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몸이 마음을 만든다(윤대현 지음,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A씨는 최근 들어 느껴지는 이유없는 불안, 몸이 축 처지는 느낌, 운전 중 갑작스런 공황 증상을 느꼈다. 심리 문제인가 싶어 정신과 의사를 찾았지만 의사는 뜻밖에도 “혈액 검사 결과도 같이 보자”는 말을 한다. 정신과에서 혈액 수치를 보는 이유가 뭘까. 염증,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등 몸의 대사가 흔들리면 뇌와 신경계도 함께 예민해질 수 있다는게 최근 의학계에서 활발히 논의되는 ‘대사정신의학’의 핵심이다. 이 책은 건강검진센터와 연계된 멘탈 클리닉에서 몸과 마음의 데이터를 함께 읽어온 저자 윤대현 서울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의 임상 경험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대사 시스템이 무너지고 몸속 염증이 증가하면 그 신호는 때로 ‘불안’, ‘공황’, ‘무기력’이라는 마음의 증상으로 나타난다. 마음이 아픈 줄 알았는데 몸의 시스템이 함께 무너지고 있었던 것. 저자는 “극심한 변화로 에너지가 고갈된 시대에는 마음을 다잡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쉬어도 풀리지 않는 피로와 무기력, 반복되는 불안과 우울에서 벗어나려면 마음을 지탱하는 몸의 시스템부터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 다가오는 이마와 검은 털 고양이(박솔뫼 지음, 마음산책 펴냄) 김승옥문학상, 문지문학상, 김현문학패, 동리목월문학상 등을 수상하며 독특한 문화적 영토를 구축해온 소설가 박솔뫼의 첫 짧은 소설집이 출간된다. 이번 작품집에는 활동 초기에 발표한 글부터 최근작까지 열세 편의 이야기와 세 편의 에세이까지 담겼다. 박솔뫼의 문장은 독자를 논리로 설득하기보다 온전히 감각하게 만든다. 낯선 호텔방의 서걱거리는 이불, 창가에 스며드는 뜨거운 햇볕과 밤의 눅눅한 습기 등 박솔뫼는 인물들이 머무는 장소의 미세한 공기와 흐름을 집요하게 포착해 문장과 문장 사이에 심어놓는다. 작가는 이 책을 두고 “밤이 깊어갈 때 머리맡에 두고 펼쳐 읽는 ‘침대책’이 되길 바란다”고 말한다. 소설집의 인물들이 거리와 시간을 초월해 기억하고, 멀리 떨어진 존재들을 불러내는 움직임을 쫓다 보면 저마다의 시공간에 놓인 마음과 마음을 이어주는 다정한 연결 고리가 돼 줄 것이다.
출판·도서
조혜정 기자
2026-05-27 13: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