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고해성사’란 자신이 지은 죄에 대해 고백하고 용서를 구하는 참회의 방식이다. 가톨릭교회에서 성사(聖事)란 보이지 않는 하느님의 은총을 보이는 표징으로 하느님께서 우리 생활에 깊숙이 함께 하심을 체험하고 참된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얻게 되는 것이다.
고해성사는 신앙의 바탕, 희망의 출발
세례성사로 하느님의 자녀로 다시 태어난 인간이 세상 안에 살면서 여러 가지 유혹과 교만 속에서 죄를 지어 하느님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다시 죄악의 나락으로 빠져들 때, 인간이 하느님과 화해하고 다시 돌아가는 회개의 길이 고해성사인 것이다. 이러한 참된 신앙의 길로 나아가도록 교회에서는 고해성사를 자주 볼 것을 권고 하고 있다.
고해성사를 받으려면 다섯 단계의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그 첫 번째가 성찰(省察)이다. 성찰은 자신이 어떤 죄를 지었는지 살피고 돌아보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죄를 판단하는 척도(尺度)가 있어야 하는데 그것이 십계명이다.
십계명을 앞에 놓고 자신이 잘못한 것은 무엇인지 일일이 알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두 번째는 통회(痛悔)이다. 알아낸 자신의 잘못에 대하여 깊이 뉘우치는 회개의 마음이다.
세 번째는 정개(定改)로서 다시는 똑같은 죄에 빠지지 않겠다는 결심을 세우는 것이다. 이렇게 내적인 준비가 되면 고해소(告解所)의 문을 두드리게 되는데 보통 고해를 들어주는 사제와 신자사이가 음성만 들을 수 있도록 칸막이로 막혀 있는데 상담을 위해서는 열려진 고해소도 있고 신자석이 개방되어 있는 고해소도 있다. 이렇게 고해소를 찾아 하는 것이 네 번째 단계인 고백(告白)이다.
자신의 입을 통해 죄를 인정하고 용서를 구하는 행위인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왜 인간인 사제에게 죄를 고백하는가?’ 하고 이상하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죄의 고백은 사제가 듣지만 하느님께 드리는 고백으로 사제는 죄의 용서에 대한 확신을 선포해 줄 뿐이다.
마지막으로 고백이 끝나면 ‘훈계(訓戒)와 보속(補贖)’을 받게 된다. 자신의 죄에 대한 용서를 청하는 갚음으로 기도와 희생을 보속으로 받는다. 빠른 시간 내에 자신의 보속을 이행하고 새로운 삶으로 살아가도록 노력하는 고해성사는 신앙의 바탕이요, 또 다른 희망의 출발인 것이다.
얼마 전 로마 베드로 대성전에서 참회예절을 집전하시려던 프란치스코 교황은 입장하다 열릴 고해소에서 일반 사제에게 죄인임을 고백하는 고해성사를 받으셨다.
부족한 인간은 언제나 죄의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기에 늘 고해성사로 새롭게 살아가도록 당신 스스로 정화의 삶을 모범으로 사제들도 고해성사를 자주 받을 것을 행동으로 가르친 것이다. 교회법에서는 가톨릭 신자는 적어도 일 년에 한번은 의무적으로 고해성사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한국교회에서는 전통적으로 부활절과 성탄절을 앞두고 의무적으로 고해성사를 받도록 권고하고 있다.
죄를 뉘우치고 성찰, 부활의 삶되길
지금이 가톨릭교회에서는 부활을 준비하는 사순시기이다. 사순절(주님의 수난을 묵상하는 40일)은 인간이 흙에서 왔으니 흙으로 돌아갈 자신의 존재를 생각하고 하느님 앞에 교만하게 살아왔던 지난날을 반성하며 고해성사로 주님의 수난에 동참하도록 자선과 기도와 단식으로 부활을 준비한다.
죽었던 대지를 녹이며 아지랑이가 피어나고 온갖 꽃들이 피어나는 봄의 향연과 함께 맞이하는 한국의 부활을 늘 국민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안겨 주었듯이 거짓과 조작이 난무한 이시대가 고해성사를 청하듯, 자신을 성찰하고 죄를 뉘우치며 새로운 부활의 삶으로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기를 두 손 모아 기도한다.
송영오 신부ㆍ천주교 수원교구 가정사목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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