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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경제] 중국발 딥시크 쇼크

‘딥시크 R1’… 저비용 투입, 고성능·고효율성
中 기술인재 우대 환경 구축해 비약적 성과
해외연구진 유입 촉진 등 전략적 투자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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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빈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스타트업본부장

설 연휴 직전인 지난달 20일. 중국의 스타트업인 ‘딥시크(DeepSeek)’가 발표한 새로운 인공지능 모델 ‘딥시크 R1(이하 R1)’은 전 세계 인공지능(AI) 업계를 뒤흔들었다.

 

여진이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R1은 챗GPT로 대표되는 미국 중심의 기존 기술과 비교할 때 성능 면에서 충분히 경쟁력 있는 혁신적인 기술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오픈AI, 메타 등 글로벌 인공지능 기업의 생성형 AI 개발 비용 대비 10분의 1 수준의 개발비만 투입한 것으로 알려져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딥시크가 공개한 기술보고서에 따르면 R1은 오픈AI의 o1 모델과 대등한 성능을 보이고 일부 분야에서는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능 측정 기준인 미국 수학경시대회 벤치마크 테스트에서 R1은 79.8%를 기록하며 o1의 79.2%를 앞섰다. 코딩 테스트 정확도에서도 R1은 65.9%를 기록한 반면 o1은 63.4%로 평가됐다.

 

성능도 성능이지만 딥시크 쇼크의 가장 큰 이유는 ‘효율성’일 것이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R1의 모델훈련비용은 557만6천달러(약 80억원·사전 연구 및 실험 비용 제외)로 알려졌는데 이는 메타의 AI 개발 투입비용의 10% 수준이다.

 

이뿐 아니다. 딥시크가 R1 개발에 엔비디아의 최신 칩인 ‘H100’이 아닌 저사양의 ‘H800’ 칩을 사용했다는 점 역시 큰 충격을 줬다.

 

H800은 엔비디아가 2022년 미국 정부가 시행한 수출 통제 조치에 따라 중국 수출을 목적으로 개발한 저사양 칩이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보다 성능이 한참 떨어지는 하드웨어를 활용해 더 경쟁력 있는 AI 모델을 만든 셈이다.

 

기존 AI 모델은 연산에 막대한 자원과 에너지를 소비해 왔고 투자자금을 블랙홀처럼 흡수해 왔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AI 버블론’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딥시크의 R1이 더 적은 자원으로 유사하거나 더 나은 성능을 발휘한다는 점은 업계를 충격에 빠뜨리기에 충분하다.

 

R1 발표 직후 시장은 즉시 반응했다. 나스닥과 AI 관련 종목은 일제히 급락했다. 특히 엔비디아 등 연관성이 더 높은 기업은 더 크게 하락했다.

 

연휴 직후 개장한 국내 코스피도 0.77% 하락했고 SK하이닉스는 10% 가깝게 하락했다. 삼성전자, 한미반도체 등 다른 반도체 관련주도 동반 하락했다.

 

이처럼 인공지능으로 요동치는 글로벌 시장을 보면 인공지능에 미래 성장이 있다는 점을 재확인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가.

 

딥시크는 중국의 ‘기술인재 우대’ 환경을 바탕으로 창업 1년여 만에 오픈AI 개발 인력(1300명)의 10% 수준인 139명의 연구진으로 비약적 성과를 냈다.

 

반면 우리 AI 업계는 여전히 인재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최근 심화되고 있는 최상위급 인재의 ‘의대 쏠림’ 현상을 보면 더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 보도에 따르면 2025학년도 정시를 보면 이공계 지원은 지난해 대비 19% 감소했지만 의대 지원자는 2천명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에서 인공지능으로 대표되는 딥테크 분야의 글로벌 경쟁에서 우리의 미래가 있을까. 정부는 이런 점에 더 큰 관심을 가져야 한다. 우수 인재 유출을 막고, 해외 인재 유입을 촉진해야 한다.

 

어려운 정치 여건이지만 천재급 인재들이 인공지능같이 도전적인 딥테크 분야에서 충분히 연구하고 보상받을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지난해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는 인공지능 석학이었다. AI 경쟁력이 곧 국가 경쟁력이 되고 있다. R1의 등장으로 시장에서도 잘 확인할 수 있다. 우리도 인재에 대한 전략적 투자를 통해 현재의 위기를 기회로 전환해야 한다. 더 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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