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일보 로고
2025.07.06 (일) 메뉴 메뉴
위로가기 버튼

스승의 날

‘스승의 날’은 원래 5월26일이었다. 1963년 청소년적십자 중앙학생협의회(J.R.C)가 5월26일을 스승의 날로 정하고 사은행사를 열었는데 1965년부터 세종대왕 탄신일인 5월15일로 변경, 각급 학교 및 교직단체가 주관이 돼 행사를 개최했다. 1973년 정부의 서정쇄신 방침에 따라 사은행사까지 규제하게 돼 스승의 날이 폐지되었으나, 1982년 스승을 공경하는 풍토조성을 위하여 다시 부활됐다.

스승의 날엔 교육공로자를 정부가 포상하고 수상자에게는 국내 산업시찰의 기회를 주었다. 또한 각급학교 동창회·여성단체·사회단체가 자율적으로 사은행사를 했는데 특히 ‘옛 스승 찾아뵙기 운동’을 전개하였다. 스승의 은혜에 감사하고 사제관계를 깊게 하는 한편, 은퇴한 스승 가운데 병고와 생활고 등에 시달리는 이들을 찾아 위로하기도 했다. 선후배 및 재학생들은 옛 스승을 모시고 ‘은사의 밤’을 열어 스승의 은혜에 감사하며, 스승에게 카네이션을 달아 드렸다. 스승의 역할에 대한 특별강연·좌담회·다과회 등도 열어 비록 하루이지만 뜻 깊게 보냈다. 그러나 지금은 스승의 날이 점점 퇴색되어 간다. 스승의 노고를 하루라도 덜고자 학부모들이 1일 명예교사를 자원하기도 했으나 이마저 중단한 학교가 많다. 심지어 어느 학교는 스승의 날에 선물은 물론 꽃도 가져 오지 말라고 가정통신문을 통해 당부한다. 촌지 수수 등 오해를 받기 싫어서다. 교장 재량으로 수업시간을 단축하여 옛 스승을 찾아뵈라고 한다지만 공휴일이 아니어서 효과가 별로 없는 모양이다.

예전에는 스승의 날이 아니어도 달걀 꾸러미나 과일, 담배 등 약소하지만 감사의 정이 담긴 선물을 선생님에게 갖다 드렸다. 교사들이 도시락을 싸가지고 다니던 시절엔 점심 때 상추쌈, 고추장을 소쿠리에 담아온 학부모도 있었다. 스승이 대접받는 시대는 이미 사라졌다고 자조하는 교사들도 있어 서글퍼진다. 하지만 며칠 앞으로 다가온 5월15일 스승의 날엔 학교에서 만류한다 해도 학생들이 선생님에게 꽃다발을 한아름 안겨드리는 아름다운 광경을 보여줘야 한다. 스승에게 꽃다발을 선물했다고 야단치는 학교야 설마 있겠는가. 스승이 웃을 때 제자가 따라 웃는다. 제자가 기뻐할 때 스승의 가슴에선 보람이 분수처럼 솟구친다.

댓글(0)

댓글운영규칙

- 권리침해, 욕설 및 특정 대상을 비하하는 내용을 게시할 경우 이용약관 및 관련법률에 의해 제해될 수 있습니다. 공공기기에서는 사용 후 로그아웃 해주세요.

0 /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