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초ㆍ중 결석 허용일수 0에 고교도 10일만 적용…부상 우려에 유망주 이탈 가능성 ↑
교육부가 학생선수들의 대회 출전과 훈련참가를 위한 ‘출석인정 결석 허용일수’를 줄일 계획인 가운데, 일선 지도자들이 종목 특성을 고려한 규정 보완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9일 교육부에 따르면 출석인정 결석 허용일수는 지난해까지 초등학생 10일, 중학생 15일, 고등학생 30일이었지만, 올해부터 각각 0일, 10일, 20일로 축소할 계획이다. 내년부터는 초등학생과 중학생은 허용일수가 완전히 사라지고 고등학생도 10일만 허용할 예정이다.
이 같은 조치는 교육부가 스포츠혁신위원회의 권고안을 받아들여 학생 선수의 수업권 보장을 위해 추진 중이나 일선 지도자들과 학부모들은 ‘탁상행정’이라며 보완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평일에는 학교 수업을 들으며 학생으로서의 본분을 다하고, 주말에는 대회 참가를 통해 기량을 발휘하라는 취지는 알겠지만 장기적으론 학생선수와 지도자 모두 누적되는 피로와 제도의 벽을 넘지 못해 이탈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국가통계포털과 스포츠지원포털에 따르면 경기도내 초ㆍ중ㆍ고생은 148만7천408명이며, 이 중 학생선수는 1.2%(1만9천270명)를 차지하고 있다. 체육계에선 학생선수가 소수의 목소리라는 이유로 교육부가 이들의 고충에 귀 기울이지 않는다면, 지난 2020년 고교 진학을 포기하고 실업팀에 입단한 신유빈(탁구)의 사례를 비롯해 해외로 이탈하거나 운동을 포기하는 유망주들이 속출할 것이라는 우려다.
도내 체조 지도자 A씨는 “체조 선수들은 대회장에 설치된 기구에 적응하려면 2~3일 가량 시간이 소요되는데, 대회를 주말에만 참가하거나 평일에 당일치기로 다녀오라는 건 아이들을 부상 속으로 등떠미는 행위와 다를 바 없다. 빠듯한 일정 속에서 무리하다보면 사고가 우려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야구 지도자 B씨는 “고교야구는 주말리그가 갖춰져 있지만, 대통령기나 협회장기 등 토너먼트 대회가 많은데 출석인정 결석 허용일수 감소로 대회 규모도 줄어들면 선수들이 대학과 프로에 기량을 어필할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든다. 작금의 사태는 교육부가 학생선수의 운동을 학업으로 보지 않기 때문에 벌어지는 것이다”라고 성토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현재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종목별 특성을 파악하고자 정책 연구를 시행 중이다. 다음달께 결과가 나오면 이를 바탕으로 합리적인 개선안을 도출하려 노력 중이다. 올해 상반기 중에 자료를 취합해 내년에는 제도를 어떻게 보완하고 시행할지 의견을 모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권재민기자
댓글(0)
댓글운영규칙