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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폭염…코로나 확산세에 집콕 취약계층 온열질환 주의보

18일 오후 1시 인천 중구 북성동 쪽방촌. 김창옥씨(66)가 대문 앞에서 자전거를 손질하고 있다. 손질이 끝난 후에도 김씨는 방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대문 앞에 앉아 휴식을 취한다. 열기로 가득한 방 안보다 햇볕이 내리쬐는 밖이 더 낫다고 느낄 정도기 때문이다.

60년째 북성동 쪽방에 살고 있는 김씨는 언어장애4급으로 최근 간경화 판정까지 받았다. 기초생활수급자이자 노인연금수령자로 1개월에 50만원 정도의 생활비로 살아가고 있다. 이웃주민은 김씨가 폐지를 주워가며 근근히 생계를 꾸리고 있어 냉방기기 구입 등은 엄두도 못낸다고 전한다.

이웃주민 최복순씨(70)는 “요 근래 무더위가 심해져 김씨가 집에 있지 못하고 밖에 앉아 더위를 식히는 모습이 자주 보인다”고 했다.

옆집의 박진호씨(58)도 마찬가지다. 연일 폭염이 이어지면서 화장실이 고약한 악취 풍긴다. 환풍기도 없어 냄새는 고스란히 집 안으로 들어온다. 박씨는 최근 장마로 집안에 습기까지 가득해 집에 있는 자체가 곤욕이다. 그는 “여름이 되면 화장실에서 악취가 풍겨 못살 지경”이라며 “냄새가 밖으로 빠지는 통풍구조차 없어 너무 고통스럽다”고 했다.

코로나19로 무더위 쉼터 이용도 제한적이다. 박씨는 “집에서 벗어나 쉴 수 있는 곳은 노인정뿐인데 코로나19가 무서워 사람 많은 곳에 가기도 어렵다”고 했다.

인천지역 쪽방촌 주민들이 폭염에 노출된 채 질병 감염 위협을 받고있다. 코로나19로 외출마저 어려워 실내의 무더위와 습기, 냄새에 시달리고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온열질환에 걸릴 위험도 크다. 인천소방본부에 따르면 2019년 폭염에 의한 온열질환으로 출동한 건수는 34건으로 이 중에 20%는 주택에서 발생했다. 인천에 쪽방촌이 위치한 곳은 중구 동인천·북성동, 동구 만석동, 계양구 효성동 등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여름철 쪽방촌 주민들의 온열질환 대비를 위해 쿨매트와 생수 등을 지원했다”며 “8월 말에는 서큘레이터를 보급해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했다.

강우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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