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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프리즘] 김치와 이케아

우리민족의 대표 음식으로 김치를 손꼽는데 주저할 사람은 많지 않다. 미국의 퍼스트레이디인 미셀 오바마 여사가 본인의 트위터에 백악관 텃밭에서 직접 기른 배추를 뽑아 부엌에서 김치를 담그는 모습을 공개하여 많은 화제를 뿌렸듯이 이제 김치는 세계인이 사랑하는 대표적인 건강 발효식품이 되었다.

이웃과 따뜻한 정을 나누는 김장문화는 한민족의 전통을 담고 있는 인류 보편적인 문화가치를 인정받아 유네스코 인류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기도 했다. 그런데 김치의 문화적 가치에도 최근 들어 매년 국정감사에서 김치의 무역적자가 도마 위에 오르는 것은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나라 김치 수출은 2012년에는 1억불이 넘는 등 전반적으로 증가 추세를 보이면서 수출시장이 미주, 유럽, 동남아시아로 다변화되어 왔으나, 2012년 이후부터 엔저 등으로 주력 수출시장인 일본으로의 수출이 저조함에 따라 감소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반면에 중국으로부터 김치 수입은 2013년에는 1천363억원, 2014년에는 1천207억이 됨에 따라 적자가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김치무역적자 해결을 위해 수출국의 다변화와 다양한 김치상품개발 등이 추진되어 왔는데, 무엇보다도 중국 검역규제로 인해 김치가 중국으로 수출되지 못하는 비관세장벽 해소가 가장 큰 현안 과제였다.

중국 70주년 전승절 열병식 참가여부로 장안을 들썩였던 박근혜 대통령 방중 시 리커창 총리에게 한국김치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는 중국 위생기준 때문에 수출길이 막혀 있는 한국 김치수입허용을 요청하자, 리커창 총리가 곧 좋은 소식을 주겠다고 화답을 했다는 소식이 보도되었다. 이로써 조만간 김치의 중국 수출길이 열릴 것이라고 전망된다.

본격적인 김치 중국수출에 앞서 한류를 활용한 김치홍보 등 많은 준비가 있어야겠는데, 그 중에서도 김치의 중국어 명칭개발이 가장 시급하다고 하겠다. 지금까지 중국에서 김치는 제대로 된 중문명칭이 없어 중국절임식품 파오차이의 일종처럼 ‘한국파오차이(韓國泡菜)’로 불리고 있어 관심 있는 많은 분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중국어 표의문자의 특성상 중국에서는 외래어 표기시 한자로 변경해 표기할 수밖에 없다. 세계적인 가구회사인 이케아 중국사례는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이케아는 중국진출에 앞서 이케아와 발음이 유사하면서 중국인에게 좋은 인상으로 다가갈 수 있는 중국어 명칭을 개발하였다. 이케아 중국어 명칭은 중국인에게 ‘마음에 드는 집’을 연상시켜주는 ‘이지아(宜家)’이다. 중국 소비자는 이케아가 무엇을 파는 곳이며 어떤 제품특성이 있는지를 이케아 중국 명칭을 보고 쉽게 알 수 있다.

2013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서는 인류가 예부터 즐겨먹어 왔던 절임채소 중 유일하게 고추가루를 이용하여 매운맛을 내는 김치의 독특한 특성을 잘 표현하는 ‘신비로운 매운맛’이라는 뜻을 가진 ‘신치(辛奇)’를 중문 김치상표로 개발, 상표등록을 한 바 있다. 중국 소비자가 김치와 중국 파오차이와의 차이를 느낄 수 있는 중문명칭으로 식탁에서 즐길 수 있는 그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고대한다.

박종서 한국외식산업경영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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