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칼럼>
과학기술의 눈부신 발전에 힘입어 의학에서도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진단기계 및 치료기술이 발전하고 있다. 참으로 다행스럽게도 이러한 발전은 많은 환자에게 반가운 소식이며 실제로 예전에는 속수무책이었던 병들이 하나 둘 치료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의학발전에도 불구하고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 과음, 흡연, 수면 부족, 운동 부족, 활동량 부족, 영양 불균형 등 수 많은 요인들이 현대인을 압박하고 있다. 평균 수명은 늘어 가는데 사람들은 이러한 위험 요소에 노출되어 언젠가 발생할지 모르는 불행을 마치 남의 일인 양 무관심하다. 이중 가장 위험한 것이 중년층에서 발생하는 ‘돌연사’라 할 수 있다.
돌연사란 증상이 갑자기 발생해 1시간 이내 사망하는 것을 의미한다. 기존에 있던 질병으로 증상이 갑자기 악화되어 1시간 이내에 사망에 이르게 되는 경우도 돌연사에 포함된다. 따라서 운동 중에 갑자기 사망할 수도 있고, TV를 보다가 혹은 운전 중이나 수면 중에도 사망할 수 있다.
최근에 사망한 팝 가수 마이클 잭슨도 아직 정확한 사망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채 여러 추측만 난무하고 있다. 마이클 잭슨의 직접적 사망원인인 급성 심정지는 심장 펌프 기능이 순간적으로 중지되는 증세다. 급성 심정지는 심근경색, 협심증, 부정맥 같은 심장병을 앓고 있는 사람에게 많이 발생한다. 마이클 잭슨은 10년 만에 무대에 복귀하는 런던 공연을 목전에 두고 있어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러한 스트레스가 그의 죽음을 앞당긴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스트레스 호르몬은 관상 동맥을 더 좁게 만들고 심장으로 공급되는 피의 양 자체를 적게 함으로써 급성 심정지의 주요 원인인 심실성 부정맥을 일으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돌연사는 원인을 발견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으나 대부분의 경우는 심혈관계의 질병 때문에 발생한다. 돌연사의 80∼90%는 관상동맥 질환이 원인이고, 한국에서는 1년에 인구 1천명당 1∼2명(0.1∼0.2%)의 환자에서 발생하며 여자에 비해 남자가 4배 정도 많다.
그러면 과연 돌연사를 막을 방법은 없을까? 사실 알고 보면 참으로 쉽고도 어려운 일일 수 있다. 돌연사를 막는 방법은 평소 건강한 생활습관을 갖는 것이다. 지난해 의사협회에서 제시한 심·뇌혈관질환의 예방을 위한 9대 생활 수칙을 소개한다.
▲담배는 반드시 끊을 것 ▲술은 하루에 한두 잔 이하로 줄일 것 ▲음식은 싱겁게 골고루 먹고, 채소와 생선을 충분히 섭취할 것 ▲가능한 한 매일 30분 이상 적절한 운동을 할 것 ▲적정 체중과 허리둘레를 유지할 것 ▲스트레스를 줄이고, 즐거운 마음으로 생활할 것 ▲정기적으로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을 측정할 것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을 꾸준히 치료할 것 ▲뇌졸중, 심근경색증의 응급증상을 숙지하고 발생 즉시 병원에 갈 것 등이다.
국내 평균 수명이 80세를 넘기는 상황에서 위험요인을 하나하나 줄여가는 것은 여생을 편하게 즐길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보험이다. 날씨가 점점 추위지고 곧 한 해를 마무리해야 하는 이때 자칫 과도한 음주와 흡연, 수면 부족으로 건강을 해치기보다는 충분한 수면과 적절한 영양과 운동, 평소 즐기는 취미 생활로 건강한 겨울을 준비하는 것은 어떨까? /주남석 아주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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