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경기도 저출생 대응 사회연대회의’ 제1차 정기회의 개최…기관 협력 강화 논의

경기도가 주관하는 ‘2026년 경기도 저출생 대응 사회연대회의’ 제1차 정기회의가 28일 오후 경기신용보증재단 본점 세미나실에서 열렸다. 경기도 저출생 대응 사회연대회의는 인구 문제 인식 개선과 가족친화 문화 확산을 위해 사회 각계각층이 참여하는 민관 협력체로 언론, 의료계 및 사회단체 등 도내 20개 기관이 함께한다. 회의에는 참여 기관 실무자 및 관계자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기관별 저출생 대응 사업과 인식 개선 활동이 공유됐다. 경기도 인구정책팀은 올해 1분기 도내 출생아 수와 혼인 건수가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지난해 자연감소였던 인구가 자연증가로 전환됐다고 설명했다. 우수 사례 발표에 나선 ‘국민건강보험공단 인천경기지역본부’와 ‘인구보건복지협회 경기지회’는 각각 ▲저소득 출산 예정 가정을 대상으로 한 육아용품 지원사업과 임산부 예비부모교실 운영 ▲‘경기100인의 아빠단’ 운영과 찾아가는 인구교육, 청년 참여형 인구 인식 개선 활동 등을 공유했다. 이와 함께 참석 기관들은 오는 7월 ‘경기도 인구주간’과 ‘인구의 날’을 앞두고 공동 캠페인 추진 방안 등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김미숙 경기도 기획조정실 인구정책담당관은 “저출생 대응을 위해 기관 간 협력을 강화하고 가족친화적인 사회 분위기 조성을 위해 각 기관이 함께 힘을 모아달라”고 말했다.

“경기도지사 후보들, 문화예술 정책 공약 실종” 경기민예총 비판 성명서 발표

경기도지사 후보들의 문화예술 정책 분야 공약이 사실상 실종된 가운데 도내 문화예술인들이 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문화예술 정책의 부재는 경기도민의 문화권과 예술인의 사회적 권리를 정치의 주변부로 밀어내는 만큼 구체적 공약을 제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경기민예총은 28일 성명서를 내고 “경기도지사 후보들의 공약을 확인한 결과 문화정책이라고 부를 수 있는 내용은 일부 후보의 제한적 공약에만 등장할 뿐이며 그마저도 경기도 문화예술 생태계의 현실과 미래를 책임질 종합적 정책 비전으로 보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경기민예총에 따르면 이번 지방선거를 앞두고 경기도지사 후보와 도의원 후보를 낸 정당에 ‘2026 지방선거 경기도 문화예술 정책 제안’ 전달했다. 이들은 경기도의 미래가 예술인의 기회와 도민의 문화권에서 시작된다는 문제 의식 아래 ▲생명 평화 ▲문화예산 확대 ▲정책 거버넌스 ▲문화자치 ▲예술인 사회보장 등 경기도 문화정책 전환을 위한 5대 과제를 제시했다. 경기민예총은 “그러나 후보들의 공약과 선거공보물을 확인한 결과 문화민주주의에 기초한 5대 정책 전환 과제는 거의 반영되지 않았다”며 “5명의 후보 가운데 문화 관련 공약을 확인할 수 있는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후보와 국민의힘 양향자 후보 두 명뿐이었다. 나머지 세 명의 후보에게서는 문화공약을 찾아볼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는 단순히 특정 분야 공약이 부족한 문제가 아니다. 1천400만 도민이 살아가는 전국 최대 광역지자체 경기도의 미래를 말하면서 문화예술정책을 제시하지 않는 것은 도민의 삶을 총체적으로 이해하지 못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문화는 여가나 장식이 아니라 사람들이 관계를 맺고 공동체를 형성하며 지역의 삶을 지속시키는 사회적 토대이고, 예술은 전환의 시대를 견디고 상상하게 하는 공공적 활동”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문화공약이 없는 후보들은 문화예술 정책 부재에 대해 해명하고 공약을 분명히 하고, 공약을 제시한 후보들 역시 문화산업과 시설 중심 접근을 넘어 문화 민주주의에 기초한 경기도 문화정책의 전환 방향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경기민예총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문화예술정책이 더 이상 주변 의제로 취급되는 것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각 후보의 문화예술 공약을 지속적으로 검증하고, 선거 이후에도 정책 이행 여부를 점검할 것이다. 문화정책 없는 후보는 미래를 말할 자격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천문화재단, 판소리 동화 콘서트 ‘자라는 자라’ 6월13일 개최

(재)이천문화재단(대표이사 이응광)은 판소리 동화콘서트 ‘자라는 자라’를 오는 6월 13일 오전 11시 이천아트홀 소공연장에서 선보인다. 이번 공연은 우수 공연예술 콘텐츠의 지역 확산과 시민 문화향유 기회 확대를 위해 마련됐으며 (재)예술경영지원센터가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는 2026 공연예술 지역유통 지원사업 선정 공연이다. 판소리 동화 ‘자라는 자라’는 전통 판소리 다섯 바탕 중 하나인 수궁가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한 음악극이다. 손으로 그린 듯한 따뜻한 색감의 영상, 판소리, 연극적 요소가 결합된 융복합 공연으로 어린이뿐 아니라 청소년과 성인 관객까지 폭넓게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이다. 특히 보편적으로 토끼의 지혜에 초점을 맞춘 기존 수궁가와 달리, 용궁과 육지를 오가는 별주부를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채 인정받기만을 바랐던 자라의 이야기를 통해 관객들에게 공감과 위로의 메시지를 전하고 용궁 속 다양한 동물 군상을 통해 권력 구조와 인간 사회를 풍자해 관객들에게 유쾌한 웃음과 함께 여운을 전한다. 무대는 전통 판소리의 소리와 아니리를 현대적으로 재구성하고 다채로운 음향 연출과 감각적인 영상미를 더해 마치 한 편의 움직이는 그림책을 보는 듯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이응광 대표이사는 “이번 공연은 전통 판소리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해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모두 함께 즐길 수 있는 작품”이라며 “앞으로도 우수 공연예술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유치해 시민들의 문화예술 향유 기회를 넓혀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공연 예매는 이천문화재단 홈페이지와 NOL티켓을 통해 가능하며 관람료는 전석 1만 원이다.

[2026 경기도 박물관·미술관 다시보기] 부천아트벙커B39

“다시 활활.” 부천시 오정구에 자리한 부천아트벙커B39를 찾았을 때 만난 짧은 문장이 불꽃처럼 강렬하다. 콘크리트벽에 붙여 놓은 푸른색 네 글자가 독특한 이 공간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듯하다. 출입구 옆 게시판은 이곳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예술활동과 시민을 위한 정보로 가득하다. 오른편 벽면에 걸린 대형 모니터 앞에서 잠시 발걸음을 멈춘다. 이 흥미로운 공간에서 그동안 어떤 일이 벌어졌을지 상상하며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선다. 콘크리트 골조가 그대로 드러난 넓은 내부에는 안내소와 카페가 여유롭게 자리 잡고 있다. ■ 왜 이름이 ‘B39’일까 SF 영화에 나오는 비밀기지 이름 같은 ‘B39’에는 이 공간의 과거와 현재를 관통하는 아주 특별한 사연이 숨어 있다. 올봄부터 부천아트벙커B39의 운영 책임을 맡고 있는 부천시 문화정책과 김형태 팀장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 “부천아트벙커B39는 2013년 가동을 중단한 삼정동 쓰레기 소각장 건물을 활용해 2018년 5월 복합문화시설로 문을 열었지요. 시 승격 50주년을 맞은 2023년 부천시가 이곳을 ‘부천팔경’으로 선정할 정도로 문화 명소로 성장했습니다.” 흔적도 없이 사라질 뻔했던 공간이 부천아트벙커B39라는 멋진 예술 거점으로 탄생하기까지의 사연이 한 편의 소설처럼 흥미진진하다. 1995년 5월부터 부천시에서 발생하는 하루 200t의 쓰레기를 태웠던 삼정동 폐기물 소각장은 환경 문제로 1997년 가동이 중단됐다가 안전성과 설비를 보완해 재가동했다. 그러나 2010년 대장동 자원순환센터가 확장되면서 소각장은 마침내 그 기능과 역할을 다했다. “철거될 예정이던 소각장은 2014년 문화체육관광부의 ‘폐산업시설 문화 재생 사업’에 선정되면서 극적으로 살아 남았습니다.” ■ 쓰레기 소각장, 예술 공간으로 부활하다 공간은 쓰레기의 반입과 저장, 소각, 처리 과정을 하나의 축으로 따라가는 동선을 기반으로 설계됐다. 덕분에 과거 소각장의 흔적과 현대 문화예술이 공존하는 공간으로 거듭난 과정이 눈앞에 극적으로 펼쳐진다. 소각장 주변에 사는 주민을 배려한 주민 커뮤니티 시설부터 둘러본다. 휴게실과 회의실, 식사를 준비할 수 있는 공유 주방까지 갖추고 있는 이 시설의 관리자도 동네 주민이다. 부천아트벙커B39의 1층은 산뜻하게 단장한 주민 커뮤니티 시설을 비롯해 ‘멀티미디어홀(MMH)’, ‘벙커(BUNKER)’, ‘에어 갤러리(AIR GALLERY)’로 구성돼 있다. 다양한 형태의 공연과 전시가 이뤄지는 멀티미디어홀은 규모부터 관람객을 압도한다. 쓰레기 수거 차량이 자유롭게 드나들 정도로 넓은 공간에 첨단 기기를 설치해 공연을 펼치도록 설계한 상상력이 돋보인다. 가로 8.5m의 대형 스크린과 전문가용 빔프로젝터, 강연용 음향 장비를 두루 갖춘 이곳에서 기획 전시와 공연, 세미나와 콘퍼런스 같은 주요 행사가 열린다. “과거 온갖 생활쓰레기를 저장하던 벙커는 부천아트벙커B39를 상징하는 공간이지요. ‘B39’라는 이름이 바로 이곳에서 비롯됐습니다.” 지하 바닥으로부터 높이가 39m에 이르는 거대한 공간을 굽어본다. 콘크리트벽으로 둘러싸인 이 삭막한 내부를 창작 전시와 다양한 공연, 촬영이 이뤄지는 아름다운 무대로 만들어낸 부천시의 결단과 열정에 박수를 보낸다. ■ 아트벙커에 담긴 부천인의 마음 “복합문화공간으로 새롭게 단장되면서 설치된 ‘벙커 브리지’는 멀티미디어홀과 1층 로비를 잇는 다리입니다. 덕분에 방문객들은 멀티미디어홀에서 에어 갤러리와 재벙커(ASH BUNKER)를 지나 유인송풍실까지 하나의 흐름으로 관람할 수 있습니다.” 쓰레기가 소각돼 처리되는 절차에 따라 시설을 살펴볼 수 있도록 설계된 동선을 이동하며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다리 사이에 벤치를 설치해 관람객들이 여유롭게 머물 수 있도록 배려한 점도 훌륭하다. 대리석 타일과 콘크리트 구조물이 조화를 이룬 에어 갤러리가 눈에 들어온다. 쓰레기를 태우는 소각로가 있던 야외 공간이 ‘중정’을 모티브로 설계됐다는 사실이 재미있다. “벽면을 모두 철거해 하늘을 실내로 끌어들였기 때문에 다양한 각도와 높이에서 관람할 수 있습니다.” 소각과 정화 과정을 거쳐 깨끗해진 배기가스를 외부로 보내기 위해 사용되던 유인송풍실은 시설의 본래 모습이 그대로 살아있다. 4층까지 직선으로 길게 이어진 이곳은 보존구역으로 지정돼 과거의 풍경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이곳은 작품 전시와 공연은 물론이고 영화, 드라마, 뮤직비디오, 광고를 제작하는 대관 장소로 애용되고 있습니다.” 소각장의 구조를 유지하면서 벙커와 브리지, 응축수 탱크 같은 산업시설을 공간 디자인에 적극 반영해 분위기를 연출한 독특한 풍경은 예술인의 사랑을 받았다. 이러한 이색 풍경은 일반 관람객에게도 색다른 문화적 경험을 제공하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2층은 1층보다 흥미로운 공간이 많다. 중앙제어실과 숙직실 등 쓰레기 소각장 운영을 위한 직원의 전용 공간이 있었기 때문이다. 아트벙커의 운영과 관리를 맡고 있는 사무실이 산뜻하게 꾸며져 있으며 교육과 대관을 위한 스튜디오도 말끔하게 단장됐다. “소각장의 모든 설비와 프로세스를 통제하던 중앙제어실은 소각장의 역사와 가치, 환경과 생태를 살리고 문화를 꽃피우려 애쓴 부천시민의 활동을 기록한 작은 박물관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중앙청소실을 리모델링한 아카이브관에서 아트벙커B39의 산업 유산 자료를 살펴본다. 혐오시설이던 쓰레기 소각장이 문화공간으로 변신하는 과정이 한눈에 들어온다. 크레인 조종실로 들어가는 길쭉한 길목은 전시 공간으로, 휴게실과 숙직실을 리모델링한 스튜디오는 학습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보존구역인 4~5층은 과거 소각장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한 곳답게 독특한 형태의 기계설비가 빼곡히 차 있다. “기계설비에 의해 독특한 분위기가 연출되는 보존구역은 SF나 스릴러, 미스터리, 호러 등 장르 예술에 깊은 영감을 주고 있습니다.” ■ 오감을 자극하는 예술마당 그동안 위탁 경영하던 부천아트벙커B39를 올해부터 부천시가 직접 운영하고 있는데 상반기에 거둔 성과가 주목된다. 문체부와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추진하는 ‘지역전시 활성화 사업’ 공모에 선정돼 국비 5천만원을 확보했다. 이소율 주무관은 10월 말부터 한 달간 아트벙커 2층 전기실에서 미디어아트그룹 ‘더 스웨이’의 ‘스펙트럴 크로싱스’를 전시할 계획을 들려준다. 아트벙커는 문체부가 선정하는 ‘제2기 로컬100(지역문화매력 100선)’에도 이름을 올렸다. 지역 고유의 문화자원과 콘텐츠를 발굴해 국내외에 알리기 위해 추진되는 로컬100은 경쟁이 매우 치열한데 1기(2024~2025년)에 이어 2기(2026~2027년)까지 연속으로 선정된 것이다. 예술인에게 사랑받는 아트벙커는 세계 무대로 뻗어 나가고 있다. 유명 브랜드인 ‘루이비통’의 BTS 화보와 현재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드라마 촬영을 비롯해 수준 높은 전시와 공연이 이뤄지는 특색 있는 명소로 입소문이 나면서 해외에서도 큰 관심을 끌고 있다. 부천아트벙커B39는 공간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작품이기 때문에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소리와 빛, 공기의 흐름이 입체적으로 변화하는 것을 몸으로 느낄 수 있다. 세계적인 미디어아티스트들의 화려한 빔프로젝션 매핑 기술이 거친 콘크리트 벽면을 화려한 우주 및 가상현실로 뒤바꾸기도 하고 실험적인 전자음악이 높이 39m의 천장을 타고 웅장하게 울려 퍼지기도 한다. 이번 주말에는 아이들과 과거의 숨결과 미래의 예술이 입체적으로 충돌하는 문화 아지트 부천아트벙커B39를 찾아보면 어떨까. 권산(한국병학연구소)

'실손 미끼' 허위 광고 병·의원, 최대 6개월 문 닫는다

환자를 끌어모으기 위해 실손의료보험 헤택을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의 허위·과장광고를 한 의료기관은 최대 6개월간 문을 닫을 수도 있다. 그동안 불필요한 비급여 진료를 부추겨 실손보험 재정을 악화시키는 주범으로 여겨졌던 ‘실손의료보험 연계 과장 광고’에 대해 정부가 보다 강력한 제재를 가하기로 하면서다. 보건복지부는 이 같은 제재 조치를 담은 ‘의료법 시행령 및 의료 관계 행정처분 규칙 일부 개정령안’을 입법 예고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개정안 골자는 실손보험을 미끼로 삼는 부당 환자 유인 행위 근절하는 제재를 강화하는 데 있다. 앞으로 의료기관이 실손보험의 적용 범위나 대상, 금액 등을 금액 등을 거짓으로 부풀리거나 모호하게 표현해 소비자를 현혹하는 광고를 하면 처벌받을 수 있다. 특히 적발 시 내려지는 의사 자격정지 기간이 기존 2개월에서 6개월로 3배 늘어난다. 이 기간 동안 해당 의료기관의 진료활동이 중단되는 셈이다. 복지부는 이를 통해 비급여 진료비를 올리기 위해 실손보험 가입 여부를 먼저 묻고 고가 시술을 권하던 일부 병·의원의 변칙 영업에 급제동이 걸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의사 블랙리스트’로 불리며 의료계 내부의 고질적 병폐로 여겨지던 ‘동료 의사 신상 털기’ 보복 행위에 대한 제재도 이뤄진다. 이번 개정안에는 의료계 내부 갈등에서 비롯된 집단 따돌림과 업무 방해 행위도 처벌 대상에 포함됐다. 인터넷 커뮤니티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특정 의료인의 인적 사항을 무단으로 공개하며 보복성 낙인을 찍는 행위는 ‘의사 품위 손상’으로 간주해 3개월의 자격정지 처분을 내리게 된다. 아울러 오남용 우려가 큰 마약류 의약품에 대한 처벌기준도 신설됐다. 의사와 치과의사는 처방전 발행 전 의약품 안전 정보 시스템(DUR)을 통해 환자의 과거 투약 이력을 반드시 조회해야 한다. 정당한 사유 없이 이를 소홀히 할 경우 최대 10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이번 개정안 중 실손보험 광고 제한과 동료 의사 신상 공개 금지 등 의료계 왜곡 관행을 바로잡기 위한 조항은 공포 즉시 효력을 발위한다. 다만, 시스템 연동 등 현장 준비가 필요한 마약류 투약 정보 확인 의무 위반에 따른 과태료 처분은 오는 12월 24일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김동식

너와 나, 우리를 위한 고요한 위로... ‘하나가 걷는 세상’ 外 [그림책 이야기]

다채로운 세계관을 보여주며 독자를 다독이는 게 그림책의 매력 중 하나라면 두 권의 책은 이 전제에 딱 걸맞는다. 전쟁의 공포가 일상이 되어버린 팔레스타인에서 살아가는 아이의 시선을 따라간 ‘하나가 걷는 세상’과 인천에 자리 잡은 화교 1세대의 삶을 담담하게 그린 ‘바람’. 우리가 품고 살아야 하는 삶의 중요한 가치는 무엇인지, 무엇을 기억하고 살아야 하는지 잔잔하고 은은하게 속삭인다. ‘하나가 걷는 세상’(꼬마눈사람 펴냄)은 작가 유영이 처음으로 세상에 내놓은 첫 번째 이야기다. 그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서 살아남은 평범한 팔레스타인 여자아이의 이야기를 ‘감히’ 써내려갔다 표현했다. 주인공은 아랍어로 ‘기쁨’이란 뜻을 지닌 하나. 마음 속에 자라는 속도가 매우 느린 레몬나무를 심은 하나는 와르르 무너진 건물 틈과 산산조각 난 옷장 속에서 혼자 할 수 있는 마지막 놀이, 보물찾기를 매일한다. 버려진 자투리인형을 만나고 또 헤어지고 다시 그 인형을 만나는 사이 여전히 어른들은 싸우고 있다. 그래도 하나와 자투리 인형은 레몬나무가 자라는 속도로 조금씩 세상을 향해 나아간다. 책에 수록된 11곡의 음악과 함께 하나의 세상을 걷다보면 어느새 비극과 참사가 반복되는 세상에 놓여진 아이들에게 다정한 위로와 희망을 건네고 싶어진다. ‘바람’(개똥이 그림책 펴냄)은 한 개인의 기억을 넘어, 떠나온 이들 마음속에 남아 있는 ‘고향’의 의미를 조용히 되묻는다. 중국 산둥성 푸산현에서 태어나 대한민국 인천에 자리 잡은 화교 1세대의 삶을 따뜻한 색감과 글로 풀어냈다. 낯선 땅으로 건너와 새로운 삶을 일궈야 했던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그 다음 세대인 손녀의 시선으로 조용히 되짚는다. 이번이 첫 책인 백미진 작가는 고향을 떠나야 했던 역사와 개인의 삶 교차하는 지점, 한 세대가 품고 살아온 깊은 그리움을 노련하게, 또 바람처럼 잔잔하게 전한다.

[법률플러스] 분묘기지권, 이제는 ‘공짜’가 아닐 수 있다

오랜 세월 우리 사회에서 분묘는 단순한 시설이 아니라 조상을 기리는 공간이었고, 그 위에 형성된 법리가 바로 ‘분묘기지권’이다. 특히 토지소유자의 동의를 받아 분묘를 설치하는 이른바 ‘승낙형 분묘기지권’은 전통적으로 ‘무상 사용’이 당연한 것으로 이해돼 왔다. 쉽게 말해 땅 주인이 허락했다면 그 대가를 따로 내지 않는 것이 관행이었다. 그런데 2025년 12월11일 선고된 대법원 2023다261302 판결은 이 오래된 전제를 흔들었다. “처음에는 무료로 쓰기로 했더라도, 사정이 바뀌면 나중에 돈을 내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토지소유자의 승낙을 받아 조상의 분묘를 설치했고, 이후 토지가 여러 차례 거래돼 병원 법인이 새 소유자가 됐다. 새 소유자는 “이제는 땅을 쓰는 대가를 내라”고 요구했고, 대법원이 이를 받아들인 것이다. 종전 법리는 비교적 명확했다. 분묘기지권은 성립 유형에 따라 승낙형, 취득시효형, 양도형으로 나뉘는데, 승낙형은 약정이 없으면 무상, 취득시효형도 원칙적으로 무상, 양도형만 유상으로 보는 경향이 강했다. 즉 “허락 받고 쓴 땅에 돈을 내라”는 요구는 쉽게 인정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사건에서 대법원은 관습법상 권리의 내용도 고정된 것이 아니라, “권리의 취지, 당사자의 이해관계, 사회 변화, 그리고 전체 법질서와의 조화 속에서 재구성될 수 있다”고 봤다. 그 기준으로 ‘공평의 원칙’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에 따라 설령 처음에 지료 약정이 없었거나 “공짜로 쓰라”는 합의가 있었다 하더라도, 이후 ▲토지소유자가 바뀌고 ▲지가가 상승하며 ▲토지의 활용가치가 커지고 ▲사용 기간이 장기화되는 등의 사정이 생기면, 더 이상 무상 사용을 유지하는 것이 공평하지 않을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이런 경우 토지소유자는 지료를 청구할 수 있고, 분묘 관리자는 그 시점부터 상당한 금액을 지급해야 한다. 이 판결의 의미는 단순히 한 사건의 결론을 넘어선다. 사실상 모든 유형의 분묘기지권에 대해 ‘조건부 유상성’의 문이 열린 셈이기 때문이다. 특히 승낙형 분묘기지권에서조차 무상 원칙이 절대적이지 않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는 점에서, 기존 법리와의 단절이 뚜렷하다. 물론 이러한 변화에 대해 비판도 적지 않다. 관습법은 오랜 사회적 관행에서 형성되는 것인데, 법원이 ‘공평’이라는 이름으로 그 내용을 바꾸는 것은 사실상 새로운 규범을 만드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특히 전국 곳곳의 분묘 관리자가 갑자기 지료 부담을 지게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법적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그럼에도 이번 판결은 분명한 방향을 보여준다. 더 이상 분묘기지권은 전통만으로 유지되는 영역이 아니라, ‘재산권과 공평의 균형 속에서 재조정되는 현대적 권리’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제 질문은 바뀌었다. “허락 받았으니 공짜인가?”가 아니라 “지금 상황에서도 공짜가 공평한가?”이다. 이 변화는 우리 주변의 많은 토지와 분묘에 실제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양자에 이른 기술혁명, 인간을 다시 묻다” 도서 ‘퀀텀의 시대’ 外

과학은 흔히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진보의 역사로 읽힌다. 그러나 인공지능(AI)과 양자컴퓨터, 지능을 갖춘 휴머노이드 로봇이 현실이 된 시대에는 기술을 둘러싼 기대와 우려도 함께 커지고 있다. 양자기술의 원리와 미래를 쉽게 풀어낸 입문서와 동서고금 과학자들의 고민과 선택을 따라가는 과학철학 에세이는 과학기술의 발전과 인간의 삶을 함께 바라보게 한다. ■ 퀀텀의 시대 인공지능(AI)과 함께 차세대 게임체인저로 꼽히는 양자컴퓨터를 둘러싼 경쟁이 세계적으로 치열해지고 있다.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주요국은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기술 선점에 나섰고, 기업들 역시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양자컴퓨터가 기존 컴퓨터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를 압도적인 속도로 처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면서다. 금융·안보·인공지능 등 사회 전반에 변화를 가져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퀀텀의 시대’는 국내 양자정보 연구 1세대이자 양자컴퓨터 과학의 권위자로 꼽히는 이순칠 카이스트 명예교수가 양자기술의 현재와 미래를 대중의 눈높이에서 풀어낸 책이다. 국내 최초로 병렬처리 양자컴퓨터를 개발하고 한국연구재단 양자기술단장을 지낸 저자는 전작 ‘퀀텀의 세계’를 통해 난해한 양자역학을 쉽고 흥미롭게 설명하며 대중의 호평을 받았다. 저자는 미시 세계의 질서를 드러낸 양자물리학의 등장을 인류 문명을 바꾼 첫 번째 ‘퀀텀 점프’로 규정하고, 이를 응용한 양자컴퓨터가 또 한 번의 거대한 도약을 이끌 것이라고 전망한다. 책은 과거-미래-현재라는 독특한 구성으로 양자물리의 탄생과 인식의 전환, 양자컴퓨터의 활용 가능성, 세계 각국의 투자 경쟁과 기술 개발 현황을 입체적으로 조망한다. 특히 아직 ‘최종 승자’가 정해지지 않은 양자컴퓨터 기술 경쟁의 현주소를 짚어내는 대목에 주목할 만하다. 초전도 방식, 이온덫, 중성원자 등 다양한 기술이 각축전을 벌이는 상황에서 기술 패권 경쟁의 실체를 보여준다. 나아가 양자컴퓨터가 불러올 윤리적 쟁점과 사회적 변화까지 살피며 시대와 문명을 성찰하게 한다. 저자는 양자기술을 먼 미래가 아닌 이미 시작된 변화로 바라보며, 다가올 ‘퀀텀의 시대’를 읽어낼 통찰을 제시한다. ■ 과학을 인간답게 읽는 시간 생성형 인공지능, 피지컬 AI 등 첨단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인간의 삶도 급격한 변화를 맞고 있다. 과학은 흔히 차갑고 냉철한 이성의 산물로 여겨지지만, 과학의 역사를 들여다보면 그 안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고민과 도전, 실패와 선택이 존재한다. ‘과학을 인간답게 읽는 시간’은 기술과 과학의 성과보다 이를 만들어낸 사람과 사회, 철학의 이야기에 주목하는 책이다. 과학 전문 번역가 전대호의 첫 에세이인 이 책은 과학자와 대중, 사회와 철학이 만나는 지점을 탐색한다. 서울대에서 물리학을 전공한 뒤 철학을 공부하고 30여 년간 100권이 넘는 과학·철학 서적을 번역해 온 저자는 과학의 성과 자체보다 그 과정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선택과 사회적 맥락을 들여다본다. 총 5장으로 구성된 책은 피보나치가 아라비아 숫자를 유럽에 확산시킨 과정부터 특허를 포기한 마리 퀴리, 57세에 새로운 연구 분야에 뛰어든 슈뢰딩거의 도전까지 다양한 사례를 통해 과학자의 탐구심과 용기, 사회적 책임을 조명한다. 또한 열기구 비행에 열광한 군중과 오늘날 과학 홍보의 관계, 수천 명의 연구자가 참여하는 현대 과학의 협업 구조를 살피며 과학이 사회와 분리된 영역이 아님을 보여준다. 특히 챗GPT와 휴머노이드가 일상으로 들어오는 시대를 배경으로 인간과 기계의 관계를 성찰하는 대목이 눈길을 끈다. 저자는 “AI가 지능이 있는지 없는지에 대한 논의보다 AI가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훨씬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인간이 기계를 닮아가는 시대, 기술 발전의 이면에서 놓치고 있는 것은 없는지 돌아보게 한다.

무기력 시대, 몸과 마음의 역량을 높이는 회복의 과학 ‘몸이 마음을 만든다’ 外

■ 몸이 마음을 만든다(윤대현 지음,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A씨는 최근 들어 느껴지는 이유없는 불안, 몸이 축 처지는 느낌, 운전 중 갑작스런 공황 증상을 느꼈다. 심리 문제인가 싶어 정신과 의사를 찾았지만 의사는 뜻밖에도 “혈액 검사 결과도 같이 보자”는 말을 한다. 정신과에서 혈액 수치를 보는 이유가 뭘까. 염증,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등 몸의 대사가 흔들리면 뇌와 신경계도 함께 예민해질 수 있다는게 최근 의학계에서 활발히 논의되는 ‘대사정신의학’의 핵심이다. 이 책은 건강검진센터와 연계된 멘탈 클리닉에서 몸과 마음의 데이터를 함께 읽어온 저자 윤대현 서울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의 임상 경험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대사 시스템이 무너지고 몸속 염증이 증가하면 그 신호는 때로 ‘불안’, ‘공황’, ‘무기력’이라는 마음의 증상으로 나타난다. 마음이 아픈 줄 알았는데 몸의 시스템이 함께 무너지고 있었던 것. 저자는 “극심한 변화로 에너지가 고갈된 시대에는 마음을 다잡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쉬어도 풀리지 않는 피로와 무기력, 반복되는 불안과 우울에서 벗어나려면 마음을 지탱하는 몸의 시스템부터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 다가오는 이마와 검은 털 고양이(박솔뫼 지음, 마음산책 펴냄) 김승옥문학상, 문지문학상, 김현문학패, 동리목월문학상 등을 수상하며 독특한 문화적 영토를 구축해온 소설가 박솔뫼의 첫 짧은 소설집이 출간된다. 이번 작품집에는 활동 초기에 발표한 글부터 최근작까지 열세 편의 이야기와 세 편의 에세이까지 담겼다. 박솔뫼의 문장은 독자를 논리로 설득하기보다 온전히 감각하게 만든다. 낯선 호텔방의 서걱거리는 이불, 창가에 스며드는 뜨거운 햇볕과 밤의 눅눅한 습기 등 박솔뫼는 인물들이 머무는 장소의 미세한 공기와 흐름을 집요하게 포착해 문장과 문장 사이에 심어놓는다. 작가는 이 책을 두고 “밤이 깊어갈 때 머리맡에 두고 펼쳐 읽는 ‘침대책’이 되길 바란다”고 말한다. 소설집의 인물들이 거리와 시간을 초월해 기억하고, 멀리 떨어진 존재들을 불러내는 움직임을 쫓다 보면 저마다의 시공간에 놓인 마음과 마음을 이어주는 다정한 연결 고리가 돼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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