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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7.14 (월) 메뉴 메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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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취 유발’ 은행 ‘민원 열매’ 오명

은행 암나무 가로수 1만5천 그루 가을 되면 도로 뒤덮는 열매 ‘냄새’ 보행자들 ‘악취 지뢰’ 피하기 묘기 
지자체 마다 민원 우려 묘책 골몰 신속 수거작전… 전담반 투입까지

2일 오전 인천 계양구 서부간선로 일대에서 지자체 공공근로자로 구성된 수거 전담반 요원들이 인도에 떨어진 은행열매를 쓸어담고 있다. 사진=조주현 기자
▲ 2일 오전 인천 계양구 서부간선로 일대에서 지자체 공공근로자로 구성된 수거 전담반 요원들이 인도에 떨어진 은행열매를 쓸어담고 있다. 사진=조주현 기자
가을철을 맞아 인천지역 인도 곳곳에 떨어진 은행나무 열매가 시민과 일선 지자체들의 천덕꾸러기 신세로 전락하고 있다. 

 

2일 인천시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인천지역 도로 가에 심어진 전체 가로수 21만7천 그루 중 은행나무는 4만7천여 그루이다. 

 

이 중 열매를 맺는 암나무는 총 1만5천 그루로, 전체 은행나무 중 32%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와 관련, 무르익은 은행나무 열매가 인도로 떨어지는 통에 악취와 열매 분비물로 인한 민원이 최근 큰 폭으로 늘었다. 특히, 지난 1일에는 인천지역에 강풍까지 불어 곳곳에서 열매가 대량으로 떨어져 지자체에 치워달라는 민원이 급증했다. 

 

실제로 2일 오전 암은행나무들이 늘어선 계양구 효서로 일대 인도에선 보행자들이 바닥에 떨어진 열매를 피해 다니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비슷한 시각, 부평구 동암역 인근 도로에서도 나무에서 떨어지는 열매에 맞을 것을 우려해 머리를 가린 채 뛰어가는 시민도 눈에 띄었다. 

 

인천 부평구에 사는 한 여성은 “평소 유모차를 끌고 아기와 산책을 많이 하는 편인데, 은행나무 분비물이 바퀴에 자꾸 묻어 집에서도 악취가 많이 난다”며 불편을 호소했다. 

 

또 다른 여성은 “떨어지는 열매에 맞을까 봐 걱정되고, 미끄럽기도 해서 위험해 보인다”고 말했다.

 

민원을 의식해 일선 지자체들도 은행열매를 줄이기 위해 다양한 대책들을 내놓고 있다. 

 

미추홀구와 남동구의 경우, 올해 초 암은행나무에 인공불임제를 살포해 열매 자체를 맺지 못하게 하거나, 수종개량을 통해 암나무를 줄이는 방안을 시범적으로 시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불임제를 뿌리는 시기를 맞추기 어려운데다 약품살포에 대한 반대여론과 비용 때문에 전면 시행은 못 했다. 

 

이 때문에 아직은 인력을 동원해 열매를 직접 거둬가는 방식이 널리 쓰이고 있다. 

 

일부 지자체들은 공공근로자들로 구성된 수거 전담반을 운영하거나 위탁관리 업체를 통해 열매를 수거하기도 한다. 

 

일선 지자체 관계자는 “과거에는 불법으로 은행나무 열매를 털어가는 사람들이 많아 단속할 정도였지만, 요즘엔 중금속 오염 등을 우려해 은행을 가져가는 사람도 없는데다 수요도 줄어, 거둬들인 열매는 전량 폐기처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준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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