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 한 고등학교가 교내 성희롱 사건을 몰래 숨기고 학생들의 인권을 무시했다는 폭로 글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와 교육청이 진상 조사에 나섰다.
지난 21일 한 네티즌은 SNS에 올린 '울산 A 고등학교의 사과와 반성을 촉구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학교는 그동안 숱한 교내 성희롱 사건들을 쉬쉬하며 사과 한마디 없이 넘겨버리고, 같은 행동을 반복해 왔다"며 "학교의 진실한 사과와 변화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 네티즌은 "남자 사감이 매일 여학생 기숙사 방을 검사하고, 불시에 방으로 쳐들어온다"며 "일전에 '속옷 통 뒤지기'가 문제가 되자 교장이 남교사의 여학생 기숙사 검사를 그만두겠다고 약속했지만 지켜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한 남자 사감은 여학생 침대 위에 앉아 빨래통을 바닥에 엎게 하고, 옷장을 열게 한 후 그것을 구경하며 '너희가 한 것(직접 빨래통을 엎고 옷장을 연 것)이니깐 군말 마라'고 말했다"며 "이는 남자 교사의 기숙사 검사 중단에 대한 학생들의 요구를 우습게 여기는 행동"이라고 덧붙였다.
네티즌은 이어 "최근엔 여학생들이 지속적인 성희롱과 모욕을 당했다며 같은 반 남학생을 학폭위에 신고하는 일이 있었다"며 "그러나 교사는 오히려 신고한 학생들에게 '여학생들이 남학생 하나를 몰아가느냐', '왜 일을 키우느냐'고 말하는 등 회유와 겁박으로 2차 가해를 했다"고 주장했다.
이 네티즌은 "좋은 학교는 사건을 덮고 묻는 학교가 아니라 당당하고 투명하게 해결하는 학교"라며 "학교는 모든 일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우리의 정당한 권리를 지켜주겠다고 약속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울산시교육청 관계자는 22일 "오늘 학교를 찾아가 이의를 제기한 학생들과 면담을 하는 등 폭로 글과 관련한 조사를 시작했다"며 "해당 기숙사 사감은 업무에서 배제했다"고 밝혔다.
설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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