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세종 인하대 일본언어문화학과 교수
가난한 시대에 세계에 한국을 알릴 수 있는 일이라고는 올림픽에서의 메달 획득 정도였다.
하지만 메달을 땄다 한들 한국의 권위나 위세가 높아지는 일은 결코 없었다. 메달 한두 개로 이뤄지는 국위가 아니기 때문이다.
올림픽은 스포츠의 즐거움에 타국을 이긴다는 통쾌함을 주지만 져도 국가 위상을 변화시키는 일은 없다.
언론은 늘 메달 획득을 국위선양이라며 연금과 포상금을 결부시킨 기사를 내놓는다. 국위란 타국에 한국의 위상을 드높이는 일로 스포츠로 이루기에는 한계가 있다.
남미나 아프리카에서 금메달을 따고 월드컵을 우승했다 하여 국위에 변화를 가져왔다는 말은 듣지 못한다. 일본이나 중국이 금메달을 땄다 하여 그 나라를 부러워하는 일도 없으며 누가 땄는지 관심도 없다. 미국이 메달을 적게 땄다고 국위가 변하는 일도 없다.
올림픽은 드라마와 같아 한국이 타국을 이기니 기뻐하는 것이지만, 거꾸로 패한 나라로부터는 부러움보다 시기와 질투로 악의를 갖게 할 수도 있다.
산업경쟁력을 주도하지 못하고는 국위선양은 어렵다. 외국을 방문해 한국 기업의 깃발이나 태극기가 휘날리는 위용에 감격하며 한국의 위상을 실감하게 된다.
국력 신장으로 타국이 한국의 위상을 높게 볼 때 국위가 선양되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한국 국위선양의 일등공신은 기업이다. 국력의 뒷받침이 없는 한국을 봐줄 나라는 없다.
국위선양을 구태의연한 시각으로 보지 마라. 올림픽이 상업화되고 부패했지만 스포츠인만큼 관심도 갖고 자국의 메달 소식에 순간 열광하지만 지나면 잊히는 그런 것이다.
이제 가난한 시대에 국가가 주도하던 스포츠가 아니다. 일부 국가 지원이 필요할 수 있겠지만 기본적으로는 스포츠인 스스로가 알아서 할 일이다.
이미 국민의 수준이 높아져 개인이 자신의 미래를 선택하는 시대다. 개인이 원하면 하는 것이고 국민도 좋으면 응원하고 후원하는 것이다.
한류 스타가 국가가 아닌 자신들의 노력으로 성공한 것처럼 스포츠계도 그래야 한다. 예체능은 이미 부를 창출하는 거대 산업이다. 성공한 자는 거대한 부를 누린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국위를 선양하는 수많은 자들이 있지만, 그들에게 국가가 연금이나 포상금을 주지 않는다.
언론이 중계를 하고 보도를 하니 스포츠가 크게 보이지만 국위선양이란 말로 국민을 호도해서는 안 된다.
국민의 노후 생명줄인 연금은 신체 건강한 젊은이들에게 가당치 않다. 포상도 기업 총수를 수장으로 두고 있는 협회에서 하면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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