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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평섭 칼럼] 한동훈 위원장이 반성하자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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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평섭 前 세종특별자치시 정무부시장

유럽 역사에서 가장 아름다운 미녀로 알려진 이집트의 클레오파트라. 최근 한 영화사가 흑인 여성 배우를 클레오파트라로 등장시켜 논란이 됐지만 인류학자들 중에는 그녀가 흑인일 수도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전해 오는 이야기로는 클레오파트라가 거느린 시녀들은 모두 추녀였다고 한다. 미인들로 시녀를 두면 자신의 특출한 아름다움이 가려지기 때문이라는 것. 그렇게 시녀들까지 차별화해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다는 것이다.

 

정치도 이런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 정책에서는 물론 인사, 홍보 등 모든 분야에서 차별화하지 않고는 상대를 이길 수 없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이재명 대표의 민주당이 운동권 특권 세력과 개딸 전체주의와 결탁해 자기가 살기 위해 나라를 망치는 것을 막아야 한다”며 “당 대표가 일주일에 세 번, 네 번씩 중대범죄로 형사재판을 받는, 초현실적인 민주당인데도 국민의힘이 왜 압도하지 못하는지 냉정하게 반성하자”고 했다. 민주당, 특히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거의 매일 언론을 타고 있는데 왜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지율이 뒤처지고 있는가? 지금 민주당과 국민의힘 소속이거나 소속해 있다가 탈당한 의원들 중 부패, 비리 혐의로 기소되거나 수사를 받고 있는 의원이 24명인데 민주당이 19명이나 되고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국민의힘은 지지율이 껑충 뛰었을 것이다.

 

전 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현역 의원 20명에게 돈 봉투를 돌린 혐의로 구속됐고 탈당한 의원 중에는 위안부 할머니들 돈을 횡령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거나 수십억 코인 놀이를 한 의원, 허위 인턴증명서를 발급한 죄로 의원직을 상실한 경우도 있고.... 문재인 민주당 정부는 집값, 소득, 고용 등 광범위한 국가통계를 조작하는 방법으로 자신들의 정책을 호도했다. 절대 있을 수 없는 도덕적 선을 넘은 것이다. 그런데도 윤석열 정부의 지지도는 그때보다 왜 앞서질 못하는 것인가? 이에 대해 한 비대위원장은 ‘반성하자’며 솔직한 속내를 드러냈다. 반성한다면 철저한 자기 성찰부터 있어야 한다.

 

가령 국민의힘을 충격에 빠뜨린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부터 보자. 보궐선거 비용 40억원은 국민 혈세에서 부담해야 하는데 그 원인 제공을 한 것은 국민의힘 소속 김태우 후보였다. 그가 강서구청장으로 있다가 대법원 판결로 구청장직을 상실한 것인데 아무리 사면됐다 해도 다시 구청장 후보로 내세운 것은 누가 봐도 공정과 상식이 아니었다. 이에 들어가는 40억원 혈세도 김태우 후보는 ‘애교로 봐달라’고 했으니 유권자들이 등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도 후보로 선정한 국민의힘은 대통령까지 포함해 민주당과의 차별화에 실패한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에게 표를 찍었던 사람들까지도 ‘공정과 상식’에 실망해 야당에 표를 던진 것.

 

뿐만 아니라 김태우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강서구에 나타난 국민의힘 인물들은 거의 영남 출신. 그래서 ‘영남당’ 이미지만 덧칠했다. 이곳에 호남과 충청 출신 유권자가 많다는 사실을 깊이 생각하지도 않은 것이다. 한마디로 오만했던 것이고 국민의 눈높이를 입으로는 주장하면서 행동은 역주행을 한 것이다.

 

그래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는 국민의힘이 반성하고 반성해야 할 산 교훈이 되고 있다. 이 밖에도 계속되는 검사 출신의 요직 발탁, 부산 엑스포 유치 실패와 그 뒤처리,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시시비비 등이 겹치면서 민심이 등을 돌린 것이다.

한 비대위원장이 등판하면서 국민의힘에 등 돌렸던 민심에 변화가 있음은 다행이지만 한 비대위원장의 차별화 전략이 얼마나 지속적으로 동력을 발휘할지가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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