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얼어붙었던 문화예술계가 모처럼만에 활기를 띠었다. 오는 25일까지 열리는 ‘제14회 제주 해비치 아트 페스티벌’에서 전국 문화예술 창작물을 교류하는 장이 마련됐다.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KoCACA)ㆍ문화체육관광부 등이 함께하는 이번 행사는 지난 22일 개막식을 열고, 23일 ‘아트 마켓’으로 본격화 했다.
아트 마켓은 문화예술 콘텐츠를 사고파는 자리다. 문화예술을 만드는 단체는 자신의 작품을 알릴 기회가 필요하고 문화예술을 관객에게 선보이는 기관은 새롭고 질 좋은 작품을 거머쥐기 위해 각각 ‘세일즈맨’과 ‘바이어’가 되는 식이다. ‘거래’가 원활히 성사되면 경기지역 문예회관에서 여타 지역의 문화예술 작품을 볼 수 있다.
예년까지의 행사에선 예술단체들이 홍보 부스를 꾸려왔지만, 올해는 다른 형태로 열렸다. 전국 124개 문예회관이 부스를 설치하면 예술단체들이 소통하고 싶은 곳을 직접 찾아 작품을 소개하거나 협업을 제안하는 방식이다. 뮤지컬ㆍ연극ㆍ무용 등 다양한 단체들이 제각각의 작품 팸플릿, 홍보 영상, 명함 등을 들고 발품을 들였다. 수상 경력이나 해외 대회 참가 여부, 유료 관객 실적 등을 덤으로 담기도 했다.
경기지역 부스는 경기아트센터, 고양ㆍ과천ㆍ광명문화재단 등 21개로 가장 많았다. 제주도에 있는 가상현실 공연 콘텐츠 기업 ㈜숨비는 600석의 대극장과 280석의 소극장을 가진 구리문화재단(구리아트홀) 부스를 찾았다. 윤장서 숨비 전략기획본부장은 “최근 예술단체들이 자신의 작품을 소개할 수 있는 기회가 전무했는데 이런 자리가 생겨 참여하게 됐다”면서 “수도권 부스부터 열심히 홍보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군포문화예술회관에서 21년째 상주하고 있는 세종국악심포니오케스트라도 본인들의 작품 <친절한 돼지씨>와 <인당수의 우렁총각: 용궁출신입니다만>을 10여개 부스에 소개하러 나섰다. 개막식 무대에 예술단체 대표로도 올랐던 김혜성 단장은 “1회 때부터 꾸준히 참석하고 있다. 민간단체가 살아남기 위해선 끊임없이 뛰는 수밖에 없는데 그런 우리에게 굉장히 중요한 자리이기 때문”이라며 “당장의 (계약) 성과를 기대하기보단 기관들의 반응을 보며 우리 작품을 어떻게 더 발전시킬지 고민하자는 생각이 더 크다. 계속 좋은 프로그램을 발굴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제주 해비치 아트 페스티벌에선 레퍼토리 피칭, 쇼케이스, KoCACA 교류협력네트워킹 등 자리를 통한 문화예술 교류가 이뤄진다. 성기용 KoCACA 경기지회장(군포문화재단 대표)은 “이번 행사에 경기지역 참여율이 가장 높았다. 모든 예술 관계자들의 노력과 응원이 있었던 덕”이라며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더 많은 단체와 기관을 만나지 못해 아쉽지만 심혈을 기울여 준비한 만큼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제주=이연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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