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대 총선거로 시국이 어수선한 틈을 이용하여 집단이기주의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지난 4일부터 대부분의 동네의원들이 집단 휴진에 들어가 많은 환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는 가운데, 내일부터 의사들이 무기한 휴진에 들어가겠다고 밝혀 더욱 죄없는 환자들의 불편만 가중될 전망이다. 이뿐만 아니다. 인천에서는 일시적이나마 시내버스 파업으로 대중 교통을 이용하는 승객들이 불편을 겪는 사례가 발생하였으며, 오는 10일부터 직장의보 노조가 총 파업을 돌입키로 하여 의료보험 서비스의 심각한 차질이 예상된다.
선거때야 말로 각종 이익집단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표출하기 가장 좋은 기회이다. 정당이나 정치인 모두 선거에 승리하기 위해 비록 예산상의 대책이 없는 공약(公約) 아닌 공약(空約)을 남발하게 된다. 더구나 많은 유권자가 집단으로 움직이고 있는 단체로부터 표를 얻기 위해 정당이나 후보자는 각종 단체가 요구하는 민원에 대하여 어느때보다 약하기 때문에 선거때가 되면 각종 단체들의 요구가 봇물을 이룬다. 이런 현상은 민주국가에서 자연스러운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최근 야기되고 있는 각종 단체에 의한 선거를 이용한 집단 이기주의는 다소 지나친 감이 있다. 의약분업을 앞두고 발생한 의사들의 집단휴진은 지난 주 대통령까지 개입하여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 집단 휴진을 철회한 바있는데, 또 다시 집단휴진을 하려고 하니 이해할 수 없다. 그 동안 대화로 문제를 풀겠다는 약속은 어떻게 된 것인지 묻고 싶다. 불과 일주일 전 집단휴진을 철회할 때와 무엇이 달라진 것인지 의사들과 복지부등 관계기관은 국민들에게 대답해야 될 것이다. 분명 어느 한쪽은 잘못한 것이다.
단체의 이익을 추구하기 위한 평화적 방법은 보장해야 된다. 그러나 선거를 틈타 유권자들을 담보로 집단의 과도한 이익을 추구하는 행위는 국민들로부터 지지를 받을 수 없다. 오히려 선거분위기를 혼탁하게 하여 공명선거를 해칠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 정부도 선거때라고 방관만 하지 말고 사회 질서 유지를 위하여 정정당당하게 집단이기주의적 행동에 적극 대처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댓글(0)
댓글운영규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