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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경제] 금융 모바일시대, 핀테크 활성화로 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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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테크가 금융시장의 화두가 된 지도 1년여가 지났다. 그동안 핀테크란 이름으로 다양한 서비스가 소개되고, 포럼 발표와 지상에서의 활발한 의견 개진, 핀테크업체 창업도 꽤 늘어나서 나름 붐이 조성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핀테크, 그거 지급결제 아닌가?”, “신용카드로도 충분한데, 왜 핀테크가 필요한가?” 하는 질문이 아직도 많다. 왜 그럴까.

아무래도 핀테크(FinTech)란 용어의 뜻이 아직 모호하고 범위 또한 너무 넓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어떻게 하면 핀테크를 쉽게 이해할 수 있을까. 핀테크는 파이낸스(Finance)의 핀(Fin)과 테크놀로지(Technology)의 테크(Tech)를 합쳐서 보통 금융과 IT기술의 결합이란 뜻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래서는 최근 붐을 일으키고 있는 핀테크 현상을 이해하기에는 뭔가 조금 부족한 듯하다. 이제껏 나온 웬만한 금융 서비스치고 IT기술과 결합되지 않은 게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부족분을 채우려면 어떤 용어가 필요할까. 개인적으론 ‘금융의 인터넷화’ 또는 ‘금융의 모바일화’로 이해하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한다. 우리가 알게 모르게 금융 현상과 금융의 개념이 통째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우리가 익숙하게 마주했던 금융은 은행 지점이나 증권사 객장과 같은 영업점, 그곳에서 고객에게 상품을 설명해주는 직원, 그리고 건물 밖에 걸어둔 금융회사의 간판 등이다. 그러나 인터넷의 발달, 특히 모바일 시대가 되면서 금융의 개념에 대해 다시 생각해야 할 때가 되고 있다.

 

영업점은 모바일 스마트폰으로, 금융회사 직원은 스마트폰에 내장된 핀테크(금융IT) 서비스로, 금융회사는 다양한 핀테크 서비스를 종합적으로 제공하는 IT 플랫폼으로 대치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인터넷과 모바일이 발달하면 금융의 인터넷화ㆍ모바일화가 빠르게 진행되어 내 손안에 영업점과 금융 서비스, 금융회사를 쥐고 있을 수 있다는 얘기다.

 

앞으론 하루의 금융 일과를 대부분 스마트폰으로 할 수 있다. 서둘러 출근하면서 엠페사 결제앱으로 딸에게 용돈을 보내고, 알아서 내 주식을 관리해주는 로봇매니저에게 어제 뉴욕주가를 입력해둔다. 회사에선 트랜스퍼와이즈로 환전부담 없이 해외송금하고, 퇴근길에 크라우드펀딩 사이트에서 회사 신제품 제작자금을 조달한다.

이쯤 되면 개인, 기업의 금융일과는 꽤 효율적일 것 같다. 우리가 자고 먹는 시간을 빼고 하루 중 약 10시간의 생산 활동을 한다고 하자. 만약 핀테크 활용으로 30분만 절약한다 해도 무려 5%의 생산성 향상이다. 영업이익률 10% 내기도 어려운 우리 기업들, 일본과 중국 사이에 껴서 성장률 3%도 버거운 대한민국 정부입장에서 곰곰이 생각해볼 일이다.

 

이미 세계 금융시장은 핀테크가 대세다. 새로운 산업성장을 선도하는 미국의 실리콘밸리는 물론, 세계 금융 일번지인 뉴욕 맨해튼과 영국 런던에서 은행과 투자은행들이 핀테크업체에 앞다퉈 투자하고 이노베이션 랩을 운영하고 있다. 도이치뱅크는 이미 500여 개 이상의 핀테크업체에 투자했다고 하며, 시티은행은 미국, 유럽, 아시아에서 유망 핀테크업체를 발굴하고 있다.

 

금융낙후국으로 알려졌던 중국은 우리를 더 놀라게 하고 있다. 전자상거래업체로 알려졌던 알리바바가 8개월 만에 경제 상품 ‘알리페이’를 활용해 펀드 하나로 100조 원을 끌어모으는가 하면, 알리바바, 텅쉰(Tencent) 등 인터넷 기업들이 은행업 인가를 받고 있다.

 

이러한 글로벌 추세는 우리에게 무엇을 말하고 있는 것일까. 이미 글로벌 금융회사들은 핀테크 즉, 금융의 인터넷ㆍ모바일화를 미래 트렌드로 보고 ‘새로운 금융’을 준비하고 있다는 의미다. 리테일(소매금융)을 철수ㆍ축소하고 있는 외국 은행들이 핀테크로 재무장한 디지털뱅크로 탈바꿈할 날도 멀지 않았다고 본다.

 

물론 우리도 금융당국을 중심ㆍ으로 금융회사들과 핀테크업체들이 발 빠른 대응을 하고 있다. 금융위원회의 핀테크 활성화 대책에 발맞추어 은행 등 금융회사들마다 핀테크 지원센터를 만들고 업체 발굴에 힘쓰고 있다. 

그러나 세계의 인터넷ㆍ모바일 금융의 변화 속도를 보면 시간이 많이 남지 않은 것 같다. IT에 강점이 있는 우리들의 보다 적극적인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이유다. 금융과 IT의 이종교배, 새로운 금융체계 수립, 핀테크 붐 조성으로 글로벌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우리 고유의 금융경쟁력을 키워나갔으면 한다.

 

정유신 서강대학교 경영학부 교수겸 핀테크지원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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