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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발 기증 통해 소아암 환아 돕고 싶은데…머리카락 받아주는 곳이 없다

“소아암 환아를 돕고자 소중히 기른 모발을 기증하는 모습도 이제 추억 속에서만 회상해야겠네요”

최근 성남 서당초등학교의 구도연군이 소아암 환아를 위해 2년간 기른 모발을 기증해 지역사회에 감동을 준 가운데, 소아암 환아들을 돕고자 소중히 머리카락을 기른 후 기증에 나서는 따뜻한 풍경이 추억 속으로 사라질 전망이다.

소아암 환아들에게 맞춤형 가발을 지원하고자 일반인들로부터 모발을 기증받았던 단체들이 연이어 ‘모발 기증 캠페인’을 중단하고 있어서다.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와 하이모 등 소아암 지원단체 및 가발업체 등은 어린 나이에 걸린 암을 치료하고자 사용한 약물 등으로 인해 머리가 빠지는 소아암 환아들을 위해 일반인들로부터 모발을 기증받아 맞춤형 가발을 제작, 소아암 환아들에게 전달하는 ‘모발 기증 캠페인’에 나섰다.

그러나 지난 2000년부터 약 19년간 캠페인을 벌인 하이모는 지난달부터, 2007년부터 12년가량 캠페인을 이어온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는 올 2월부터 모발 기증을 받지 않기로 했다.

이들 단체가 캠페인을 중단한 이유는 기증된 모발을 통해 소아암 환아들에게 전달할 맞춤형 가발을 하나 제작하는데 펌과 염색을 하지 않은 25㎝ 이상 길이의 머리카락이 필요하지만, 일반인들이 기증한 모발은 대부분 이 같은 기준에 부합하지 않아 가발 제작 효율성이 크게 떨어진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에 애지중지 기른 머리카락을 잘라 소아암 환아들을 위해 기증하는 모습, 관련 기관으로부터 ‘모발 기증서’를 받아 환하게 웃으며 기념촬영에 임하는 봉사자의 모습 등은 앞으로 볼 수 없게 될 전망이다.

하이모 관계자는 “모발 기증은 일반인들이 소아암 환아를 돕는다는 상징성 때문에 유지하고 있던 측면이 크다”며 “모발 기증 캠페인은 중단되지만 소아암 환아들을 위한 맞춤형 가발 지원은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채태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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