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에 위험도가 높다고 알려진 뇌졸중은 사실 날씨가 더워지는 여름에도 주의가 필요한 질환이다. 실제로 조사에서도 추운 12월과 한여름의 뇌졸중 환자수가 거의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뇌졸중과 같은 뇌혈관질환은 ‘암’에 이어 국내 사망원인 2위에 해당할 정도로 그 빈도가 높고 결과도 치명적이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뇌졸중 고위험군의 경우 더욱 그렇다.
뇌졸중 위험을 높이는 대표 질환으로는 ‘심방세동’이 있다. 실제로 뇌졸중 환자 5명 중 1명이 심방세동을 원인으로 하고 있을 만큼, 심방세동 환자들의 뇌졸중 위험이 크다. 심방세동은 심장이 무질서하게 뛰는 질환인데, 이 경우 혈전(피떡)이 생기기 쉽고 이 혈전이 떨어져 나와 뇌혈관을 막으면 뇌졸중을 일으킬 수 있다.
뇌졸중은 한 번 발생하면 심각한 후유증을 겪을 수 있기 때문에 뇌졸중 위험이 높은 심방세동 환자들에게는 예방을 위해 ‘항응고제’를 복용하도록 하고 있다. 항응고제는 피가 굳는 시간을 늦춰 혈전을 예방하는 약물로 지난 60년 동안은 ‘와파린’이 거의 유일했다.
와파린은 뇌졸중 위험을 낮추는 효과적인 약이지만, 다른 약물이나 음식의 영향을 받고 자주 모니터링을 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자주 병원을 방문하기 힘든 환자들은 치료제를 바꿀 수 없을지 묻는 경우도 적지 않다.
몇 년 전부터 와파린의 단점을 극복한 신항응고제가 출시됐지만, 이 신약들은 와파린을 쓰고도 효과가 없는 환자에게만 보험이 적용되기 때문에 아직까지 아쉬움이 크다. 의학계에서도 이런 아쉬움을 해소하고 많은 환자들이 치료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는 현실이다.
중요한 사실은 뇌졸중 고위험군이더라도 예방하고 관리하면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뇌졸중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연령이 65세 이상인 경우나 당뇨, 고혈압, 심부전 외 기타 심혈관 질환을 가지고 있는 경우라면 가슴 두근거림이나, 호흡곤란, 피로감 등의 증상을 가벼이 여기지 말고 병원에 방문해 건강상태를 확인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김경희 부천 세종병원 심장내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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