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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7.03 (목) 메뉴 메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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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론] 학교보건이 바로서는 길, 도박양김이 교육청에 묻는다?

<도성훈·박찬대·김교흥·김강래>

“학교보건의 핵심인력인 보건교사 배치율을 상향하고 평생 건강습관 형성을 위한 학교 보건교육에 대한 체계를 조속히 갖추어야 한다”

지난 9월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박찬대 국회의원 주최로 열린 ‘학교건강증진을 위한 학교보건 발전 방안 토론회’에서 박찬대 의원의 개회사 중 한 구절이다. 그리고 박찬대 의원은 당시 토론회에 참석한 도성훈 인천시교육감과 김교흥 전 국회사무총장, 김강래 인천광역시의회 교육위원장의 성(姓)을 따 ‘도박양김’이라 부르며, 앞으로 ‘도박양김’이 똘똘 뭉쳐 학교보건을 적극 지원해서 학생들의 건강을 책임지겠다는 약속을 했다.

‘도박양김’이라는 단어가 탄생한 순간이다. 누군가에게는 의미 없는 농담으로 들릴 수 있겠지만, 당시 토론회에 있던 많은 보건교사들 그리고 인천지역 학교보건의 정상화를 바라는 시민들에게는 가슴 속 갈증을 해소해준 노래와도 같았다.

학교보건의 중요성은 거듭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학교보건은 단순 치료나 예방적 수준의 보건지도뿐 아니라, 병원 수준의 적극적인 치료행위를 포함하여 1:1 맞춤형 건강관리와 같이 다양한 형태로 이루어지며 지역사회 의료의 한축 내지 가정의료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지난 해 메르스 사태부터, 최근 인천 서구 붉은 물 사태까지 학생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보건교사들이 최전선에서 해결사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인천시의 경우 2019년 기준 소아당뇨 183명, 희귀난치성 질환 90명, 아나필락시스 129명 등 고위험 학생들의 건강관리 역시 학교보건의 주요 업무가 되었다. 더욱이 보건교사들은 보건수업 및 성교육·흡연예방교육·정신건강교육 등 각종 건강관리 교육을 전담하기도 한다.

하지만 인천지역 학교들의 보건실은 늘 위태롭다. 보건교사 배치율 부족으로, 보건교사 한명이 수백명의 학생들의 건강관리와 보건교육을 담당하며 빡빡한 하루를 보내는 상황에서, 최근 인천시교육청은 도서지역 내 소규모 학교에 보건교사를 100% 배치하였다는 홍보성 기사를 배포했다. 필자는 위 기사를 접하며 교육청이 지금까지 어린 학생들을 의료의 사각지대에 방치해 두었다는 사실에 더 놀랐다. 이제 현행 1천명 이하의 학교에 단 1명씩 배치된 보건교사의 수를 늘려 학생들의 건강 챙기기에 더욱 집중하기를 기대해본다.

또한 학교보건은 고도의 전문적인 의료지식이 요구되는 분야로, 그 컨트롤타워의 기능을 하는 교육청 내 조직 역시 그에 상응하는 의료지식을 갖추어야 한다. 하지만 인천시교육청은 다른 시·도교육청과 달리 학교보건과 관련하여서는 보건교사 출신 보건장학사가 없이 행정직이 그 업무를 대신하고 있고, 보건교사가 500명이 넘음에도 보건교사 출신 보건장학관조차 없는 등 교육청 내 보건업무를 책임질 전문가가 전무한 상황이다. 의료전문가가 아닌 행정전문가가 이끄는 학교보건의 현실, 이는 학생들의 건강권을 외면한 탁상행정의 전형이다. 이런 사태가 유독 인천시교육청에서만 벌어지고 있는 것은, 지금껏 학생들의 건강을 챙겨달라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외면한 탓이다. 이제 ‘도박양김’이 탄생했고, 인천시민들은 기다린다. “응답하라! 교육청”

이승기 대표변호사(법률사무소 리엘파트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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