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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7.01 (화) 메뉴 메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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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경제] 기업가정신과 정부 정책

경제성장의 핵심은 기업가정신·투자
정부, 통제·간섭 줄이고 제도 혁신을
‘산업 기반 현대화’ 국정 과제로 삼아야
정의로운 경쟁·창조적 파괴 일상화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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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모 경희대 명예교수

경제성장과 발전의 핵심은 기업가정신과 투자다. 기업은 위험을 감수하고 창조적 파괴를 통해 혁신을 추구하며 이는 경제 활력을 회복하는 유일한 길이다. 기업가정신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정부나 정책이 시장을 통제하려 해서는 안 된다. 누가, 언제, 어떤 혁신을 성공시킬지 알 수 없으므로 정부가 개입해 특정 집단을 유리하게 만들거나 불리하게 제한하면 기업가정신의 실험을 저해하고 부의 창출 기회를 잃게 된다.

 

그렇다면 역동적인 시장경제를 작동하게 하는 정부의 역할은 무엇인가.

 

정부의 역할과 기업가의 역할은 다르다. 정부의 역할은 기업가처럼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가들이 기업가정신을 발휘해 자유롭게 밤낮으로 새로운 부를 창출할 수 있는 투자 기회를 찾아 경제발전의 역동적인 원동력이 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권력과 결탁한 이익 추구가 아니라 누구든지 혁신하면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설계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인기영합적 자원 재분배를 억제하고 정부 간섭을 줄이며 공무원의 책임감과 효율성을 높이는 개혁이 필요하다. 아울러 정당한 기업 이윤과 부정부패에 의한 부의 축적이 다르다는 인식을 국민에게 심어줘야 한다. 특권층이 승패를 결정하는 시장에서는 혁신도, 공정한 경쟁도, 지속가능한 성장도 불가능하다.

 

트럼프의 재등장으로 자유무역 체제가 흔들리고 산업정책이 주목받고 있지만 정보 비대칭성이 큰 현실에서 정부는 특정 산업을 지정하기보다 공정하고 투명한 경쟁의 틀을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한다. 특히 인공지능(AI) 산업은 중요하지만 어느 분야가 주도할지는 예측할 수 없으므로 정부는 특정 기술에 투자하는 것이 아닌 모든 신산업의 출발점이 될 전체 생태계에 필요한 기반 시설 구축에 집중해야 한다.

 

인공지능 시대의 핵심은 데이터센터와 전력 공급, 인력 확보, 교육 등 기반 시설의 확충과 정비다. 인력양성, 전력망의 스마트 그리드화, 안정적·친환경적 에너지 확보, 전력저장기술 개발, 송배전망 개선 등은 단순한 에너지 문제를 넘어 모든 신산업의 기반이다. 새 정부는 산업 기반 현대화를 국정 과제로 삼아 민간이 마음껏 혁신할 수 있는 제도와 기반 시설을 마련해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기업가정신을 촉진하는 효과적인 전략이다.

 

규제 혁신도 기업가정신 회복의 핵심 과제다. 기술 변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많은 규제를 과감히 정비하고 지배구조와 투명성을 중심으로 재설계해 정보와 의사결정 과정을 투명하게 제도화하면 참여자들은 동등한 정보 획득 기회의 기반에서 공정하게 경쟁해 기업들이 예측할 수 있는 환경에서 혁신할 수 있을 것이다.

 

시장은 성과에 따른 차별적 동기 부여 기능을 통해 자원을 적재적소에 배분하도록 경쟁하게 만드는 생태계이지만 동기 부여 기능이 취약하다. 동기 부여 기능을 보강하기 위해서는 시장경제 경기의 명확한 법과 제도로 전 국민이 규칙을 잘 지키면서 활기차게 뛰어 경제를 활력 있게 만들도록 관리해야 한다. 성공의 보상은 강화하고 실패는 함께 감내하는 제도를 마련해 공정한 경쟁이 보장된 환경 속에서 누구나 혁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정의로운 경쟁과 창의적 파괴가 일상화되고 잠재된 기업가정신이 깨어날 때 우리 경제는 다시 활력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기업가정신이 살아 있는 나라는 혁신과 포용이 균형 잡힌 지속가능한 경제를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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