문 교사의 부족이다. 교사들은 AI·데이터 활용 능력이 충분치 않으며 실생활 기반 프로젝트 수업을 설계하고 운영하기 위한 실무 경험도 부족하다. 이를 위해서는 AI 기업, 데이터 기업, 스타트업 등에서 교사들이 6개월~1년간 직접 실무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현장형 장기 연수 프로그램’을 제도화해야 한다. 교사가 실제 산업 변화의 속도와 문제 해결 방식을 체감해야 교육에 반영할 수 있다. 나아가 산업계 전문가와 학교의 협력 생태계도 구축해야 한다. 교사는 교육 설계와 학생 지도에 집중하고 산업 전문가들은 실제 데이터를 제공하며 프로젝트에 공동 참여하는 방식이다. 학생들은 이 과정에서 현실 문제 해결의 감각을 익힌다. 특히 지역 내 산업계와 대학의 산학 협력은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위해 온라인 기반 AI 교육 플랫폼을 구축해 지역 격차를 완화해야 한다. 도시와 농촌, 일반고와 특목고 그리고 지방대학과 수도권대학의 교육격차를 줄이기 위해 전국 어디서든 양질의 AI·데이터 교육받을 수 있는 교육환경을 마련해야 한다. 결국 교육은 “삶을 살아가는 능력을 기르는 과정”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AI 시대에 한국 교육이 더 이상 과거 구조에 머무를 여유가 없다. 이제 교육은 시험을 위한 지식이 아니라 실제 문제를 해결하는 힘, 미래 도구를 다루는 역량, 삶을 주도적으로 살아가는 능력을 길러주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슈&경제] 코레일 개혁… KTX·SRT 통합 시급하다

KTX와 SRT의 분리는 순수한 경쟁 촉진 정책이라기보다 민영화 논의 과정에서 수익성이 높은 고속철도 부문을 분리해 관리하려는 정책적 판단의 산물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KTX 개통 이후 고속철도 부문은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유지해 왔지만 새마을·무궁화호와 철도 화물 부문은 20년 넘게 만성 적자를 지속해 왔다. 이로 인해 코레일은 고속철도라는 ‘알짜 사업’과 구조적 적자를 안은 사업을 동시에 떠안는 왜곡된 구조에 놓이게 됐다. 문제의 핵심은 공공성의 적용 범위다. 무궁화호와 새마을호는 서민 이동권 보장이라는 명확한 공공적 목적을 지닌다. 일정 수준의 적자를 감수하더라도 국가가 책임져야 할 영역이다. 그러나 철도 화물은 대기업과 중견기업이 주요 고객인 전형적인 B2B 물류 사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객 부문과 함께 공공성이라는 이름으로 묶여 운영되며 막대한 누적 적자를 키워 왔다. 20년 이상 구조적 적자를 지속한 철도 화물 부문을 더 이상 공기업 체제에 묶어 두는 것은 비효율의 고착화일 뿐이다. 분리 후 민간에 이관해 전문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상식적인 해법이다. 해외 사례는 이를 잘 보여준다. 일본은 1987년 철도청을 해체해 여객 6개 회사와 화물 1개 회사로 분리·민영화했다. 당시 약 18만명에 달하던 철도 인력을 대대적으로 구조조정하고 책임경영체제를 확립함으로써 철도 서비스의 경쟁력과 안전성을 동시에 확보했다. 반면 한국은 민영화도, 구조 개혁도 아닌 공기업 체제 유지에 머물렀고 그 결과 누적 부채 20조원을 넘는 비효율 구조를 떠안게 됐다. 파업 때마다 국민의 발을 묶고 최근에는 잇따른 사망 사고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이 되는 현실은 이러한 구조적 한계를 여실히 드러낸다. 우리나라 공기업 정책은 일관성을 상실한 지 오래다. 수익성이 높은 사업은 민영화 논란과 특혜 시비에 휘말리고 구조적으로 적자가 불가피한 사업은 공공성이라는 명분으로 끝까지 끌어안는 방식이 반복돼 왔다. 과거 고속도로와 터널을 해외 자본에 매각하고 최소수입보장(MRG) 계약으로 막대한 국민 부담을 초래한 사례는 민영화 자체가 아니라 정책 설계의 실패가 문제였음을 보여준다. 핵심은 소유 구조가 아니라 어떤 사업을 공공이 책임지고 어떤 영역을 시장에 맡길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다. 인프라 산업에서는 ‘부분의 합이 전체보다 크다’는 논리가 성립하지 않는다. 철도, 항만, 공항처럼 대규모 설비와 네트워크가 핵심인 산업에서는 통합이 곧 효율이다. 국토가 좁고 고속철 노선 수가 제한적인 한국에서 KTX와 SRT의 분리는 필연적으로 중복 인력과 중복 비용을 발생시킨다. 실제로 SR은 선로 유지보수 능력이 없어 코레일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였고 코레일이 최대 지분을 보유한 상태에서 ‘경쟁’을 표방하는 기형적 모델로 출범했다. 회사가 하나 늘어나면서 사장, 본부장, 관리 인력만 증가했고 실질적인 경쟁 효과는 미미했다. 정치논리 역시 철도의 경쟁력을 잠식해 왔다. 지자체와 정치권의 요구로 고속철도 정차역이 과도하게 늘어나면서 시속 300㎞ 열차의 표정속도는 약 180㎞ 수준에 머물고 있다. 국민은 고속철 요금을 지불하면서도 사실상 준고속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셈이다. 이는 표심을 의식한 정치적 결정과 이에 순응하는 행정이 만들어낸 구조적 문제다. 물류 인프라에서는 통합의 효과가 이미 입증됐다. 과거 컨테이너 터미널을 분절 운영하던 시기에는 과잉 경쟁과 만성 적자가 반복됐지만 선석 통합과 단일 운영 체제로 전환하면서 비용 절감과 규모의 경제 효과가 나타났다. 철도 역시 관제, 차량, 유지보수, 구매, 안전관리 전반에서 통합을 통해 효율성과 안전을 동시에 강화할 수 있다. 이제 코레일 개혁의 방향은 분명하다. 철도 화물은 민간에 이관하고 KTX와 SRT는 통합해 운영 효율과 안전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 난립한 자회사 역시 통합과 기능 재편이 불가피하다.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운임 구조 현실화와 노후 차량 교체를 위한 재정·민관 투자 구조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 코레일의 위기는 단순한 공기업 경영난이 아니다. 반복되는 사고는 구조 개혁을 요구하는 경고다. 남북철도 연결과 국제철도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지금은 분리가 아니라 통합을 통해 효율을 극대화해야 할 시점이다. 공공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살리는 철도 혁신, 지금이 마지막 기회다. 통합 없는 개혁은 공허하다. 지금 결단하지 않으면 한국 철도의 미래는 없다.

[이슈&경제] 대화 경제의 도래

인공지능(AI)이 사람처럼 업무하는 시대로 점차 진입하고 있다. PC에서 문서 버전 관리, 파일·폴더 관리, 백업 등은 늘 번거롭다. 많은 파일 중에 원하는 내용을 적시에 찾는 일은 고단하다. 찾았다 하더라도 보고서와 발표 문서 작성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루틴은 벅차다. 이제는 이 모든 것을 AI에게 시키고 결과를 통찰해 성과를 창출할 때다. 앤트로픽은 최근 코워크를 발표했다. 엔지니어의 전용 개발도구(Coding AI)인 클로드 코드를 모든 사람이 쉽게 활용할 수 있는 업무까지 확장했다. 심지어 고객 데이터를 자동으로 분석하는 대시보드 구축도 개발 없이 가능하다. 에이전트형 AI의 대중화에 불이 붙었다. 엔터프라이즈 마켓이 요동칠 계기가 마련되고 있다. 그러나 명료하지 않은 프롬프트는 돌이킬 수 없는 중대한 문제를 일으킨다. 아직 원래 상태로 복원되는(Undo) 기능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 그리고 이러한 추세는 또 다른 차원을 연다. AI 스스로 코딩할 수 있어 환각 현상(hallucination)을 제거하는 수준에 근접할 수 있다. 논리적 무결성을 달성할 때까지 시뮬레이션을 지속하면 된다. 이것은 AI가 모든 현상을 객관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위치에 등극하는 중대한 의미가 있다. AI 과학자는 이러한 맥락에서 나온다. 그리고 종국에는 AI가 AI를 개선하는 길목에 들어선다. ‘재귀적 자기 개선’이라 불린다. 이런 연유로 파운데이션 모델 성능의 진전 속도는 상상을 뛰어넘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새로운 경제 질서와 비즈니스 문법이 막 싹트고 있다. AI 기술은 올해 본격적으로 우리 삶에 깊숙이 들어온다. 호주머니를 채우고 건강도 챙겨주며 구매를 지원한다. 거대언어모델(LLM)에 구인구직 시장과 헬스케어·바이오 시장 그리고 커머스 시장을 결합시키고 있다. 막상 취업하려면 막막하다. 키워드와 조건 검색을 할수록 숨이 잘 쉬어지지 않는다. 이럴 땐 허심탄회하게 내 이야기를 쭈욱 그저 풀어내기만 하면 좋은 일자리를 추천해 주는 마법이 그립기만 하다. 어쩌면 그 마법이 현실로 다가올지 모르겠다. 오픈AI는 곧 ‘챗GPT 잡스’ 서비스를 출시한다. 대화가 직장이 되고, 대화가 인재를 초빙한다. 약 9억명의 챗GPT 주간 활성 사용자가 대상이다. 약 9억명의 사용자를 보유한 링크드인(마이크로소프트 자회사)에겐 날벼락 같은 복병이다. 앞으로 자주 볼 낯선 경쟁구도이자 극한의 경쟁 강도다. 젊은 나이에 4기 암 진단을 받으면 속수무책이다. 무섭고 허탈하다. 직장은 정지되고, 삶의 패턴을 그대로 가져가고 싶으며 돈은 꼭 움켜쥔다. 의사와 병원의 메시지에서 희망은 안 보이고 사람과의 관계는 소원해지며 식단과 운동 관리 루틴은 이데아다. 누워 있는 자기 대신 실컷 떠드는 수다쟁이가 어쩌면 필요할지 모른다. 수다는 따뜻한 위로와 냉정한 메타인지를 제공해야겠지. 오픈AI는 ‘챗GPT 헬스’, 앤트로픽은 ‘클로드 포 헬스케어’를 론칭했다. 이 서비스가 아픈 모든 사람을 위한 솔루션의 단초이자 시금석이길 염원한다. 인류에게 난제인 암도 해결되기 바란다. 연구·신약 개발이 목적인 앤트로픽의 ‘클로드 포 라이프 사이언스’에 그래서 기대가 크다. 이같이 LLM의 응용 범주는 상상력에 비례한다. LLM은 쇼핑몰의 MD와 같아진다. 구하기 어려운 제품을 대화 중에 추천받을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코파일럿, 챗GPT, 구글 서비스 등에 빠르게 접목되고 있다. 바야흐로 넋두리가 커머스로 이어지는 시대, ‘대화 경제’라 칭해야 하는가.

[이슈&경제] 정부 복지비 지출 급증 우려된다

우리나라의 2025년 재정수지(관리재정수지)가 100조원 정도의 적자에 달할 것이라 한다. 2026년 국가채무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50%를 상회할 것이라고도 한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20조원 내외의 적자를 기록했으나 2020년 이후 눈덩이처럼 불어나 매년 100조원을 넘나들며 예산의 4%를 넘기도 한다. 그런데 재정지출 가운데 복지비가 과속으로 늘고 있는 점이 특히 문제다. 즉, 재정지출 가운데 복지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만 해도 20%를 하회했는데 2010년 27%, 그리고 2024년에는 36%에 달해 불과 24년 동안 폭증했다. 그런데 일본의 예를 보면 세계 2위의 경제대국에 들어선 1968년 복지비 비중은 15% 정도에 지나지 않았고 20년 후에도 20% 수준이었으며 42년 후인 2010년에야 우리의 현 수준인 30%수준(2024년 33.7%)에 이른 것에 비춰 보면 우리의 복지비 지출 증가는 지나친 과속을 한 것이 분명하다. 재정지출 가운데 복지비 지출의 과속적인 증가는 교육과 경제관계비, 즉 산업 및 사회간접자본(SOC) 부문의 투자를 희생시킬 수밖에 없었고 결국 우리 경제가 활력을 잃게 된 중요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무려 15년간 우리 경제는 저성장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데 정부가 재정지출을 경제의 활력을 불어넣는 데 쓰기보다는 소득주도 성장을 내세워 국민의 복지를 향상시키는 데 몰두했으나 성장을 견인하는 데는 실패했고 물가만 오르게 해 국민을 궁핍하게 만들었다. 예컨대 문재인 정부가 이른바 400조원을 투입, 이른바 소득주도 성장을 추구했으나 허사였고 이어 이재명 정부도 16조원을 국민지원금으로, 그리고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부채 탕감에 16조원을 투입한다고 하는데도 경기는 회복될 기미를 보이기는커녕 물가만 오르는 형국이다. 더군다나 이들 지출이 흑자 재정을 통해서가 아니라 재정 적자를 통해 이뤄진다는 데 더 큰 문제가 있다. 재정지출의 투자성 지출이 감소한 것도 문제지만 민간기업마저 고임금과 정부의 각종 규제, 그리고 강성노조에 시달려 국내 투자를 기피하고 해외로 탈출하기에 여념이 없으며 외국 기업이 국내 투자를 기피하는 판에 복지지출 증대를 통한 수요 증대로 경제를 성장시키겠다고 하는 것은 전혀 이치에 맞지 않는다. 또 중앙정부가 국민복지 향상이란 명분으로 시혜성 지출을 대폭 늘린 것도 문제지만 지방정부까지 주민복지 향상이란 명분하에 마구 퍼주는 게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자립도는 2015년 54.02%였는데 2024년 48.6%로 개선되기는커녕 계속 악화되는 상황인데도 중앙정부에 뒤질세라 주민복지 향상의 명분을 내세워 퍼주고 있다. 자치단체의 취지가 창의력을 발휘해 지역주민의 소득을 증대시키고 삶을 향상시켜 자립을 도모하기 위함이었는데 중앙정부 못지않게 복지지출 경쟁에만 몰두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들이 지역주민들에게 베푸는 시혜성 지출의 예를 보면 각양각색으로 그 종류도 광범위하다. 예를 들면 현금 지급, 건강의료 지원, 노인복지 지원, 출산육아 지원, 교육문화 지원, 주거생활비 지원, 환경 생활편의 지원, 청년 중장년 취약계층 지원, 교통비 지원 등 이른바 주민복지 향상이라는 명분으로 다양한 혜택을 베풀고 있다. 지역주민의 소득 증대와 재정자립의 향상을 통해 복지 지출을 늘린다면 문제가 덜하겠으나 중앙정부가 지원해주니 마구 쓰는 경향이 있다. 정치인들은 국민 및 지역주민을 위해 퍼주기만 하면 표로 돌아오니 국가 재정이나 지방재정이야 어찌됐건 전혀 상관할 바가 아니다. 국민 자신이 하루빨리 복지 환상에서 벗어나 정부가 퍼준다고 마냥 좋아할 일이 아님을 깨달아야 할 때다. 광의의 국가부채가 무려 GDP의 180%인 4천600조원이나 된다는 것을 우리 국민은 명심해야 한다.

[이슈&경제] 경기도 아파트값 새해에도 오른다

지난해 6월4일 제21대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하고 23일 만에 첫 번째 부동산 대책인 6·27대책을 발표했다. 이는 강력한 대출 규제 대책으로 이주비 등 정비사업까지 연계돼 수도권 주택 공급 차질이 염려되는 규제 대책이다. 6·27대책은 수도권 규제지역 내 주택담보대출(이주비 및 잔금대출 포함)을 최대 6억원으로 제한했고 추가로 주택을 구입할 경우 6개월 이내 전입 의무와 2주택자 이상 보유자 및 1주택자는 추가 주택 구입 시 주택담보대출을 금지하며 조건부 대출도 금지하는 등 매우 강력한 대책이다. 두 번째 대책은 취임 78일 만인 8월14일 8·14대책이다. 지방 미분양 대책 및 지방 건설시장 활성화 대책으로 지방 84곳 인구감소지역에서 미분양 주택을 구입할 경우 주택 수에서 제외되는 내용이다. 과연 인구감소지역에 미분양 주택이 얼마나 있을까. 또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정상화 대책으로 정상 사업장은 유동성 자금을 공급하고 부실 사업장은 구조조정을 지속한다는 것이다. 세 번째인 9·7대책은 착공 기준 135만가구를 2030년까지 착공하겠다는 내용이다. 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3기 신도시 등 공동주택용지를 직접 시행하고 노후 공공임대주택 재건축과 노후 공공청사 등을 재정비해 주택을 공급하는 총공세 주택공급 대책이다. 과연 가능할까. 계획은 좋은데 실천이 중요하다. 정부의 이러한 공급 대책에도 여전히 서울과 경기도 일부 지역 아파트 가격이 지속해서 상승하자 취임 136일 만에 네 번째 대책으로 실수요자로 시장을 재편하겠다는 의지의 10·15대책을 발표했다. 10·15대책은 서울 전역과 경기도 12곳을 토지거래허가구역 및 조정대상지역과 투기과열지구로 확대 지정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아파트를 구입하는 경우 2년 거주 조건이 있다. 이뿐만 아니라 조정대상지역과 투기과열지구 내에서는 주택이 있는 경우 대출이 금지되며 조건부 대출도 금지된다. 그리고 다주택자 취득세(8%, 12%) 및 양도세가 중과세(기본세율+20%, 30%)되며 재건축·재개발 조합원 지위 양도 금지와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 자금조달계획서도 제출해야 한다. 또 규제지역 내 주택가격에 따라 주택담보대출도 차등 적용하는 등 강력한 수요억제 대책을 내놓았다. 이렇게 강력한 규제 대책은 문재인 정부 시즌2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였다. 10·15 규제 대책 발표 직전 한국부동산원 자료를 살펴보면 10월13일 경기도의 2주간 아파트 가격 누계 상승률은 0.15%였다. 대책 발표 한 달 이후 11월17일 0.11%로 주춤했다. 또 한 달 이후인 12월15일도 0.10%로 상승 폭은 분명 둔화됐다. 하지만 12월22일 주간 상승률이 0.12%로 다시 상승세로 나타났다. 벌써 규제의 약발이 다 된 것인가. 분명 규제로 거래는 많이 줄었지만 서울, 특히 강남에서 가까운 지역과 대단지·역세권·교통 등 개발 호재가 있는 지역, 정주 여건이 양호한 단지와 정비사업 추진 단지를 중심으로 상승 거래가 발생하고 있다. 거래량도 지역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10·15대책 발표 이후 실거주 요건 때문인지, 대출 규제 때문인지 거래량은 반토막이 났다. 경기도의 경우 지난해 10월 1만4천527건·11월 1만506건, 인천시도 10월 2천276건·11월 2천302건으로 집계됐다. 서울도 예외는 아니다. 서울아파트 정보 광장의 자료를 인용하면 9월 8천632건, 10월 8천665건, 11월 3천229건, 12월29일 현재 2천35건으로 대폭 축소됐다. 그렇다고 부동산 시장이 안정된 것은 아니다. 2021년 기준금리 인상 이후 고금리, 고유가, 고환율 등으로 2022∼2023년 누적된 공급 부족의 영향으로 올해 수도권 입주 물량은 매우 부족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가격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결국 부동산 가격은 수요에 비해 공급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면 상승한다. 또 유효수요가 증가하면 가격은 오른다. 그리고 유동성 자금이다. 그렇지 않아도 팬데믹 이후 광의 통화량(M2)이 꾸준히 증가했는데 이재명 정부 들어 유동성 자금은 더욱 증가하고 있다. 정부가 아무리 규제를 강화해도 유동성 자금이 풍부하고 그 자금이 부동산 시장으로 유입되면 결국 가격은 오른다. 주택은 ‘의식주’의 하나다. 주택 가격이 오르면 전월세 가격도 덩달아 올라가기 때문에 서민의 생활고는 가중된다. 10·15대책에도 불구하고 서울을 필두로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전월세 임대차 시장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이는 서울을 넘어 경기도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다. 특히 입주물량이 부족한 새해에는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그 이유는 2021년 8월 기준금리 인상 이후 고금리와 고유가, 고환율 등으로 원자재 가격이 오르고 인건비가 상승하면서 시작된 주택 인허가 물량 감소는 지금에 와서 입주 물량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따라서 시의적절하게 단기 주택공급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 9·7대책은 입주까지는 중장기 대책이다. 단기 주택 공급으로는 조기 주택 공급이 가능한 비아파트 부문의 공급 활성화가 필요한 시기다. 비아파트 부문에 대한 활성화는 전세보증금의 확실한 보호 대책과 더불어 일정 면적 이하의 주택 수 제외, 규제 지역에서 취득세 일반과세 적용 등 획기적 대책이 필요하다. 언제까지 규제만으로 시장을 안정시킬 수는 없다. 결국 입주 물량 감소와 유동성 자금 증가는 부동산 가격 상승 압력으로 작용해 매매 가격과 전월세 가격을 상승시킬 것이기 때문에 새해 지역별 차별화는 있겠지만 경기도 주요 도시의 아파트 가격은 강한 상승 압력을 받을 것이며 정부의 공급 정책이 어느 정도 속도를 낼지가 관건이다.

[이슈&경제] 배달플랫폼 해법은... 정부·민간·지자체 협력

국내 배달앱 시장은 이미 몇몇 해외 대형 플랫폼이 독점적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높은 수수료에 부담을 느낀 소상공인들은 지속적으로 대안을 요구해 왔고 이에 따라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자체 공공배달앱을 운영했다. 그러나 지자체의 한정된 마케팅 역량, 기술력, 재정 능력으로 인해 소비자 활용도는 민간 대형 플랫폼을 뛰어넘지 못했다. 이제 필요한 것은 전국을 하나로 통합하고 민간 전문가가 운영하며 정부와 지자체가 협력하는 공동브랜드형 배달 플랫폼이다. 그러나 정부가 직접 운영에 나설 경우 특정 산업 시장에 대한 개입으로 해석될 수 있으며 이는 국제 무역기구 등의 규제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 또 기존 플랫폼 기업의 반발을 불러올 수 있다. 따라서 정부는 운영자가 아니라 관리·감독을 담당하는 조정자, 그리고 플랫폼 인프라를 제공하는 지원자 역할에 머물러야 한다. 전국 단위 배달 플랫폼의 구성과 각 구성 주체의 역할 및 기능은 다음과 같다. 배달 플랫폼의 첫 번째 축은 정부다. 정부는 플랫폼이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재정적 지원을 통해 민간 운영사가 부담 없이 낮은 수수료 모델과 기반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 수수료 구조, 광고비 사용, 데이터 보호 등에 관한 표준 규범을 마련해 배달시장의 질서를 확립하고 감독하는 위치에 서야 한다. 기술·정보보안·정산 시스템 등 공공 인프라도 제공해 플랫폼이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 또한 정부의 역할이다. 동시에 민간 운영사가 과도한 독점 구조를 만들지 않도록 감시와 평가시스템을 도입해 공정하고 규범적인 심판자의 역할도 요구된다. 두 번째 축은 실제로 배달 플랫폼을 운영하는 민간기업이다. 정부는 공개경쟁 방식으로 정보기술(IT)과 공공성, 가격 경쟁력 등이 가장 뛰어난 전문 운영사를 선정해야 한다. 운영 기업은 앱 개발·디자인, 주문·배달·정산 시스템 운영, 배달노동자 보호, 데이터·개인정보 관리, 고객센터 운영, 기술 혁신 등 플랫폼의 모든 실무를 책임진다. 공동브랜드를 사용하는 만큼 상업적 이익뿐 아니라 서비스 품질 준수, 투명성·공정성 확보, 사회적 책임 이행까지 요구받는다. 그 대신 전국 단위 공공브랜드가 주는 강력한 시장 기회를 얻게 되며 이용자 증가가 지속되는 경우 장기적으로 재정적 독립도 가능할 것이다. 민간의 혁신 역량이 공공서비스 품질로 전환되면 소상공인의 비용 절감과 매출 확대 및 소비자의 편의성 향상까지 기대할 수 있다. 마지막 축은 지자체다. 지자체는 중앙정부나 민간기업이 대신할 수 없는 지역 실행 파트너 역할을 수행한다. 지역 소상공인 모집·등록·교육, 지역 대상 홍보, 지역화폐·지역 할인 연계, 지역 배달업체 및 라이더와의 협력 체계 구축, 고용·안전 환경 관리 등이 모두 지자체의 몫이다. 플랫폼이 실제 지역경제와 맞닿아 작동하는 현장이 각 지자체이기 때문이다. 정부가 지원하고 민간이 운영하며 지자체가 지역경제를 챙기는 전국 공동브랜드 배달 플랫폼은 소상공인을 돕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며 국민에게 더욱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미래형 배달 인프라가 될 것이다. 이 삼각 협력 모델이야말로 공공성과 시장성이 균형을 이루는 길이며 소상공인, 라이더, 소비자 모두에게 혜택을 제공하는 지속가능한 해법이다.

[이슈&경제] 신공항 건설, 지역경제 활성화 만능열쇠 아니다

수년째 신공항 건설 논의와 추진이 정치권의 입법과 지지 속에 반복되고 있다. 선거철만 되면 정치권은 ‘지역경제 활성화’, ‘스마트 물류’, ‘관광객 유치’, ‘미래 성장동력’ 같은 화려한 구호로 대규모 국책사업인 공항 건설을 부추긴다. 그러나 우리는 이미 수차례 실패를 경험했다. 그럼에도 같은 논리, 같은 환상, 같은 예산 낭비가 되풀이되고 있다. 더는 눈가림식 개발 논리로 국민 세금을 낭비해서는 안 된다. 실패 사례는 분명하다. 영암 F1 경주대회는 수천억원을 투입하고도 흑자로 전환하지 못한 채 시설이 방치됐고 무안국제공항은 ‘호남권 허브공항’을 외쳤지만 수요 부족으로 매년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새만금 세계잼버리와 여수엑스포 역시 일회성 이벤트와 수익성 부재로 유지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정읍 동학농민혁명기념관 또한 대표적인 예산 낭비 사례로 거론된다. 이들의 공통점은 ‘대규모 개발이 곧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허구의 논리에 기댔다는 점이다. 공항 건설도 다르지 않다. 공항을 지었다고 화물 물동량과 여객 수요가 자동으로 늘지는 않는다. 물류와 항공 수요는 글로벌 공급망 구조, 산업 경쟁력, 항만·철도 네트워크, 배후 산업 인프라에 의해 결정된다. 공항이 수요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수요가 있기 때문에 공항이 필요해지는 것이다. 순서를 거꾸로 놓은 채 공급을 늘리겠다는 발상은 더 이상 설득력이 없다. 경제성 분석 역시 이를 증명한다. 신규 공항 후보지 대부분은 B/C(비용 대비 편익) 1.0 미만이며 정부의 수요 예측은 반복적으로 과다 산출돼 왔다. 무안공항은 2023년 이용객이 최초 수요 예측치의 2% 수준에 그쳤고 양양국제공항 역시 국비 수천억원을 투입하고도 개항 이후 막대한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나 해양수산부가 추진한 철도·공항·항만 사업 가운데 수요 예측이 실제와 부합한 사례는 거의 없다. 문제는 건설 이후다. 공항은 건설비뿐 아니라 매년 수백억원의 운영·유지비가 소요되며 적자는 결국 국민 세금으로 메워진다. 재정 부담이 늘어날수록 안전·복지·교육 등 필수 영역의 예산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여기에 환경 파괴와 지역 갈등도 뒤따른다. 해안 매립과 산지 절개는 생태계를 훼손하고 소음과 오염은 인근 주민의 삶을 장기간 위협한다. 공항 건설 과정에서 지역 공동체가 분열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지역경제를 살릴 해법이 공항뿐이라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다. 지역 산업 구조 혁신, 스마트 물류 클러스터, 특화 제조·농수산 가공 산업 육성, 항만·철도·도로 복합 물류망 고도화, 청년 산업 인재 양성 등은 훨씬 지속가능한 대안이다. 이제는 토건 중심 개발이 아니라 산업 경쟁력을 키우는 전략으로 전환해야 한다. 인공지능(AI), 반도체, 로봇, 드론, 수소산업, 문화·콘텐츠 산업 등 소프트 파워에 대한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다. 정치적 포퓰리즘을 위해 가짜 논리를 반복하며 공항을 남발해서는 안 된다. 중요한 질문은 “누가 공항을 원하느냐”가 아니라 “누가 비용을 부담하고, 누가 이익을 얻는가”다. 미래 세대의 부담으로 환상을 지탱하는 개발은 공공선이 아니다. 신공항 건설이 지역경제 활성화의 만능열쇠라는 주장은 명백한 허구다. 이제는 분명히 말해야 한다.

[이슈&경제] 현재의 인공지능, 미래의 경제시스템

인류는 어떻게 지금의 경제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었을까. 나와 세계를 이해하고 나와 세계를 변화시켰기 때문일까. 현재의 인공지능(AI)은 내일의 경제 시스템을 견인할 수 있을까. 지구에서 최고의 성능을 자랑하고 스케일링 법칙의 끝판왕이라 불리는 구글의 제미나이 3은 AI 스스로와 물리세계를 이해하고 AI 스스로와 물리세계를 변화시킬 수 있을까. 인간이 주입하는 언어 데이터에만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상황에서는 불가능해 보인다. 사람처럼, 그리고 사람을 능가하는 목적 달성은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서 죽은 은유 기계나 모방 게임 같은 말을 붙이곤 한다. 그러나 곧 대안을 찾을 것이다. 거론되는 솔루션으로 월드모델과 메타 러닝 등이 있다. 월드모델은 AI 스스로와 물리세계를 이해하는 촉매제가 될까. 메타 러닝은 AI 스스로와 물리세계를 변화시키는, 즉 학습하는 방법을 배우는 판도라 상자를 열게 될까. 우리는 어떤 길로 가야 할까. K-AI와 특화 AI로 우리의 미래에 승부수를 띄우는 중이다. 규모의 경제를 추구하는 제미나이 3의 길인가 아니면 수면 위로 점차 떠오르는 ‘새로운 대안’인가. 최근 발생하는 보안·안전 사고는 경제 시스템을 교란한다. 인재(人災) 때문일까. 재발은 필연적이라는 의미인가. 아무래도 사람이 개입하는 시스템으로는 한계가 뚜렷해 보인다. 이제는 시스템에서 사람의 역할을 극단적으로 축소할 분기점인가. 365일 동안 보안·안전 검사와 관련 시스템 운영, 그리고 필요시 코딩으로 문제 해결까지 처리하는 AI에이전트의 도입을 검토해야 하지 않을까. 최근 아마존은 이러한 미션을 수일 동안 수행하는 자율 AI에이전트를 발표했다. 낡은 생각과 낡은 프로세스가 걸림돌일지 모른다. AI를 사람과 같은 주체로 인정하고 AI에게 권한 이양을 준비해야 하는가. AI는 문서를 사람같이 온전히 읽지 못한다. 모호하면 확률 높은 내용으로 채운다. 할루시네이션이라 불리는 이 현상은 AX(AI로 전환)에 큰 지장을 초래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AI는 알고 있지만 말하지 않는, 그래서 우리가 모르는 이슈를 고백하게 해야 한다. 마치 고해소에서 고해성사하듯. 최근 오픈AI는 이것이 가능한 ‘컨페션’ 기법을 공개했다. 이 기법을 통해 추가로 알 수 있는 것은 AI의 거짓말, 편법, 정책 위반, 불확실성 등이다. 기법의 핵심은 AI에게 고해소 같은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제 이슈를 알았으니 완화와 제거 기법을 동원할 때다. AI에게 고해소를 선물할 시점인가. 내년에는 AI와 대화하는 모델이 앱스토어, 쇼핑, 소셜미디어, 메신저 등을 블랙홀처럼 끌어당겨 통합할 것이다. 인류가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대화 중심의 새로운 경제시스템이다. 오픈AI는 챗GPT 앱스(Apps in 챗GPT), 쇼핑 리서치, 소라, 그룹채팅 등을 연거푸 출시하고 있다. 대화를 경제시스템으로 바로 볼 혜안을 갖추고 있는가. 챗GPT 사용자경험을 총괄하는 닉 털리는 챗GPT를 ‘인생의 운영체제’라고 언급했다. 최고 모델에서 최고 서비스로 무게중심이 급속히 옮겨가는 중이다. 심지어 그들의 실험은 우리의 아침부터 영향력을 행사하려 한다. 오픈AI의 챗GPT 펄스나 메타의 프로젝트 루나(Project Luna)는 개인화된 아침 브리핑을 제공한다. 마켓셰어에 이어 타임셰어까지 접근하게 방치한다면 우리의 안방은 안전할까. 픽셀 주권(pixel sovereignty)이라는 말이 있듯 벡터 주권과 벡터 인권을 강조할 필요가 있으며 감당할 역량을 키울 적기라고 지금을 봐야 하지 않을까.

[이슈&경제] 경차가 맥 못추는 한국 자동차 시장

우리나라는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이면서도 자동차는 중대형이 대부분이고 경차는 10%도 안 되는 수준이다. 이웃 나라인 일본은 석유가 생산되기는 해도 총수요량의 0.3%에 불과하므로 거의 전량 수입에 의존한다고 볼 수 있어 우리의 처지와 별반 다르지 않다. 그렇다면 사실상 두 나라는 다같이 석유를 전량 수입해 쓰고 있다. 그런데 일본은 경차가 근 40%에 달한다고 한다. 우리는 도로에서나 아파트 주차장에서 경차를 찾아보기 힘들다. 그러나 일본에는 경차가 너무 많이 보인다. 한국과 일본의 1인당 국민소득을 비교하면 2023년의 경우 한국 3만6천195달러, 일본 3만5천933 달러로 근년에 와서 비슷한 수준이지만 이는 최근의 일이고 일본은 이미 오래전부터 선진국의 지위를 누린 나라다. 우리의 국민소득 수준이 일본보다 높아 경차 소비 비율이 낮고 중대형차의 비율이 높다고는 할 수 없다. 그렇다면 혹시 일본의 경차 우대책이 우리보다 월등해서 그런 것은 아닐까 하는 의문을 가질 수 있다. 그래서 양국의 정부가 실시하고 있는 경차에 대한 우대책을 비교해 보기로 한다. 첫째, 양국의 경차 기준을 보면 우리는 1천cc 이하를, 일본은 660cc 이하를 경차로 분류하고 있는데 만일 일본의 경우 우리같이 1천cc를 기준으로 한다면 일본의 경차 비율은 적어도 50%를 상회할 것으로 유추된다. 둘째, 자동차 취득세를 비교해 보면 우리나라는 경차(차량가격 1천500만원인 경우)의 취득세가 제로이고 중형인 2천cc(차량가격 3천500만원)는 210만원이나 된다. 일본은 경차는 차량 가격의 3%이고 중형의 경우는 5%를 징수한다고 하니 우리보다는 세제상의 혜택이 적다고 하겠다. 셋째, 자동차세를 비교해 보면 우리는 경차가 중형에 비해 5분의1 수준이나 일본은 4분의1 수준이라고 하니 우리나라가 일본보다 더 큰 혜택을 주고 있는 셈이다. 넷째, 보험료도 차량 가격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양국의 경우 소형차는 다같이 상당히 저렴한 수준이라고 한다. 다섯째, 경차에 대한 고속도로 통행료의 경우 우리나라는 50%라는 파격적인 할인 혜택을 베풀고 있으나 일본의 경우 20%를 할인해 주고 있어 우리보다는 혜택이 훨씬 낮다.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한일 양국은 다같이 비산유국으로 에너지 절약과 환경보호 차원에서 경차를 우대하고자 정책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그런데 일본은 경차 우대책이 효과를 발휘해 40% 정도를 차지하고 있으나 우리는 일본보다도 더 나은 우대책을 지원하고 있음에도 경차 소비는 10% 미만으로 맥을 못추고 있다. 양국의 소득 수준 및 도시의 인구 밀집도, 도로 환경 등이 비슷함에도 경차 소비가 이같이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은 다른 이유에서 찾아야 할 것 같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한국인은 남을 의식하는 경향이 강하고 작은 차를 타면 체신이나 신분이 깎이는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 데서 경차를 경시하고 중대형차를 선호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본인의 경제력이나 정부의 우대책 그리고 사회에 끼치는 영향(에너지 절약, 환경오염)등을 생각하기보다는 남을 의식하는 경향이 강한 데서 빚어지는 일종의 사회현상으로밖에 달리 해석할 수 없을 것 같다. 아니면 우리나라 사람들의 씀씀이가 커서 그런가. 정부가 정책적 차원에서 소형차를 아무리 우대하고 권장해도 소용 없으니 말이다. 우리 정부의 경차 우대책은 사실상 있으나마나 한 정책이다.

[이슈&경제] 조정대상·투기과열지구... 지정 요건 완화해야

이재명 정부는 취임 한 달도 되기 전에 서울·수도권에 강력한 대출 규제 대책인 6·27대책을 발표하면서 문재인 정부처럼 부동산 정책을 규제 정책으로 시작했다. 이후 지방 미분양 대책과 함께 세컨드 홈과 건설시장 활성화 대책인 8·14대책을 발표했고 착공 기준 134만9천가구 주택 공급을 약속한 9·7대책도 발표했다. 그러나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여전히 아파트 가격은 상승세를 타고 있어 다시 기존 규제 지역인 서울의 서초·강남·송파·용산구를 포함한 25개 구 전체와 경기도 12곳까지 포함해 조정대상지역과 투기과열지구로 확대 지정했다. 물론 이번에는 이들 규제 지역 모두를 토지거래허가구역까지 지정했다. 이렇게 지역규제로 지정되면 대출 규제 및 취득세와 양도세 강화 등 세제 규제 그리고 전매금지는 물론이고 청약제도 강화, 정비사업에서도 지위 양도가 금지되는 등 강도가 높다. 부동산을 매매하는 경우 자금조달계획서도 증빙서류를 첨부해 제출해야 한다. 한마디로 부동산 거래를 허가받고 해야 하며 갭 투자는 및 내 집 마련도 어려워진다. ‘주택법’ 제63조의 2(조정대상지역의 지정 및 해제), ‘주택법’ 제63조(투기과열지구의 지정 및 해제), ‘주택법 시행령’ 제72조의 2(투기과열지구의 지정 기준), ‘주택법 시행령’ 제72조의 3(조정대상지역의 지정기준), ‘주택법 시행규칙’ 제25조의 4(조정대상지역 지정의 해제 절차) 등에 근거해 지정되는 조정대상지역과 투기과열지구 지정 요건이 너무 낮은 것이 문제다. 주택법 시행령 제72조의 2 제2항, 제72조의 3 제2항에 따르면 규제 지역 지정 기준 충족 여부를 판단할 때까지 해당 기간에 대한 통계가 없는 경우 가장 가까운 월 또는 연도에 대한 통계를 활용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최근 통계자료가 발표되면 않는 경우 적용 통계를 문제 삼을 수도 있다. 이를 기준으로 지역을 규제하려면 법적 정량 요건이 있으며 추가 정량 요건, 정성 요건이 있다. 법적 정량 요건의 필수는 투기과열지구의 경우 최근 3개월간 주택가격상승률이 물가상승률보다 1.5배 이상 현저하게 높은 곳이며 선택사항으로 1개 이상만 충족하면 가능한 항목으로 2개월간 청약경쟁률이 5 대 1을 초과하는 경우, 분양 물량이 전월 대비 30% 이상 감소하는 경우, 인허가 물량이 전년 대비 50% 이상 급격히 감소하는 경우, 주택보급률과 자가 주택 보유율이 전국 평균 이하인 경우 해당된다. 또 조정대상지역은 최근 3개월간 주택가격상승률이 물가상승률보다 1.3배 이상인 경우이며 선택사항으로 1개 이상만 충족하면 가능한 항목으로 2개 월간 청약경쟁률이 5 대 1을 초과하는 경우, 3개월간 분양권 전매거래량이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증가하는 경우, 주택보급률과 자가 주택 보유율이 전국 평균 이하인 경우 해당된다. 추가 정량 요건은 모두 3개월간 주택가격 상승률이 같은 기간 물가상승률의 1.5배이면서 지정 월 주간 변동률 평균이 하락한 지역은 제외한다. 또 정성 요건은 주택가격 상승과 공급 여건 변화에 따른 전망, 규제 지역 지정 해제 시 과열 확산 가능성, 풍선효과 우려 등 정성적 요건을 추가 고려한다. 10·15대책을 발표할 당시 정부는 6~8월 3개월간의 주택가격 상승률과 물가상승률을 비교하여 지정했다. 국토교통부가 적용한 통계치가 10월에 지역 규제를 발표하면서 9월 통계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논란이 되고 있지만 지정 기준 자체가 너무 강화돼 있어 조금만 주택 가격이 올라도 규제 대상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여야가 통계를 잘못 사용했다는 것으로 다툴 것이 아니라 이번 기회에 주택법 개정 사항이 아니고 시행령 개정 사항이므로 정부의 의지만 있다면 지정 요건을 국민경제에 큰 영향이 없도록, 부동산 시장 활동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는 범위에서 완화할 필요가 있다. 특히 국민 정서에 거부감이 있는 투기 과열이라는 단어보다는 부동산 과열이라는 용어로 바꾸는 문제도 한 번쯤 생각해 봐야 한다.

[이슈&경제] 쿠팡의 일용직 퇴직금 논란에 대하여

최근 쿠팡 물류 자회사에서 발생한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논란이 사회적 파문을 일으켰다. 회사는 지난해 일용직 근로자가 4주 평균 주 15시간 미만 근무한 경우 계속근로가 단절된 것으로 간주해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 취업규칙을 운영해 왔다. 국회와 여론의 비판이 거세지자 결국 이를 원상 복구했지만 문제의 본질은 단순한 규정의 해석이 아니라 노동을 비용으로만 인식하는 기업의 경영 태도에 있다. 근로기준법과 퇴직급여보장법은 ‘1년 이상 계속근로자’에게 퇴직금을 지급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또 대법원 판례는 단기간의 공백이 있더라도 실질적으로 동일한 업무를 반복 수행했다면 계속근로로 인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쿠팡의 ‘15시간 미만 단절 규정’은 법률의 취지와 명백히 배치된다. 그럼에도 검찰은 고의성 부재를 이유로 불기소 결정을 내렸다. 이는 법철학적 관점이나 기업의 사회적 책임 측면에서 ‘노동존중’이라는 사회적 가치에 대한 인식이 결여된 결과라 할 수 있다. 쿠팡은 미국계 자본이지만 한국 유통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주도해온 대표적 혁신 기업이다. 인공지능(AI) 기반 물류시스템과 초고속 배송체계는 소비자 편의성을 극대화했고 고용 창출에도 기여해 왔다. 그러나 산업의 기술적 혁신 속도에 비해 노동정책은 여전히 비용 절감과 수익 극대화 중심에 머물러 있다. 자동화된 시스템 속에서 근로자는 단순한 노동 단위로 취급되고 기본적 근로권조차 충분히 보호받지 못하는 현실에 놓여 있다. 이러한 구조적 불균형은 결국 유통산업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는 요인이 된다. 온라인 유통의 경쟁력은 로봇이나 AI, 디지털 물류 등 첨단 기술에만 있지 않다. 그 기반에는 현장에서 상품을 분류하고 배송을 관리하는 근로자들의 숙련된 노동이 있다. 따라서 유통산업이 미래 국가전략산업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기술 인프라뿐 아니라 노동 인프라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 과제가 돼야 한다. 이를 위해 첫째, 근로기준법상 ‘계속근로기간’의 정의를 명확히 해야 한다. 단시간·일용직이라도 동일 업무를 반복 수행하는 경우에는 계속근로로 인정해 퇴직금 보장이 가능하도록 제도적 기준을 정비해야 한다. 둘째, 대기업의 취업규칙이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될 경우 노동청의 사전심사나 통보 의무를 강화해 행정적 통제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셋째, 영국 및 호주처럼 일정 근로시간 이하라도 누적 시간 기준으로 퇴직급여를 산정하는 ‘누적제’를 도입해 비정규직 근로자의 권익을 보호해야 한다. 이는 미래 노동시장의 비정규직화 추세를 고려할 때 유용한 복지 대안이 될 수 있다. 넷째, 산업별 노동복지 수준을 ESG 평가와 연계해 관리하는 ‘근로안정지수’ 제도의 도입도 검토할 만하다. 노동복지 수준이 높을수록 기업의 사회적 책임지수와 신용평가를 상향 조정하고 금융 및 세제 혜택에도 반영토록 하는 것이다. 한편 온라인 유통의 확산으로 배달 근로자의 임시고용이 일반화되면서 과로로 인한 사망 사고도 지속되고 있다. 그 핵심 원인은 성과급 중심의 과도한 경쟁 구조에 있다. 정부는 배달 건수의 상한제 등 안전장치를 법제화해 근로자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해야 한다. 쿠팡 사례가 던지는 교훈은 명확하다. 산업의 디지털화가 가속화할수록 인간에 대한 존중이 결여된 경영은 더 큰 사회적 비용을 초래한다는 점이다. 기술 혁신이 효율을 높이는 수단이라면 지속가능한 성장은 노동존중에서 비롯된다. 노동존중은 비용이 아니라 기업의 경쟁력이자 국가의 핵심 자산이다.

[이슈&경제] 中 선사 운항손실까지... 이상한 제주도 계약

제주도가 중국 산둥원양해운그룹과 체결한 제주~칭다오 컨테이너 정기항로 계약이 심각한 논란을 초래하고 있다. 10월 취항한 ‘SMC 르자오호’는 712TEU 규모의 컨테이너선이지만 첫 항차에 38TEU, 이후 2항차 12TEU, 3항차 1TEU에 불과한 실적을 기록하며 기대와 달리 극심한 물동량 부족을 드러냈다. 제주도는 직항로 개설로 물류비 62% 절감, 수출경쟁력 제고 등을 앞세웠지만 현실은 손익분기점에 턱없이 못 미치는 수요로 인해 장기간 적자 운항이 불가피한 상황에 놓였다. 문제의 핵심은 ‘물동량 부족 시 운항손실 전액을 제주도가 보전한다’는 비상식적 계약 구조다. 제주도의회에 따르면 연간 52항차 기준 손익분기점은 최소 200TEU, 연 1만1천500TEU 수준이다. 그러나 향후 2년 내 확보 가능한 물량은 애초 계획의 약 30%에 불과하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결국 3년 계약 기간 대규모 적자가 발생할 것이 명약관화함에도 제주도는 중국 선사 측의 철수에도 계약 해지권을 갖지 못하는 불리한 조건을 스스로 받아들였다. 제주도가 부담해야 할 보전액도 만만치 않다. 선박 운영비는 연간 약 76억원, 3년간 228억원에 이르며 제주도는 용선료와 손실보전금으로 연간 최대 72억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이미 3개월 치 용선료 약 10억원이 지급된 가운데 앞으로 청구될 손실보전비까지 고려하면 실제 부담액은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수출물량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운항적자까지 세금으로 메워야 하는 구조는 도민 입장에서 납득하기 어렵다. 더욱이 계약서에는 국제계약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전쟁, 테러, 국경 통제 등 불가항력 면책 조항이 빠져 있으며 물동량 확보에 대한 현실적 검토도 부실했다. 이번 사안은 과거 최소수익보장(MRG)제도 악용으로 논란을 빚었던 인천공항고속도로, 경춘고속도로, 지하철 9호선 등 호주 매쿼리 자본의 좋지 않은 사례를 떠올리게 한다. 민간사업자에게 과도한 수익을 보전해주며 정부와 지자체가 막대한 재정 부담을 떠안았던 전례와 구조적으로 크게 다르지 않다. 공공기관이 전문성 부족으로 불평등 계약을 체결할 경우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온다는 점을 다시 한번 상기시킨다. 제주~칭다오 항로 개설 자체는 지역 물류 여건 개선이라는 중장기적 가치가 있다. 그러나 그 목적을 위해 도민의 혈세를 담보로 외국 선사의 손실까지 보전해주는 방식이 정당화될 수는 없다. 공무원은 국제계약을 체결할 때 무엇보다 국익과 지방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 이벤트성 성과에 급급해 검증 없이 사업을 추진한다면 이는 명백한 직무 태만이며 도민에 대한 책무를 저버리는 일이다. 제주도는 조속히 협약의 문제점을 재검토하고 불공정 조항의 수정과 물동량 확보를 위한 현실적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물류기업, 선사, 화주와의 실질적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단계적 목표치를 기반으로 한 운영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공공의 이익보다 앞선 행정 편의주의와 전문성 결여는 결국 지역경제 전체에 부담을 초래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제주가 진정한 국제물류 거점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보여주기식 사업’이 아니라 치밀한 분석과 공정한 계약, 그리고 지속가능한 운영체계가 뒤따라야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변명이나 책임 회피가 아닌 문제 해결을 위한 투명한 설명과 적극적 조치다. 제주도는 이번 사안을 반면교사 삼아 행정의 전문성과 책임성을 강화하고 도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근본적 개혁에 나서야 한다.

[이슈&경제] AI와 국가의 미래

우리 경제시스템을 새로운 차원으로 도약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현 시점에서 배제할 수 없는 답은 인공지능(AI)의 쓸모를 극대화하는 방법의 발견이다. 지금보다 10배 이상의 AI 성능을 확보하려면 AI 지능이 폭발적으로 성장해야 한다. 놀랍게도 힌트는 사람에게 있다. 복잡다단한 사회시스템을 디자인하고 적응하려면 인간 지능의 대규모 협력으로 진화해야 했다. 집단 지능의 출현이다. 일종의 병렬 처리의 효능과 닮아 있다. AI에게 우리와 같은 도전적인 환경을 조성해 자기복제로 자기 개선이 일어날 수 있도록 자연스러운 흐름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그 누구도 그 길을 제대로 가보지 않았다. 30만장 이상의 그래픽처리장치(GPU)는 이렇게 써야 우리의 생존에 유리하지 않을까. 그렇지만 8년 전에 등장한 트랜스포머 아키텍처 대상으로 높은 효율을 달성하기 위해 쥐어짜는 최신 연구 프레임을 유지한 채 가능할까. 천문학적으로 돈 먹는 하마에 비유할 수 있는 구조적 특징 때문에 성능의 한계가 뚜렷이 보일 수밖에 없지 않을까. 마치 보이지 않는 유리천장으로 된 투명 감옥에 갇혔지만 애써 외면하는 형국이랄까. 맘바(Mamba), 액체신경망(LNN), 디퓨전 응용 방식, 뉴런 아키텍처처럼 대체 아키텍처를 제시하는, 미약하지만 이제 시작한 역사에 우리도 참여해야 하지 않을까. 불가능해 보일수록 기회라고 생각하는 지혜로운 낙관주의자가 될 시점이다. 6월 매사추세츠공대(MIT) 임프로버블 AI랩에서 대형언어모델(LLM)이 사람 개입 없이 스스로 코드를 작성해 자신을 업그레이드하는 연구 결과와 소스를 공개했다. 알파고처럼 우리가 안다고 착각한 정석이 아닌, 새로운 방향으로 예상치 못한 놀라운 성과를 창출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최근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서 오픈AI와 구글이 좋은 성적을 거둔 기술적 맥락과 유사하다. 사람처럼 자기 개선을 시작한 AI는 우리의 제조·서비스·문화·국방 역량과 결합해 혁신적인 수출상품을 우리에게 안겨줄 것이다. 이를 위해서 우리는 AI가 매일 자기 행동을 주체적으로 수정해 끊임없이 좋아지도록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즉, AI에게 물고기를 주지 말고 물고기 잡는 방법을 추론할 수 있도록 메타러닝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그리고 그렇게 누적된 지식과 전략을 인류에게 공유하도록 해야 한다. 공유 형식은 AI가 만든 위키피디아 정도면 괜찮아 보인다. 또 이럴 때 놓치지 말아야 할 사항은 AI의 오작동과 비정렬 행동(우리의 의도를 의도적으로 무시하고 기만하며 인간의 부적절한 요청에 협조하는 위협적인 동작)이다. 8월 앤트로픽은 이를 위해 페트리 솔루션을 오픈소스로 공개했다. 두 개의 AI에이전트가 LLM을 모니터링하고 평가한다. 이 역시 사람의 개입은 없다. 우리의 미래는 AI가 AI를 감독하고 우리와 협력하는 시대다. 우리가 추구할 AX(AI로 전화) 전략의 기본 토대로 간주해야 한다. AI의 쓸모를 매일 극대화하는 구조를 지난달 오픈AI가 발표했다. 우리와 대화하는 순간순간에도 사람처럼 학습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기존에는 사전 학습 단계와 서비스 단계인 추론을 분리했고 자원 대부분을 사전 학습에 투입했다. 그러나 이제는 실시간으로 사용자 반응을 학습한다. 서비스 단계는 사전 학습 단계에 비해 소량의 저사양 GPU만 있어도 가능하다고 판단했던 우리의 국가AI 전략에 비상이 걸린 것이다. 오히려 서비스 단계에서 대량의 최신 고사양 GPU가 필요할 가능성이 커졌다. 내년이면 미국과 중국의 빅테크 업체가 신축하는 많은 데이터센터마다 100만장 이상의 GPU가 탑재될 것이다. 우리도 그 대열에 합류해야 한다. 그리고 동시에 우리만의 AI반도체를 확보하는 데 서둘러야 한다. 지금의 이 시기를 테스트-타임 컴퓨트(test-time compute) 시대라고 부르는데 그 의미를 국가 단위에서도 깊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

[이슈&경제] 공무원 증원이 능사가 아니다

정부는 내년도에 공무원 2천명을 늘릴 계획이라고 한다. 올해 108명 증가의 17배나 된다고 한다. 윤석열 정부하에서 억제됐던 공무원 증원을 다시 시도하는 것 같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하에서 이른바 소득주도 성장을 달성하기 위해 무려 2만9천934명을 대폭 증원한 적이 있다. 이들에 대한 연간 급여는 2조2천500억원에 달한다. 10년이면 적어도 23조원 이상의 재원이 필요하다. 가뜩이나 코로나 사태로 재정 지출이 폭증함과 더불어 재정적자가 눈덩이처럼 커지는 시기에 공무원을 그토록 대폭 증원할 필요가 있었느냐 하는 의문을 품게 된다. 공무원 증원은 국민을 위한 공공서비스 증가에 도움을 주기 위함이지만 국민에게 지속적인 부담을 야기한다는 양면성을 가진다. 공공서비스의 증가는 추상적이어서 계량하기 어렵다. 내년도에 공무원 2천명을 증원한다면 대략 연간 1천500억원의 비용이 들며 10년이면 1조5천억원 정도의 세금을 더 거둬들여야 한다. 이뿐만 아니라 나중에는 퇴직금 또는 연금도 지출해야 하는 부담도 진다. 그리고 공무원은 일단 채용하고 나면 함부로 해고할 수도 없다. 새 정부가 민생지원금을 13조원 지출하고 국민의 빚 탕감에 16조원을 투입하기로 했는데 이러한 시혜성이나 선심성 재정지출도 큰 문제지만 공무원 증원에 따른 재정 부담은 일회성이 아니라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부담을 야기하므로 더욱 신중을 기해야 한다. 2015년에서 2020년까지 금융보험업자는 4만2천명이나 줄어든 데 반해 공무원은 2012년에서 지난해까지 무려 18만명 늘렸다. 민간 부문과 달리 정부 부문은 지속적으로 공무원을 대폭 늘려왔음을 알 수 있는데 과연 공무원을 그렇게 증원할 필요가 있었느냐 하는 의문이 든다. 왜냐하면 인터넷의 발달에 따른 업무 개선으로 사무량이 대폭 줄었기 때문이다. 요즘 관공서에 가 보면 민원인도 보기 드물고 한산하기까지 한데 이는 공무원의 업무량이 크게 준 탓으로 보인다. 은행들은 인원을 크게 줄였음에도 한 술 더 떠 주 4.5일제를 한다고 하는 판인데 유독 공무원만 지속적으로 증원한다는 것은 전혀 사리에 맞지 않는다. 더군다나 인공지능(AI)의 등장은 업무 효율을 높여 업무량이 대폭 줄 것으로 예상된다. 10년 이상을 저성장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할 뿐 아니라 나랏빚이 매년 100조원 이상 불어나고 있는 점을 고려해서도 국민 부담을 가중시킬 공무원 증원은 피해야 한다. 공공 부문은 이윤 동기가 없어 경쟁조건이 결여되고 그로 인해 낭비와 비능률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즉, 관료사회는 노동집약적일 뿐 아니라 비용편익을 따지기 어렵기 때문에 이로 인한 비효율이 크다는 문제점을 지니고 있다. 정부예산을 의회가 보장해주기 때문에 개혁 유인이 결여되고 있는 점도 정부 부문의 비효율 요인이다. 그렇다고 해서 민간 부문의 경쟁력만 강조하고 정부는 효율성 및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노력을 전혀 기울이지 않는다면 사리에 맞지 않는다. 정부가 방만해지면 결국 민간 부문에 부담을 주고 그에 따라 민간 부문의 경쟁력이 약화될 수밖에 없다. 정부 부문에는 분명 잉여인력이 존재하는 곳이 상당수 있을 수 있다. 직무 분석과 직무 평가 등을 통해 잉여인력을 파악하고 이들을 재배치하는 방법을 강구한다면 공무원을 증원하지 않고도 업무를 원활하게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공무원 증원이 능사가 아님을 정부 스스로 깨달아야 한다. 그런 점에서 정부는 공무원 증원을 재고할 필요가 있다. 이는 건전재정 확립에도 도움을 줄 것이기 때문이다.

[이슈&경제] 소규모 주택정비사업 활성화는 지역별 맞춤형 정책으로

서울시의 소규모 주택정비사업은 노후 저층 주거지의 주거 환경 개선과 주택 공급 확대를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 2025년 기준 서울시내 1만㎡ 미만의 소규모 정비사업 대상지는 약 1천200개로 추정되며 294개 구역에서 자율주택정비사업, 가로주택정비사업, 소규모 재건축사업 등이 활발히 진행 중이다. 2021년부터 ‘모아타운’ 사업을 통해 가로주택정비사업을 중심으로 블록 단위 정비를 확대하고 있으며 올해까지 24개 지역에서 3천500가구 공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러한 사업은 서울시뿐만 아니라 수도권도 노후 저층 주거지의 환경 개선과 신속한 주택 공급의 중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소규모 주택정비사업은 여러 문제점으로 인해 사업 추진이 지연되고 있다. 첫째, 사업성 부족이다. 필지 수가 많거나 대지 지분이 클 경우 사업성이 높아지지만 소규모 정비사업은 규모가 작다 보니 사업성은 당연히 낮아진다. 둘째, 정보 비공개로 인한 불투명성이다. 재개발·재건축과 달리 사업 정보 공개 의무가 없어 사업 추진 시 주민 간 신뢰가 저하될 수 있다. 셋째, 공공 공간 훼손 우려다. 용적률 완화를 위해 주차장이나 조경 공간이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 넷째, 행정 절차의 복잡성과 자금 조달의 어려움도 장애 요인이다. 규모가 작아도 행정 절차는 모두 거쳐야 하고 자금 조달의 어려움도 있다. 다섯째, 사업 주체의 전문성 부족으로 조합원 간 갈등이 사업을 지연시키거나 어렵게 한다. 여섯째, 최근 물가 상승과 환율 상승 등으로 공사비와 분담금 부담이 높아져 사업성이 낮은 편이라 활성화에 한계가 있다. 그래도 정부와 서울시는 주거환경 개선과 주택 공급 차원에서 소규모 정비사업 활성화를 위해 8월4일 조합설립인가 동의요건을 완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빈집 및 소규모주택 정비에 관한 특례법’ 일부개정법률안을 국회 본회의를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이 법은 공포 후 6개월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된다. 따라서 내년 2월부터는 그동안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소규모 정비사업의 조합설립인가 동의요건이 완화된다. 개정안에 따르면 소규모 재건축은 조합설립인가 동의요건이 75%에서 70%로, 가로주택정비사업과 소규모 재개발사업은 80%에서 75%로 각각 완화된다. 조합설립인가 동의요건이 완화되는 대신 통합심의 대상은 확대된다. 경관법에 따른 경관 심의, 교육환경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른 교육환경평가, 도시교통정비 촉진법에 따른 교통영향평가, 자연재해대책법에 따른 재해영향평가 등도 포함된다. 또 임대주택의 공급가격은 표준건축비에서 기본형 건축비의 50% 이상의 범위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에 따른 비율에 해당하는 가격으로 책정할 수 있도록 했다. 그동안 소규모 정비사업의 조합설립인가 동의요건이 일반 재개발사업 75%나 재건축사업 70%보다 높아 사업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아도 오히려 사업 추진이 어렵고 장기간 지연되는 사례가 많았다. 이 외에도 정부와 서울시는 소규모 주택정비사업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첫째, 공공 참여 확대다.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동 시행자로 참여해 매입 확약으로 미분양 리스크를 줄이고 주택도시기금 융자를 총사업비의 90%까지(공적 임대 20% 이상 시) 지원한다. 둘째, 용적률 인센티브 제공이다. 공공임대주택 20% 이상 공급 시 법적 상한 용적률까지 완화하며 올해에는 한시적으로 300%까지 허용하고 있다. 셋째, 서울시는 ‘정비사업 정보 몽땅’ 플랫폼을 통해 정보 투명성을 높이고 조합운영비 절감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넷째, ‘모아타운’처럼 인접 조합 간 사무실 통합 운영으로 비용을 절감한다. 다섯째, 정부는 사업주체 전문성 제고, 공사비 적정성 검증, 공공지원 확대를 통한 비용 부담 완화, 인허가 절차 간소화, 공기업·지자체 참여, 주변 환경과의 연계 강화 등 복합적 지원 정책도 추진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공동입찰로 비용을 절감해 저렴한 주택 공급 확대, 공공주차장 의무 완화 등도 활성화 방안에 포함했다. 또 주민들이 쉽게 사업을 이해하고 참여할 수 있도록 컨설팅 지원과 모범 단지 사례 홍보를 병행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규제 완화에도 불구하고 고금리와 건축비 상승 등이 여전히 사업성을 저해하고 있다. 따라서 토지등소유자들이 무엇을 가장 원하고 있는지 귀 기울여야 한다. 또 서울과 환경조건이 다른 인천과 경기도 주요 도시지역에서는 어떤 환경조건을 가지고 있는지 지역별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정비사업 지원 정책이 필요한 시기다. 실제로 소규모 주택정비사업이 활성화되려면 가장 중요한 것이 사업성 확보와 주민 참여일 것이다. 소규모 사업은 대규모 재개발사업보다 수익률이 낮아 주민 부담이 커질 수 있고 이해관계가 얽히면 작은 집단이라 합의 도출이 쉽지 않다. 지역별 맞춤형 정책이 필요한 이유다.

[이슈&경제] AI는 위협 아닌 혁신성장 동력

수원에서 사주카페를 운영하는 한 지인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인공지능(AI) 운세 앱 때문에 매출이 반 토막 났다”는 하소연이었다. 한때 ‘신기할 정도로 잘 맞는다’는 입소문으로 손님이 줄을 잇던 그였지만 이제 사람들은 스마트폰 속 인공지능 운세 서비스로 발길을 돌렸다. 인간의 감과 경험이 아닌 데이터와 알고리즘이 점괘를 점유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AI는 이제 논리와 데이터가 작동하는 모든 영역으로 빠르게 침투하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판례 검색, 계약서 검토, 사건 리스크 분석을 AI가 더 신속하고 정확하게 수행하고 있고 의료계에서도 영상판독, 1차 원격진료, 맞춤형 건강관리 등에서 AI가 의료진의 손발이 돼 가고 있다. 세무, 회계, 금융투자, 마케팅, 연구개발, 심지어 작곡과 소설 창작까지도 AI의 효율성이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는 사례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물론 AI가 인간의 결정을 대체할 수는 없다. 그러나 판단에 필요한 정보의 처리 속도와 정확성에서 이미 인간을 능가하고 있음은 부정할 수 없다. 더구나 AI는 빅데이터와 결합하며 분야별로 특화된 지능형시스템으로 발전하고 있고 센서, 카메라, 드론, 로봇과 융합되면서 산업 및 사회의 혁신 속도는 눈에 띄게 빨라지고 있다. 결국 AI를 얼마나 일상에 잘 활용하느냐가 미래 국가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그러나 한국은 여전히 변화의 속도가 더디다. 기득권의 저항과 과도한 규제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가 원격진료다. 거동이 불편한 노인, 어린이, 산간벽지 주민들에게 AI 기반 원격진료는 생명선이 될 수 있음에도 의료계의 반대와 제도적 장벽에 가로막혀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 법조계 역시 마찬가지다. 법관 부족으로 재판이 장기화되고 높은 수임료 탓에 서민들은 재판을 포기한다. AI가 법리적 분석과 판례 비교를 돕는다면 효율성이 높아질 수 있지만 법조계는 ‘판단권 침해’라며 거부하고 있다. 심지어 공장 자동화를 위한 AI 로봇 도입마저 노동조합의 반대에 부딪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러한 저항은 단지 산업의 변화를 늦추는 데 그치지 않는다. AI 스타트업의 성장을 저해하고 젊은 기술 인재들이 해외로 빠져나가게 만드는 악순환을 불러온다. 결국 국가의 혁신 역량이 정체되는 것이다. 따라서 정부는 전 교육과정에 AI 융복합 교육을 본격 도입해 AI디지털교과서를 활용하는 AI 교육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 초·중등부터 대학, 직업훈련 및 산학협력 프로그램에 이르기까지 AI 이해와 응용능력을 기본 역량으로 키워야 한다. 규제 또한 시범사업에서 부작용이 없는 분야는 즉시 확대 적용하고 위험 요소는 가이드라인을 통해 관리하면 된다. 특히 의료와 법조 분야에는 ‘AI 바우처 제도’ 도입을 제안한다. 정부가 AI 이용권을 발급하고 법조계나 의료기관이 이를 통해 AI 서비스 공급자에게 비용을 지불하면 국가는 정산해 주는 방식이다. 이는 중소 로펌이나 지역 의료기관의 AI 도입 부담을 줄이고 국민에게는 신속하게 저비용·고품질 서비스를 제공하며 동시에 AI 기업의 성장 기반도 마련할 수 있다. AI 활용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니다. 늦어질수록 국가 경쟁력의 격차는 커진다. 특히 온라인 초연결 시대에는 국경과 시간의 제약이 사라진다. 국가 간 경쟁의 본질은 AI를 얼마나 현명하게 활용하느냐로 옮겨 가고 있다. AI는 위협이 아니라 혁신성장의 동력이다. 이익의 향유와 권력의 유지를 위해 ‘규제의 보호막’을 치는 사회는 결코 미래 혁신을 이끌 수 없다. ‘일상 속 AI혁명 시대’를 한국이 열어야 한다.

[이슈&경제] 코레일 반복되는 사고... 구조개혁 절실

지난해 8월9일 서울 구로역에서 발생한 작업자 사망 사고와 KTX-산천의 궤도 탈선 등 코레일의 철도안전 문제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 9월25일 국토교통부는 철도안전법 위반 7건에 대해 총 19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사고의 대부분은 코레일이 안전관리 절차를 위반하거나 정비 규정을 무시한 데서 비롯됐다. 특히 열차 바퀴와 차축 결함 등 사전 점검으로 충분히 방지할 수 있는 문제들이 사고로 이어졌다는 점은 심각한 경고다. 그동안 이와 유사한 사고는 반복됐다. 이러한 중대 사고는 단순한 관리 부실을 넘어 코레일이 직면한 구조적 경영 위기와 직결된다. 현재 코레일은 KTX와 광역전철을 포함한 수익사업으로도 이자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재정 상태에 처해 있으며 누적 부채는 21조원을 돌파했다. 코로나19 이후 적자가 이어졌고 수서고속철도(SRT)의 분리 운영, 14년간 동결된 철도 운임,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 따른 폭증한 인건비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경쟁 체제 부재도 문제다. 선진국은 복수의 민간 철도사업자가 선로와 시설을 공유하며 경쟁하는 구조지만 국내는 코레일과 SR 두 곳이 사실상 독점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SR은 여객 운송에 집중하면서도 차량 정비, 시스템 운영 등을 경쟁사인 코레일에 의존하는 비효율적인 구조다. 정확히 말하면 완전 경쟁 체제가 아니다. 이에 따라 SR과 코레일의 통합 논의가 제기됐지만 코레일 측은 찬성 관점인 데 반해 SR 측은 반발하고 있다. 사실 기계적인 기관 간의 통합이나 무늬만 경쟁 체제보다는 완전한 경쟁 체제 구조와 자립 운영 기반 마련이 우선이다. 통합이냐, 경쟁이냐의 이슈에 초점을 둬야 할 것은 통합 또는 경쟁 시 각각 장단점과 미래 한국철도산업의 육성 및 발전을 도모하는 차원에서 깊이 있게 재검토돼야 할 것이다. 한편 코레일의 고질적인 적자는 새마을호·무궁화호·화물열차에서 비롯된 만성적인 적자 누적 때문이다. 철도물류 사업 부문은 지난 20년간 수익성 악화에도 불구하고 구조조정 없이 유지되고 있으며 벌크 및 컨테이너 화차의 노후화로 신규 수요조차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철도물류를 이용하는 화주 기업의 철도물류 서비스와 비용 측면의 지속적인 불만은 이제 지쳐 철도를 외면하기에 이르렀다. 특히 벌크시멘트의 경우 수도권에 이미 벌크시멘트 사일로(silo·저장창고)의 대체시설의 확보 없는 일방 폐쇄에 따른 철도수송량의 감소는 충격적일 정도다. 이제라도 철도물류사업은 과감히 민간에 개방하고 코레일은 부가가치가 높은 고속열차 등 여객 운송에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이다. 또 하나의 시급한 과제는 KTX-1의 교체 문제다. 운행 20년을 넘긴 차량을 대체하려면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지만 현재 코레일의 재무 상태로는 감당이 어렵다. 정부의 재정 지원이 없다면 차량 교체는 물론이고 안전 문제 역시 장기화할 수밖에 없다. 경영진 구성 역시 철저히 재검토돼야 한다. 코레일은 최근 몇 년간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D, E 등급을 받았고 그 원인 중 하나는 전문성이 결여된 낙하산 인사다. 공사 사장이 부재한 현 시점에서 이제 정치권 출신이 아닌 철도 및 민간기업 경영 경험을 가진 전문경영인이 강력한 리더십으로 조직을 혁신해야 한다. 여전히 강성 노조, 무리한 정규직 전환, 비효율적 운영구조 속에서 변화에 소극적이다. 구조개혁 없이 방만한 운영을 지속한다면 코레일은 머지않아 회생 불능의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 붕괴 직전의 철도물류를 회생시키고자 2020년 국회는 철도물류산업의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철도물류산업법)을 제정,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5년여간 정부에서 철도물류 육성 및 지원을 위해 실질적으로 한 일은 전무하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제 더 이상 코레일과 SR의 통합 여부 및 철도공기업의 구조개혁에 대한 재논의를 늦춰선 안 된다. 코레일의 누적 부채와 적자경영구조 및 반복되는 중대 재해와 사고를 내버려둬선 안 되며 단순한 공기업의 경영 개선 차원이 아닌 환골탈태하는 근본적인 구조개혁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이슈&경제] 생성형AI, 제품에 어떻게 접목하나

생성형AI를 제품에 어떻게 접목하면 우리 삶의 질을 개선하고, 비즈니스 경쟁력을 극대화하면서, 국력을 강화할 수 있을까. 답을 발명하려면 우리에게 국가를 대표하는 인공지능(AI) 기술만큼이나 K-문화상품을 기획할 AI 서비스 전략이 필요하다. 아이폰 모멘트. 역사는 이럴 때 가장 먼저 교과서로 참조할 만하다. 우리의 미래 먹거리는 아이폰처럼 돌이킬 수 없는 경험을 제공하는 그리고 생성형AI 기술이 전면화된 낯선 제품이다. 아이폰을 처음 발표하던 날 킬러앱을 ‘통화’라 했다. 익숙해진 불편함은 편안하다. 혁신 제품이 등장하기 전까지 말이다. 사용자가 경험하는 모든 통화 프로세스와 시스템이 새로운 질서와 문법으로 환골탈태하면 기존 질서와 문법인 피처폰은 부지불식간에 역사박물관으로 물리력 없이 강제로 퇴장당한다. 우리는 이것을 아이폰 모멘트라 불렀다. 이제는 생성형AI 기술을 결합한 아이폰 모멘트가 우리에게 절박하다. 이럴 땐 생성형AI 기술 때문에 갑자기 달라진 사람의 행동 패턴을 통찰할 필요가 있다. 밤새우면서 사람이 아닌 대상과 대화한 적이 있는가. 누군가 대화했다고 들은 적은. 그 대상이 놀랍게도 생성형AI 기술이 아닌가. 심지어 결제까지 했다지. 이것을 아이폰 생일날처럼 킬러앱으로 환원해 이야기한다면 무엇이라 부를 수 있는가. 우리 시대의 킬러앱은 혹시 ‘대화’가 아닐까. 지금까지 익숙했던 모든 대화 프로세스와 시스템이 낡은 질서와 문법이란 말인가. 그러고 보니 대화할수록 이상하게 대화는 더 안 되는 것 같고, 나 자신과의 대화는 두려워서인지 언제 했는지 기억조차 없다. 설명할 수 없었던 이상하고 묘한 답답함이 그동안 우리를 짓누르고 있었던가. 그리고 그 사이를 들숨 들이마시듯 생성형AI 기술이 어느새 채워 가고 있었나. 사람은 기계와의 대화를 정말로 좋아한다. 그토록 한 자리에 움직이지 않고 다수가 맹렬하게 대화하는 모습을 본 기억이 거의 없다. 참으로 늘 배고팠구나. 이러한 욕구라면 전략적 투자가 당연해 보인다. 이제 제품만 기획하고 만들면 되겠네. 그런데 국부까지 축적하려면 내수용이면서 수출로 각광받는 K-2 전차 수준으로 그림이 나와야 하지 않을까. 약 2시간이면 충분하다. 나를 85% 남짓 복제하는 데 걸리는 시간. 나를 닮은 그리고 내가 알고 있는 사람들이 투영된 AI에이전트가 활동할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세상을 구축하는 데도 많은 시간은 필요하지 않다. 최근 관련 연구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더욱이 금지된 모든 것을 풀어주는 언힌지드 모드(unhinged mode), 위트가 넘치는 재미 모드, 대화의 맥락을 깊이 있게 해석하는 성현(聖賢) 모드까지 작동한다면 인류의 대화는 그야말로 새로운 변곡점 위에 놓인다. 나와 나 그리고 나와 타인의 거리가 상당히 가까워지겠지. 시뮬레이션 세계에서 나와 타인의 이해를 높일 수 있다면 글로벌 수출 상품으로 급부상하지 않을까. 난제로 손꼽히는 설득도 가능할 수 있다. 지피지기 백전불태(知彼知己 百戰不殆)가 시스템으로 구현되는 광경을 볼 날도 머지않은 것 같다. 이 정도면 ‘K-대화’라고 명명해도 좋을 듯싶다. 물론 동전의 앞뒷면처럼 생성형AI 기술은 일종의 환각 거울(hallucinatory mirror)이기도 하다. 우리가 생성한 AI에이전트의 아부와 망상에 빠져 지독한 AI정신병(AI psychosis)에 시달릴 수도 있다. 소량의 수학 오답으로 학습해도 존경하는 인물을 히틀러라고 답변하는 악마성이 있기도 한 기술이기에 우리는 한시라도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 우리는 우리의 뇌 외에서 우리의 장기 기억을 벡터로 저장하고 인출하는 것이 매우 자연스러운 시대로 곧 진입한다. 그 메모리 기반 위에 AI에이전트와 협력해 적절한 순간에 통제된 맥락적 제안을 받으면서 우리는 모든 대화를 진행할 것이다. 생경하게 등장할 새로운 아이폰 모멘트는 그리 멀리 있지 않다.

[이슈&경제] 아무리 좋은 법이라도 지금은 아니다

민주당 정부가 들어서자 그동안 이루지 못한 법들을 일사천리로 밀어붙여 시행하려 해 문제가 되고 있다. 다름 아닌 노란봉투법과 상법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고 있다. 민주당은 노동계의 숙원을 풀어주게 돼 큰일을 했다고 자평하고 있으나 야당은 한국의 경제와 사회를 근본부터 흔들 독소 입법이라고 혹평한다. 경제계에선 불법파업을 조장해 기업활동을 위축시킬 것이라고 우려한다. 이에 더해 상법개정안도 통과시켰는데 경제계는 경영권 위협이나 기업 옥죄기 법안이라며 반발한다. 본고에서는 이들 법의 장단점을 따지기보다는 경제계가 그토록 반대하고 있는 법안들을 지금과 같은 비상시국에 꼭 밀어붙여야만 하는가다. 공청회에 부쳐 제대로 토론을 거치지도 않았을 뿐 아니라 야당의 거센 반대를 뿌리치고 법을 통과시켰다. 아무리 좋은 제도라 해도 경제계가 맹렬히 반대하고 있는 데다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경제 환경이 비상 상황이란 점에서 지금 이 같은 제도를 도입할 때인가 하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그런 점에서 지금의 우리 경제가 당면하고 있는 상황을 짚어보는 것은 매우 의미가 있다고 생각된다. 첫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밀어붙인 관세협정으로 경제계가 전전긍긍하고 있다. 가뜩이나 세계 경기가 안 좋은 상황에서 트럼프의 돌발적인 관세전쟁으로 15%의 관세를 물어야 함으로써 수출 감소가 불가피하며 성장률도 0.6%를 잠식할 것으로 전망된다. 둘째, 세계 경제도 대단히 좋지 않아 미국만이 2% 정도의 성장이 기대될 뿐 일본 1% 정도, 유럽연합(EC) 국가는 0%가 예상되는 등 세계 경제는 침체를 면치 못하고 있다. 셋째, 국내 경제는 금년도에 거의 제로 성장 수준에 가까울 것 같다. 여수 석유화학단지는 중국의 시장 침투로 극도의 불황을 맞고 있어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처지이고 전국의 상가 공실률이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며 특히 지방 상권의 공실률은 심각해 경북 27%, 충북 29%, 전북 26%에 이르며 서울도 예외가 아니라고 한다. 이는 그만큼 경기가 좋지 않다는 것을 방증한다. 어디 그뿐인가. 청년 실업자는 73만명에 달한다. 넷째, 우리나라의 대외 직접 투자액이 매년 외국인의 국내 투자액을 대폭 상회하고 있다는 점이다. 즉, 2020년 이후 5년 동안 우리의 대외 직접 투자액은 3천439억달러였는데 외국인들의 국내 직접 투자액은 1천481억달러에 지나지 않아 역조액은 무려 1천958억달러에 달했는데 이런 심각한 역조 현상은 국내 투자의 매력도가 그만큼 떨어짐을 입증하는 것이다. 즉, 기업들이 돈 벌 수 있는 기회가 국내보다 해외가 더 유리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국내 투자가 이같이 부진한 상황임에도 설상가상으로 트럼프의 압력으로 1천500억달러라는 거액을 미국에 투자하지 않을 수 없다고 하니 국내 투자의 부진은 불 보듯 뻔하다. 특히 최근 공장 폐쇄율이 설립률의 2배나 된다고 한다. 다섯째, 반도체를 비롯해 전자제품, 자동차 등 중국의 추격이 심상치 않은 것도 문제다. 이같이 우리 경제가 비상 상황일 정도로 엄중한 시기에 정부가 노사 간 또는 노조 간의 갈등을 부추길 여지가 있는 노란봉투법과 기업의 경영권을 위협할 수 있는 상법 개정을 기어코 실행코자 하는 이유를 알 수 없다. 경기가 좋지 않다고 민생지원금을 13조원이나 뿌리는 엄중한 시기에 분란의 소지가 다분한 그런 법을 시행함으로써 기업의 사기는 물론이고 기업활동을 위축시킨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지금은 어떻게 해서든 기업의 사기를 북돋우고 투자활동을 적극 장려해 성장을 견인하는 데 전념토록 하고 당면한 경제 위기를 돌파하는 데 정부와 기업이 총력을 기울일 때다. 이들 법을 시행해 보고 문제가 있으면 고치겠다고 하는 것은 너무나 안이한 태도일 뿐 아니라 소 잃고 외양간 고치겠다는 식인데 소 잃고 외양간 고치면 무슨 소용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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