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병원 전공의들로 구성된 대한전공의협회가 지난 9일 집단휴진했다. 오는 14일에는 대한의사협회도 총파업에 나선다고 한다.
대전협의 단체행동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95%가 의협 총파업에 동참한다고 한다. 설문조사 12시간 만에 7천여 명이 설문에 응답해 파업 동참에 대한 뜨거운 반응을 나타냈다. 의협이 주도하는 14일 총파업에 개업의 80% 가량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이들은 정부가 추진 중인 의대 정원 확대와 공공 의대 설립 등의 정책에 반대하며 단체행동을 벌이는 것이다.
정부는 코로나19로 사투를 벌이는 의사들을 추켜 세우며 덕분에 챌린지를 벌이는 등 그들을 영웅으로 만들었다. 그러면서 정부는 마땅한 근거도 미래에 대한 철저한 고민도 없이 무작정 의사 인력을 증원하겠다는 정책을 내놓았다. 정부의 정원 증원 정책의 취지는 이렇다. 인력을 증원해 지방의 의료취약지에 의사를 보내 필수의료 의사 부족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과연 의사 수를 늘리면 지방 의료 공백을 메울 수 있을까. 보건복지부의 발상이 너무 1차원적인 것 같다.
얼마 전 방영된 슬기로운 의사 생활에 소아외과 전문의 안정원 교수가 나온다. 드라마를 보면 신부가 되고 싶다는 안 교수가 병원을 그만두겠다고 했다. 그러자 병원장이 이렇게 얘기한다. “전국에 소아외과 의사가 35명이다. 우리 병원에 2명 있는데 1명은 속초 분원에 있고 안 교수가 그만두면 소아외과는 문을 닫아야 한다”고 말한다.
의료 소외지역의 의료 공백보다 이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공급을 늘리면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인가. 정부가 의사 인력을 늘려 원하는 장소에 못 보내고 원하는 필수과목 전문의를 양성할 수 없다고 단정한다. 그러면 그런 정책을 왜 하는 것인가. 정부는 의사들과의 대화를 통해 슬기로운 방법을 찾길 바란다.
최원재 문화부장
댓글(0)
댓글운영규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