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가 또다시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암흑으로 들어간다.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에 들어선지 고작 45일 만이다. 인천은 물론 서울·경기 뿐 아니라 전국의 모든 사람들이 모이는 시내 거리는 오후 9~10시 이후에 텅 빌 것이고, 심지어 가족 모임도 쉽지 않을 것이다. 당연히 연말 친구 모임 등은 모두 자취를 감출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심지어 아이들도 전면 등교가 아닌, 일부 집에서 화상회의로 수업한다.
지난해 1월부터 시작한 코로나19로 인한 긴 암흑의 터널을 벗어났다고 기뻐하던 것도 잠시, 다시 또 암흑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방역 당국은 이를 일상 회복의 길에서 ‘잠시 멈춤’이라고 표현한다. ‘유턴’이나 ‘후퇴’가 아니라 잠시 속도 조절을 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방역 당국이 큰 틀에서의 일상 회복 기조에 변화가 없을 것이란 의미다. 방역·의료 대응 전열을 2주간 정비하고 다시 위드 코로나로 복귀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코로나19 관련한 취재 현장에서 2년여를 뛴 입장에서, 지난 1~2개월간 방역 당국의 느슨한 조치와 안일한 판단은 너무나 아쉬움이 남는다. 솔직히 말하면 방역 당국에 대한 신뢰도가 많이 낮아지고 있다.
애초 위드 코로나를 시작하면서 코로나19 확진자가 1일 1만명이 나와도 대응할 수 있다고 했지만, 전국적으로 5천~7천명대 확진자가 계속 쏟아지자 곧장 공공의료체계가 붕괴하기 시작했다. 위·중증 환자가 1천명에 육박해 병상조차 배정받지 못한 대기 환자가 무려 1천명이 넘어간다. 지난해부터 쌓아온 코로나19에 대한 대응을 하면서 쌓은 노하우가 하루아침에 사라진 듯한 느낌이다.
지난해 ‘과잉 대응’을 외치던 인천시도 마찬가지다. 현재 과잉 대응은 사라진 채 방역 당국의 지침 등만 바라보고 있다. 최근 시의 한 방역 관계자는 인천의 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일 최고치를 넘어서는 것에 대해 “전국적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많아지니, 인천도 당연히 많아지는 것”이라는 말을 한다. 지난해 코로나19 대유행이 찾아왔을 때와 비교해도 전혀 다른 분위기다. 지난해에는 방역 관계자들로부터 “전국적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도, 인천은 최소한으로 막아 성공적인 방역을 했다”는 말을 자주 들어왔다. 이때 나온 말이 바로 ‘인천형 방역’이다.
최소한 시가 인천만이라도 코로나19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자체적인 노력을 해야 했었다. 뒤늦게 모든 시민에게 재난지원금을 나눠줄 것이 아니라, 그 예산을 영세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에게 지원하는 대신 인천만의 강도 높은 방역을 잠깐이라도 유지했으면 어땠을까 싶을 정도다.
물론 서울·경기 등 타 지자체는 방역 수준을 완화하는데, 인천만 유독 방역을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인다는 것이 정치적으로 큰 부담일 테다. 비록 결과론이지만, 1~2개월 전 인천이 강도 높은 ‘인천형 방역’을 했었으면 오히려 지금 한층 빛이 났을 텐데 말이다.
아무튼 일상 회복으로 가는 길에서 잠시 제동이 걸린 상태다. 잠시 멈춰선 지금부터라도 2주간 인천만의 방역이 잘 이뤄지고 이를 통해 다른 도시와 다른 모습, 즉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한 인천으로 재탄생 해보길 모든 시민은 기대하고 있다.
이민우 인천본사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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