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일보 로고
2025.07.07 (월) 메뉴 메뉴
위로가기 버튼

천자춘추/다시 희망의 스타트라인에서…

가게 임대료는 내어야 하고 매출은 떨어지기만 하고, 조그마한 집 장만을 위하여 대출받은 이자는 갚아야 하는데 팔리지도 않은 집 때문에 부부싸움은 계속되고, 대학졸업한 멀쩡한 아들 녀석은 허구한 날 술에 취해 들어오기만 하고 …. 2004년을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의 군상의 내면에서 읊조리는 이 한탄의 목소리를 묻으며 그래도 또 한해는 저물어 가고 있다.

겨울의 얼음살이 채 녹지도 않은 3월, 헌정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가결한 대한민국 국회는 폭력과 고성으로 시작하여, 급기야 지난 10월 신행정수도이전에 대하여 헌법재판소는 “우리나라의 수도가 서울” 이라는 ‘관습헌법’으로 성립된 불문헌법에 해당된다는 사법적 판결에 이르기까지 정치의 실종과 갈등의 폭증에 의존하는 불명예로 끝을 맺고 있다.

생존과 삶의 터전을 지키기 위하여 몸부림치며 침묵하는 일반대중들의 부르짖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리고 ‘오직 민초들을 위한 경영’을 패러다임으로 삼은 조선조 초기 정치이념인 ‘민본정치(民本政治)’의 가르침을 조금이라도 새기고 있는지 참으로 안타까울 따름이다.

그러나 어쩌랴, 정치적 갈등의 심판대에서 ‘그래도 지구는 돈다’라고 일갈하며 역사의 뒤안길로 퇴장한 과학자이자 철학자인 ‘갈릴레오’의 말처럼 자연의 법칙은 여전히 존재하고, 2005년의 새해는 다시 동트게 되는 것은 누구도 막지 못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는 저 광활한 대지위에 다시 씨를 뿌리고 수확의 결실을 기대하는 대장정의 스타트라인에 서서 자연의 생명력을 다시 붙들고 키워야 하는 결연한 자세를 가지지 않을 수 없다.

다행히도 ‘인간배아복제를 통한 줄기세포 배양’ 성공소식을 발표해 세계를 놀라게 한 황우석 교수의 생명공학분야, ‘한국영화 1천만명 관객시대’로 이끈 영상과학분야, ‘서울과 부산을 2시간30분에 잇는 고속철의 개통’으로 지역균형발전의 초석이 된 기반시설분야, ‘일본·중국·홍콩 등 동남에 등에 한류 신드롬’을 일으킨 문화산업분야 등 아직도 녹슬지 않은 한국인의 잠재력을 우리는 믿어야 한다.

산업화·근대화의 출발은 비록 늦었지만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도록 만들었던 선배들의 역동성과 ‘탈경계적 무한경쟁의 지구촌사회’를 선도하는 초정보화사회를 일구어낸 동료·후배들의 열정이 함께 호흡한다면 아시아의 용으로 부각되었던 한국의 르네상스를 다시금 찾아 볼 수 있을 것이다.

/한 현 규 경기개발연구원장

댓글(0)

댓글운영규칙

- 권리침해, 욕설 및 특정 대상을 비하하는 내용을 게시할 경우 이용약관 및 관련법률에 의해 제해될 수 있습니다. 공공기기에서는 사용 후 로그아웃 해주세요.

0 /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